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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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박종철이 꿈꾸던 세상은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세상, 민중이 주인되는 나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1-11 19:29  | 조회 : 1699 
"동기 박종철이 꿈꾸던 세상은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세상, 민중이 주인되는 나라"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1월 11일 (목요일)
■ 대담 : 김학규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을 다룬 영화 ‘1987’ 열풍이 뜨겁습니다.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는 만큼,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받다가 숨진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시민의 인권기념관으로 만들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는데요. 오는 14일은 박종철 열사 31주기로 추모 행사도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 김학규 사무국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학규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이하 김학규)> 네, 안녕하세요. 

◇ 곽수종> 박종철 열사와 어떤 인연이 있으세요?

◆ 김학규> 저와 박종철 열사는 대학 동기이고요. 함께 학생운동을 한 동지이기도 했죠. 

◇ 곽수종> 영화 1987 보셨나요?

◆ 김학규> 네. 세 번 봤습니다. 

◇ 곽수종> 감회가 어떻던가요?

◆ 김학규>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기가 힘들 정도로 몰입감이 대단했고요. 정말 잘 만든 영화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곽수종> 영화를 만들 때 조언을 주셨습니까?

◆ 김학규> 네, 처음 시나리오 작성 과정부터 의견을 주고 관련 자료도 제공했습니다.

◇ 곽수종> 영화 속이나 영화가 아니더라도 사무국장께서 생각하실 때 박종철 열사와 이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습니까? 

◆ 김학규> 이 영화에서는 박종철이 많이 등장하진 않는데요. 고문당하는 장면, 부검당하는 장면, 이런 것이 가장 기억에 남고요. 사실 보기 힘든 장면이었는데, 눈을 감게 되더라고요. 특히 부검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제 살이 도려 나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 곽수종> 사실 박종철 열사를 체포되기 직전에 한 번 만나고 그 뒤로는 못 만났을 것 아닙니까. 

◆ 김학규> 체포되기 직전은 아니고, 제가 사실 수배를 받게 되어서 마지막으로 본 건 86년 10월 말 마지막으로 봤고요. 60일, 70일 정도 보지 못하다가 신문을 통해서 1월 15일 중앙일보를 통해 종철이가 죽었다는 것을 접하게 된 상황이었죠.  

◇ 곽수종> 그때 어떠셨어요?

◆ 김학규> 우선 충격이 워낙 컸고요. 그리고 또 분노가 일었고, 저희들 그것을 딱 보면 쇼크사라고 나왔지만, 고문에 의한 사망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는 것이어서 분노할 수밖에 없었고요. 그리고 또 한 측면으로는 저도 수배 중이었기에 상당히 큰 두려움도 동시에 왔었죠. 그게 얽혀서 형성된 아주 묘한 감정, 이것에 상당기간 휩싸였죠.

◇ 곽수종> 그 당시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수배 당하거나 붙잡히게 되면 고문을 당하고 적당한 답을 얻어내면 군대를 강제로 전방으로 보내지 않았습니까. 영화를 보실 때 지금 한 400만 명 정도 돌파됐다고 하는데요. 젊은 분들은 그 당시 상황이 어떤지 잘 모르지 않겠습니까. 영화의 어떤 부분들이 400만 명의 관람자를 만들었다고 보십니까?

◆ 김학규> 저는 어떤 장면 이전에 아무래도 촛불 혁명의 여파가 크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촛불혁명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 세대를 떠나서 뼈저리게 온 국민이 절감하는 과정이다 보니까 30년 전에 있었던 6월 민주항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 게 아닌가. 그래서 영화 1987에 호응하는 분위기, 이런 게 형성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영화 제작진들이 상당히 고증도 잘 하고 그래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 곽수종> 남영동 대공분실 가 보신 적 있으신가요?

◆ 김학규> 저는 자주 가고 있습니다. 

◇ 곽수종> 왜 자주 가십니까?

◆ 김학규> 남영동 대공분실에 오는 분들, 탐방 안내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저희들로 안내 신청이 오는 경우에는 저희들이 안내하고, 경찰청 인권센터로 연락이 오는 경우에는 경찰청 인권센터 자체에서 안내하고 하다 보니까 저희들도 자주 가는 편입니다. 

◇ 곽수종> 지금 남영동 대공분실은 폐지된 거죠?

◆ 김학규> 2005년 대공분실 기능은 홍제동으로 다 옮겨갔습니다. 

◇ 곽수종> 그러면 시민사회가 운영하는 인권기념관으로 만드실 생각이십니까?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 김학규> 사실 2005년부터 그렇게 하자는 제안을 했는데요. 경찰 측에서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좀 촛불혁명까지 일어난 마당에 사실은 30년 전에 6월 민주항쟁 이후 그러한 조치를 했어야 마땅했는데, 6월 민주항쟁 한계 때문에 그런 것을 못했던 거니까 이제라도, 뒤늦게라도 밀린 숙제 한다는 심정으로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시민사회가 운영하는 인권기념관, 이것을 만들어달라고 청원도 넣고 있는 상황입니다.  

◇ 곽수종> 국정원의 대공 수사 관련 업무가 경찰청으로 이관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요. 경찰이 지금과 같은 과거 민주화 과정에서 보인 대공분실 운영 행태를 보면 과연 대공 수사가 제대로 경찰이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 김학규> 여러 가지 우려, 이런 것은 있을 수밖에 없고요. 그건 그 이전에 국정원에서 대공수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로 있었던 문제라 이전하는 것에 따른 우려라고 하기보다는 우리 사회 전반의 민주주의 진척, 그런 것 속에서 대공수사 파트든 어느 파트든 인권이라고 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존중하면서, 지키면서 할 수 있느냐, 없느냐. 그런 문제가 아니겠는가 생각이 듭니다. 

◇ 곽수종> 그런데 중요한 말씀을 하셨는데요. 김학규 사무국장님을 비롯해서 박종철 열사까지 그 당시 저를 포함한 모든 386세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민주화, 이건 단순히 독재 타도의 형태적 민주화가 아니라 철학적이고 가치적인 의미의 민주화 아니었습니까. 무엇이라고 정리될 수 있을까요?

◆ 김학규>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세상, 이런 것을 꿈꿨던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본다면 최근 빈부격차, 이런 게 크게 확대되고 있어서 우리 사회 일반적인 정치적 민주주의라고 하는 건 진척되고 있는데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는 여전히 문제를 많이 야기하고 있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 곽수종> 14일이 박종철 열사 31주기인데요. 추모 행사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또 홍보를 해주신다면요?

◆ 김학규> 하루 전인 13일에는 관악구에서 관악구청이 주최하는 행사로 박종철 마지막으로 하숙했던 집 앞뒤를 박종철 거리로 지정해서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배우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아서 선포식을 하고요. 저희들은 14일 기일에 맞춰 11시에는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박종철 열사 묘소 앞에서 추모제를 진행하고요. 2시 30분에는 남영동 대공분실로 옮겨와서 509호실에서 헌화도 하고 7층 강당에서 박종철 장학금 전달식도 할 예정입니다. 

◇ 곽수종> 우리 사회가 정권이 바뀌고 또 다른 하나의 변화를 하나씩 가져가는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진보나 보수를 떠나서 우리가 생각하는 박종철 열사가 꿈꿨던 새로운 역사,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에 대해 정해주세요. 

◆ 김학규> 박종철 열사가 꿈꿨던 것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민중이 주인 되는 나라를 꿈꿨다고 생각되고요.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민이 이 사회의 주인이라고 하는 정신이 담겨있는 건데요. 가난한 사람이든 부자이든 이런 것을 구별하는 게 아니라 특히 가난한 사람들, 소외되는 사람들이 없는 그러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어떻게 보면 박종철 열사가 꿈꿨던 모습이 아니겠나 생각이 들고요. 그러한 것이 이번에 촛불 혁명을 계기로 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하고 있으니 적폐 청산이라는 것도 해내면서, 단순히 적폐 청산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빈부 격차까지 해소해나가면서 우리 사회가 모든 사람들이 골고루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방향으로 진척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곽수종> 민주화 과정 속에서 희생당한 많은 분들의 뜻이 대한민국의 미래로 향하는 발전의 모태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학규>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김학규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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