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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타워크레인 대책, 안전사고 막는데 전혀 도움 안 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2-11 09:00  | 조회 : 3706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11일 (월요일) 
□ 출연자 : 안형준 前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설치작업 도중 안전 메뉴얼 지키지 않은 사고로 판단
-트롤리가 움직였다? 붕괴사고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위험해
-현장 감시할 제3자, 안전관리 책임자 시스템 부족
-타워크레인 정부 대책, 처벌 위주..사고 막는 대책 아냐
-조작자와 신호수 간 의사소통 가장 중요한데, 소통 어려운 중국인을 신호수로..의사소통에 문제 발생
-기계 상시 검사할 시스템 부족, 안전 우려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저희가 딱 일주일 전 이 시간에 인천 낚싯배가 전복돼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오늘 또다시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드리게 됐습니다. 지난 토요일이었죠. 용인의 한 공사 현장에서 높이 85m 규모의 타워크레인이 붕괴돼서 3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었는데요. ‘툭하면 쓰러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난 5년간 타워크레인 사고 사망자는 40여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올 들어서만 무려 17명이나 숨졌는데요. 사고가 빈번하니까 정부가 나서서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정부 대책이 시행되기도 전에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대체 왜 이런 사고가 끊이지 않는 건지, 관련해서,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연구원장이시죠. 건국대 건축공학과 안형준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안형준 前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이하 안형준): 안녕하세요.

◇ 신율: 사고가 난 게 작업 중에 사고가 난 건가요?

◆ 안형준: 아닙니다. 타워크레인 설치작업 중에 사고가 난 겁니다.

◇ 신율: 타워크레인 설치작업이요?

◆ 안형준: 그렇죠. 공사에 사용하기 위해서 타워크레인을 설치해야 하는데, 설치하는 작업 중에 붕괴사고 일어난 것이고. 지난 5월에 일어났던 사고는 작업 중에 사고가 일어난 거고, 또 10월에 의정부에 일어났던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는 해체 작업 중에 일어난 붕괴 사고라서. 타워크레인을 설치할 때도 상당히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하고, 작업 중에도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하고, 그다음에 해체할 때도 중요한데, 올 한해만 해도 세 가지 모든 타워크레인 안전사고가 다 일어난 경우입니다.
 
◇ 신율: 그러니까 상시적으로 조심해야 한다, 이 얘긴데 말이에요.

◆ 안형준: 그렇습니다.

◇ 신율: 이번 사고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 안형준: 이번에는 마찬가지로 설치작업 할 때 필요한 안전에 대한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사고로 판단되고요. 정확한 것은 조사해봐야겠지만, 타워크레인 설치하려면 타워크레인 여러 조각으로 나눠져 있어요. 그래서 조각과 조각을 연결할 때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데,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일어난 사고가 아닌가, 이렇게 판단됩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에 얘길 들어보니까 이번 사고는 무슨 도르레가 있나 보죠, 거기?

◆ 안형준: 그러니까요.

◇ 신율: 그게 움직였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얘기에요?

◆ 안형준: 트롤리라는 건 원래 작업할 때 움직여서 짐을 덜어내는 건데, 트롤리를 설치할 때는 트롤리가 움직여서는 안 돼요. 그게 움직였다면 무게중심이 바뀌기 때문에 붕괴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데 그것도 하나의 원인이 아닌가, 이렇게 추정하고 있는 것이죠.

◇ 신율: 그렇군요. 그러면 이게 타워크레인 작업하고 관련해가지고 안전수칙 같은 게 교과서적으로는 있을 거 아닙니까.

◆ 안형준: 그렇죠. 장비에 대한 안전인데, 사람은 어떻게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지, 그것을 감시하거나 그것을 주도하는 것은 미흡합니다. 왜냐면 장비를 어떻게 조립하느냐는 나와 있지만, 그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사람에 대한 안전이 확보돼 있는지, 이것은 반드시 작업자가 아닌 제3자, 안전관리 책임자가 그것을 확인하고 문제됐을 때는 다시 조정을 해주는 이런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것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 신율: 그러면 이번에 정부가 대책 내놨던데, 그건 뭡니까?

◆ 안형준: 글쎄, 정부에서 대책 내놓은 것은 처벌 위주의 대책인 것 같습니다.

◇ 신율: 처벌 위주.

◆ 안형준: 예. 이러면 안 된다, 이러면 정지 시키겠다, 조치하겠다. 이것은 안전사고를 막는 근원적인 대책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신율: 그렇죠. 이거 예방을 해야지, 사고 수습 대책만 하면 뭐합니까.

◆ 안형준: 수습 대책하고 사고 나면 처벌을 하고 공사 중지하겠다. 어느 현장이건 간에 사고를 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왜 사고가 일어나는지는 그 원인을 파악해야 하고, 거기에는 사고를 막기 위한 어떤 건설 규율이 필요하고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한 거지, 사고가 났을 때는 공사 중지시키겠다, 영업정지 시키겠다, 이런 것은 굉장히 안전사고를 막는 데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저는 봅니다.

◇ 신율: 그러면 교수님이시라면 지금 어떤 조치를 취하시겠어요?

◆ 안형준: 우선 사고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데, 그것이 장비의 노후가 됐다면 노후화된 장비는 현장에 반입하지 않는 어떤 조치가 필요하고요. 그다음에 기술자들이 요새 상당히 교육받지 못한 기술자들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어요. 그래서 자격이라든지 경험이 부족한 기술자들이 있다면 사전에 현장에 투입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요. 그다음에 작업 중에 타워크레인 기사하고 신호수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 원인을 제거해야 하는데, 예를 들면 타워크레인 기사하고 신호수하고의 신호체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안전사고를 막는 데. 그러니까 타워크레인 기사하고 신호수하고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에는 어떤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서로 소통이 안 되는 중국인 신호수를 현장에 투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타워크레인의 안전에 대한 가장 중요한 수칙인, 타워크레인 기사와 신호수하고의 의사소통인데,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은 안전사고를 이미 내포한 상태에서 현장이 진행되고 있던 것이죠.

◇ 신율: 물론 중국인 분들이 일을 못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이게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한다, 교수님께서 이 말씀이시죠.

◆ 안형준: 그렇습니다. 중국인이 한국어를 신호수하고 아주 원활하게, 세밀한 것까지 할 수 있다면 중국인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든 가능하죠. 그러나 우리는 중국인이라면 우리나라 내국인보다는 의사소통은 미흡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 신율: 알겠습니다. 교수님께서 지금 ‘자격미흡의 현장기술자의 투입을 막아야 한다’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요. 자격미흡은 뭐예요?

◆ 안형준: 그러니까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일단 간단한 기능사 자격만 하면 현장에 투입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신호수에 대한 자격은 없고요. 그렇다면 타워크레인 기사들도 몸의 상태라든지 이런 것들이 변할 수 있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그러면 그들이 자격증만 따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기간, 우리가 운전면허도 따면 안전교육 받고 몸에 대한 시력검사도 하고 이런 거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신호수의 건강 상태라든지 이런 걸 좀 더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서 이 사람이 정상적으로 작업에 투입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신율: 그리고요. 또 한 가지는 교수님께서 제일 처음에 말씀하신 게 ‘노후화된 장비의 현장 투입을 막아야 한다’는 건데. 노후화된 장비가 지금 많은 모양이죠, 현장에?

◆ 안형준: 그렇죠. 심지어는 얼마 전에 있었던 의정부 타워크레인 사고는 제조된 지 27년이 된 장비였어요. 그런데 저는 얘기하는 게, 몇 년도에 나왔다가 문제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점검을 하고 또 그것이 미흡하다면 보완해야 한다고 필요한데, 자동차도 마찬가지에요. 자동차도 몇 년 됐으면 폐차시키는 게 아니라 어떻게 유지관리 하느냐가 필요하거든요. 

◇ 신율: 관리가 됐느냐, 그렇죠.

◆ 안형준: 그렇죠. 그것을 상시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거죠. 그리고 더욱이 타워크레인을 구입하려면 보통 7억 정도 예산이 필요한데, 정상적이라면. 그것을 회수하는 데는 한 9~10년이 걸려요, 기본금을 회수하는 데는.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무리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또 경비 절감을 위해서 노후화된 장비를 구입한다든지 아니면 값싼 중국산 타워크레인을 구입해서 현장에 투입하는 경우가 있어서 굉장히 안전에 우려되는 점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 신율: 타워크레인이 7억씩 하는군요.

◆ 안형준: 보통 독일이라든지 프랑스제들이 그 정도, 최소 가격이 그렇고요. 중국은 그것보다 훨씬 싼 가격에 공급되고 있죠.

◇ 신율: 그런데 이게 뽑아내는데 9~10년. 그러니까 이게 1년에 7천만 원 정도를 벌어들이는군요, 타워크레인 가지고.

◆ 안형준: 그렇죠. 그러니까 장비 임대업자들은 자기가 투입한 돈을 빨리 회수하기 위해서 이렇게 있는데, IMF 이전에는 타워크레인 장비는 건설회사에서 직접 소유하고 타워크레인 신호수들도 직접 고용했어요. 그런데 IMF 이후에 원가 절감을 이유로 타워크레인 임대업자들이 공급하는 타워크레인을 써요. 90%가 지금 쓰는 걸로 저는 알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건설회사에서 어차피 일하는 사람들인데 신호수라든지 타워크레인 기사는 건설회사 소속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교육도 미흡하고 이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도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죠.

◇ 신율: 그렇군요. ‘상시 검사 시스템도 부족하다’고 그러셨는데, 이게 그러니까 검사를 제대로 잘 규칙적으로 안 하나 보죠, 정기적으로?

◆ 안형준: 그렇죠. 이번에 사고도 현장에는 안전관리 책임자가 있거든요. 그런데 현장소장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사고가 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럼 현장소장하고 신호수하고의 소속 회사는 다르지만, 건설 현장에서 어떤 작업이 시작될 때는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매일매일 해야 하거든요. 

◇ 신율: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형준: 네.

◇ 신율: 지금까지 건국대학교 건축공학과 안형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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