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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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치의 “갱년기 우울증” - 대림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 과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2-08 13:06  | 조회 : 10486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8일 (금요일) 
□ 출연자 :  대림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 과장

당신의 주치의 “갱년기 우울증” - 대림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 과장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겨울철이 되고 연말연시가 되면 정말 더 쓸쓸하고 우울해지는 분들 많이 계시죠. 특히 나이 들어가면서 ‘그래, 마음을 비워야 해’ 이런 말 많이 하지만, 정말 마음이 허전하고 가슴이 텅 빈 것 같을 때, 그럴 때 느껴지는 상실감 이런 게 바로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것 아닐까 싶어요. 갱년기 우울증이라는 거, 사실 남녀 가리지 않는 거죠. 여자들한테만 있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보니까 남성들도 많이 겪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주변에서 보면.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 <당신의 주치의> 대림성모병원 진료과장인 정신건강의학과의 이승훈 선생과 함께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이승훈 대림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과장(이하 이승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명숙: 갱년기 우울증에 대해서 오늘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는데, 남성들도 주변에 많이 있더라고요. 갱년기 우울증이라고 하는 것들.

◆ 이승훈: 맞습니다. 갱년기 우울증은 남녀 모두에게 올 수 있고요. 보통 갱년기라고 하면 폐경기에 여성호르몬이 저하되면서 오는 변화를 얘기하지만, 남성분들도 서서히 남성호르몬이 저하되는 갱년기를 겪을 수 있고요. 그럼으로써 기분 변화와 함께 무기력감이나 의욕 저하 등이 나타나는 우울증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 김명숙: 정신과를 찾는 갱년기 여성들, 남성들, 어느 정도나 되나요? 점점 늘고 있다고 하던데.

◆ 이승훈: 저한테 오시는 분들을 봐도 우울증으로 오시는 분들 20~30% 정도는 갱년기 지나서 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요. 

◇ 김명숙: 증상들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거의 비슷한가요? 아까 잠깐 말씀하셨지만.

◆ 이승훈: 여성분이 조금 더 많으시고요. 왜냐면 아무래도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좀 더 극적인 편이고, 여성분들이 아무래도 가족분들과 애착도 많이 돼 있다 보니, 그런 분들이 변화가 오는 시기가 갱년기다 보니까 여성분들이 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 김명숙: 갱년기라고 하면 나이를 대강 50대 전후로 얘기하는 거죠, 대부분?

◆ 이승훈: 네. 그렇기도 하고 50대 전후, 60세까지 이렇게 보기도 하고요.

◇ 김명숙: 60세 넘어서도 갱년기 증상들이 많이 나타나나요?

◆ 이승훈: 보통 60세 정도까지면 다 끝나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몇 년간 지속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 김명숙: 그건 여성호르몬이 더 많아서 그런 건가요?

◆ 이승훈: 그런 건 정확하게 잘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은 아닐 것 같고요.

◇ 김명숙: 그런데 갱년기 우울증, ‘나이 들면 나타나는 증상이야. 그래, 나도 예전에 그런 거 겪어봤어’ 이렇게 선배들도 얘기하고 그러는데. 그냥 ‘그래, 나이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겠거니’하고 그냥 방치하는 경우도 사실 있잖아요. 병원에 가는 걸 꺼리게 되는, 꺼린다기보다도 병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이러고 그냥 지나치게 되는데. 치료받지 않으면 안 되는 거죠? 치료를 꼭 받아야 하나요? 우문인가, 이런 게?

◆ 이승훈: 말씀대로, 사실 갱년기나 이어서 노년기까지 우울증을 경험하시는 분들이 보통 지금 우울하다, 라는 감정보다 ‘흥미가 떨어진다. 의욕이 떨어진다. 피곤하다’ 이런 얘기를 하시는데요. 보통 나이 탓으로 생각하셔서 치료를 잘 받지 않으려고 하세요.

◇ 김명숙: 대부분 그렇죠.

◆ 이승훈: 그러다 보면 우울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잠을 못 자는 불면증이라든지, 초조 증상, 불안증이 힘들어서 병원에 오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또 신체 증상 같은 걸 경험해서 오시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방치하게 되면 증상이 점점 만성화되거나 더 신체 증상 이런 부분으로 악화하기 때문에 꼭 오시는 게 좋겠고, 또 치매 많이 걱정하시잖아요. 이런 부분들이 사실 집중력이라든지 판단력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꼭 치매 증상처럼 건망이 심해졌다고 오시기도 해서 주의가 많이 필요합니다.

◇ 김명숙: 증상은 아까 조금씩 말씀하셨지만, 무기력감이라든가 건망증 같은 것도 말씀하셨는데, 갑자기 열이 확 난다는 경험들을 참 많이 하거든요. 증상들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떤 증상들이 주로 많은가요?

◆ 이승훈: 일단 갱년기 증상과 갱년기 우울증은 각자 다른 부분이긴 한데, 갱년기 증상은 말씀하신 대로 얼굴 화끈거림이라든지 식은땀, 그리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안면홍조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는 게 갱년기 증상이라면요. 갱년기 우울증은 그것과 동반해서 우울감과 의욕 저하 등, 그리고 불면증 이런 것들이 같이 나타나는 그런 증상을 갱년기 우울증이라고 하겠습니다.

◇ 김명숙: 그러니까 더 심화해가는 거군요, 사실.

◆ 이승훈: 네.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같이 오면서 우울 증상이 같이 나타나는.

◇ 김명숙: 그러면 그런 것들은 어떤 식으로 치료하나요? 그냥 일반적인 갱년기 증상과는 물론 다르게 치료하겠죠?

◆ 이승훈: 보통 우울증이 오시는 경우가, 일반적인 치료는 상담 치료가 중요하고 그것과 더해서 약물치료라든지 인지행동치료가 있는데요. 갱년기 증상이 있으신 분들은 그것에 좀 더 특화돼서, 우울증 호르몬 치료 같은 걸 고려하기도 하고.

◇ 김명숙: 우울증 호르몬 치료?

◆ 이승훈: 네, 네. 그리고 특히 갱년기 증상에 효과적인 약물요법도 있거든요. 그런 걸 고려하기도 합니다.

◇ 김명숙: 우울증이라는 게 흔히들 그냥 일반적으로 알기에는 날씨 같은 계절적인 영향도 받는다, 이런 얘길 하잖아요. 그래서 요즘 같은 겨울철에 더 많이 나타난다,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 이승훈: 네, 맞습니다. 특히 우울증이 겨울에 많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요. 또 우울증 형태 중에 계절성 우울증이라는 특별한 형태가 있습니다. 이는 우울증 발생이 보통 햇빛이 적어지는 겨울이라든지, 또 겨울철에 실직이나 활동 저하가 많지 않습니까.

◇ 김명숙: 움직이지 않는 것.

◆ 이승훈: 네. 그러면서 기분도 저하가 더 잘 될 수 있고 그래서 나타나는데요. 햇볕을 안 쬐는 게 세로토닌이라고 하는, 보통 행복호르몬이라고 하는데, 이 호르몬의 분비도 저하할 수 있고요. 이래서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철에 우울증에 취약할 수 있겠습니다.

◇ 김명숙: 그래서 우울감을 해소하려면 자꾸 밖으로 나가라, 문밖으로 나서라, 이런 얘기들을 하나 봐요. 나가서 움직이고 햇볕도 좀 받고 그러라고. 움직이는 게 좋은 거죠, 그러니까. 그런데 꼭 날씨 때문만이 아니라, 연말연시 되면 많은 사람들이 막 바쁜 것 같잖아요. 그런데 나만 안 그런 것 같고, 왠지. 그래서 이 시기에 그냥 갱년기라는 것, 나이와 상관없이 우울해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것 같아요. 연말연시 우울증, 이런 거.

◆ 이승훈: 사실 연말 우울증 이런 건 정식 명칭은 없지만, 많이 경험하시는 것 같고. 연말이 되면 아무래도 모임도 잦고요. 업무가 몰리면서 수면부족도 있을 수 있고 스트레스라든가 압박감 등도 많이 커지기 때문에 그런 부분으로 인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이 많은 것 같습니다.

◇ 김명숙: 그런 것들 ‘나만 그런 거 아니다’라고 스스로 위로해야 하나요?

◆ 이승훈: 그것도 많이 위로가 되죠. 사실 나 혼자만 경험하시는 거로 생각하는 거랑, ‘다른 사람들도 다 그래’라고 생각하는 건 굉장히 받아들일 수 있는 차이가 크거든요.

◇ 김명숙: 이런 것도 사실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더 가벼워질 수도 있고 무거워질 수도 있고 그런 것 같아요, 모든 것과 비슷하게. 아까 말씀 중에 증상 중에 치매와 약간 비슷한 건망증 증상도 있다고 하셨는데요. 갱년기 우울증이 초기치매 증상과 조금 비슷한 경우가 있나 봐요.

◆ 이승훈: 네. 많이 궁금해하실 텐데요. 사실 우울증이 오게 되면 집중력이라든지 의욕이 떨어지게 되면서 기억 저하를 많이 호소하게 돼요. 이러한 증상이 보통 치매와 매우 유사한 경우가 많아서, ‘가성치매’라는 말도 있거든요. 이걸 구분하는 건 쉽지 않은데, 구분하는 방법은 우울증이 보통 오면서 가성치매가 오는 경우는 기억력 저하가 며칠에서 몇 주 사이에 갑자기 나빠지고요. 옆에서 보기에도 굉장히 갑자기 기억을 못 한다, 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고. 보통 우울 증상이 동반되면 질문을 했을 때 치매이신 분들은 기억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런데 가성치매이신, 우울증 치매이신 분들은 질문에 잘 모르겠다, 의욕이 없는 거죠. 아무것도 난 모르겠다, 라면서 알만한 대답도 잘 못하시는 그런 경우가 많죠.

◇ 김명숙: 노인성 우울증 같은 경우 약간 건망증, 기억력 감퇴 되더라도 의욕 상실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거군요. 그런데 이렇게 우울증이 심해지다 보면,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렸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마음먹기가 쉬운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우울증이 심해지면 극단적인 선택까지 가는 경우도 있는데. 

◆ 이승훈: 맞습니다. 사실 우울증 환자분들에게 가장 저도 우려되는 게 사실 자해나 자살 행동 같은 극단적인 행동인데요. 이러한 생각이 드실 때는 이런 얘기를 주변 사람들한테 꼭 얘기하시고, 이런 얘기들을 또 주변 분들이 듣게 된다면 정신과적인 응급상황으로 생각하시고 빨리 주변에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을 찾아보시는 게 좋겠고요. 특히 나이가 드신 분들, 갱년기 분들이나 노인분들은 자살의 원인이 퇴직이라든지 건강의 악화, 배우자분과 사별하셨다거나 가족 간의 불화 같은 원인이 많기 때문에, 우울증이 있으신 분들이 혹시 이런 경험을 하시게 되면 위험성을 인지하고 바라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 김명숙: 일상생활에서 ‘내가 우울증인가?’라고 자가진단하는 방법이라든가, 주변에서 ‘우리 집사람 또는 우리 남편 또는 우리 아이, 약간 우울증 있는 것 같아’ 이렇게 알아볼 방법 있을까요?

◆ 이승훈: 일단 가장 중요한 증상은 스스로 느끼는 우울한 기분이기 때문에 그건 본인만 알 수 있잖아요. 그런데 옆에서 보시거나 그럴 때 함께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만한 건, 이전에 즐거운 일에 전혀 흥미를 못 느끼게 되기 때문에 이런 기분 저하 증상이 하루 거의 온종일 보이면서, 이런 게 1~2주일 이상 계속되고요. 함께 불면이라든지 집중력이 떨어져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이 느껴지는 모습이 있다면 이런 부분은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겠습니다. 도움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간단하게 설문지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설문지로 PHQ-9이라고 하는 설문지가 있는데, 이런 것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까 인터넷을 통해서 ‘PHQ-9’이라는 걸 한 번 찾아보셔서 설문해보는 것도 간단하게 찾아보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설문지만으로는 절대 정확한 진단이 안 되니까 의심이 되면 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선생님을 찾아보시는 것이 좋겠다, 말씀드리고 싶네요.

◇ 김명숙: 당연한 말씀이시죠. 중요한 말씀이시고요. 지금 문자 들어와 있는데요. 4971님, ‘제가 우울증 같아서 병원에 가보려고 하는데, 우울증약이 부작용이 많다고 해서 먹고 싶지 않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임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임신 시기에 우울증이 올 수 있죠.

◆ 이승훈: 임신기도 사실 여성분들에게 가장 취약한 시기 중의 하나고요. 임신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가 가장 많은 시기기 때문에 그런데요. 이 부분은 두 가지 경우로 나눠서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일반적인 정신과 약물의 부작용을 걱정하시는 게 하나 있었고, 또 임신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으니까요. 일반적인 상황을 먼저 봤을 때 최근에 나오는 정신과 약물은 일단 굉장히 다양하고 부작용이라는 부분이 최소화되어 있기 때문에 말씀하시는 부분들에 대한 걱정은 크게 안 하셔도 되고요. 졸린 느낌이라든지 이런 게 혹시라도 나타났더라도 1~2주일 내로 대부분 완화되기 때문에 걱정 크게 안 하셔도 됩니다. 다만 임신이라는 상황이 좀 걱정인데요. 임신 상황에서는 사실 모든 대부분의 약물이 안전하다, 라는 건 없거든요. 감기약조차도 피하는 게 맞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정확하게 현재 상황에 맞춰서 임신이 전반기인지 중반기인지 후반기인지에 따라서 또 다르고, 쓸 수 있는 약의 안전도가 다르기 때문에 상담을 받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 김명숙: 병원에 일단 가셔서, 혼자 처방 내리고 진단 내리고 하시면 안 되겠죠. 더군다나 임신 기간이신데. 그리고 3603님, ‘얼마 전 회사 동료가 자살했습니다. 그 말 듣고 어찌나 놀랐는지 아직도 마음이 안정이 안 되고 불안합니다.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동료의 자살 소식을 듣고 이분이 지금 심정이 안 좋으신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 이승훈: 일단 굉장히 힘든 상황이실 것 같고요. 자살을 옆에서 바로 경험하시게 되면 그 감정을 받아들이기 굉장히 힘들거든요. 막연하게 뭔가 내가 할 수 있는데 못한 것이 있지 않나, 하는 죄책감도 많이 드실 수 있고, 또 동료라는 것이 사실 나에게도 이런 것이 미치진 않을지 걱정도 되실 거고 그럴 텐데요. 일단 스스로 애도반응이라고 해서, 일시적으로 슬프고 받아들이는 데 힘들고 감정적인 불안감 같은 게 드시는 건 당연한 처음의 반응이시니까 그 감정을 그냥 솔직하게 바라보시고, 이 부분이 보통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되니까요. 그렇게 지내보시면 좋겠고요. 이럴 때일수록 주변 분들과 그런 감정을 함께 나누고 하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어요.

◇ 김명숙: 이런 경우 주변에서 얘기를 듣다 보면, 그 상대가 그렇게 한 게 다 내 탓인 것 같아서 괴로워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 이승훈: 보통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다 내 탓으로 생각하는 그런 인지적인 자연스러운 반응이 있거든요. 그런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거. 그리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죄책감을 가지실 필요 없고, 내가 지금 현재 상황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시는 것이 이겨낼 방법의 하나일 것 같습니다.

◇ 김명숙: 너무 생각에 사로잡혀있지 마시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9774님, ‘우리 남편이 성 기능 장애로 몇 년째 부부 관계를 못하고 있습니다. 우울증 증세도 보이는 것 같고요. 40대 중반인데 병원에 가자고 해도 가지 않습니다’ 남편 얘길 하셨어요.

◆ 이승훈: 많이 고민이 되실 것 같아요. 사실 우울증이라든지 기분 증상이 성 기능이나 성 의욕에도 굉장히 많은 영향을 주거든요. 그래서 성 기능 장애 부분도 우울증과 많이 연결돼 있으니까 치료를 받으시면 좋겠는데, 또 하나의 고민은 병원을 안 가시려고 한다는 거죠. 그런데 왜 지금 병원을 안 가시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제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어서 그 부분을 알면 좋겠는데요. 일단 병원에 오시는 것이 두려운 건지, 아니면 기록이, 정신과 가는 것이 꺼림칙해서 그러신 건지 이런 부분을 살피셔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나눠보시고요. 사실 정신과에 오시는 부분이 기록이라든지 이런 것에 전혀 본인 동의 없이는 다른 곳에 알려지는 건 위험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편안하게 생각하고 오시고, 그리고 가벼운 상담만 진행해도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하니까 그렇게 이야기 나눠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지금 말씀 중에 정신과에 오는 것 자체에 대해서 꺼린다, 이런 말씀하셨잖아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고 달라지고 사람들의 생각도 많이 달라져서, 그리고 제대로 알기 시작했으니까 정신의학과라는 것에 대해서. 그런데 예전에 오래전에 저희 어릴 때만 해도 왠지 ‘정신병원에 간다’ 이런 느낌이 참 안 좋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그런 시대를 지나온 우리 중장년층들은 아마 정신의학과 가는 걸 꺼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승훈: 맞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거의 이성을 잃거나 일상생활을 아예 못하시는 분들이 병원에 간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편견이 있었는데요. 사실 정신과 질환에는 정신증이라는 게 있고 신경증이 있거든요, 엄격히 구분한다면. 그런데 정신증은 말 그대로 본인의 이성이나 판단력이 많이 떨어지는 분들일 수 있고 치료를 정확하게 받으셔야 하는데, 신경증은 말 그대로 불면이나 불안 증상, 공황장애라고 해서 요새 많이 알려졌죠. 이런 분들이 치료를 신경증으로도 많이 받으러 오십니다. 그래서 문턱은 많이 낮아진 상황이고요. 오셔서도 그렇게 불편한 느낌 없이 일반 내과 진료하듯 편안하게 받으실 수 있으니까 그렇게 부담 없이 오시면 좋겠습니다.

◇ 김명숙: 부담 없이 찾아가서 상담받을 수 있고 그런 곳이죠?

◆ 이승훈: 네, 그럼요.

◇ 김명숙: 그리고 1972님, ‘이건 좀 다른 질문이라 죄송하긴 한데’ 하셨어요. 죄송하지 않습니다. 언제라도 방송 중에 문자 사연 보내주시면 감사하죠. ‘살 빠지는 약에 우울증약이 들어있다던데, 정말인가요?’ 하셨어요. 다이어트에 관심 있으신가 보다.

◆ 이승훈: 사실 항우울제 중에서 일부 약물이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진 게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작용을 이용하는 거죠. 식욕을 떨어뜨리면 당연히 다이어트 효과가 있으니까 그렇게 이용하게 되는 거고요. 그런 부분은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겠고, 다만 그런 걸 드시면서 혹시 기분의 변화라든지 수면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면 선생님과 상의하셔서 약물을 조절한다든가 이런 건 필요하겠습니다.

◇ 김명숙: 자, 다시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는 ‘갱년기 우울증’에 대해서 듣도록 하겠습니다. 치료 이외에도 우울증을 극복할 방법, 아까도 마음을 편하게 먹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다른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치료 이외의 방법들.

◆ 이승훈: 본인 스스로 노력하는 방법으로는 일단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한데요. 특히 수면이 관련이 크거든요.

◇ 김명숙: 잠자는 게 정말 중요한가 봐요.

◆ 이승훈: 네. 우울증이 오면 그 자체가 수면의 이상을 동반하는데, 수면 변화가 오면 기분의 리듬이 흔들리게 됩니다. 그래서 수면을 규칙적으로 잘 유지하시는 것, 특히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시는 게 기분을 조절하는 데 굉장히 중요하고요. 그리고 운동이 중요한데요. 규칙적인 운동을 하시는 것, 꼭 필요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가족이나 친구들,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느낌이 굉장히 기분을 안정시켜주거든요. 그런 것이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 김명숙: 잠을 잘 자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고, 일어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거 저도 지금 알았어요.

◆ 이승훈: 네, 일어나는 시간. 전날 좀 늦게 잤더라도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시는 게 중요해요.

◇ 김명숙: 그래요? 주변에서는 어떤 식으로 도움을 주는 게 좋을까요? 같이 얘기해주는 게 좋다고 하셨지만.

◆ 이승훈: 보통 우울증이 오게 되면 그 우울증이 오는 가족분들이 의존적인 모습을 보인다거나 쉽게 짜증을 잘 내실 수 있거든요. 어떨 때는 혼자 지내려고만 하실 때도 있고.

◇ 김명숙: 저도 가끔 사람이니까 우울해질 때 있잖아요. 그럴 때 주변에서 자꾸 말을 건다든가 전화가 온다든가 하면 전화도 받기 싫거든요.

◆ 이승훈: 그렇죠. 맞습니다. 사실 그런 게 다 내적인 에너지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생기는 모습인데요. 가족분들은 일단 이런 모습을 너무 당황해 한다거나, 내 잘못은 아닌지 죄책감을 느끼시거나 이러실 필요는 없고요. 일단 그 증상을 병으로, 있을 수 있는 모습이라고 이해하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이해하게 되면 사실 받아들이기가 더 쉽고, 그런 모습에 나도 짜증이 덜 날 수 있거든요. 그러면서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보다 감정을 헤아리면서 이야기하시고, 공감을 많이 해주면서 듣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김명숙: 우울증 걸리면, 걸렸다고 하나. 우울증이 심해지다 보면 내 안에서 뭔가 끓는 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저도 마치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우울증을 심각하게 경험했던 사람 같은데, 누구도 올 수 있죠. 그럴 때 화가 치미는 경우가 있어요, 어디다 분풀이는 못하고. 이런 게 바로 옛날 어르신들이 말하던 화병일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거든요. 우울증과 화병이 다른 거죠, 그런데?

◆ 이승훈: 다르다고 볼 수도 있고,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화병은 사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나타나는 문화 관련 증후군이라고 말하는데요. 우리나라가 시집살이라든지 유교문화권이다 보니까 엄격한 상하관계 문화라든지 이런 게 있어서, 화가 나거나 분노가 있을 때도 잘 표현을 못 하고 참게 되거든요. 그런 게 굉장히 오랫동안 누적되면 화병이 올 수 있고요. 증상은 사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증상과 많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오시는 분들은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우울증 사촌 정도 되는 병입니다’라고 설명해 드리고요. 치료 방법도 많이 공유되는 면이 있습니다.

◇ 김명숙: 그렇군요. 지금 9773님, ‘저는 폐경 이후 우울증으로 힘들어했는데, 연극을 배우면서 활력도 찾고 치유도 됐습니다. 자신만의 취미를 갖고 새장에서 나오세요’

◆ 이승훈: 굉장히 건강하게 잘 극복하신 것 같고요. 지금 이것처럼 뭔가 본인만의 취미를 찾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하시는 것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 김명숙: 0197님, ‘우울증도 완치되나요? 재발은 안 하나요?’ 하셨네요.

◆ 이승훈: 이 부분은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사실 우울증이 1/3~2/3 되는 분들은 완전히 극복하고 완치돼서 지내시기도 하고요. 또 어떤 분들은 고혈압 조절하시는 것처럼 치료를 받으면서 안정된 상태로 쭉 지내시기도 하거든요. 그런 분들은 조절을 해나가시면서 사시는 거죠. 그런 경우가 두 가지 경우가 다 있다, 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명숙: 3566님, ‘갱년기 호르몬제를 먹으니까 살이 쪄서 두 번 먹고 안 먹는데, 살 안 찌는 호르몬제는 없나요? 폐경 후로 골다공증 진단받아 약을 먹었거든요’

◆ 이승훈: 많은 분들이 호르몬제를 드시면서 살이 찌신다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데 다 오는 건 아니고, 그래서 그런 경우가 있으면 조금 더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을 철저히 하셔야 하겠고요. 그런 부작용을 조절해줄 수 있는 약물요법이 있으니, 그런 부분은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오늘 이렇게 갱년기 우울증에 대해서 선생님과 말씀 나누다 보니까 저도 개인적으로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의 주치의> 오늘 대림성모병원인 진료과장인 정신건강의학과의 이승훈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 이승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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