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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싼 드라이비트, 제천 순식간에 집어 삼켰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2-22 09:37  | 조회 : 3624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22일 (금요일) 
□ 출연자 : 정상만 공주대 교수 (한국방재학회장 역임)

-필로티, 드라이비트, 목욕탕 구조 폐쇄성이 참사 키워 
-필로티 구조, 1층 통로는 넓지만 계단 좁아 불 붙는 속도 빨라
-비용 절감하려 드라이비트 사용, 대형 건물 화재에 취약
-건물 아래서 위로...불 번지는 속도 순식간
-불법주차, 사고 때마다 소방차 진입 어렵게 해
-7~10분 만에 불 확산, 도착은 빨랐지만 미로 같은 구조로 대응 난항
-가연성 높은 드라이비트 건물들...대책 시급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제가 오늘 오프닝과 1부에서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어제 오후 3시 53분쯤 충북 제천시의 9층짜리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현재까지 29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다친 상황입니다. 문제는 화재 당시 건물에 총 몇 명이 있었는지도 지금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고요. 또 병원치료를 받는 환자들 가운데서도 중상자도 많아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단 건데요. 한국방재학회장을 지내셨죠. 공주대학교 정상만 교수, 전화연결해서 자세한 원인, 그리고 지금 현재 대처에 대한 평가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정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정상만 공주대 교수(이하 정상만): 안녕하십니까.

◇ 신율: 지금 29명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죠?

◆ 정상만: 네, 그렇게 봅니다.

◇ 신율: 이게 지금 자꾸 늘어나니까 오늘 아침 조간신문을 보더라도 정확한 사망자 숫자를 쓰지 못한 신문도 있을 정도로 지금 사망자 숫자가 자꾸 늘어나는데. 이렇게 끔찍한 비극이 일어난, 일단 화재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 정상만: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현재까지는 필로티 구조로 되어 있는 건물이 문제고요. 두 번째는 필로티 구조에서 2층으로 바로 불이 올라가는 이런 통로 역할을 하는 문제가 있고요. 그다음에 이게 다중시설이지 않습니까. 이러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고, 이런 목욕탕 시설이 가지고 있는 폐쇄성 때문에 위기탈출이 가장 어려웠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스티로폼 양쪽에 시멘트를 덧칠한 단열재로 쓰고 있는 드라이비트가 문제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신율: 필로티 구조와 드라이비트, 이 두 개가 다 문제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이게 그래서 불이 그렇게 순식간에 퍼진 겁니까, 그렇다면?

◆ 정상만: 네, 그렇습니다. 통로가 밑에 필로티 구조면 넓은 구조로 돼 있고요. 그것이 계단은 좁은 구조로 되니까 불이 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입이 되고요. 그것이 우리가 의정부 화재사건 때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고요. 필로티 구조는 사실 지진 때도 우리가 취약하다는 게 밝혀졌지만, 이런 구조가 문제가 계속되고 있고요. 다른 하나는, 우리가 비용절감 때문에 드라이비트라는 걸 계속 써왔지 않습니까. 이 부분은 대형 건물 화재에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입니다.

◇ 신율: 이게 그러니까 불이 밑에서 나서 위로 번진 거 아니에요. 이게 일반적으로 위에서 나서 밑으로 번지는 것보다 훨씬 피해가 큽니까?

◆ 정상만: 그렇습니다. 위로 가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이죠. 일단 불이 나면 공기는 아래쪽에서 위로 가게 되고 그것이 매연과 가스가, 화염과 연기가 가는 곳이 돼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신율: 그리고요. 이번에 화재가 초기대응이 늦었다. 이게 물론 소방당국이 잘못했단 얘기는 아닌 것 같아요. 주차된 차들 때문에 소방차의 진입이 굉장히 늦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정상만: 우리가 이런 화재사고가 날 때 늘 이렇게 보죠. 주변에 불법주차를 해서 차들이 막혀가지고 소방차 진입에 시간이 걸리죠. 그리고 우리가 항상 모든 건물에 소방차가 들어갈 공간을 마련해두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대체적으로 지키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급한 사고가 날 때마다 소방차 진입에 시간이 걸리는 게 문제가 되어 오는데도 일이 터지기 전에는 안전은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로 생각하는 것부터 고쳐야 할 것입니다.

◇ 신율: 교수님이 보실 때에는 전반적으로 화재 진압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문제가 없었다고 보십니까?

◆ 정상만: 사다리차가 고장이 나서 이삿짐 운반용 사다리차를 동원해서 어려운 부분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일단 우리가 너무나 급박하게 화재가 번진 거 아닙니까. 7분 정도 또는 10분 정도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도착은 빨리 했는데 그것을 진압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겼다고 봅니다.

◇ 신율: 그러니까 결국 소방차 통로에다 주차를 해놓은 자동차 때문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정상만: 예, 그렇게 생각됩니다.

◇ 신율: 그리고요. 지금 7~10분 정도에 불이 확 퍼졌다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지금 사망자 대부분이 2층 사우나 여탕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렇다면 사망자들은 미처 화마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피하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질식사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건가요?

◆ 정상만: 그렇죠. 이게 목욕탕 사우나 시설이 가지고 있는 폐쇄성이 있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이러한 곳에서 사실은 위기탈출의 상황이 어렵고요. 그다음에 이 건물에서 지금 통로가 미로로 되어 있기 때문에 7분 안에 대응하기가 그렇게 쉽지 않았다고 봅니다.

◇ 신율: 이게 참, 정말 그런데. 또 한 가지는 뭐냐면, 스프링클러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언론에.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제대로 작동했으면 이렇게 됐을까요?

◆ 정상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프링클러가 있는지도 지금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고요. 그다음에 이렇게 되면 비상경보 작동 여부에 대해서도 정확한 확인 절차가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 신율: 그런데요, 교수님. 그게 있는지도 제대로 모른다는 건, 사실은 뭐냐면 이게 원래 정기적으로 소방 이쪽으로 점검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모든 건물들이?

◆ 정상만: 이 건물이 조금 경매 부분도 있고 이래서 지금 정상적으로 관리가 안 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이것은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교수님이 보실 때에는 이번 화재가 인재입니까, 어쩔 수 없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 정상만: 우리가 아무래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소홀한 안전대책과 부주의로부터 출발하고요. 또 우리가 다중시설에 대해서 화재예방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특히 제가 말씀드린 드라이비트와 같은 가연성이 있는 마감재에 대해서 계속 문제가 돼 왔습니다. 부산 해운대 아파트가 2010년 10월에 일어났을 때도 그랬고. 그다음에 의정부 아파트 화재 때도, 2015년이었죠. 1월이라고 기억하는데요. 그때도 그랬고. 또 세계적으로는 런던 아파트 화재가 2017년에, 올해 난 거 아닙니까. 그때도 이렇게 문제가 되는데도 여기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되어가고 있지 않다고 봅니다. 일단 대책이 2015년 이후의 건물, 6층짜리 이상 건물에 하게 돼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과거에 있는 부분을 어떻게 하는 데에 대한 대책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일단 마감재에 대한, 이런 마감재를 사용한 건물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데, 이런 부분에 대한 부분이 많이 약하다고 보죠.

◇ 신율: 마감재에 대한 대책, 드라이비트 이런 쪽으로는 사실 이걸 철저히 관리하고 바꾸라고 하든지 뭘 어떻게 해야 됐어야 했는데. 사실상 정부는 손 놓고 있었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정상만: 개선돼야 할 상황을 개선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렇죠. 그런데 이게 그렇게 못했다는 것이 참 굉장히 문제인데. 이게 그런데 그렇게 대책을 세우기가 어려운 부분이에요? 드라이비트 외장재를 쓴 거요.

◆ 정상만: 아무래도 이게 비용절감과 관련되는 부분이다 보니까 새로 짓는 건물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강제를 할 수 있는데, 이미 된 부분에 대해서 해야 하지 않습니까. 안전을 가져올 것인가, 우리가 비용절감을 가져올 건가. 이 부분에 대해서 선택의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리고 이미 지어진, 드라이비트 소재를 통해서 이미 지어진 건물 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나요?

◆ 정상만: 그렇게 생각합니다.

◇ 신율: 그런데 이게 특별한 관리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씀이시죠? 지금까지.

◆ 정상만: 그런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 신율: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아까 교수님께서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이 됐는지 그건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소방점검 나올 때 이런 거 조사 안 해요? 아무리 경매를 해도 다중이용시설이면 점검을 제대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정상만: 일단 우리가 조사를 해서 확인한 후에, 

◇ 신율: 아니요. 제 얘기는 뭐나면, 이것만 여쭤보려고 해요. 다중이용시설이기 때문에 이 건물의 소유주가 경매가 부쳐졌든 이 건물이 어떻게 됐든 그것과 별개로, 소방점검은 이루어져야 하는 거 아닙니까, 법적으로?

◆ 정상만: 그렇게 생각합니다.

◇ 신율: 아니, 제가 이건 궁금해서 교수님께 여쭤보는 건데.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대로 드라이비트 공법에 대한 나름대로의 특별관리가 필요하고 앞으로는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건물을 짓게 할 것인가, 이런 데 대한 고민도 필요하고. 그리고 아까 필로티 공법도 문제라고 말씀하셨는데, 필로티 공법 건물이 엄청 많잖아요.

◆ 정상만: 예, 많습니다. 왜냐면 밑에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 신율: 그렇죠. 그럼 이 필로티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들, 사실은 이게 빌라도 많고 엄청 많잖아요. 필로티라는 게 왜, 우리 청취자 여러분 아시겠습니다만, 밑에는 1층은 기둥으로 쭉쭉 돼 있고. 그 기둥으로 쭉쭉 돼 있고 기둥 사이에 자동차 파킹하게 돼 있고, 계단 올라가서 2층서부터 되거나, 아니면 1층에도 반쪽은 기둥만 돼 있고 반쪽은 주거공간이나 공간으로 돼 있는 이런 걸 말하는 건데. 이 취약성이 예를 들면 어떤 겁니까? 미리 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정상만: 예를 들어서 우리가 두 가지 측면에서, 지금처럼 화재가 났을 때에도 필로티 부분이 큰 공간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주차를 시켜두게 되는 거고. 그러다 보니까 필로티를 통해서 2층·3층으로 올라가는 부분이 화재에 굉장히 취약한 것이고. 거기다가 또 주차를 시켜두니까 지금처럼 화재가 났을 때는 차가 터지지 않습니까. 그렇게 문제가 되는 거고. 지진에 있어서도 필로티 공법으로 인해서 거기가 가장 취약한 것은 지난번에 포항 지진에서도 나타났었죠. 일단 구조가 완전하지 않다. 빈 공간에 기둥으로써만 지탱을 하니까. 이런 부분에 총체적인 아마 지금 관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단 그런데 그게 값이 싸게 쉽게 지을 수 있는 건물이니까요.

◇ 신율: 그러니까 이게 모두 사실 일단 지을 때부터 가격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자꾸 이런 걸 키우는군요.

◆ 정상만: 맞습니다. 가격을 우리가 줄일 것이냐, 안전을 우리가 우선할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리고 소방차 진입로라든지 이런 쪽에 주차해둔 차량에 대해선 벌금을 굉장히 높게 매기든지, 뭔가 조치가 필요한 거 아니에요?

◆ 정상만: 그거야말로 우리가 안전에 대해서 너무 부주의한 것으로 보여지고, 대책도 소홀하다고 봅니다.

◇ 신율: 맡겨가지고 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니까. 예를 들면 500만 원 정도씩 벌금을 매기든지 이래야 하는 거 아니에요?

◆ 정상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거든요. 공간을 마련해두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키지 않는 것이 문제죠.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상만: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한국방재학회장을 지낸 공주대학교 정상만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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