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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민 "국회 자살 포럼 출범,마중물 역할 할 것"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2-26 12:02  | 조회 : 2007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2월 26일 월요일
□ 출연자 :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우리나라 자살률은 심각합니다. OECD 가운데서도 가장 높습니다. 특히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골고루 세상을 스스로 등지는 비율이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 국가적으로 여러모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016년 기준으로 스스로 세상을 떠난 이가 1만3000명이 넘습니다. 가족, 친척, 친구, 그리고 동료가 받을 충격까지 생각하면 적어도 52만 명에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내일 자살예방 포럼이 출범합니다. 여기서 간사를 맡게 될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연결돼 있습니다. 의원님, 안녕하세요.

◆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하 기동민): 안녕하세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입니다. 반갑습니다.

◇ 장원석: 안녕하십니까.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내세울 만큼, 매 정부마다 이런 국정과제는 내세웠죠. 하지만 이번에 더 강조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만큼 자살문제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특히 노인 자살률이 높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청장년층 자살률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높지만 노년층이 우리나라에서 비교했을 때 청장년층보다 상대적으로 자살률이 높습니다. 이런 현상, 지금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기동민: 아침부터 좀 우울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래도 대책을 마련해야 하니까 좀 말씀드려보면요. 국내 어르신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53.3명입니다. 불명예스럽게도 OECD 국가 중에 1위이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평균 자살률이 25명인 것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 많을 정도로 노인 자살은 심각한 문제고요. 우리 부모님 세대 때부터 대학을 소위 ‘우골탑’이라고 했잖아요. 학비 마련을 위해서 우리 부모님들이 내다 판 소의 유골로 만들어진 탑이 대학이다, 이렇게 불릴 정도로 노인 세대는 중장년 시기에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 아낌없이 지원한 분들이 많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노후자금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경제위기 상황, 고용절벽 등의 외부적 악영향을 직격타로 맞으면서 아이들에게 자식들에게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대단히 어려워지신 것 같고요. 결국은 어르신들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안전망이 부재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고요. 그러면서 어르신들이 빈곤과 소외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게 되는 건데요. 기초연금을 20만 원에서 25만 원 인상하고, 노인 일자리를 확대하고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기는 한데, 정작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만큼의 적정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 장원석: 그리고 상대적으로 젊은 층들, 10~30대 청년층의 자살률도 굉장히 높습니다. 여기서는 사망원인 1위는 단연 자살률이고요. 쉽지 않은 분석입니다만 원인에 대해서는 어떤 것들이 짚이고 있나요?

◆ 기동민: 죄송스럽게도 고독사 문제나 또 자살 면밀하게 분석한 걸 보면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청년층, 전 세대에 걸쳐서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고요. 2016년에 경찰청 조사를 한 걸 보면 10대의 경우에 51.4%가 정신적인 문제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어요. 되게 충격적인 결과인데요.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 또 과도한 사교육, 따돌림, 이런 것들에 청소년들이 내던져진 열악한 환경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가게끔 하는 주범인 것 같은데요. 20대와 30대도 정신적인 문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우가, 각각 20대는 48%, 30대도 36%에 이르고 있습니다. 경제생활 문제로 인한 자살시도 역시 20대에 20.4%, 30대에 35% 정도로 되게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요. 요즘 청년들을 부모보다 못 사는 첫 번째 세대, 단군 이래 최고로 불행한 세대라고 부르는데, 청년실업, 고용불안 이런 문제들이 결국 청년들의 큰 짐이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집니다.

◇ 장원석: 기동민 의원님은 자살예방과 관련해서 정책 토론회도 여러 번 여셨잖아요. 거기서 정책당국관계자, 민간단체, 정치권 등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했을 텐데. 국회에서는 이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요구했을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토론회 거치면서 들었던 이야기 중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습니까?

◆ 기동민: 국회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주로 민간 차원에서 자살예방 활동들을 쭉 진행해왔어요. 대단히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인데요. 일본 같은 경우에는 범정부 차원에서 예산을 수천억을 쏟아 부을 정도로 국가적으로 정부적으로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민간에 많이 맡겨뒀던 이런 아쉬운 측면들이 있고요. 그래서 이제 정부가 좀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 또 정부뿐만이 아니라 국회 차원에서 자살 문제가 단순하게 민간에만 맡겨둘 문제가 아니라 국회와 정부가 나서서 부처에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그리고 재정과 예산을 투입해서 자살률을 지금의 절반 수준 정도로 뚝 떨어뜨려야, 그래야 품격 있는 사회로 갈 수 있는 것 아니냐, 라는 주문들이 대단히 많았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일본 이야기 나온 김에 좀 더 여쭤보면요. 일본은 그냥 절대적인 수치만 봤을 때 자살예방과 관련해서 우리나라보다 10배 정도 더 많은 자살예방 관련 예산을 투입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고, 총리실 산하에 자살예방대책위원회도 둬서 우리나라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정책을 실행함으로써 확실히 자살률을 많이 낮춘 모범국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영국도 요즘 ‘외로움담당 장관’ 이런 것을 도입해서 자살예방 1인가구, 독거노인 고독사 이런 것을 관리하겠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이런 것들이 도입될 수 있을까요?

◆ 기동민: 이제 첫 걸음을 떼는 건데요. 금방 MC께서 말씀 주셨듯이,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10배 정도가 아니라 3000억~8000억 정도의 예산을 자살예방 관련 사업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올해 기준으로 보면 157억인데요.

◇ 장원석: 그렇게 차이가 나나요?

◆ 기동민: 다 합친 돈이요. 그런데 이것도 작년에 예산이 105억 정도 잡혔어요. 국회 심의하는 과정에서 수치로는 50% 늘린 거죠, 50억 가량 증액한 거니까. 그런데 50% 증액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천문학적인 1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쏟아 붓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금방 말씀 주셨듯이 자살예방 컨트롤타워, 그러니까 부처 차원에서 대통령이 나서고 총리가 나서고 그런 대책을 수립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그널이 되어서 우리 사회가 생명을 존중하고 인권을 향상시켜내는 데 위해서 정부가 범부처적으로 나서고 있구나, 이런 메시지를 주는 것만으로도 자살예방에 대한 현격한 효과가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차제에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교통안전, 산업재해, 그다음에 자살예방 이 부분인데, 이것 역시 이제 국회 차원에서 자살예방 의원모임이 수립됐으니까 총리실 산하에 그런 범부처의 자살예방정책들을 망라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수립하고, 부처 간에 협력하고, 민간 차원에서도 협력하고 소통하고, 서로 모니터링해서 예산을 어떻게 적정하게 투입할 것인지, 법과 제도는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 이런 부분을 민과 관이 합작해서 또 정부가 나서서 최선을 다해낸다면 우리가 목표하고 있는 10년 내에 자살률을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이런 획기적인 변화를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이제 그 첫 걸음을 떼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러면 그 첫 걸음을 위한 내일 열릴 국회 자살예방 포럼. 정식 출범하면 자살예방정책 추진에 있어서 접근법이 좀 달라진다든지 법률개정에 있어서 어떤 점이 기존과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 기동민: 아직 좀 더 논의해봐야 하는 건데요. 저희들이 저희 의원실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은 예를 들어서 고위험 자살수단에 대한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번개탄과 같은 고위험 자살수단 있잖아요. 이런 걸 판매하는 데 있어서 조금 번거롭긴 하겠지만 사용이유나 사용장소, 이런 부분을 묻는 방안들도 검토하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자살이 일어날 때마다 보면 언론의 너무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들이 잇따릅니다. 구체적인 방법과 수단이 인터넷을 통해서 확산되기도 하고, 지상파나 종편을 통해서 여과 없이 보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이런 자극적인 자살보도 근절을 위해서 방송법상에 방송통신위원회 심의규정에 대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에 관한 사항들을 포함할 만한 방법들을 강제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고요. 그렇지만 반복적으로 말씀드립니다만 정부 차원의 자살예방위원회 이런 걸 신설해야 합니다. 그래서 국무총리실 산하에 위원회를 신설해서 관계부처와 민간단체의 협력, 정책의 심의 및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단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민간 차원에서는 많은 노하우들이 축적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지혜를 잘 빌려서. 그리고 예를 들어서 성북구 같은 경우에 보면 사람들의 고독과 외로움 역시 자살을 선택하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을 정기적으로 상담하고 방문하고 예방하고, 그리고 또 소통함으로써 그분들이 적극적으로 삶의 의지를 가질 수 있는 이런 지원책, 공동체를 활성화시켜 나가는 이런 보완책들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실정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의원님, 과거에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도 하셨고,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역임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자살예방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사안이 얽혀있기 때문에 한두 개 부처, 한두 지역이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니고 온 나라가 힘을 쏟아야 하는데. 정부와 지자체 자살예방정책 협력이라든지 부처 간, 이런 것들의 부족한 점은 없는지, 그리고 만약에 그런 것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 포럼이 거기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 기동민: 마중물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지금까지 자살 문제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했습니다. 국가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공동의 대책과, 그 대책 속에는 정책과 제도, 법을 정비하는 것일 텐데요. 이런 것들을 하는데 대단히 소홀했죠, 쉬쉬하는 경향도 있었고. 개인의 어떤 극단적인 선택임을 강조함으로써 국가나 사회, 공동체가 져야 할 공동의 책임에 대해서 의도적으로 방기한 측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궁극적인 원인은 사회 전체에서 나올 수 있는 불합리·부조리 종합 합병증적인 현상이거든요. 여러 가지 사회의 안 좋은 면들이 합쳐져서 생겨나는 그런 극단적인 선택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정부 책임이다. 나라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그런 의지의 표현을 해낸 것만으로도 대단히 소중한 출발이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이런 출발을 계기로 해서 정부도 그리고 국회도, 민간도, 3자가 좀 협력해서 가장 효율적인, 그리고 재정이 수반되면서도 효과성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저는 정부, 여야, 또 지방자치단체 가릴 것 없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들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까지는 소수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많이 앞장선 경향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깨어있는, 앞서가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또 저 역시 그런 지방자치단체장의 권유에 의해서, 성북구의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대단히 이런 것에 대한 선도적인 실험도 하고 노원구의 김성환 전 노원구청장 역시 이런 자살예방 캠페인에 대해서 진력했던 이런 소중한 성과물들이 있는데요. 이게 단순하게 그냥 지방자치단체 몇 군데서만 수행하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서 총리실 산하에 자살예방위원회 이런 것들이 구성되면 전 부처와 모든 국가가 나서서 민간과 함께 협력하는 이런 분위기들이 조성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늦었지만 늦었다고 후회하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시작이 반이라고 하니까요. 좀 더 효율적인 예방대책들을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을 집중적으로 해야 할 시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끝으로 현실적인 문제 하나만 짚어보죠. 예산 문제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살예방과 관련해서는 정쟁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지금까지 예산을 많이 높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 부분도 좀 힘을 줄 수 있을까요?

◆ 기동민: 저는 결국 국민적 공감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국민적 공감대와 명분이 쌓여야 정치권이 움직이고 정부도 예산을 배정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내는 게 첫 번째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작지만, 예를 들어서 107억 정도 되는 걸 올해 조금 노력해서 157억을 만들었듯이, 내년도에는 그냥 배 이상 정도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자살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인식의 수준만큼 저는 예산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인식의 공감대가 확산되면 예산이 157억에서 1000억으로도 갈 수 있는 거고요. 그것이 미약하면 또 300억 정도의 수준에서 그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이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시민사회가 노력하고, 또 국회가 노력하고 정부가 의지를 합친다면 내년 예산 정도에는 이렇게 획기적으로 늘린 예산을 가지고 국민들께 보고드릴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수 있도록 저 역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 장원석: 앞으로도 관련해서 획기적인, 선진화된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기동민: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내일 출범할 국회 자살예방 포럼의 간사를 맡게 될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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