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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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치의 “조선시대 왕들의 병” - 강용주 아나파의원 원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9-29 12:51  | 조회 : 10620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9월 22일 (금요일) 
□ 출연자 : 강용주 아나파의원 원장

당신의 주치의 “조선시대 왕들의 병” - 강용주 아나파의원 원장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앞서 예고해 드린 대로 오늘은 <당신의 주치의> 아나파 의원의 
강용주 원장과 함께 조선시대 왕들이 어떤 병을 앓았는지, 또 건강은 어떻게 유지를 하면서 살았는지 이야기 나눠보면서 건강교훈을 얻어 볼까 합니다. 아나파의원 강용주 원장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강용주 아나파의원 원장(이하 강용주): 안녕하십니까. 강용주입니다.

◇ 김명숙: 추석 이제 연휴 시작되면서 바쁘실 텐데, 이렇게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먼저 감사인사 드리고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 강용주: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명숙: 연휴 계획은 어떠신지요?

◆ 강용주: 어머니가 역귀성으로 서울로 올라오셔서요. 연휴는 어머니와 서울에서 보낼 것 같습니다.

◇ 김명숙: 그래도 가족과 함께하시는군요. 여행들도 많이 가더라고요. 여행 계획은 없으시고?

◆ 강용주: 제주도 잠깐.

◇ 김명숙: 있으시구나, 역시. 역시 트렌드에 늘 동참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 원장님께서는. 그런데 오늘 <당신의 주치의> 함께하면서 그동안 저희가 이 시간에는 여러 가지 질병 관련된 이야기도 나누고 했지만, 우리 강용주 원장님은 참 재주가 많으신 것 같아요. ‘커피 만드는 의사’ 라고도 제가 지난번에는 소개를 해 드렸는데, 오늘은 또 주제를 미리 정해주셨어요, 이런 내용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조선시대 왕들의 병’이라는 주제를 정해 주셨는데, 조선시대 왕들의 병, 이런 주제에 관해서 언제부터 관심을 갖고 계셨나요? 어떻게 해서?

◆ 강용주: 제가 가정의학과 전문의 수련을 받을 때요. 저희 과장님께서 이걸로 저희들한테 강의를 한 번 해주셨어요. 그래서 참 재밌는 주제다, 이런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또 지금 추석이잖아요. 명절이 돼서 전통을 돌아보는 것, 특히 조선시대 왕이라고 하는 것은 국가나 백성들의 생명이나,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그 사람들의 건강들 어땠는지, 그리고 의학과 역사를 같이 섞어서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서요.

◇ 김명숙: 저도 얘기만 들어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궁금했던 것들이었거든요, 사실은. 왕들 하면 몸에 좋은 것만 많이 먹고, 늘 의료진들에게 둘러싸여 있잖아요, 항상 체크하고. 그런데 생각보다 왕들의 수명이 그렇게 길지 않았어요. 물론 예전에는 대부분의 백성들도 다 그랬지만, 평균수명이 얼마나 됐나요?

◆ 강용주: 조선시대 왕이 27명인데요. 27명의 나이로 하면 47세 정도가 평균수명입니다. 그래서 가장 적게 산 사람으로 단종이 17세,

◇ 김명숙: 단종이 단명했군요, 17세.

◆ 강용주: 그건 사약을 먹고 독살을 당했으니까요. 그리고 영조가 83세까지 살았고요.

◇ 김명숙: 장수하셨네요.

◆ 강용주: 예, 장수하셨죠. 지금으로 하면 백 세 넘으신 거나 마찬가지죠. 그때 당시에 일반 백성들의 평균수명은 40세를 갓 넘은 걸로 보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많은 의료혜택과 관심·보호를 받는 왕의, 최고잖아요, 왕의 건강이라는 건. 그런데 상당히 생각보다는 47세니까 그렇게 길지 않았던 것 같고요. 그때 당시에 양반들은 평균수명이 51~56세 정도라고 해요.

◇ 김명숙: 그래요? 그러면 일반 백성보다는 더 오래 산거네요, 양반들이. 

◆ 강용주: 그렇죠. 훨씬 건강이나 영양상태가 좋으니까요.

◇ 김명숙: 그런데 그런 것에 비해서 왕은 단명한 거네요. 그렇죠?

◆ 강용주: 그렇죠. 그리고 또 재밌는 건 내시가 보통 평균 70세 정도 살았다고 해요. 그래서 금욕이, 저는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아요.

◇ 김명숙: 제가 이 대목에서 왜 이렇게 박장대소를 하죠? 아니, 의사선생님께서 건강관리 잘하실 텐데 왜 그러시나요. 왜 얼굴이 빨개지셔요? 선생님, 그러면 일단 왕들이 자주 걸리는 병은 어떤 것들이었어요? 물론 예전에는 많이 안 움직이니까 병도 많이 걸렸을 것 같아요. 그렇죠?

◆ 강용주: 그렇죠. 많이 안 움직이시고 운동도 안 하시고 기름기 있는 것 먹고 스트레스받으니까 지금으로 말하면 성인병들인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이 많았는데요. 특히 이분들이 많이 고생한 병은 크게 두 가지에요. 하나는 종기. 풍, 종기, 이거 때문에 가장 많이 고생하셨죠. 조선 임금이 27명인데 그중에 12명이 종기를 앓았고요. 그 가운데 7명은 직접 사인이 종기 때문, 등창 때문에 죽은 거죠, 종기가 심해져서 등창이 되는 그런 거였고. 그때는 임금의 몸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감히 만지지 못하는 금지옥엽이잖아요. 그래서 손으로 만지면 안 되는 거고, 그래서 유교적 관습 탓에 종기를 짜지도 못하고 그러다 보니 악화한 경우들이 많았고요.

◇ 김명숙: 종기가 그렇게 위험한 거군요.

◆ 강용주: 예, 그래서 문종도 종기로 죽고 효종도 북벌하다가 종기로 죽고, 그리고 정조도 종기로 죽었다고 할 정도로 종기는 아주 많죠.

◇ 김명숙: 왜 그렇게 종기가 생기는 건가요?

◆ 강용주: 지금은 이런 감염성 질환이라는 게 항생제의 발달 덕분에 아무것도 아니지만, 조선시대 같은 경우는 페니실린이나 항생제가 개발되기 전이기 때문에 이런 감염성 질환이라는 게 생명을 위독하게 하는 그런 거죠. 또 그때 임금들은 보통사람하고 달라서 목욕을 하든가 몸을 바깥 남에게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서민들은 강이나 냇가에 가서 목욕도 많이 하고 하는데, 임금들은 목욕을 안 하는 더러운 분들이셔서요. 그래서 훨씬 그런 감염성 질환에 취약한 거죠.

◇ 김명숙: 임금님이 더러운 분들이었군요. 겉으로는 화려하게 옷을 입었지만 목욕하는 걸 싫어하셨구나. 옷 벗는 데 너무 시간이 걸려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물 받아놓고 방에서 해야 하고 그래서 그랬을까요?

◆ 강용주: 아니요. 조선시대 때는 날씨가 쌀쌀할 때 옷을 벗으면 풍기가 들어서 병이 생기고, 온천욕같이 뜨거운 물에 목욕하면 몸에 진액이 빠져서 나빠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임금님이 옷을 벗어서 바람을 쐰달지, 아니면 뜨거운 물에 목욕한달지 그러면 건강이 오히려 상한다. 안 하셔야 한다, 이런 건강관념을 갖고 있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로 많은 건 눈병이었어요. 눈병 때문에 아주 고생을 했어요. 세종대왕이 눈병 때문에 아주 고생을 많이 했고요. 현종이나 이런 분들. 심지어 연산군이나 광해군이 반정에 의해서 쫓겨났잖아요. 그런데 왕 중에 연산군하고 광해군이 가장 많이 눈 때문에 고생했대요. 안질 때문에 아주 고생해서, 종기·눈병으로 고생해서 이 사람이 눈병 때문에 정무를 잘 보지 못해서, 서류를 봐야 할 것 아니에요. 그래서 정무를 게을리한다고 해서 요즘 말로 하면 탄핵 사유가 되지 않았나. 그런 해석도 있을 정도입니다.

◇ 김명숙: 그러면 눈병은 왜 그렇게 또 걸렸을까요?

◆ 강용주: 그때는 눈병이 남한테 옮기고 한다고 하는, 그런 위생관념이나 감염에 관한 인식들이 없어서 그런 경우들이 많았죠. 그리고 임금 한 군데에 갇혀 살잖아요, 궁궐에만. 일반 서민들하고 다르게. 그래서 손잡이나 문이나 이런 데 닫으면 그런 게 옮아와서 임금들이 안질 때문에 많이 고생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명숙: 지금 같았으면 가정의학과나 이런 데에서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병들인데요, 사실 종기 같은 것도 그렇고 눈도 바로 안과 가면 그런데 옛날에는 이런 것 때문에 단명할 수도 있고 또 이런 질환에 많이 걸렸다고 하니까. 특히 세종대왕 같은 경우 아까 종기도 말씀하셨지만 피부병이 심했다고 들었는데요. 세종대왕님.

◆ 강용주: 세종대왕님이 피부병이 심했다, 하면 수안보온천에 가면 이 수안보온천은 왕들의 온천이다. 태종·세종·세조가 피부병 치료 때문에 와서 특효를 봤다. 이런 거나 초정약수를 먹고 세종대왕이 안질도 낫고 피부병이 나았다고 이렇게 하는데,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의 피부병에 관한 기록들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수안보온천, 초정약수, 왕의 온천, 왕이 마시던 약수, 좀 있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은 들고요. 세종대왕은 당뇨 때문에 고생했죠. 그래서 실록에 보면 30대 중반부터 하루에 마시는 물이 한 동이가 넘었다고 해요.

◇ 김명숙: 많이 마셨네요, 물을.

◆ 강용주: 당뇨 하면 특징이 다음·다갈·다뇨거든요. 물을 많이 마시는데도 목마르고 또 소변도 많이 보고. 그런데 전형적인 당뇨 증상이셔서, 당뇨 때문에 합병증들, 당뇨병성 망막 변증이나 당뇨병성 백내장이나 이런 질환을 앓았을 것 같다. 그리고 세종대왕님은 원래 유명하잖아요, 고기 홀릭으로. 그래서 이분은 고기가 없으면 식사를 한 번도 안 하셨던 분이에요. 그래서 아버지 태종이 ‘고기를 금하라, 백성들이 살기 어려우니까’ 할 때도 그렇게 모든 사람은 고기를 못 먹게 했는데 ‘세종은 고기 줘라, 밥 안 먹으니까’ 할 정도로.

◇ 김명숙: 네, 네. 그런데 영화를 봤더니 사도세자의 경우에요. 영화에서 보니까 의대증이라는 병에 걸렸다고 했던데, 의대증이라는 게 심리적인 병인가요? 어떤 걸 말하는 거죠?

◆ 강용주: 의대증은 옷을 입기 싫어하는 병이라고 해서 옷을 막 벗는 병이에요. 그래서 그게 조선시대 때는 의관이 정제돼야 하잖아요. 갖춰야 하는데, 영조 임금이 오시는데도 사도세자는 옷을 벗고 안 입고 이러니까 그런 거죠. 그래서 사도세자가 돌아가신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의대증 때문이었다고 할 정도로 그런 거죠.

◇ 김명숙: 그게 심리적인 영향에서 미치나요, 그게?

◆ 강용주: 그렇죠. 사도세자는 기록들을 보면 조울증이나 우울증, 불면증, 분노조절장애, 이런 합병들 같은 게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러다 보니까 그런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의대증 같이 옷을 안 입 을뿐만 아니고 작은 동물들을 죽이기도 하고, 내시를 죽이기도 하고, 이렇게 폭력성향을 보였는데요. 사도세자 보면 어렸을 때부터 여기가 후궁, 비의 자식이거든요. 중전의 자식이 아니고. 비의 자식이다 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엄격한 제왕 교육을 시켜요. 너무 엄격하게 시켜서 그런 것에다가, 또 하나는 영조 임금이, 우리가 애들 키울 때 가장 나쁜 거 그거라고 하잖아요, 이중성을 보이는 것. 오늘 이렇게 하라고 했다가 그 다음 날 하지 말라고 했다가 이런 거지 않습니까? 그런데 영조대왕이 사도세자한테 전형적인 일관되지 않은 것을 보인 거죠. 엄격한 교육, 그런데다가 일관되지 않은, 그런 것이 이 사람의 정신적인 요인을 유발하지 않았는가 싶고요. 또 이 사람 성격 보면 천자문을 읽다가 그랬다고 해요. 사치할 ‘사(奢)’ 자를 보고 ‘그럼 내가 비단옷을 입고 있는데 이게 사치 아니냐. 사치하면 안 좋다는데, 나는 이 옷 벗어야겠다’ 그럴 정도로. 그게 어렸을 때 네 살, 다섯 살 때 그랬다고 해요. 그래서 성격적으로 결벽적인 게 있는데 아버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그러면서 그런 일들이 생겼던 게 아닌가 싶어요.

◇ 김명숙: 역대 왕들 가운데는 독살당하는 경우도 있고, 또 왕위계승 과정에서 형제들끼리 서로 암살까지 하는 경우도 있고, 영화에서만 봐도 왕들이 잠을 잘 못 자고 꿈꾸다가 깨고 악몽에 시달리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되잖아요. 트라우마라고 할까요? 왕들 많이 가진 그런 게 있나 봐요.

◆ 강용주: 그렇죠. 늘 두려워한 거죠. 우리가 선조 같은 경우는 아주 유약한 사람인데 권력에 관한 의지는 대단했던 사람이죠. 본인이 서자 출신으로 왕이 됐기 때문에 늘 또 자기를 누가 쫓아낼 거라는 강박관념들이 많이 있는 거죠. 그리고 몇 번의 반정들이 있었잖아요. 연산군·광해군을 쫓아내는 과정들도 있었고, 그다음에 단종이 돌아가신 과정도 있어서, 27명의 왕 중에서 9~10명이 독살을 당했다고 의심할 만한 그런 거죠. 그런데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 꼭 독살당했느냐 그러면 현대 의학적으로 봤을 때는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많고요. 그런데 어쨌든 심각한 권력투쟁과 늘 불안한 자기 존재 때문에 독살에 관한 그런 거 있었다고 보고요. 그런데 재밌는 건 우리가 드라마나 보면 독이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보기 위해서 은비녀 꽂고 은수저 해보잖아요. 그런데 실은 그렇게 효과가 없대요. 왜냐면 100% 순은일 경우 그게 되는데 그땐 순도가 떨어져서 그렇다.

◇ 김명숙: 그런데 아까 단명한 왕들도 많고 그 가운데 단종이 17세로 제일 단명을 했고 영조가 장수했다, 83세까지 살았다고 하셨잖아요. 제일 오래 산 왕이 영조인가요, 그러면? 그러면 영조대왕 나름대로 장수비결이 있었을 것 같기도 한데요. 평균 47세를 사는데 이분은 거의 더블을 사신 거잖아요, 따지자면.

◆ 강용주: 이분은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으로 치면 100세 이상을 사셨는데, 첫째는 유전자가 좋아요. 여기는 원래 왕이 될 사람이 아니었다가 왕이 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어머니 숙빈 최씨 독살설, 경종의 독살설이 나올 정도로 그랬는데, 어쨌든 숙빈 최씨나 아버지 숙종이 60세까지 살았으니까 두 분 다 오래 살았잖아요. 그래서 그 유전자가 좋았고요. 그다음에 이분은 우선 소식했어요. 기름진 음식을 잘 안 먹고, 그리고 백성들이 쌀밥을 못 먹는데 내가 어떻게 쌀밥 먹느냐, 하고 잡곡밥을 먹었던 거죠. 그런데 잡곡밥 먹으면 요즘 성인병 예방에 좋잖아요. 그랬던 거고, 세 번째는 술을 잘 안 하셨나 봐요. 술을 드시긴 드시는데 조선시대 역사를 보면 금주령, 술 먹지 말라는 게 가장 많았던 게 조선시대 임금 중에 영조시대였다고 해요. 그런데 임금이 금주령을 내려놓고 자기가 마시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술을 안 잡수는 경우가 많아서, 대신에 건강에 좋은 송절차 같은 걸 마셨고요. 그리고 다른 왕들하고 다르게 이분은 궁궐 밖으로 백성들의 삶을 미행을 다녔어요, 밤에. 사복을 하고. 그런데 그게 500회 정도 된대요. 그러니까 500번 정도의 운동을 하신 거죠. 그리고 식사 시간을 정확히 지키셔서 회의하다가 밥때 되면 “야, 회의 그만하자. 밥 먹어” 하고 밥부터 잡수고 그다음에 회의할 정도로 하시고, 그러셨던 분이어서 훨씬 다른 사람보다 건강하게 살았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명숙: 그러고 보니까 요즘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들을 다 지키신 것 같아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고 술 마시지 말고. 그렇죠? 규칙적으로.

◆ 강용주: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머님 아버님이 다 우월한 장수유전자를 타고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 김명숙: DNA는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가 없잖아요.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일단 실생활에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고 규칙적으로 운동도 하고,

◆ 강용주: 절주하고, 그러면.

◇ 김명숙: 네. 그런 것 같습니다. 그게 조선시대 왕들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면 바로 그런 것들일까요?

◆ 강용주: 그렇죠.

◇ 김명숙: 지금 4814님께서 문자 주셨는데요. ‘왕에 관한 이야기, 늘 들어도 참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요. 참 불쌍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셨어요. 왕 하면 부럽기도 하지만 또 불쌍하다는 생각도 가끔 들 수도 있어요.

◆ 강용주: 그래서 왕을 안 하고 세종에게, 셋째한테 왕위를 물려주고 밖에서 자유롭게 사는 대군들도 계셨던 거겠죠.

◇ 김명숙: 네. 0017님, ‘저도 왕들의 삶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책도 찾아보고 했었는데, 건강에 관한 이야기도 참 재미있네요’ 오늘 아마 방송 들으시면서 역사 이야기 같은 느낌의 의학 이야기도 같이 연결돼서 하니까, 재미있게 들으시는 것 같아요. 저도 우리 원장님 말씀 들으면서 귀가 솔깃해지거든요.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해지기도 하는데, 왕들의 야기를 듣다 보면 새록새록 하나씩 알아가면서 참 재미가 있는데, 궁중 의료기록 가운데도 재밌는 게 많이 있죠? 상고사 보면 많이 나오던데.

◆ 강용주: 그렇죠. 그런데 조선 중기 넘어가면 임금들에게 절제나 금욕을 강요하거든요. 주자계하고 송시열, 이렇게 하면서 그런 엄격한 걸 하는데요. 그래서 효종대왕이 전복을 먹었다고 하니까 당시 송시열이 임금한테 대놓고 그렇게 얘기를 했대요. “오늘 전복 먹는데 맛있었다” 그러니까 “임금이 음식을 찾는 것은 천한 것이나 할 짓이라고” 이럴 정도여서 조선 중기 이럴 때는 임금님들이 그렇게 많이 호화롭게, 우리가 <대장금>에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잡수시지는 않았다는 거고요. 그리고 이분들이 대부분 정무나 권력투쟁이나, 그리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업무가 계속이어서 스트레스가 엄청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죽을 많이 드셨다고 그래요. 그리고 가벼운 식사들을 많이 했고요. 재밌는 걸 보면, 중종이나 문종이 거머리 치료를 받았어요. 왜 그랬을까, 그랬는데 종기가 났는데 종기가 안 나으니까 임금 몸에 손을 댈 순 없잖아요. 그래서 거머리로 치료를 받았는데 아주 효과가 좋았다고. 그래서 자기에게 거머리로 치료해준 사람들에게 품계를 올리고 상을 올렸다는 기록이 있고요. 세조는 자기가 종기 때문에 고생했는데 그 종기가, 현덕왕후가 침 뱉는 게 자기 꿈에 나타났나 봐요. 그다음부터 자기 종기가 생겼다고, 저 사람이 자기한테 저주를 내렸다고. 그래서 예전에는 독약 중에 비산도 있고 하잖아요. 그중의 하나가 저주독이 있거든요. 그럴 정도로 조선시대 때는 그렇게 믿었던 것 같고요. 지난번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회를 했었는데 그때 세조 것이라고 하는, 피가 묻어있는 명주 적삼이 전시가 됐어요. 그건 상원사 문수동자상에 가면 그 안에 복장으로 있던 건데, 원래 세조가 상원사를 갔을 때 암살하려고 했는데 고양이가 튀어나와서 살았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고양이 상이 모셔 있는데, 거기에 그렇게 피부병에 시달리던 것들도, 그만큼 조선시대 때는 피부병이 심각했던 거겠죠.

◇ 김명숙: 왕들의 이런 이야기 들으니까 참 새록새록 재밌네요. 시간이 아쉽습니다. 여기까지만 이야기 듣고요. 이번에는 추석 연휴 때가 되면 아무래도 우리도 음식을 많이 하다 보니까 많이 먹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면 급체도 하게 되는데, 예전에 어머님들은 손을 따거나 매실을 마시면 소화가 잘 된다고 해서 매실차도 마시고 했는데, 이렇게 추석에 급체했을 때 응급처치할 수 있는 방법 있을까요? 아니면 성묘 가서 등산가거나 했을 때 벌에 쏘였을 때 응급처치할 수 있는 방법 간단히 알려주시죠.

◆ 강용주: 급체는 먼저 과식을 피하고요. 음식량을 줄이셔야 해요. 그리고 소화제를 준비를 해두시는 게 좋아요. 평소하고 다르잖아요. 명절 때는 아주 기름기 많은 음식에 고칼로리 음식을 먹고, 또 고향에 내려가게 돼서 장기간 운전을 해서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이잖아요. 또 오랜만에 반갑다고 술 드시고, 그러니까 급체가 생길 수 있는 아주 좋은 환경인데요. 급체가 생기면 우선 생기기 전에 약국이 열었을 때 소화제를 준비해 두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생기면 한두 끼 정도 금식하시는 게 좋고요. 탄산음료 같은 것은 안 드시는 게 좋고요.

◇ 김명숙: 그래요? 그거 마시면 속이 뻥 뚫릴 것 같은 느낌에,

◆ 강용주: 그런데 그렇지는 않은 거죠.

◇ 김명숙: 손 따는 것도 가급적 안 하는 게 좋을까요?

◆ 강용주: 그런데 그것 때문에 효과를 보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런데 소화제 있는데 굳이 딸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우선 소화제부터 드시고요. 그러시면 좋을 것 같고, 그다음에 성묘 같은 데 가서 벌에 쏘이잖아요? 벌에 쏘이면, 첫 번째는 벌침이 있으면 그건 손으로 잡으시면 안 되고요, 카드로 베어내시고. 신용카드로 밀어서 내시면 되고요. 두 번째로는 비눗물로 씻고 얼음찜질을 하시고 집에 있는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 연고를 발라주시면 됩니다. 그런데 숨이 가쁘든가 증상이 심하시면 가까운 응급실을 가시는 게 가장 좋고요.

◇ 김명숙: 그리고 사실 명절이 길어지다 보면, 남녀노소 가리는 건 그렇지만 특히 여성의 경우, 엄마들, 주부들 경우에 명절 증후군이라는 게 있어요. 그래서 많이 힘들어하시는데, 그걸 극복할 방법이 있을까요?

◆ 강용주: 명절증후군은 저는 두 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명절이 다가오고 끝나고 나서 머리 아프고 소화 안 되고 여기저기 아픈, 그런 심리적인 부분이 있는데, 제일 첫 번째는 휴식을 취하는 게 최고거든요. 휴식을 취하는 거고, 두 번째는 여성들의 노동에 대해서 가족들이 배려를 해주셔야 하는 거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들한테 몰리는, 과도하게 부담이 되는 명절노동을 같이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거죠. 그런데 어떤 데는 그렇게 얘기를 해요. “며늘아, 어서 와라. 올해 설거지는 시아버지가 다 해줄게” 라고 플래카드를 걸어둔 마을도 있대요. 그런데 아무리 그렇게 잘해줘도 힘든 게 명절이에요.

◇ 김명숙: 네, 네. 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훈훈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러면 하기 싫은 일도 더 잘하려고 마음도 먹을 것 같아요, 며느리 입장에서도 그렇게 마음을 주신다면. 어쨌든 지금 말씀하신 것 가운데, 요즘에는 명절 음식 차례상 차리고 하는 걸 노동이라고 생각하는 게 좀 그렇지만, 아무튼 일을 도와준다는 게 아니라 함께한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해봤습니다. 아무튼, 오늘 재밌는 이야기 함께 나눠 주셔서 고맙고요. 다음에도 또 이렇게 재밌는 이야기로 <당신의 주치의> 시간을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고맙습니다.

◆ 강용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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