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09:00~10:00
  • 진행 : 조태현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안.경.' 패키지로 FTA 압박? 패키지로 맞대응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0-09 16:23  | 조회 : 3398 
[생생인터뷰] '안.경.' 패키지로 FTA 압박? 패키지로 맞대응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정인교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요즘처럼 외교, 안보, 경제 모두 시험대에 오른 시기가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갈수록 통상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한미 FTA에 이어서 한국산 태양광 패널, 세탁기를 긴급 수입제한조치 하겠다고 지목했습니다. 아직 시작된 건 아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거센 공세를 받고 있다고 언론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사드 때문에 여러 가지 힘든 상황이죠. 안보는 복잡한 상황이고, 미국에서도 여러 가지 한국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어떤 대응책을 마련해서 풀어가야 할까요? 이러한 것들이 우리 국민들에게 어떤 동의를 구해야 할까요. 정확하게 상황을 인식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전문가 목소리 들려드립니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인교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하 정인교)>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이럴 때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연휴 끝에 한미 FTA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통상 압박 수위가 큰데요. 전면 개정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더라고요. 지금 상황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까요?

◆ 정인교> 물론 협상을 해봐야지 협상 범위를 알 수 있겠습니다만, 현재 미국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까지 운운했기 때문에 상당히 넓은 범위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고요. 우리도 이에 맞춰 준비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만, 우리 입장에서는 협상 범위가 좁아지도록 미국 측을 설득하는 게 매우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우성> 협상 테이블이 열려 보아야 알 수 있는 문제라는 전제가 있긴 합니다만, 교수님께서도 한 달 전 저희와 인터뷰를 하면서 미국은 통상 문제, 외교 안보와 동시에 협의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오늘 많은 기자들이 안경이라는 비유를 썼거든요. 안보와 경제를 동시에 논하고 있다는 상황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 안보 문제가 연결되어 있다고 봐야겠죠?

◆ 정인교> 그렇습니다. 특히 한반도 관련되는 문제는 물론 통상 문제는 미국의 USTR이라든가 상무부가 주관합니다만, 결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백악관 안보 라인이 항상 개입해서 조율하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안경 이슈로 가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고요. 한미 FTA 협상은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적 협상 개정까지 계속 얘기하고 있습니다만, 안보 라인에서 상당부분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사실 미국 입장에서는 경제라고 하기보다 국익, 이러한 느낌으로 다가오는데요. 우리 정부는 좀 당당하게 대응하겠다, 정부 조직도 좀 바꾸면서 시간을 끌겠다고 했는데요. 정작 미국이 세게 나오자 꼬리를 내린 것 아니냐는 비유도 나오고 있고요. 지금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 배경을 어떤 맥락으로 읽어야 할까요?

◆ 정인교> 우리 입장에서는 당초 계획대로 한미 FTA 그동안 실적을 미국에게 설명해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가급적 협상 범위를 줄이는 게 좋았겠습니다만, 미국 측 입장은 아직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요. 한편으로는 우리 통상당국도 나중에 협상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부를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수세적으로 언론을 대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즉 협상 범위가 예를 들어서 50 같으면 70, 80쯤 될 거다. 경우에 따라서는 협상 폐기론도 실존한 리스크다,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그러한 얘기를 국내적으로 일단 알려놓아야 국내 이해 조정도 용이해지기 때문에 전략적 차원에서 협상 범위를 넓게 일부러 얘기하지 않느냐는 생각은 듭니다. 

◇ 김우성> 한미 간 무역 문제이지만 양국 내부 정서, 국민들에 대한 설득, 정치적 메시지가 다 포함되어 있는 얘기이군요. 무역 적자로 거론된 것이 자동차, 여러 가지 농산물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농민 단체의 경우 벌써 반발 성명을 냈는데요. 이런 부분은 미리 준비가 가능할까요,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정인교> 아무래도 농업계가 상당히 민감하게 대응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 측으로는 우리가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들어서 미국이 가장 문제 삼고 있는 무역 수지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쌀이나 쇠고기 추가 개방 등 이러한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라는 점이 예상이 되고요. 우리나라는 사실 국내적으로 농업계와 협의가 거의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내부 논란을 조정하는데도 상당한 협상력뿐만 아니라 시간이 들 거로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게다가 지방선거까지 있는 상황이라 농산물 문제는 민감한데요. 미국 측은 기회를 잡았다고 표현해도 될까요, 거셉니다. 미국 국제 무역위원회 세이프가드 얘기가 나왔습니다. 

◆ 정인교> 그렇습니다. 미국은 세이프가드 문제는 작년에도 나온 문제이긴 합니다만, 세탁기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거론함으로써 한국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종합 패키지로 세이프가드도 세게 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이러한 부분들도 지금 삼성의 경우 미국 공장을 짓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의견부터 시작해 여러 얘기가 나오는데요. 15년 만에 거론된 거라서 사실상 엄포일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정인교> 이것도 실은 지켜봐야 합니다. 세탁기 문제가 나온 것은 중국산 세탁기를 타깃으로 해서 미 상무부에 제소함으로써 시작되었고, 그렇다고 해서 미국 측에서는 중국산만 문제를 삼는 게 아니고 미국에 수입되는 일정 수준 이상 수출하는 모든 제품을 다 다루기 때문에 삼성이나 엘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어 진 것이고요. 삼성으로는 미국과 통상 마찰,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수십억 달러 투자 패키지를 일찌감치 발표했고요.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땡큐 삼성이라는 메시지도 날리지 않았습니까. 만약에 이렇게 해서 삼성에 대해 본격적인 무역 제재가 가해진다면, 굳이 투자를 해야 하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삼성도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겠죠. 

◇ 김우성>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있습니다. 사실 지금 무역 규모나 전체적으로 서로 윈윈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구체적으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 교역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교수님께서 부가가치를 중심으로 봐야 한다는 말씀하신 적 있거든요. 지금 여러 가지 논의되는 것들과 다른 맥락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인가요?

◆ 정인교> 제가 통상 당국에 여러 차례 얘기했습니다. 무역 액면으로 가지고 무역 수지 문제를 얘기하면, 우리가 불리한데요. 실제로 교역을 통해서 국내에 떨어지는 부가가치 기준으로 하면 미국이나 한국이나 크게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계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을 설득하더라도 설득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만 아직도 정부에서는 통계가 나와 있는 게 기존에 있는 액면가치의 무역 수지이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 계속 미국 측을 설득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저도 누차 얘기하고 있죠. 

◇ 김우성> 실질적인 이익이라고 하는데요, 아이폰을 예를 들어서 설명하신 게 기억이 나거든요. 실질적으로 아이폰을 팔았을 때 얻는 이익 80%는 미국 한국 일본 등이 가져가고 중국은 5%밖에 안 된다는 비유를 들면서 실질적인 이익이 오가는 것을, 사실 지금 당면한 협상도 이런 것들이 전제가 되어 미국을 설득해야 하지 않나요?

◆ 정인교> 그렇습니다. 그게 가장 합리적으로 미국 측을 설득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될 것 같은데요. 우리 통상 당국이 여러 가지 문제가 있고 해야 할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에 밀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언젠가는 사실 미국이라든가 중국, 일본 이러한 나라들은 그러한 식으로 해서 무역수지 계산을 해서 상대국과 협의를 해나가는 게 정착이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부분에서 뒤지고 있어서 지금이라도 바로 시작을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김우성> WTO나 OECD와 같은 곳에서도 시작하고 있다고 교수님께서 여러 매체를 통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일단 이러한 것들 다 차치하더라도 당장 FTA를 둘러싼 준비 과정이나 여러 가지 대응 원칙 같은 것들이 궁금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챙길 건 챙기라고 말씀을 하시는데요. 수세적으로 나오지 말고 적극적으로 챙기라는 발언도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대응 전략을 교수님께서 제안해주세요. 

◆ 정인교> 우리가 협상의 전략을 미국과 협상을 통해 우리도 받아낼 것은 받아내겠다고 대응하게 되면 협상 범위가 넓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우리 입장에서는 기존 협상, 협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즉 수정하더라도 최소한으로 가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고요. 그래서 괜히 미국을 자극해서 협상 범위를 넓히기 보다는 미국이 정말 원하는 건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이거든요. 그래서 자동차나 철강을 문제로 제기하는 것도 역시 무역수지 적자가 80% 이들 부문에서 나오기 때문에 문제 삼는 것이고. 그래서 미국 측의 그러한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우리가 전략적으로 대응해야지, 국내적으로 정치적으로 말하면 미국이 협상을 하자고 하면 당당하게 하겠다, 경우에 따라서는 폐기도 고려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나가는 게 국민들에게는 떳떳하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실익 면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김우성> 여러 가지 고려할 점이 많은 상황입니다.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상황이 진행되면서 저희가 전해드리겠습니다만, 끝으로 안보와 경제 얘기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트럼프는 사업가이고요. 경제적인 협상가, 경제적 전략이 있는 사람이며 백악관 여러 안보 라인들이 통상을 움직인다고 하셨는데요. 안보 이슈가 엮여 있기에 우리 국민들도 한미 FTA 문제를 조금은 복잡하게 바라보는 상황입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안보에 대해 지나치게 같이 묶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도 있던데요. 

◆ 정인교> 안보 문제는 미국도 경제 통상 못지않게 중요하게 보고 있는 부분이고요. 만에 하나 지금 현재 북한의 핵 문제라든가 미사일 발사, 한반도 안정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 상황에서 FTA 통상 문제가 한국 국민들의 심기를 상하게 만들게 된다면 결국 미국도 연성 외교 역량을 매우 강조하는 나라이기에 이것이 미국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가 미국의 통상 라인과 협의도 중요하지만, 우리도 우리 안보 라인에서도 통상 개념을 가지고 미국 측과 협의도 하면서 전반적 패키지로 한미 관계를 보다 더 건강한 관계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봅니다. 

◇ 김우성> 패키지로 압박하는 미국, 우리도 역시 패키지로 대응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정인교>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정인교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