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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破邪顯正)' 적폐청산의 또 다른 표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2-18 09:40  | 조회 : 4381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18일 (월요일) 
□ 출연자 :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파사현정(破邪顯正), 사견과 사도를 깨고 정법을 드러낸다
-적폐청산의 또 다른 표현
-그동안 우리 사회, 기득권층의 갑질, 세습 독점 득실
-5년 전 파사현정(破邪顯正) 의미, 진정한 공익-정의 구현 바람
-올해 나온 사자성어들, 적폐 벗어난 사회에 대한 여망
-올해의 사자성어, 16년간의 역사
-언어가 사회를 만들고 사회가 언어를 만들어
-오는 2018년, 개개인의 다름이 인정되는 성숙한 사회가 되길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제가 앞서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파사현정(破邪顯正)' 이것이 바로 가는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오는 해를 기다리게 하는 바로 지금 이맘때 교수신문이 뽑은,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은 단어입니다. '파사현정' 그런데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분이 영남대학교 철학과의 최재목 교수님이신데요. 직접 연결해서 왜 이런 사자성어를 꼽으셨는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이하 최재목): 안녕하세요.

◇ 신율: '파사현정' 이게 무슨 뜻이에요?

◆ 최재목: 새해를 앞두고 매년 연말에 그해를 돌아보는 의미를 담은 사자성어를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으로 파사현정을 선정했는데요. 파사현정이란 말은 사견과 사도를 깨고 정법을 드러낸다는 의미입니다. 원래 삼론종이라는 인도 불교 종파의 근본 교리를 계승하는, 수나라 길장이 지은 ‘삼론현의(三論玄義)’라는 책에 나옵니다. 사자성어가 불교계의 울타리를 넘어서 이제는 세속 일반으로 전이되어 유통되고 있는 것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러면 파사현정을 교수님께서 추천하신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 최재목: 이유는 간단합니다. 올해 한해 세상을 움직였고 달구었던 ‘적폐청산’이라는 이슈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썩어있었습니다. 사회지도층, 엘리트 집단, 기득권층의 갑질, 그런 독점의 민낯이 서서히 드러났고 국민 모두가 경악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속이 참 후련했습니다. 갑질하던 사람들은 정치·경제·교육·법·역사·제도·문화·도덕, 그런 기획과 실천까지 장악해버렸고, 좀 비유를 든다면요. 케이크를 자를 때 케이크를 그분들이 자르기도 하고, 또 자른 것은 자기들이 취하기도 하고, 또 남은 것은 끼리끼리 몰아주고, 또 그런 배분의 방법과 룰과 도덕성, 심지어는 아름다운 이미지, 또 그런 세습까지 독점해버렸죠. 그런 광신적 패거리들이 폐쇄구역 내에서만 룰과 매뉴얼이 살아있었고, 바깥에서는 세월호처럼 엉망진창으로 사회가 침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느 누구든 이래선 안 된다. 이런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적폐청산이라는 절대정신을 다르게 표현해본 것이 파사현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이 사자성어가 5년 전에도 선정됐었다고 하네요. 맞습니까?

◆ 최재목: 예, 맞습니다.

◇ 신율: 그때는 그럼 무슨 의미일까요, 이게?

◆ 최재목: 그때 제가 돌이켜보니까 그때 1면 제목이 “破邪顯正, 2012년 정의를 꿈꾸다”였는데요.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 그때 이런 말이 나옵니다. “지난 4년간의 정책이 공익을 위한 것이 아닌, 대통령과 가진 자들의 사익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것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공익을 실현하고 사회 정의를 구현하도록 하는 바람 때문에 파사현정을 선택했다” 이런 말들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그때 편법·꼼수는 가고 정의가 바로 섰으면 하는 마음, 그리고 총선과 대선을 통해서 정치권을 이런 꼼수와 편법에 길들여있는 정치권을 없애고 진정한 정치가 남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2012년도에도 파사현정을 선정했습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MB 정권에 대한 실망감에서 새 정부, 박근혜 정부죠. 그런 출범에 대한 기대감, 여망에 나온 말이었는지, 거꾸로 그 말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감으로 바뀌어 다시 출현한 겁니다. 그 말은 지금 문재인 정부에 관한 여망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 되기도 하겠죠. 역시 역사는 돌고 도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몇 년 뒤에는 이 말이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신율: 이 말 또 나오면 안 되겠네요.

◆ 최재목: 그렇죠.

◇ 신율: 어떻게, 안 나올 거라고 보십니까?

◆ 최재목: 이제 좀 기대를 해봅니다. 왜냐면 문재인 정부가 잘하고 있으니까, 다음에는 이런 말이 나오지 않겠죠.

◇ 신율: 지금 파사현정 이외에 다른 사자성어들은 어떤 게 꼽혔습니까?

◆ 최재목: 그때 여러 가지 사자성어들이 있었습니다. 그때가 아니라 지금, 지난 2012년도 아니고요, 올해에. 2위에는, 1위가 파사현정이었고요. 2위가 ‘해현경장(解弦更張)’

◇ 신율: 제가 하나도 아는 게 없어요. 그게 또 뭐예요?

◆ 최재목: ‘거문고 줄을 바꿔 맨다’는 뜻이고,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매다’ 해현경장. 그러니까 느슨해진 것을 긴장하도록 다시 고치는, 하면서 정치도 제도개혁을 기원하는 고사성어입니다. 이어서 3위가 ‘수락석출(水落石出)’, ‘물이 빠지고 나니 돌이 드러난다’ 다시 말해서 어떤 일의 흥망이 그치고 나니까 진상이 드러난다는 것을 비유한 고사성어입니다. 그리고 이밖에도 ‘재조산하(再造山河)’

◇ 신율: 이건 아네요.

◆ 최재목: 그리고 ‘환골탈태’(換骨奪胎)‘ 이런 말씀 아시죠? 이런 말도 있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결국 이게, 해현경장이라고 하셨죠? 그리고 수락석출, 이런 것들의 공통점이라는 게 하여간 뭔가 걷혀나서 실체가 드러났다, 이런 얘기네요.

◆ 최재목: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일종의 적폐, 요즘에 유행하는 적폐라는 말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거짓, 탐욕, 가짜, 사리사욕, 부패, 패거리의 집단주의, 이런 게 확 바뀌어서 진정성 있는 살만한 바로 선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그런 여망이겠죠.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올해 이렇게 사자성어 뽑는 게 오래된 건가요?

◆ 최재목: 예. 제가 알기로는 1992년 4월에 교수신문이 창간됩니다. 그래서 2001년도부터 국내 주요사건을 바탕으로 사자성어 하나를 전년 발표해왔는데요. 2001년도에는 ‘오리무중(五里霧中)’이라는 말이 선정되었고, 작년 2016년도에는 ‘군주민수(君舟民水)’ 임금 君(군), 배 舟(주), 백성 民(민), 물 水(수) ‘임금은 배고 백성은 물이니, 물의 힘으로 배를 띄우지만 물이 화가 난 배를 뒤집어 엎는다’ 그런 사자성어가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약 16년간 16개 사자성어가 매년 선정된 것입니다. 

◇ 신율: 그런데 이게 주로 정치사회 분야에 걸쳐서 이런 사자성어가 많이 선정되죠. 이게 그런데 왜 그러냐면, 정치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다기보다는, 그게 우리 삶에 영향을 지대하게 미치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하여간 올해의 사자성어라는 게요. 지금 우리사회에 주는 여러 가지 영향도 있을 거라고 보십니까?

◆ 최재목: 예. 사자성어가, 제가 네이버나 검색을 해보니까,

◇ 신율: 지금 1위에요.

◆ 최재목: 1위에 들어가 있고 뉴스에 나오고 하는데요. 아마 공감하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언어가 사회를 만들어주는 부분도 있고, 사회가 언어를 만드는 부분도 있으니까 서로 공유하거나 공감하며 통하는 부분이 있겠죠. 

◇ 신율: 그렇죠. 어쨌든 2018년, 우리 사회가 어떤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교수님께서는 어떤 바람을 갖고 계십니까?

◆ 최재목: 저는 소박합니다만, 부디 패거리, 특정 종파주의를 넘어서서 양심과 양식에 입각한 개개인이, 강건한 개개인이 자신의 창당으로 우뚝 서서 소신 있게 자기를 표현하고, 또 그런 개개인들의 다름과 차이가 인정되는 사회. 또 바란다면, 개개인의 우정 어린 연대, 개개인의 우정·연대입니다. 그런 성숙한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신율: 참 중요한 말씀이십니다, 진짜. 패거리 문화도 없어져야 하는 거고, 우리나라는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습관적인 그런 게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도 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재목: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영남대학교 철학과 최재목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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