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인터뷰전문보기

"캥거루 효과 없앨 구간 단속, 도심에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0-16 10:40  | 조회 : 4574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10월 16일 월요일
□ 출연자 :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캥거루 과속’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만 속도를 줄이고 또 다시 속력을 내는 행위를 두고 하는 말인데요. 이를 막기 위해서 고속도로에는 ‘구간단속’이라는 게 있습니다. 평균속도로 단속을 하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만 감속을 하고 또 다시 과속을 하더라도 별 소용이 없죠. 이걸 도심에 적용하면 어떨까요? 지금까지는 평균속도 측정이 쉽지 않아서 도입이 안됐었는데, 오는 12월 서울에 시범 도입됩니다. 삼성 교통안전문화연구소 김상옥 수석 연구원과 관련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연구원님, 안녕하세요.

◆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이하 김상옥):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과속하는 차량이 많으니까 카메라를 구간 구간에 두어서 그런 것들을 단속도 하고 속도를 줄이면서 사고 예방을 하고 있는데요. 정확히 한 지점에서, 예를 들면 시속 100km, 90km로 단속을 하는 것이 있고, 또 구간을 정해서 단속하는 게 있는데, 지점단속과 구간단속, 구분을 해서 말하면 어느 쪽이 사고 발생확률이 더 낮을까요? 

◆ 김상옥: 우선 말씀하신 대로 무인과속단속 측정방식에는 한 군데에 설치된 카메라로 특정 지점의 속도를 측정하는 방식과 입출 지점 두 군데 설치된 카메라로 특정 구간을 통과하는 차량의 평균속도를 측정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지점단속 방식은 주행차량이 카메라 앞에서만 일시적으로 속도를 감속했다가 카메라를 지나면 다시 가속하는 캥커루 과속현상이 발생해서 단속효과가 반감되기도 하고, 급 감속으로 인해서 뒤따르는 차량과 추돌사고 위험성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모든 차로의 차량을 단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악용하는 운전자가 있을 수 있어서, 급 차로변경으로 인한 사고 위험성도 있죠. 하지만 구간단속 방식은 위에 말씀드린 여러 단점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고, 또한 단속범위도 확대되어서 사고 감소 효과는 지점단속 방식에 비해서 훨씬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장원석: 실제로 평균속도로 제한을 하는 구간단속이 확실히 사고 발생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군요. 그러면 구간단속이 현재 고속도로에서만 시행이 되고 있습니까? 제 기억으로는 국도에서는, 그러니까 일반 도심에서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 김상옥: 예, 맞습니다. 아직까지는 주로 고속도로에서 많이 설치돼서 운영되고 있는데요. 자유로 북단과 같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도 많이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우리나라는 그렇고, 다른 나라는 어떤가요?   

◆ 김상옥: 외국의 경우는 앞서 소개해 주신대로, ‘Average Speed Camera, 평균속도 카메라’라고 하는 구간단속 장비가 많이 설치되어서 운영되고 있는데요. 영국 같은 경우 타워브릿지와 같은 1마일보다 짧은 구간으로부터 A9 고속도로의 99마일에 이르는, 약 160km겠죠. 장거리에 이르는 매우 긴 구간까지도 구간단속 카메라를 활용해서 단속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거지역과 같은 도심지에서도 구간단속 카메라를 활용해서 과속을 단속하는 사례도 물론 있습니다.

◇ 장원석: 160km 거리를 평균으로 따져서 구간단속을 하면 굉장히 긴 거리네요,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는.

◆ 김상옥: 예, 그렇습니다.

◇ 장원석: 이번에 서울시에서 12월부터 일부 구간에 한해서 도심 구간단속을 시범운영하겠다고 밝혔는데, 어느 구간인가요?

◆ 김상옥: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위치한 편도 2차로 노해로에서 실시되는데요. 정의여중 입구 사거리에서 쌍문1동 주민센터 방향으로, 한 방향이죠. 약 650m 구간을 대상으로 구간단속을 시범운영할 계획에 있습니다. 그런데 성능테스트가 내년 2018년 6월까지 이루어질 예정이고요. 이후 3개월은 범칙금을 유예한 상태로 운영한다고 하니까 이르면 내년 5월부터는 정식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650m 구간에 대해서 시범운영을 하는데, 주변에 학교도 참 많네요. 쌍문초등학교도 있고 숭미초등학교, 정의여고, 정의여중, 한신초등학교. 여기는 그러면 시속 몇 km로 운영을 해야 할까요?

◆ 김상옥: 지금 이 경우 같은 데에 있어서는 방금 말씀하신 대로 초중고교가 굉장히 밀집해 있는 도로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스쿨존이 구간구간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30km로 운영하는 도로이고, 30km 이상으로 달리는 차량은 예를 들면 과속차량으로 보고 단속할 계획에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러면 이 구간을 서울시가 첫 번째 시범구역으로 정한 이유가 따로 있을 것 같아요.

◆ 김상옥: 예. 사실 앞서 제가 말씀을 드린 것 같은데요. 초중고교가 굉장히 밀집해 있는 지역이고 그다음에 스쿨존 주변에서 운전자들이 과속하는 비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또한 해당구간은, 650m 구간이죠. 최근 3년 간 과속 등으로 일어난 교통사고로 2명의 보행자가 숨지기도 한 장소입니다.

◇ 장원석: 사고다발구역이기 때문에 이 구역을 특히, 또 학교도 많아서 시범구역으로 정한 것인데, 그러면 교통사고 보행자가 숨지는 원인 중에서 차량이 과속을 해서 발생하는 사고 비중이 얼마나 높은가요?

◆ 김상옥: 이게 실제적으로 안타까운 이야기인데요. 해외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보통 모든 사고의 33% 정도가, 한 1/3 정도죠. 과속에 의해서 발생한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정확하게 보행자 사망 원인 중 과속이 몇 퍼센트냐, 하는 것은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 차 대 사람 사고가 났을 경우에 있어서 법규 위반 항목으로 보면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또는 그 이전에 일어난 신호위반, 이런 식으로만 처리가 되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보행자를 쳐서 사망에까지 이르게 했다면 기본적으로 충돌 당시 속도를 50km 이상으로 가정할 수 있는데요. 충돌 직전에 보통 운전자가 급 감속을 하게 되므로 이전 주행속도는 최소 60~80km 이상이었던 거겠죠. 개인적으로 사망 원인 중 과속의 비중을 꼽으라, 보행 사고 중, 이라고 하면 거의 90% 과속에 의한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참고로 저희 연구소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도시부에서 주간에 발생한 차 대 사람 사고에 비해서 야간에 발생한 차 대 사람 사고의 치사율, 즉 100번 중 몇 명이 죽느냐, 라고 하는 비율을 보면 야간이 1.6배 높은데요. 비교적 차량 통행이 한산한 야간에 과속주행이 만연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야간에 과속주행이 역시    보행자 사망사고 중에서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을 하고 계시는군요.

◆ 김상옥: 예, 맞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이번에 도심 구간단속이 그러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이것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정의여중 입구 사거리에서 쌍문1동 주민센터까지 한 방향이잖아요. 그 반대쪽은 아니고, 정의여중 입구 사거리에서 주민센터로 가는 한 방향. 그런데 이 부분은 고속도로와 다르게 길 중간중간에 다른 차도 들어올 테고, 또 빠져나가는 차도 있을 것이고, 작은 도로랑 연결이 골목골목 돼 있으니까. 이거 어떻게 효과가 나타날까요?

◆ 김상옥: 그렇습니다. 결국 단속지점과 종료지점을 둘 다 모두 통과하는 차량에 대해서만 단속을 하게 되니까 그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승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80% 이상이 발생하는 도시지역에서의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서는 그 첫 단추가 주행속도 관리, 즉 과속 단속이어야 하고, 그중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가 구간단속이라는 점에 아마 이견을 다시는 분들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재 정부가 보행안전 핵심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안전속도 5030’ 최근 정책지시와도 부합이 되고요. 지금은 시범사업이지만, 그리고 단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런 구간단속 사업지역이 확대가 될수록 궁극적으로 그 효과는 해당구간뿐만 아니라 도로망 전체로 퍼져나가서 보행자 안전에 큰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역시 적발하는 것보다는 교통사고 예방이 주목적 아니겠습니까?

◆ 김상옥: 그렇습니다.

◇ 장원석: 그래서 서울 전체 도로 중에서 650m 한 방향, 정말 극히 일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650m 구간을 이렇게 시속 30km로 구간단속을 한다고 하면, 그와 연결된 주변 도로, 작은 골목, 이면도로까지 동시에 천천히 달리게 하는, 순차적으로 다 그 주변을 천천히 달리게 하는 효과가 있을까요?

◆ 김상옥: 예.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사업이 첫 번째 사업이고 시범사업이라서 이 시스템이 얼마나 정교하게 자리 잡을 수 있느냐, 이걸 테스트하는 기간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런데 이게 아마 정교하다고 하는, 그리고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면 이게 점점 확대가 되어나갈 것이고, 한 축에서, 그러니까 몇 개 교차로를 통과하는 하나의 도로에서 속도가 정속화가 된다면 그쪽으로 들어오는 차량, 그리고 거기서 나가는 차량들의 전체적인 교통망에서의 차량속도를 전체적으로 낮추고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기보다는 정속화 시키는 그런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일종의 나비효과처럼 조그만 구간이지만 그게 점점 퍼져나가는 영향을 주는군요.

◆ 김상옥: 예, 그렇습니다.

◇ 장원석: 그러면 이런 도심 구간단속이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어떠한 추가대책이 필요할까요?

◆ 김상옥: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해당 시스템을 설치운영하는 과정에서 속도판정을 정교하게 하는 기법을 먼저, ‘validation’이라고 하는데, 이게 소위 100명을 잡지는 못하더라도 1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서야 되지 않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시스템을 정교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고, 그리고 두 번째는 도로의 제한속도에 부응하는 도로환경을 만들어서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느끼는 주행 최대속도가 제한속도와 유사하게 해줘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보행통행이 많은 구간을 중심으로 도로 폭을 좁히고 곡선운행을 유도하는 등 차량 속도를 줄일 수 있는 교통정온화기법이 적극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러면 구간단속과 더불어서 과속으로 인한 보행자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연구소에서 어떤 식으로 분석하고 있습니까?

◆ 김상옥: 이것에 관련해서는 사실 이게 하나의 주제가 될 정도로 상당히 방대한 양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단 선진 해외사례를 보면 도시부에서 사고를 줄이는 데 가장 첫 번째로 유의해야 할 사항이 속도관리다. 적절한 속도를 어떻게 한정해야 하느냐, 이것에 관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얼마나 빨리 달려야 과속이라고 할 것인가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교통 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에서는 이미 과거 80여 년 전부터 도시부 주행속도가 50km가 넘으면 과속이라고 법으로 정하고 있거든요. 왜냐면 도시지역은 사람의 활동이 우선되는 공간이고, 따라서 이 공간에서만큼은 사람의 안전이 차량의 이동성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도 궁극적으로는 일반 국도, 지방도와 같은 간선도로는 적어도 제한속도 값까지는 주행할 수 있도록 도로를 정비해야 할 것이고, 빨리 달릴 수 있는 도로는 빨리 달릴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할 것이고, 도시부 내 도로는, 사람의 안전이 우선되는 도시부 내 도로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서 제한속도를 50km로 낮추고 과속을 할 수 없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결국 과속을 한다고 해서 도심에서 엄청나게 빨리 가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항상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 해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김상옥: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