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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엥겔계수 높은 건, 쓸 돈 없다는 것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2-20 16:34  | 조회 : 2835 
[생생인터뷰] 엥겔계수 높은 건, 쓸 돈 없다는 것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저도 오랜만에 관련 내용을 검색해서 찾아봤습니다. 에른스트 엥겔, 200년 전에 독일에서 태어난 통계학자인데요. 그 이름은 지금까지 회자됩니다. 바로 엥겔계수 때문입니다. 엥겔지수라고도 부르는데요. 먹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던 사람들이 쓰는 농담 같죠. 엥겔지수가 너무 높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함께 담겼기도 합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계정통계를 바탕으로 추정했더니 엥겔지수가 IMF 직후인 2000년 이후 최대치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는 걸까요? 먹고 사는데 물가만 유독 서민들을 괴롭히는 걸까요? 어떤 상황인지 현재 경제 상황을 둘러싼 여러 배경까지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이하 김정식)>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많이들 들어보셨겠지만 제대로 모르시는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엥겔 계수가 정확히 뭔가요?

◆ 김정식> 과거에 못 살 때는 엥겔 계수에 대해서 많이 얘기했는데요. 우리 생활이 나아지면서 우리가 여기에 신경을 안 썼는데, 최근 다시 이슈가 되는 것 같습니다. 엥겔 계수는 독일의 통계학자 엥겔이 만든 지수인데요. 이것은 우리가 총지출 중에서 식료품의 지출 비중이 몇 퍼센트인가 하는 것을 보는 지표입니다. 최근 외식비가 많이 늘어나면서 식료품 지출 외에도 외식비라든지 주류 지출도 포함시켜서 지표를 만드는데요. 대개 저소득층은 엥겔 계수가 높다고 소득에서 식료품비 지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하고요. 고소득층은 낮다고 보는데요. 어쨌든 이 지표로 우리나라에선 통계청과 한국은행에서 매년 발표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 엥겔 계수는 쓰는 돈 중에서 먹는데 들어가는 돈이 얼마이냐, 많을수록 가난하고 어렵고 적을수록 부유하다는 기준이라고 설명해주셨는데요. 결국 먹거리에 쓰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들어오는 소득을 비교해봐야겠죠?

◆ 김정식> 그렇습니다. 엥겔 계수가 높은 것은 식료품 가격이 높아져도 높아질 수 있고, 소득이 낮아져 총지출이 줄어들어도 엥겔 계수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엥겔 계수가 높아지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2000년 이후 17년 만에 엥겔 계수가 최고치라고 보도됐습니다. 약간 걱정스러운데요. 어떤 내용으로 봐야 할까요?

◆ 김정식> 아직 한국은행에서 정식으로 작년 국민소득계정 통계가 완전히 완성되지 않아 발표는 하지 않았는데요. 일분기에서 삼분기까지 가계 동향을 보니까 음식 부문 지출이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13.8%, 이 수치는 2000년 13.9%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볼 수 있는 거죠. 

◇ 김우성> 어떤 집에서 한 달에 나가야 하는 돈이 100만 원인데 먹는 돈이 13만 8천 원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빠를 것 같습니다. 이 수치의 의미를 들여다보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전 국민 통계치라 다를 수 있지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까요?

◆ 김정식> 먹고 사는 문제와 연결되는 부분이니까요. 우선 실질 소득이 많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소득 중에서 꼭 필요한 식료품 지출이 늘어났다는 것은 다른 데 쓸 돈이 없다는 거죠.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으니까 실질소득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고요. 식료품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볼 수가 있고요. 경기 침체로 우리 소득이 많이 줄어서 지출을 할 수가 없다고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식료품 가격도 많이 올랐는데 소비자 물가지수는 별로 안 올랐다고 보면 체감 물가가 많이 올라갔다는 의미로도 볼 수가 있습니다.   

◇ 김우성> 엥겔계수가 올라갔다는 것만으로 상당히 들여다볼 게 많습니다. 요즘 가계대출 문제가 여러 국제기구도 경고하고 있는데요. 이자나 다른 지출을 하느라 소득이 줄어들어서 다른 건 쓰지 못하고 먹는 것에만 많이 쓰고 있다는 상황도 가능한가요?

◆ 김정식> 그런 부분도 생각할 수가 있는데요. 가계부채 많이 늘어나서 이자 내느라고 소비 지출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식료품 지출 비중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여러 상황들이 엮여 있는데 단순하게 봤던 부분과는 다르다는 것을 여러분들도 함께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가 얘기도 했고 실질적으로 그런 보도도 많이 나왔습니다만, 정부 발표 물가는 안정적이거든요. 수백 가지 물품을 조사한 평균치이긴 한데요.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금리 인상도 논리적으로 애매한 상황이고요. 그런데 식품을 비롯한 여러 생활 물가를 봤더니 높아요. 그래서 정부도 제대로 와 닿게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가능할까요? 

◆ 김정식> 작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상승률, 인플레이션율이라고 얘기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 1.9%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엥겔계수가 높아지면서 느끼는 것은 체감물가가 높다고 느끼는 거거든요. 체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 가격의 물가 상승률을 보면 작년 소비자 물가 지수는 1.9% 올랐지만 식료품 가격은 3.7%가량 올랐고요. 채소나 신선식품의 상승률은 4.2%로 높았습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우리가 느끼는 체감물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거죠. 정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통계청에서 여러 가지 보조지표를 만들어서 생활필수품 가격의 상승률인 생활물가, 이러한 보조지표도 만드는데요. 일반적으로 느끼는 것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니까, 체감물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새로운 지표를, 우리가 체감물가를 느낄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국민들의 경제생활이 어떤 면에서 어려운지, 어떤 부분에 고통이 있는지 정확히 공감할 수 있는 지표의 개발, 자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교수님, 내수도 중요한 문제인데요. 내구재 소비 같은 건 없고 엥겔계수도 필수적인 것만 많이 써야 하는 상황인데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소비 심리도 좋지 않은 상황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정식> 우리 경제는 상당히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때문에 청년실업이 굉장히 늘어나 있고요. 고령화 때문에 노후 소득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축이 늘어나고 소비가 줄어드는 경향이 눈에 띄거든요. 그러다 보니 소비 지출을 많이 줄이다 보니까 엥겔 계수가 높아지는 문제도 생깁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는 노후 소득을 만들어주도록 연금 체제를 만든다는 게 필요하고요. 단기적으로는 경기를 살리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이 늘어나니까 지출이 늘어나 엥겔 계수가 낮아질 수 있는 이슈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필수적으로 먹고사는 데만 돈을 쓴다는 게 경제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고요. 돈맥경화라고 하죠. 돈이 도는 것이 국가 경제에 중요한 부분이고요. 큰 틀에서 교수님 모셔서 듣고 있는데요. 무역 환경, 대외 환경도 앞서 인터뷰에서 얘기를 했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 경제를 낙관적으로 볼 수 있나 의문이 나옵니다. 작년 3% 성장률 넘기면서 박수를 쳤는데, 가능할까 걱정이 있거든요.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정식> 지금 안 그래도 많이 걱정하고 있지만, 미국의 통상 압력 때문에 우리나라 철강이라든지 자동차, 세탁기 대미 수출이 많이 줄어들지 않나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 내수는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고요. 노후 소득 불안 때문에 소비도 할 수가 없고, 기업 투자 늘어나지 않아서 일자리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출에서 활로를 찾아 성장률을 높여야 하는데, 작년에는 다행히 수출이 많이 늘어나서 3%대 성장을 했습니다. 올해는 수출 전망이 어두우니까 3%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수출을 중요시 여기는 정책을 써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전체적인 덩치, 규모 키움에 있어서 수출 부분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중요한 얘기입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정식>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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