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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 그라스의 <게걸음으로> (1)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2-26 11:08  | 조회 : 1117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폴란드 출신의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의 소설 <게걸음으로>를 소개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1945년 1월 30일. 독일 여객선 빌헬름 구스틀로프호가 발트해에서 침몰합니다. 소련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 세 발을 맞고 침몰한 이 배에는 독일 피란민과 병사들이 만 명 넘게 타고 있었는데, 선장 등 1000명 남짓만이 살아남고 9천 명이 넘는 희생자를 냈습니다. 특히 어린이가 4천 명 남짓 목숨을 잃었고, 재난이 일어날 때면 여성과 어린이 먼저 구조한다는 암묵적 규칙이 무너진 끔찍한 해양사고로서, 어쩌면 인류 재난사에 기록될만한 참사라 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그런데 뜻밖에도 이 구스틀로프호 침몰은 모두가 쉬쉬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살펴볼 수 있는데요. 
최대 승선인원이 2000명인 이 배는 침몰 당시 민간인과 부상병을 실어 나르는 임무를 띠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만 명이 넘는 승선인구 중에는 군인 1천 명이 타고 있었다는 사실, 그러니 전쟁 막바지였던 당시 상황을 따지면 소련군이 이 배를 침몰시켜도 달리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전범국이었던 당시 독일 입장을 보자면, 수많은 나라의 수많은 민족을 죽음으로 몰아갔기 때문에 자국의 참사를 대놓고 말할 처지가 못 되었을 것입니다. 
9천 명이라는 엄청난 인명피해를 불러온 참사를 놓고 이같은 미묘한 입장 때문에 이 끔찍한 참사는 그저 조용히 역사의 이면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폴란드에서 태어났고, 독일어로 작품을 발표하는 귄터 그라스. 소설 <양철북>의 작가로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데요. 그는 오래 전부터 이 구스틀로프호 침몰 사건을 역사의 전면에 끌어내기로 작정하고 소설을 쓰게 되는데요,

오늘의 책,
귄터 그라스의 소설 <게걸음으로>(장희창 옮김/민음사), 다음 이 시간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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