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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성의 <열등의 계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0-16 12:39  | 조회 : 1426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홍준성 장편소설 <열등의 계보>를 소개합니다.

경상남도 김녕을 본관으로 하는, 시조 김은열의 구 세손 김녕군 김시흥을 시작으로, 고려 시대에 평장사, 병부상서, 판도판서 등등 고려 시대를 주름잡았고, 조선조에 와서도 판서만 해도 세 명이나 배출한 명문 정승 집안인 김녕 김씨 충의공파의 후손인 김무씨. 
그런데 이 뼈대 있는 집안 후손인 김무씨 인생은 힘겹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이른바 토지 조사사업으로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오던 땅을 죄다 빼앗긴 뒤에 소작농으로 전락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몰락한 가문에서 개천에 난 용처럼 비범한 형의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문맹인 둘째 아들 김무씨는 하와이로 밀항하고요, 그곳의 사탕수수밭에서 일하게 되는데요. 
김무씨는 아들을 하나 낳고, 불의에 맞서다가 목숨을 잃고요, 졸지에 고아가 되어 버린 아들 김성진은 아버지 고향 부산으로 되돌아옵니다. 일제의 잔당이 남긴 이권을 두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던 시절, 전쟁이 터지고 성진은 참전했다가 한쪽 다리를 잃습니다.
그 성진은 아들 철호를 낳고, 철호는 부산의 개발 붐 속에서 제 몫을 챙기다 불귀의 객이 되어버립니다. 지상에 유진이란 딸을 하나 남긴 채로. 
이 쯤 되면 김녕 김씨 가풍은 그야말로 인생무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인공들은 저마다 뭔가 대단한 역사적 사명감을 띠고 살아가지만 삶의 결정적 순간이면 죽은 조상이 불쑥 던지는 이 질문-너 지금 요기서 뭐하고 있노?-에서 갑자기 길을 잃고 맙니다. 조금도 특별할 것 없고, 오히려 보잘 것 없는 한 가문의 4대에 걸친 이야기는,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삶을 살아보지 못하고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 쓸쓸하게 삶을 마감하는 열등한 자들의 열등한 계보이자 우리 현대사의 주소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책,
홍준성의 <열등의 계보>(은행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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