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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빅데이터]"북핵 관련 빅테이터 분석"-배철순 소장 8/24(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9-26 16:58  | 조회 : 2579 
∘이슈! 빅데이터 시간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디어에서 보여 진 사회현상의 의미를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빅데이터를 처형하라’의 저자이자, 하우사회문제연구소 소장이신 배철순 소장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소장님.

→ 네 안녕하세요.

∘지난 방송이후, 어떤 이슈들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을까요?

→ 지난 2주간은 생활밀착형 이슈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사립유치원 관련 이슈입니다. 국공립유치원 확대와 관련하여 사립유치원 종사자들이 집단휴업을 계획(14일)했다가 다시 철회(15일), 철회번복(16일), 재철회(17일)를 거듭하는 혼란이 있었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은 아이를 볼모로 한 사립유치원의 행태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고, 이러한 여론이 휴업철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240번 버스’와 관련된 내용도 다수 관찰되었습니다. 확인되지 않았거나, 과장된 사실의 무분별한 확산, 여론만 쫓는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한 비판이 많았습니다. 또 지난 17일 강릉시 석란정의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순직하는 슬픈 소식도 있었습니다. 전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소환조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장남이 필로폰 투약혐의로 구속된 사건도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번 주는 어떤 주제를 선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지만, 역시 ‘북한 관련 이슈’를 빼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북한’이라는 큰 주제를 짧은 방송을 통해 다루는 것이 여전히 조심스럽긴 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자세 등이 끊임없이 이슈가 되고 있어 이번 주 방송주제로 분석해 봤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 잊혀질만하면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지난 금요일(15일) 북태평양에 떨어진 화성12호를 포함하여 문재인 정부 수립이후 무려 11번의 도발행위가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대통령의 대북, 안보정책과 관련된 공약수정도 불가피해진 상황입니다. 사드(THAAD) 추가배치 문제, 송영무 국방장관의 전술핵 재배치 등 안보관련 소신발언, 청와대의 ‘엄정 주의’ 조치 등 북한 관련 이슈는 지속적으로 하위 이슈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국민 불안은 물론, 증시나 환율, 관광산업과 관련된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겠습니다. 빅데이터에서는 북한 관련 이슈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궁금해집니다.

→ 올해 들어 키워드 ‘북한’이 네이버데이터랩 급상승트래킹에 처음 등장한건 지난 4월 4일로 나타납니다. 역시 도발관련이슈였고요. 이후 방송을 준비하는 금주 초까지 총 55차례, 거의 매주, 급상승 검색어로 ‘북한’이 등장합니다. 오늘 방송까지 약 6개월여 동안 북한관련 이슈가 끊이지 않고 발생한 셈인데요. 이에 대한 네티즌과 언론의 피로감 또한 상당하다고 하겠습니다.

∘네, 무척 중요한 이슈지만, 사실 조금씩 무뎌지는 이슈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이상한 한국인’이라고 표현하는 해외 언론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북한 관련 이슈에 지쳐버린 국내와는 달리 이웃국가들이 오히려 더 걱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운운하면서, 적극적인 군사적 행동을 시사하고 있고, 중국 역시 ‘한반도에 화약 냄새가 가득하다’는 식으로 우려를 표합니다. 이웃나라 일본 역시 불안해합니다. 전국순간경보시스템, 제이(J)얼럿의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한반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물품사재기도 없고, 증시하락을 오히려 매수기회로 삼는 우리 모습이 조금 이상해 보일수도 있겠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북한 관련 이슈에 “피로감이 상당하다”, “잊고 싶어 한다”라고 분석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우리의 침착한 모습이 또 그렇게 보여 질수도 있겠군요.

→ 빅데이터 분석에 앞서, ‘북한’이라는 키워드가 일상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단어라서 야기되는 어려움을 말씀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북한’과 같은 일반적인 단어는 분석해야할 특정한 내용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다른 주제 또한 데이터에 포함되기 때문에 조금은 분석이 불리한 키워드입니다. 이것이 빅데이터 분석에 있어 기술도 중요하지만 해석이 더욱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점 감안하시고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 구글트렌드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키워드 ‘북한’과 관련된 연관어는 단연 ‘미사일’이 가장 높은 빈도로 보여 집니다. 그리고 ‘미국’, ‘중국’과 같은 주요 강대국. 상존하는 한반도의 위협이지요. ‘전쟁’등의 예측 가능한 단어도 눈에 띕니다. TV예능 프로그램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여성’이라는 단어도 키워드 ‘북한’과 함께 관찰됩니다. 이렇게 일반적으로 추정 가능한 연관어도 중요합니다만, 저는 이러한 단어들이 등장하는 ‘시점’이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어들이 나타나는 ‘시점’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구글이 제공하는 빅데이터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또 ‘최근 5년 동안’, ‘최근 1년 동안’과 같은 형식으로 데이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오랜 기간의 데이터를 다루는 2004년부터의 현재까지의 빅데이터를 보면, 역시 ‘미사일’이 가장 연관성 높은 단어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중국’, ‘일본’과 같은 단어가 높은 빈도의 연관어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을 다룬 조사결과 역시 유사합니다. 그런데 최근 1년, 90일, 30일과 같이 현시점과 가까워질수록 새로운 현상이 나타납니다. 10위권 내에는 보이지 않던 연관어 ‘미국’이 갑자기 등장하고, 과거 매우 높은 빈도의 관련어였던 ‘중국’이 상당히 낮은 빈도로 떨어지는 것이 관찰됩니다. 심지어 키워드 ‘일본’은 순위권에서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쟁’이라는 키워드는 현시점과 가까워질수록 고순위의 연관어로 순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 지난 ‘공관병 갑질’과 관련한 방송에서 “구글이 검색데이터를 기반으로 독감유행을 예측하는 플루 트렌드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여러 가지 다른 요인들을 감안해야겠지만, 단순하게 말씀드리면, 우리 네티즌이나 언론은, 과거에는 대북관련 이슈와 관련해서, ‘중국’이나 ‘일본’을 중요한 관련 국가로 생각했었다면 지금은 ‘미국’을 더욱 관련성 깊은 상대로, ‘전쟁’이라는 북한 관련 이슈를 과거에는 조금 ‘덜’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점차적으로 ‘더’ 중요한 이슈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 ‘전쟁’이라는 위협이 빅데이터상의 연관어 순서로 다가온다니 조금 오싹해 지는 것 같습니다. 네티즌 반응은 어떨까요?

→ 소셜 미디어에서 관찰되는 연관어는 구글의 결과와 비슷합니다. 아무래도 해당주제가 개인적인 의견을 나타내기는 힘든, 외교, 국방과 관련된 것이라 고빈도 연관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대화’, ‘평화’와 같은 네티즌들의 바람이 더 많이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정부의 대화기조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무력시위를 일삼는 북한 지도부에 대한 성토와 격한 감정표현 또한 다수 관찰되었습니다.

∘많은 언론보도들이 있어 분석은 어렵겠지만, 미디어 반응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 이번 분석에서는 특정언론사들을 언급해볼까 합니다. 해당 언론사의 입장이 저의 분석과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먼저 양해 부탁드립니다. 많은 언론사가 북한관련 이슈를 다루었지만, 그중에서도 대표적 보수언론인 조선일보와 또, 대표적 진보언론인 한겨레의 사설을 비교해서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지난 8월 29일, 북한은 화성12형 미사일을 일본국토를 향해 발사했습니다. 많은 도발 중에서도 국제적인 위협이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점으로 판단했고요. 지난 9월 19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방미했습니다. 역시 국제적 협력과 같은 중요한 성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고 있고요. 이 두 기간, 정확히는 20일입니다. 이 기간 동안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주장’이 가장 잘 나타난다고 할 수 있는 ‘사설’을 홈페이지 기준으로 분석해봤습니다. 조선일보의 경우는 20일 동안 총 13번의 북한도발관련 사설이 게시되어 있었고요. 한겨레의 경우는 총 9번의 사설이 게시되었습니다. 횟수는 언론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나 지면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기에 분석의 대상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저는 여기서 두 언론사가, ‘대북 이슈’, 특히 ‘미사일 발사’와 같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원인분석’과 이에 대한 ‘대응 및 해결책’을 어떻게 제시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졌는데요. 두 언론사는 상당히 다른 입장을 보입니다.

∘어떻게 다를까요?

→ 날짜는 생략하고 사설제목만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조선일보입니다. ‘전환점 지나는 북 도발, 무엇하는지 모를 정부대응’, ‘문(대통령), 북 폭거에 극한압박, 옳지만 수단이 없다’와 같이 북 도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 그리고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 ‘문 정부 무슨 대안 갖고 국민 지킬 기회 걷어차나’, ‘이제 유엔제제 기대 접고, 전술핵 재배치 협상 나서야’, ‘청의 어이없는 전술 핵 반대 논리’와 같이 ‘핵개발, 전술 핵 재배치’ 등을 북한도발의 해결책으로 강력히 주장합니다. ‘문 대통령 전술핵 배치 반대, 정부는 대북지원 검토’와 같은 사설에서는 대북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뚜렷이 비추고 있습니다.

→ 반면, 한겨레는 ‘김정은, 핵이 지켜줄 것이라는 오판 거두라’, ‘북한, 핵개발 끝을 보겠다는 무모함 버려야’와 같이 북을 상대로 직접 성토에 나섭니다. 또 ‘미・중 남 탓 말고 북핵문제 책임 있게 나서라’와 같이 미국과 중국, 양 강대국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군사력 강화만으로 북핵문제 해결할 수 없다’, ‘한계 드러낸 유엔 대북결의 결국 협상으로 풀어야’, ‘대북 인도적 지원, 남북경색 푸는 기회가 되기를’과 같이 북한관련 이슈에 대한 해결책으로 군사력 보다는 대화와 인도적 지원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북문제와 관련해서, 조선일보의 경우는 핵무장, 전술핵 배치를 통한 힘의 균형을, 한겨레는 대화와 대북지원, 즉, 외교적 해결을 제시하는 셈이네요.

→ 그렇습니다. 두 언론사의 관점이 완전히 상반되는 지점인데요. 이러한 관점, 생각의 틀을 미디어 용어로 프레임(frame)이라 합니다. 미디어는 정보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정보를 재구성합니다. 이 경우에는 ‘전술핵 재배치’나, ‘대북지원’과 같이 북한 도발과 관련한 두 언론사의 극명한 프레임차이를 보여줍니다. 언론을 통해 정보를 얻는 우리 미디어 소비자들은 언론사가 설정한 프레임에 의해서 이슈를 바라보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 독자층은 ‘전술 핵’이야 말로 ‘군사적 균형과 평화를 이루는 수단’으로 한겨레 독자층은 ‘지속적인 대북지원’이야말로 ‘북한 도발을 멈추고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수단’으로 머릿속에 프레임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네 정말 다른 프레임을 가질 수 있겠습니다.

→ ‘미디어비평’이나 ‘프레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자주 인용되는 미국의 미디어학자 ‘토드 기틀린’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이분이 미디어의 ‘프레임’을 말하면서 “매스 미디어 보도는 프레임에 갇혀 있으며, 바로 그러한 프레임 자체가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갖는다”라고 말한바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틀렸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조선일보와 한겨레 모두 우리 YTN과 같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훌륭한 언론사들이고,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좋은 의견을 제시하는 미디어들입니다. 다만, 우리 ‘미디어 소비자’들은 “절대적인 답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북한관련 이슈와 같이 우리 삶을 결정할 만큼 중대한 뉴스에 있어서는 보다 현명한, 비판적인 미디어 보기가 필요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네 비판적인 뉴스 읽기가 필요하다는 좋은 말씀이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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