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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고유가, 에너지 안보 측면의 '안정성' 중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1-09 16:29  | 조회 : 2717 
[생생인터뷰] 고유가, 에너지 안보 측면의 '안정성' 중요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손양훈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지난해 말부터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수급이 조금 빠듯한데요. 중동 지역, 계속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죠. 예루살렘 수도 발언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정황이 좋지 않습니다. 유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요. 우리 경제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유가, 너무 낮아도 걱정, 높아도 걱정인데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유가 상승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하거나 준비해야 할 요소들이 어떤 것인지 전문가 연결해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손양훈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손양훈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하 손양훈)>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국제유가가 단지 산유량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정치적이거나 국제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있을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들어가는 문제도 있을 텐데, 어떻게 보십니까?

◆ 손양훈> 말씀하신 대로 유가의 움직임은 매우 복잡한 여러 이유가 결합해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반 년간 유가의 움직임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패턴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6월까지만 하더라도 유가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40불대 중반이었는데 6개월 지난 지금은 67불 가까이 오르고 있습니다. 거의 반년 만에 50% 상승했고 당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 넘는 상승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세계경제가 활성화되고 있고요. 에너지 수요가 생각보다 빠르게 늘어나는데 기인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그렇고 북미도, 유럽도. 그에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원유 재고가 상당히 높아서 그동안 유가가 올라가는 것을 막았는데 원유 재고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습니다. 

◇ 김우성> 여러 가지 한파부터 시작해서 중동 지역 시위나 여러 문제가 있을 텐데요. 장기적 단기적 요소가 다를 것 같은데요. 상승 배경,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손양훈> 경제 원리만으로 유가가 잘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수급으로 설명되지 않은 여러 가지 국제 정치적 이슈가 있는데요. 원래 아랍 지역에는 같은 이슬람이지만 수니파와 시아파로 뿌리 깊은 갈등을 해왔습니다. 최근만 해도 시리아에서, 예멘에서, 레바논에서, 사우디를 중심으로 하는 수니파와 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시아파 간 갈등이 복잡하게 전개되어 왔습니다. 특히 이란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를 둘러싼 여러 가지 각국 갈등이 점점 심화되면서 유가가 장기적으로 불안해지지 않을까 우려가 깊었습니다. 특히 시리아 예멘, 레바논, 카타르 각국에서 그러한 현상이 있었습니다. 최근 뉴스를 보시면 이란 내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어서 이 지역에서도 국제 정치적 갈등이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꼭 아랍만의 문제라고 볼 수 없는 것이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 같은 나라들이 이러한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고 전폭시키기도 하고 편승하기도 하면서 복잡한 외교적 전략이 난무하기 때문에 사실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정치적 위험을 갖고 있습니다.

◇ 김우성> 장기적 불안 요인으로 유가 상승, 유가 불안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은데요. 단기적인 부분도 있을까요? 미국 동부는 사상 초유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고 리비아에서 송유관 폭발 사고도 있었고요. 이런 요소 때문에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나요?

◆ 손양훈> 원래 겨울에는 유가 가격이 오릅니다. 수요가 오르기 때문에 북반구 겨울에는요. 북미 지역 한파가 심각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한파가 지속되면서 석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요. 말씀하신 대로 리비아 송유관 등 여러 사고들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오랫동안 새로운 석유의 공급원으로 알려졌던 셰일가스의 양이 많이 지속되면서 유가가 많이 안정됐는데, 공급량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셰일가스를 개발하는 것을 조금 더 활성화하기로 하고 여러 가지 규제도 푸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공급도 강한, 유가가 오르기만 하면 반등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퍼즐 맞추기처럼 복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중동이 불안하다, 유가가 올랐다, 경제에 부담이 된다, 이런 논리로만 과거에 생각했는데 복잡하네요. 트럼프 대통령 얘기를 하셨는데요. 여러 분야에서 아메리칸 퍼스트 얘기를 합니다. 미국 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있는데요. 사우디를 제치고 1위 산유국 자리를 차지했더라고요. 트럼프의 유가 정책,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 손양훈> 사실 셰일가스가 전 세계 석유시장에서 큰 영향을 준 것이 과거에 중동은 공급국이었고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석유를 사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라는 강력한 공급국이 생김에 따라서 그 전에 가지고 있던 역학의 패턴이 많이 바뀌었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아메리칸 퍼스트가 에너지 공급에서도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나서 전 세계 시장에서 공급자의 OPEC을 중심으로 한 과거의 카르텔보다는 더 다양한 형태의 공급자들이 생기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기업들이 눈여겨보아야 할 흐름이 복잡해진 것 같습니다. 당장 기름이 안 나는 우리나라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경제에 미치는 영향, 어떻게 보십니까?

◆ 손양훈> 단순히 기업도 주로 에너지를 수입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보면 좋지 않은 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업종별로도 나뉩니다. 정유업계의 경우 지금 갖고 있는 재고 자산 가치가 증가하기에 약간의 이익을 볼 수도 있고요. 조금 더 길게 보면 정제 마진이 빠른 속도로 축소되기 때문에 정유업계에 나쁜 소식이 될 수 있습니다. 양면적입니다. 연료비 부담이 되는 업계도 많습니다. 항공이라든가 해운, 이러한 업계들은 비용이 상승해서 불리해질 수 있고요. 더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가 설비를 공급하는 조선이나 철강, 건설업의 경우 유가가 높아지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단순히 우리에게 한 방향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업종별로 나뉠 거로 봅니다. 전반적으로는 우리가 에너지를 수입하는 나라이기에 유가가 상승한다는 것은 GDP는 감소할 수 있고요. 물가는 상승할 수 있는 여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지금 앞서 말씀해주신 부분에서 조선업 불황 때 항상 얘기를 했습니다. 국제유가 하락 때문에 수주 물량이 없다. 좋고 나쁨을 단순하게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가 얘기를 하셨는데, 보통 유가가 오른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생활하시는 분들, 생활경제에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죠?

◆ 손양훈> 당장 움직이는 자동차 연료비가 올라갈 수 있고요. 공산품의 중요한 생산 요소인 에너지 비용이 올라간다고 볼 수 있죠. 

◇ 김우성> 3%대 GDP 성장 정부가 애착을 갖고 있고 세계 경제 회복세도 있는데요. 큰 의미에서 눈여겨 볼만한 위축이나 영향을 받는 수준일까요? 부담의 수준, 큰 틀에서의 수준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손양훈> 지금까지 사실 최근 많이 올랐지만 큰 영향이 없는 거로 봐서 요즘은 유가가 과거처럼 경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반년 사이 50% 상승했다는 것은 효과가 우리 경제에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뉴스로만 유가 보시는 분들은 자동차 기름 가격을 생각하시기 쉬운데요. 그 반영에는 시차가 있고 중요한 것은 유가 움직임이 지적해주신 것처럼 급격하게 50% 상승하거나 과거에는 100달러를 넘어간 적도 있으니까요. 흐름을 어떻게 예상해볼 수 있을까요?

◆ 손양훈> 당장은 말씀드린 대로 우리 기업에 미치는 다양한 효과라는 것도 시간을 두고 다르게 나타납니다. 에너지를 직접 다루는 업종에서 영향을 주지만 더 길게 나가면 조선이나 철강까지 영향을 주는 다양한 것이 계속될 것이고, 향후 유가 움직임에 따라서 그 방향이 또 다른 파도가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쉽게 얘기하긴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우리에게 그렇게 긍정적이라고 보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정확하게 얼마가 될 거라는 예측이 아니라 다양한 영향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금리, 환율, 유가 삼중고 얘기할 때 거론됐던 얘기인데요. 유가, 조금 더 눈여겨보아야 할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 특별한 대응책이 있을까요? 유가 모니터링, 수급 조절 정도 얘기가 나오던데요.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손양훈> 물론 당장 우리가 대응하기엔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변수가 별로 없기 때문에 한계는 있습니다. 에너지 정책에 대해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 에너지 전환 정책이 너무 쉽게 원전을 축소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강조하는 거로만 포커스를 모으는데요. 사실 거기에는 화석 에너지가 우리나라 전체 1차 에너지 소비량의 70, 80%를 차지합니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인데요. 이런 것들이 장기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거라고 하는 가정 속에서 우리가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를 늘리는 것을 에너지 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정이 위협받고 있고, 그런 것들이 국제 정세에 따라 더 큰 위협이 있다면 우리가 화석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정부가 대응해야 하고요. 정보나 장기적, 단기적 정책을 마련해야 하고요. 더 길게는 에너지 안보라는 측면에서 우리처럼 에너지 수입국이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안정성이 있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고민거리가 됐다는 해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손양훈>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손양훈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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