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익는 밤,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신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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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예술이] 어린이 문화예술교육은 자연 속에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2-19 20:29  | 조회 : 933 
[예술이] 어린이 문화예술교육은 자연 속에서...


[YTN 라디오 ‘뉴스 익는 밤, 조현지입니다’]
■ 방송 : FM 94.5 (22:20~23:55)
■ 방송일 : 2017년 12월 19일 (화요일)
■ 대담 : 정민룡 광주 북구 문화의 집 관장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매주 화요일, 목요일에 전해드리는 ‘수리수리, 예술이!’, 벌써 다섯 번째 시간인데요. 오늘은 정민룡 광주 북구 문화의 집 관장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 정민룡 선생님(이하 정민룡)>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전라도 광주 맞죠, 선생님? 

◆ 정민룡> 네, 전라도. 

◇ 조현지> 멀리에서 와주셨는데요. ‘뉴스 익는 밤’ 청취자분들에게 직접 소개 해주세요. 

◆ 정민룡> 저는 광주에 있는 북구 문화의 집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집이 그 집이 아니라 작은 문화 시설입니다. 운영 책임을 맡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정민룡이라고 합니다. 

◇ 조현지> 반갑습니다. 지난여름 초등학교 고학년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목수 축제’를 기획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제목으로 유추해보면 어린이들이 직접 목수가 되어보는 것 같은데요. 어떤 행사였는지 설명해주세요. 

◆ 정민룡> 우리가 어렸을 때 목수 아저씨들 많이 접하잖아요. 한편으로 직업적으로 보면 목수라는 직업이 썩 환영받지 못한 직업이거든요.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주로 우리들의 경우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들을 더 높게 보고, 그분들의 경우 정신적인 노동보다 육체적인 노동을 많이 하는 것 때문에, 사회적으로 일하는 사람들, 육체노동 하는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 편견 자체가 있더라고요.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목수라는 직업이야말로, 그 일이야말로 가장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 조현지> 전문직이죠. 

◆ 정민룡> 건축가도 있겠지만 목수의 경우 실제 집을 짓잖아요. 그래서 아이들도 그러한 체험을 하는 것이 교육적인 것에나 창의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어요. 애들을 모았죠. 목수가 되어보는 겁니다. 2박 3일 동안 캠핑하는 거죠. 목수가 되어서 집을 짓는 거예요. 어렸을 때 로망이 나무 위에 집을 올린다거나 집을 지어보는 거잖아요. 그런 측면으로 어린이 목수 축제를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서 하게 됐습니다. 

◇ 조현지> 2박 3일 동안 아이들이 정말 집을 지었나요?

◆ 정민룡> 네, 집을 지었죠. 

◇ 조현지> 어느 정도 크기였나요?

◆ 정민룡> 저희가 생각하는 게 애들의 경우 모형이나 이런 것들을 좋아할 수 있지만 실제 가장 즐거울 때는 실물 자체를 자기가 만들어 보는 거잖아요. 그래서 8~9명이 한 그룹이 되어 집을 한 채씩 지었죠. 실제 나무집이죠. 

◇ 조현지> 결과물을 한 번 보고 싶기도 한데요.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어요?

◆ 정민룡> 그때 여름에 했는데요. 후기를 쓸 때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나왔던 게 ‘아, 힘들다.’였어요. 힘들다는 반응이 가장 첫 번째 반응인데요. 힘들다는 표현 속에서 여러 가지가 느껴지더라고요. 육체적으로 힘들었거든요. 여름에 덥고. 운동하고 난 뒤 짜릿한 상쾌한 감정, 그런 차원에서 힘들다는 얘기이거든요. 노동을 통해 몸을 써서 결과물을 만들었을 때 힘들었지만 성취감을 느끼는, 이러한 차원의 반응이라고 할까요. 적어도 어린이 목수 축제가 아마 아이들이 커서 대학생이 됐을 때 분명히 기억에 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긍정적인 추억이나 기억으로. 그런 측면에서 아이들의 반응이 재미있고 좋았습니다. 

◇ 조현지> 그때 참여했던 친구들은 앞으로 그림 그릴 때 지붕부터 집을 절대로 그리지 않겠네요. 그게 다를 것 같은데요. 또 예전에 ‘바퀴 달린 학교’, 이것도 재미있는 학교인 것 같은데요. 어떤 수업이 이뤄지는 곳인가요?

◆ 정민룡> ‘바퀴 달린 학교’는 이름 자체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잖아요. 학교에 바퀴를 달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한 군데 정지되어 있는 게 아니라 역동성 있고, 이동할 수 있고. 왜냐면 아이들이 훨씬 더 많은, 호기심 많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은 곳은 교실이나 한 공간에 머물러서는 볼 수 없거든요. 그런 것들을 배우기 위해서 이동하는 학교일 수 있죠. 교실 안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자연과 만나고, 동네 주민들과 만나면서 여러 가지 예술적인 체험 같은 것을 하는 그러한 학교입니다. 과목이 세 과목 정도 있어요. 하나는 건축이 있습니다. 집짓기 얘기를 했는데요. 또 하나 과목은 땅과 예술이라고 하는 과목이 있어요. 이 과목은 아이들이 무조건 땅을 만나야 합니다. 자연에 나가 땅에서 이뤄지는 여러 가지 예술적 표현 활동 자체를 배우는, 땅과 예술이라는 것이 있고요. 마지막 반이 재미있는데요. 장난감 공장이에요. 

◇ 조현지> 이건 뭔가요?

◆ 정민룡> 애들이 만들고 싶은 장난감을 상상하고 협업을 통해 장난감을 만드는 건데요. 장난감, 우리가 알고 있는 작은 의미에서 장난감을 얘기하지 않고 대부분 사이즈가 큽니다. 큰 탱크를 만든다거나 약간 자동차 같은 것을 만든다거나 탈 수 있고 뛸 수 있는 여러 가지 도구를 아이들이 고안하고 상상해서 예술가들과 만드는 장난감 공장, 이렇게 세 과목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조현지>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게 참여할 것 같은데요. 어떤 반이 가장 인기가 좋나요?

◆ 정민룡> 장난감 공장이 제일 인기 좋죠. 거기에서는 애들이 기술을 배우거든요. 용접도 해야 하거든요. 왜냐면 작은 자동차를 만든다고 했을 때 용접도 해야 하고 바퀴도 달아야 하고 오토바이에 있는 동력장치를 뜯어서 제작도 해야 하고요. 심화 과정의 경우 그런 부분까지 할 수 있으니까. 남자아이들이 잘 할 것 같지만 여자아이들이 역동적인 활동, 체험 활동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 조현지> 대상이 초등학생인가요?

◆ 정민룡> 네, 초등학생입니다. 

◇ 조현지> 초등학생이 이러한 경험을 어렸을 때 해보면 앞으로 진로를 결정하는데도 어디에 소질이 있는지 조금씩 발견해나갈 것 같은데요. 

◆ 정민룡> 아이들의 경우 진로 부분에서 자기가 잘할 수 있고 집중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게임처럼 한다면 공부 다 잘 하겠죠. 공부하는 것과 게임하는 것 다르잖아요. 게임하는 건 집중할 수 있는 거니까. 그 차이가, 몰입할 수 있는 거리가 있으니까, 재미라고 하는 요소가 게임에 있는 것이고, 경쟁이 있는 건데요. 게임과 같진 않더라도 자기 손으로 이뤄서 만들어냈고, 성취감 자체를 맛볼 수 있다는 게 상당한 흥미가 될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조현지> 지금 선생님 말씀을 들으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발도르프 교육’이 떠올랐거든요.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몸을 통한 스킨십 놀이를 강조하고 있어서 실제로 체험을 통해 무언가를 얻게 되는 거죠. 이것을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 정민룡> 음악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지 못하거든요. 앞서 얘기한 얘기와 연결해본다면, 실제 음악적인 요소의 경우 몸 자체가 반응해서 이뤄지는 거예요. 몸이 반응한다는 것은 오감이 반응한다는 얘기이거든요. 이게 같이 융합되면서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거니까. 음악적인 부분 자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몸이 반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 한다. 스킨십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그런 것 자체가 다 이뤄져서 음악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고요. 그 음악이 고도하게 발전된 형태로, 우리가 알고 있는 클래식 음악 같은 경우도 그런 형태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모든 교육의 출발이 되는 것이 어렸을 때부터 음악자체를 오감으로 느끼는 경험이 중요하지 않으냐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 조현지> 이런 것에 주목하다 보니까 점점 지식이나 기능에 있어서 발휘보다는, 느끼고 체험하고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가면 지식이나 기능을 연마해야 하는 게 사실이거든요. 

◆ 정민룡> 그렇죠. 그것도 단계가 필요하거든요. 저도 악기를, 기타를 배운다고 했을 때 제일 먼저 이뤄지는 것이, 악기이니까 물성을 가지고 있는 매체일 수 있잖아요. 그것을 다루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하냐면, 첫 번째는 몸에, 손에 익혀야 해요. 피리를 배운다고 했을 때 소리가 나야 하는 거잖아요. 소리가 나는 것은 그냥 안 나요. 무수한 반복과 훈련과 계속적으로 소리가 안 나기도 하고요. 좌절하기도 하고 다시 하기도 하고. 이 과정 이후 소리가 났을 때 우리가 희열감을 느끼거든요. 소리가 있으면 화음이나 조화가 필요한 것이고, 소리가 잘 나야 하는 것이고요. 그때부터 기능이라는 것이 몸에 익히는 순간에 넘어서서 기교를 부린다거나 그 이상의 것들로 하려는 노력들이 쭉 있는 거거든요. 그것이 예술 교육이나 한 부분의 단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몸으로 느끼고 만다는 부분이 기본이 되어야 그다음 단계가 있잖아요. 진짜 그 맛을 알 수 있는 단계로 나갈 수 있고, 그게 기능이나 기술 자체가 만들어진다고 생각이 들어요. 

◇ 조현지> 그러면 요즘 엄마들이 문화센터 같은 곳에 영유아 때부터 열심히 데리고 다니잖아요. 오감을 활용하고 그렇게 몸으로 예술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까요?

◆ 정민룡> 그러한 과정인데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오감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훈련을 통해 이뤄지는 게 아니라 거기 말고도 훨씬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데가 많거든요. 최대한 밖으로. 밖으로, 밖으로 나오면 거기에서 느껴지는 오감이라는 것은 문화센터에서 기능이나 기술을 통해 느끼는 오감과는 차원 자체가 다르고요. 

◇ 조현지> 여기에서 잠시 서양의 문화 예술 교육으로 넘어가 보면, 서양의 경우 칼 비테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잠깐 설명을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 정민룡> 제가 교육학을 공부한 사람은 아니지만, 고전일 수 있는데요. 어렸을 때나 그 나잇대에 있었을 때 필요한 적기의 요소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분들이 말하는 건, 최대한 자연에서 아이들이 자연을 만나게 한다는 부분에 대한 것이 있거든요. 그런 것이 지식이나 이런 것을 일방적으로 가르쳐서 되는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년 전에 생각했던 이 부분이 지금 현재까지 유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조현지> 예술 교육은 예술을 위한 교육, 예술을 통한 교육으로 나눠진다는 말이 있던데요. 선생님은 어느 쪽이세요, 예술을 위한? 예술을 통한?

◆ 정민룡> 한때 문화 예술 교육을 하시는 분들이 이 둘을 가지고 이게 맞냐, 이게 틀리냐 한 적이 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니 이것을 오늘 와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까 예술을 위한 교육의 경우 예술 자체가 목적이고, 예술을 통한 교육의 경우 예술이 도구가 되어서 하는 입장인 것 같고요. 예술 그 자체가 교육이지 않을까 그러한 관점입니다. 이것이 어떤 관계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꽃을 심는다고 했을 때 그게 예술적인 행위이냐, 아니냐 했을 때 말이 많잖아요. 저는 꽃을 심는다는 부분은 그 자체 경험으로서 예술적인 행위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 조현지> 때로는 예술을 위한 교육이기도 하고 때로는 예술을 통한 교육이기도 하다, 선생님의 입장은 그러한데요. 끝으로 청취자분들 중에서 어린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집에서 어떤 식으로 아이들에게 문화예술 교육을 하면 좋을지 노하우를 전수해주세요. 

◆ 정민룡> 솔직히 말해서 질문을 듣고 반성을 많이 했는데요. 자녀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이건데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그냥 놔두든지. 신경 쓰게 되면 자꾸자꾸 하지 말라고 하는 거로 통제하게 되니까요. 두 번째는 부모가 즐기는 것 자체를 아이들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기 전에 부모 자체가 집에서 취미나 취향을 가지고 여유롭고 즐기는 모습을 보였을 때 자녀들은 옆에서 보고 따라하거나 배우거나 하는 게 있거든요. 부모님들 여러 가지 취미가 있잖아요. 취미를 갖는 것이 중요한데요. 음악에 취미가 있으면 악기 배우는 것이나 이런 것들 하는 것을 집에서 즐기면 자연스럽게 아이들 같은 경우 그 모습을 보고 따라하지 않을까 싶어요. 애들이 문제가 아니라 부모가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 조현지> 네, 오늘 선생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정민룡> 감사합니다. 

◇ 조현지> 지금까지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함께한 본격 문화예술교육 토크콘서트, ‘수리수리, 예술이!’, 오늘은 정민룡 광주 북구 문화의 집 관장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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