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인터뷰전문보기

[이슈!빅데이터]"이국종 교수로 SNS 빅데이터 분석해 보니...."-배철순 소장 12/3(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2-06 13:52  | 조회 : 3845 
∘이슈!빅데이터 시간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디어에서 보여 진 사회현상의 의미를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빅데이터를 처형하라’의 저자이자, 하우사회문제연구소 소장이신 배철순 소장님을 모셨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매 방송마다 소장님이 어떤 주제를 선택해 오실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애청자 분들도 궁금해 하실 것 같습니다. 지난 주 어떤 일들이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가 되었을까요?

→ 대한민국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를 보여주는 네이버 데이터랩의 급상승 검색어를 기준으로 선정해봤습니다. 지난 주간은 유독 급상승 검색어에 ‘인물명’이, 그러니까 ‘이름’이 많이 등장했다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 ‘인물정보’에 대한 검색이 많았다는 말씀이시지요?

→ 그렇습니다. 그것도 꼭 두사람의 이름이 짝지어 나타났는데요. 우연이 만들어낸 결과지만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군요. 어떤 분들의 이름일지 궁금합니다. 말씀주시지요.

→ 네. 지난 주 초지요. 귀순한 북한병사의 치료와 관련해서 아주대 이국종 교수,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이름이 상당기간 급상승 검색어에 머물렀습니다. 세월호에서 추가로 발견된 실종자유골의 지연보고 건으로 김영춘 해수부 장관과 김현태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에 대한 검색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과 관련해서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 임관빈 전 국방부정책실장의 이름도 다수의 언론기사와 함께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12년의 긴 무명생활에서 벗어나, 영화 ‘범죄도시’로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진선규씨와 배우자 박보경씨에 대한 검색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매주 관찰되는 사회현상입니다. ‘남녀갈등’의 확산이 우려스럽습니다. 배우 유아인씨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었지요. 아이돌 연습생 한서희씨가 ‘페미니스트’를 연결고리로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아! 정말 지난 주간의 이슈들이 머릿속에 순차적으로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정말 이름이, 둘씩 짝지어서 나타나는군요.

→ 그렇습니다. ‘인물’이 이슈를 주도했던 지난 주간이었습니다. 앞선 주에 포항에서 발생되었던 ‘지진’과 관련된 키워드들이 주된 데이터를 이루었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남녀갈등’을 주제로 한 S.N.S상의 설전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배우 유아인씨와 페미니스트들의 댓글 공방을 보면서, 지난 방송에서 언급되었지요. “공정성을 잃은 미디어가 남녀갈등을 조장한다”는 소장님의 분석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 네 정확히 말하면, ‘극단적인’ 페미니스트와 ‘주관이 뚜렷한’ 남성배우와의 소셜 미디어상에서의 설전이었습니다. 이러한 공개적인 대화는 개인의 자유이며 ‘남녀갈등’의 해결을 위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입니다. 다만 미디어가 문제입니다. 둘 사이의 대화를 아무런 여과 없이, 해석 없이, 선정적인 부분만 발췌하여 보도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언론의 자세인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언론에게 ‘심판’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마치 복싱경기의 관중처럼, 원투펀치를 주고받는 광경을 지켜보고, 중개하는 것에 머무르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자세입니다. 언론이 그 정도 역할에 머무를 것이라면, 우리 미디어소비자가 유아인씨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팔로우하고, 글들을 직접 살펴보는 것이 오히려 더 정확하지 않겠습니까? 부디 언론이 한발 더 나아가, 갈등을 촉발하는 자극적인 프레임 보다는, 상호간의 이해를 강조하는 따뜻한 해석이 덧붙여져 보도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이번 주 방송주제는 이국종 교수님, 김종대 의원님 관련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 네 그렇습니다. 이국종 교수와 관련된 내용으로 준비해봤습니다.

∘드디어 제가 주제를 맞췄군요.

→ 축하드립니다. 이국종 교수에 대해서는 국민 모두가 잘 아는 분이라 더 설명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주대학교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이자 교수님이시지요.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아이러니하지만 분단국가에서 거의 유일하게, 총상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경험과 기술을 가진 분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또 의료정책과 관련해서, 꾸준히 외상진료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고, 적극적으로 개선을 호소해온 분입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끊임없이 헌신하는 모습, 청렴한 모습을 보여주셔서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야말로 ‘국민 의사’라 할 수 있습니다. 

∘너무 유명한 분이라 저도 뭐 더 부연설명 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만, 과로로 한쪽 눈이 거의 실명상태시고, 건강이 매우 좋지 않으시다는 기사를 읽은 것 같습니다. “죽는 날, 관속에 가지고 갈 것은 그동안 치료한 환자의 명부다”라는 말씀도 기억이 나네요. 

→ 그렇습니다. 그럼 이국종 교수와 함께 급상승 검색어에 올랐던 다른 인물을 살펴보겠습니다. 김종대 의원은 정의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입니다. 국방전문가, 외교안보전문가로 알려졌고요. 시민단체 출신으로 국회 보좌관도 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인수위에도 참여하고, 대통령 비서실 경력도 있습니다. 또 군사전문지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군요.

→ 사실 연관성이 전혀 없을 것 같은 두 분인데요. 언론보도를 통해 잘 아시겠지만, 이국종 교수가 지난 13일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치료하던 도중. 환자의 수술경과와 건강상태에 대해 1차 브리핑(15일)을 가졌습니다. 이에 대해 김종대 의원이, 브리핑 과정에서, ‘환자의 ‘영양상태’나 ‘기생충’의 감염과 같은 개인정보가 유출되었고, 이것은 “의료법의 위반여지가 있다”, “인격의 테러다”, “북한보다 못하다”라는 주장을 페이스북에 남겨 크게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이에 이국종 교수님이 22일, 2차 브리핑을 가져 이러한 논란에 대한 해명과 본인의 심정을, 격정적으로, 토로해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네 저도 브리핑을 봤는데요.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런 말씀이셨던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사실 이국종 교수는 ‘헌신적인 의료행위’와 ‘지속적인 의료시스템 개선요구’ 를 통해서 진정성을 인정받은 ‘국민 영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종대 의원의 지적이 적정한지 아닌지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겠습니다만, 이러한 평가를 떠나 의료행위에 헌신하고 있는 ‘국민의사’에게 남겨진 부담감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이 맹비난을 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렇군요. 빅데이터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궁금합니다.

→ 소셜 빅데이터 분석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감정과 관련된 연관어를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응원’, ‘진심’, ‘최선’, ‘존경’, ‘헌신’,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키워드들이 ‘이국종’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일수도 있습니다.

∘그렇군요

→ 그런데 이러한 추세가 이번 사태이후 급변합니다. 김종대 의원과 관련된 보도가 시작된 이후 빅데이터에는 절대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의미하는 단어들이 연관어로 나타납니다.  ‘비난’, ‘비판’, ‘논란’과 같은 갈등을 의미 하는 단어, ‘격노’, ‘충격’, ‘오해’, ‘피로’, ‘뭇매’, ‘스트레스’, ‘고통’, ‘과부하’와 같은 개인의 아픔을 의미하는 단어, ‘빨갱이’, ‘적폐’, ‘범죄’와 같은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들이, 키워드 ‘이국종’과 함께 나타납니다.

→ 이런 부정적인 단어들은, 이국종 교수 본인이, 브리핑 등을 통해 언급했던 단어들이 인용되면서 나타나는 결과가 대부분 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이국종 교수를 사랑하는 분들이 사용했던 방어적인 의미의 단어들일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단어들이 모두 이국종 교수를 향한다는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긍정적인 데이터 흐름을 보여주던 한 인물이, 부정의 데이터들과 함께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네. 빅데이터를 통해서도 이국종 교수님이 가지실 부담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이슈에 대한 ‘미디어의 태도’, 소장님이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 예. 할 말이 참 많지만, 이번 방송에서는 이국종 교수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전달해 보고 싶습니다. 최 아나운서님. 혹시 ‘아젠다 키핑(agenda-keeping)’ 이라는 용어를 알고 계실까요?

∘“미디어가 선택한 의제가 공공, 대중의 의제가 된다”는 아젠다 셋팅(agenda-setting)이론과 유사한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키핑(keeping)이네요. 익숙한 용어는 아닌 것 같습니다. 

→ 포털에서 ‘아젠다 키핑’을 검색하면, 2015년 9월 21일, ‘중앙일보 창립 50주년 기념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JTBC보도부문 사장이지요. 손석희 사장이 청중의 질문에 답한 내용에 관한 기사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미디어 키핑’과 관련된 보도 자체가 많지는 않습니다.

→ 당시 손 사장의 발언 내용을 보면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른, 미디어 시장의 확대와 무한경쟁 속에서 “저널리즘이 해야 할 것은 아젠다를 꾸준히 제기하고,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아젠다 키핑’을 강조합니다. 실제로 JTBC는 세월호 참사를 200일 가까이 다뤘고, 4대강관련 이슈도 반년가까이 다루면서, 보도주제를 이어온바 있습니다.  

∘아! 미디어가, 언론이, 아젠다를 셋팅하는 것뿐 만 아니라 중요한 정보에 대해서는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 그렇습니다. 저는 아젠다 키핑의 측면에서 이국종 교수의 2번째 브리핑에 주목합니다. 이 브리핑에서 이 교수는 언론에 대해서 언급하셨는데요. ‘중증외상 환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말하면서, 제가 그대로 읽어보겠습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저는 그런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주셔야 되는 분들이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했습니다. 

∘아! 언론인의 역할을 말씀 주셨군요.

→ 많은 분들이 동의하시겠지만, 이국종 교수는 ‘환자의 생명’, 특히 ‘중증 외상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구축에 전념하시는 분으로 보입니다. 이미 여러 경로로 노력해 보셨을 것이고, 또 좌절했을 것입니다. 이 분의 지난 행보를 볼 때, 언론을 힘을 이용하거나, ‘아젠다 키핑’이라는 미디어 용어를 알고 있을 분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말씀처럼 ‘간곡히’ 호소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이 의제를 꾸준히,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해줘야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이국종 교수님의 발언이 더욱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 일부에서는 이 교수의 발언을 ‘언론의 과도한 관심에 대한 부담감’,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된 교수님의 곤궁한 입장’ 이런 식의 해석을 내놓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부분도 분명히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과도한 의욕으로, 오히려 의료행위를 방해했던 언론이나 관계자들 역시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국종 교수가 ‘중증외상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에 대해 말했던 것이 아닐까. 우리시대 영웅의 목소리에 우리 언론이 좀 더 귀를 기울여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군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국종 교수님에 대한 격려와 지지 말씀. 그리고 디지털시대 미디어의 덕목 ‘아젠다 키핑’에 대한 의미 있는 말씀이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