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지하철 1호선 노후화, 언제든 사고 발생할 수 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2-15 10:10  | 조회 : 3657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15일 (금요일) 
□ 출연자 : 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

-하청업체, 코레일 승인 없이 현장 투입? 코레일 관리 허점 드러나
-당시 작업구간 통보표지도 없었다
-인건비 줄이려 하청업체 고용, 안전감독 제대로 안 이뤄져
-원청, 하청 직원 관리감독 사실상 손 놓고 일어
-1호선 선로, 시설 노후화...사고 잦아
-지하철 안전문제, 힘없는 하청과 노동자가 책임 떠안아...실질적 책임자 실종
-힘없는 노동자가 무슨 죄
-다단계식 하청 구조, 안전 책임질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 법적 개선 필요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이번에는 여러분과 함께 가슴 아픈 소식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서울 지하철 1호선 온수역에서 선로에서 작업 중이던 30대 남성이 열차에 끼여 숨진, 또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제가 ‘또’라고 표현한 것은 지하철 작업자가 작업 도중 열차에 치여서 사망하는 사고,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작년 5월이었죠. 구의역에서도 당시 홀로 작업을 하던 19살 김모군이 열차에 치여서 사망한 사고가 있었고, 이거 여러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대체 뭐가 그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건지. 관련해서, 한성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부 박두용 교수,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이하 박두용): 안녕하세요. 박두영입니다.

◇ 신율: 선로에서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한 건데. 이게 일단 어떤 작업을 하던 거예요?

◆ 박두용: 어제 열차가 다니던 선로 바깥쪽에 물이 빠지는 배수로가 있는데, 이 배수로 덮개를 덮는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 신율: 배수로 덮개를,

◆ 박두용: 선로 바깥쪽에 물이 빠지는 배수로가 있는데, 그게 아마 너무 통로가 좁으니까 배수로를 덮어서 통로를 확보하는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코레일 측의 이야기는 돌아가신 이분이 좀 빨리 작업장에 들어갔다, 이런 주장을 하는데. 그건 확인할 방법이 없나요?

◆ 박두용: 사실관계는 지금 조사 중에 있지만, 코레일 측에서 말하기는 작업일지 상에 작업시간은 8시 반부터 시작하는 걸로 되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당시 사고 난 게 8시 전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실제 작업자는 8시 전에 이미 사고현장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죠.

◇ 신율: 지금 그래서 코레일은 ‘작업승인을 받지 않고서 일한 것이다’ 이런 얘긴가요?

◆ 박두용: 지금 양측의 주장이 좀 더 조사돼야겠지만, 어쨌든 간에 코레일이 관장하고 코레일이 외주를 준 하청업체 작업자들이 코레일의 승인을 받지 않고 현장을 들어간다는 것은 코레일 측의 관리상 문제가 있는 거죠. 그렇게 되면 사고를 예방하기 어렵게 되니까, 그냥 작업자들이 임의로 들어갔다, 이렇게 치부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리고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도요. 예를 들면 우리가 도로에서도 공사할 때는 한 분이 지시봉 같은 걸로 서행하라는 표시를 하고, 이런 게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작업자가 이때는 없었던 모양이죠?

◆ 박두용: 원래는 구조상으로는 두게 돼 있는데, 규정상으로, 당시에는 원래 4명이 작업하기로 돼 있었는데 3명이 현장에 있었고, 열차 감시원이 없었던 것으로 지금 알려지고 있고요. 그다음에 작업구간이라는 통보표지를 하게 돼 있는데, 그것도 지금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또 전동차 기관사에게 이 작업구간에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통보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게 일찍 시작이 돼서 그런지 전동차 기관사도 그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현재 알려지고 있어서. 이건 총체적인 부실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율: 거기서 작업하시는 분들은 왜 그렇게 했을까요? 그게 위험한 걸 알았을 텐데.

◆ 박두용: 사실은 이게 외주화를 주다 보면, 외주화라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고,

◇ 신율: 하청이죠.

◆ 박두용: 하청이죠. 하청이니까 하청을 주게 되면 비용을 절약하고 결국 인원을 줄이고 시간을 단축한다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작업자들은 빨리 짧은 시간에 작업을 해야 하고, 부족한 인원으로. 하다 보니까 현장에서는 종종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그러니까 아마 추측컨대 작업 원래 시간보다 일찍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나, 이렇게 추측이 되고 있는 거죠.

◇ 신율: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게 결국 하청을 주고 있는 구조도 관련이 있네요.

◆ 박두용: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구조상으로는 그것이 근본적인 원인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선로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작업이거든요. 이미 코레일에서도 여러 번 사고가 났었고, 지난 7월 달에도 노량진에서 아주 비슷한 사고가 나서 선로, 열차가 다니는 시간대에는 작업을 하지 말라는 고용노동부의 작업명령서도 이미 전달된 상태였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에 작업을 하게 됐는데, 그 사람들이 코레일 원청의 통제 없이, 또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로상으로 들어갔다는 얘기는, 이건 사고를 막기 굉장히 어려운 거죠. 이게 근본적으로 하청이나 이런 데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 신율: 지금 박두용 교수님이 그 부분을 지적해주셨는데. 그러니까 하청을 준다, 그러면 하청을 제대로 관리하든지. 이게 되게 어려운 모양이죠?

◆ 박두용: 하청을 준다는 얘기가 법적으로는 도급을 주는 건데요. 도급을 주게 되면 원청에서는 직접 작업 감독이나 관리를 못하게 돼 있습니다. 만약 하게 되면 이건 직접고용을 의제할 수 있는, 그러니까 직접고용 하라는 것이 논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하청을 두게 되면 작업을 떠서 완전히 그걸 맡기는 거고. 그 작업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안 되어있는지만 감독을 하게 돼있어서, 원청에서 관리한다는 것은 작업을 승인하고 그다음에 이 작업이 열차감시원들이 있는지 없는지 정도만 확인한 다음에 그냥 작업을 맡기는 거거든요. 근본적으로는 하청을 주게 되면 위험을 하청업체한테 관리를 맡기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됩니다.

◇ 신율: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게, 교수님. 사고가 발생한 노선이요. 1호선이 좀 많다고 하더라고요. 맞습니까?

◆ 박두용: 네. 좀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 신율: 오래돼서 그런가요, 1호선이?

◆ 박두용: 아무래도 1호선이 먼저 건설되어서 선로나 시설이 노후화돼서 보수작업 등이 많고, 또 1호선이 가장, 지금 온수역처럼 지하철과 일반열차, KTX 등이 혼재되어 있는 구간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관리가 굉장히 어렵죠. 거기에다가 지난번에도 온수역에서 사고 났던 것이, 스크린도어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선로에서 추락한, 승강장에서 선로로 추락하는 사고도 많고 해서, 1호선 사고가 아무래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 신율: 온수역 쪽에는 스크린도어가 없습니까?

◆ 박두용: 네, 그렇습니다. 온수역이나 오류역은 스크린도어가 아직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 신율: 스크린도어 설치를 해야지 기관사들도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게 운행을 잘할 수 있다고 하던데.

◆ 박두용: 그렇습니다. 지상 구간에서는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게 되면 양쪽 다, 승객도 그렇고 기관사들도 그렇고 안심이 되고 안전이 되는 거죠.

◇ 신율: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이걸 어떻게 근본적으로 막아야 되는데, 이게 지금 사고가 한두 번 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이거 어떻게 해야 해요, 그러면? 저는 모르겠네요. 교수님 어떻게 보세요?

◆ 박두용: 우리나라가 지금 여러 가지 안전문제를 지하철이나 코레일뿐만 아니라 많이 받고 있는데, 이 안전문제의 근본적인 것은 사실은 책임질 사람이나 책임져야 하는 단위, 그러니까 원청이라든가 이런 데서 책임을 지지 않고, 실질적인 권한이나 또는 안전을 할 수 있는 능력, 재력, 힘 이런 것이 없는 하청이나 또는 피해자 또는 노동자, 여기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이게 철도든, 또는 타워크레인이 지금 무너지고 있는데 그런 건설사업장이든, 또는 백혈병과 같은 직업적 논란도 있고. 이런 것들은 사실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 즉 원청이나 대기업의 사업주나 이런 부분들에서 책임을 져야만 우리 사회가 안전사회로 가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신율: 그런데 그게 책임을 진다는 것이요. 법적으로 그게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그렇죠?

◆ 박두용: 그러니까 법적인 구조를 바꿔야 하는 거죠. 우리가 옛날에는 직접고용 구조의 제조업이나 건설업 사회가 산업기반이었는데, 지금은 다단계식의 하청을 주고 있고. 또 일용직이나 또는 파견직 노동자도 많습니다. 이번에 사망하신 분도 파견의 하청 노동자였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비정형적인 노동관계가 굉장히 많은데, 법이 그걸 못 따라가고 있는 거죠. 장소나 시간을 통제하는 원청 또는 사업주가, 이게 하청이든 일용직이든 또는 심지어는 거기를 찾아온 손님이든 안전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줘야만 안전사회가 이뤄질 것 같습니다. 선진국도 그렇게 되고 있고요.

◇ 신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전이라도 지금 파견근로자라든지 이런 분들에 대한 안전문제에 대한 책임은 원청이 지도록 법을 일단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렇게 결론을 내릴 수 있겠네요.

◆ 박두용: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과 장소를 통제하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소유자가 안전을 책임지도록 만들지 않으면 근본적으로는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 신율: 그렇군요. 맞습니다. 지금 점점 비정규직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문제까지 대두되니까 이거 진짜 큰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 박두용: 그런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이게 노동자들에 피해만 가는 것이 아니고 일반 시민한테도 문제가 되거든요.

◇ 신율: 그렇죠.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두용: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한성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부 박두용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