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인터뷰전문보기

"당신에겐 가족, 내게는 공포인 애완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9-25 12:06  | 조회 : 4752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9월 25일 월요일
□ 출연자 : 이혜원 건국대 3R동물복지연구소 부소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지난해 12월에 용인에서 70대 노인이 이웃 주민이 키우던 ‘핏불테리어’라는 종의 개에 물려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야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아직 치료를 받고 있고요. 당시에 핏불테리어는 외벽이 없는 마당에서 녹슨 쇠사슬에 묶여 있다가 개가 발버둥을 치니까 쇠사슬이 풀리면서 노인에게 달려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8일에는 전북 고창에서 40대 부부가 산책을 하다가 역시 맹견에 물려서 전치 5주 이상의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오늘은 잇따르는 맹견 사고의 원인과 제도상 문제점은 없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건국대 3R 동물복지연구소 이혜원 부소장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혜원 건국대 3R동물복지연구소 부소장(이하 이혜원): 안녕하세요.

◇ 장원석: 제가 앞서 말씀드린 사례, 지난해 12월에 용인에서 핏불테리어에 물린 70대 노인 이야기를 했는데, 이례적으로 법원이 개 주인을 법정구속 했습니다. 정말 흔치 않은 일인데 그 정도로 상황을 심각하게 법원도 본 것 같아요. 그런데 핏불테리어가 굉장히 사나운 성질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 이혜원: 핏불테리어는 처음에 쥐잡기 대회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쥐를 단시간 내에 얼마나 많이 죽이느냐, 그러니까 그 용도로 만들었는데 이것을 일부 사람들이 투견으로 악용을 한 거죠. 그런데 사실 핏불테리어도 어릴 때부터 교육만 잘 시키면 사육견이라든가 마약탐지견이라든가 여러 가지 일을 제공하는 개로 키울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문제는 핏불테리어를 키우면서 어릴 때부터 적합한 훈련을 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고 보고요. 사실 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모든 개들이 다 공격성이나 어떤 사람을 무는 사고가 충분히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 장원석: 요즘에 핏불테리어를 애완동물로 많이들 키우시나 보네요?

◆ 이혜원: 핏불테리어뿐만 아니라 스태퍼드셔테리어라든가 대형견들을 굉장히 선호하고 있는 추세고요. 대형견·소형견 할 것 없이 어릴 때부터 다양한 교육이나 훈련을 해야 하는데 그게 지금 안 되고 있는 상황인 거죠.

◇ 장원석: 그러면 소형견하고 맹견하고 어렸을 때 교육시키는 방식이 좀 달라져야 하나요? 어떻게 많이 구분돼 있습니까?

◆ 이혜원: 기본적으로 해야 되는 것은 ‘앉아’, ‘엎드려’, ‘기다려’, ‘안돼’ 그리고 리콜훈련 등 있는데요. 이것은 대형견·소형견 할 것 없이 다 기본적으로 해야 되고, 대형견 같은 경우에는 워낙에 힘이 좋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주인의 말을 즉각즉각 듣고 행동을 멈춰야 한다든가 아니면 부르면 바로 온다든가, 그런 게 좀 더 잘 진행이 돼야 하는 거죠.

◇ 장원석: 그럼 이런 맹견들은 길들이기가 좀 어렵습니까, 어렸을 때? 태생적으로 성격이 사납다든지, 이런 건 아닌가요?

◆ 이혜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충분히 강아지 때부터 훈련을 하면 말을 굉장히 잘 듣는 반려견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많습니다.

◇ 장원석: 이런 점들을 또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데, 교육만 잘 시킨다면 순한 개로 키울 수 있다는 것 꼭 참고로 하셔야겠고요. 그리고 개를 기르는 인구가 1천만에 육박한다고 할 만큼 사람들이 정말 늘었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맹견의 주인이라면 개를 무서워하는 이웃들을 위해서 조심해야 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이른바 ‘펫티켓’, 애완동물 ‘펫(pet)’, 그리고 예절을 뜻하는 ‘에티켓’을 합친 말인데, 어떤 것들이 주로 있습니까?

◆ 이혜원: 우선 산책 시에 목줄은 필수이고요. 그리고 조금이라도 타인에게 공격성을 보인다든가 타인을 향해서 짖는다든가 하면 그런 행동 하지 못하도록 통제가 돼야 하는 거고요. 그리고 우선 기본적으로 산책 시에 대소변 같은 경우에도 바로바로 즉각즉각 치워줘야 합니다. 왜냐면 공공질서라는 게 분명히 있고, 타인에게 어떤 불쾌감이라든가 두려움, 그런 걸 유발하는 것은 어쨌든 막아야 하니까요.

◇ 장원석: 특정 지역에서 이런 펫티켓을 안 지키면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현재 있습니까?

◆ 이혜원: 독일이나 스위스나 이런 데는 맹견법이라는 게 있어서 그 맹견법 내에 품종들이 적혀있습니다. 핏불테리어도 그중의 하나이고요. 그런데 이런 개들을 키우려고 하면 사전에 기질테스트를 받아야 합니다. 그 개가 얼마나 공격성을 갖고 있는지, 아니면 얼마나 보호자의 말을 잘 따르는지, 그런 것들을 전문가가 보고서는 ‘이 개는 키워도 된다, 안 된다’ 아니면 ‘24시간 입마개를 해야 한다’ 그런 처방이 내려지고요. 그리고 독일 같은 경우에는 개를 키울 때 매해마다 세금을 내야 합니다. 사람이 증여세를 내듯이 개에 관련된 세금을 내는데, 이런 맹견법에 있는 품종을 키울 때는 10배까지도 세금이 올라갑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외국의 사례는 그런 것들이 있는데 우리는 아직 체계적인 것은 잡혀지지 않은 상황이군요.

◆ 이혜원: 전혀 없습니다.

◇ 장원석: 전혀 없다. 목줄이라든지 입마개, 그것이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복지에 어긋난다, 얼마나 불편하겠느냐’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그것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 사람들과의 안전한 관계가 더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죠?

◆ 이혜원: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공격성을 드러내는 개라면 입마개가 필수고요. 그리고 그런 공격성을 없애는 어떤 훈련이라든가, 만약에 방어적 공격성이라면 굉장히 공포심이 심한 개거든요. 그래서 그런 공포심을 없애주는 행동치료가 병행이 돼야 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런데 개를 안 키우시면서 이런 강아지, 개를 무서워하시는 분들은 견주들이 ‘우리 아이는 안 물어요. 괜찮아요’ 이렇게 얘기하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더라고요. 나에게는 굉장히 온순하고 착한 개인데 남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개, 어떻게 보십니까?

◆ 이혜원: 사실 많은 개들이 타인에게 공격성을 보인다든가 짖는다든가 무는 일은 그렇게 많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릴 때 개한테 물린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무래도 그냥 얌전히 옆에서 걸어가는 개만 봐도 충분히 두려움에 떨 수 있는 건데요. 만약에 반려견주 분이 자기 개가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 너무 심하게 짖는다든가 공격성을 보인다든가 그러면 그것을 우선은 고쳐주는 게 우선이고요. 그리고 자기 개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 ‘우리 개는 안 물어요’ 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아마 굉장히 소수일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 장원석: 아무래도 그런 내용이 자극적일 수 있으니까 더 많아 보이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개를 어렸을 때부터 훈련을 잘 시키면 되는데, 개는 장난으로 물었는데 주인의 경우도 입이나 손 등이 찢어지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렸을 때부터 어떤 교육을 시켜야겠습니까?

◆ 이혜원: 어릴 때 놀면서 물고 노는 놀이가 있는데요. 그때 힘 조절 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강아지들이 작을 때에는 딱히 피부가 뚫린다든가 피가 난다든가, 그런 일이 별로 없다 보니까 주인분들이 그냥 내버려두는 거죠, 마음껏 물도록. 그런데 강아지 때부터 사람 손을 물면서 놀면 딱 단호하게 ‘물지 마’라고 얘기를 해줘야 합니다. 그때 노는 것을 멈추고 더 이상 노는 상황에서 벗어나가지고 다른 방으로 간다든가. 너무 사람 손이나 발을 갖고 놀면 바로 저지를 하고 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왜냐면 성견이 될수록 힘이 강해지는데 그것을 개는 인지를 못할 수 있으니까요.

◆ 이혜원: 맞습니다. 

◇ 장원석: 예. 앞서 핏불테리어 사례 말씀드리면서 견주가 이례적으로 법정구속 됐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이런 경우는 정말 흔치 않은 경우고요. 다른 나라에 비해서 관리체계라든지 법적인, 견주를 제재하는 법적인 제재가 허술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 갖고 계십니까?

◆ 이혜원: 해외의 경우에는 맹견법에 의해서 그런 핏불테리어를 키우려고 하면 보호자가 혹시 범죄 경력이 있는지, 그런 것까지도 조회를 합니다. 얼마나 그 개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있는지, 이런 것도 당연히 조사를 하고요. 핏불테리어를 키우면서 이 아이의 공격성을 더 유발할 수 있는 그런 보호자라면 못 키우게, 사육을 금지한다든가 그런 게 있습니다.

◇ 장원석: 일부에 해당하겠지만 큰 개를 데리고 다니면 멋있기도 하고 든든해서 키우는 경우도 있거든요. 일부 국가에서는 개를 키우는 심사 자격,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게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게 없습니까?

◆ 이혜원: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전혀 그런 게 없고요. 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라든가 그리고 기본적인 훈련, 그런 것들이 꼭 필요하다고 여겨져서 독일 같은 경우에는 운전면혀증처럼 개를 키울 때 사육면허증을 지금 만들려고 하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독일의 니더작센이라는 주에서는 지금 도입이 되어 있고요. 필기시험도 있고 실습시험도 있어서 그것을 패스해야 개를 키울 수 있는 자격증, 면허증이 나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맹견이라는 것이 따로 종이 구분이 돼있는 겁니까? 아니면 그냥 사나운 개들을 통칭해서 맹견이라고 하는 건가요?

◆ 이혜원: 일부 나라에서는 맹견법 내에 품종의 리스트가 있는데요. 그런데 사실 통계상으로 봤을 때 꼭 그 리스트 안에 있는 품종들한테서 물린 사고가 되게 많은 게 아니라, 사실 저먼세퍼트든 보더콜리든 치와와, 말티스, 다양한 품종들한테서 다 물린 통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언론이나 여기저기서 부각되는 것은 굉장히 무섭게 생긴, 사람이 봤을 때 공격성 있어 보이는 개들한테서 물렸을 때 더 부각이 되는 그런 성향이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러면 주인의 감시를 벗어난 개와 맞닥뜨리게 되는 경우에 어떻게 개를 흥분시키지 않고 조심히 그냥 지나갈 수 있을까요?

◆ 이혜원: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말고요. 고개를 돌리고 ‘나는 너와 싸울 생각이 없다’는 것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시면서, 등을 보이시면 안 되고요. 천천히 뒷걸음질로 멀어지시면 됩니다. 최대한 몸을 크게 움직인다든가 그런 건 자제해 주시고, 갑자기 뒤돌아서 뛰어 간다든가 그러면 그게 더 개들한테는 자극이 되거든요. 그래서 정말 쫓아가서 물어야겠다는, 뭔가 나한테 위협이 되는 또는 어떤 경계해야 하는, 어떤 그런 자극적인 움직임은 피해주셔야 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리고 이번에 아주 긴 추석 연휴를 맞아서 개를 부득이하게 집에 두고 외출해야 하는 분들을 위해서 반려견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특이행동을 할 수 있거든요. 이런 분들은 어떤 점들을 고려하면 좋을까요?

◆ 이혜원: 개를 열 몇 시간, 스무 시간 이상 혼자 내버려 뒀을 때 개들이 분리불안 증세라든가 그런 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짖을 수도 있고요. 그러면 이웃분들한테 큰 불편함을 끼칠 수가 있죠. 이럴 경우에는 어디 아시는 분이라든가 어디 호텔이라든가 여기저기 알아보셔가지고 위탁하는 방법이 있겠고요. 또 마당에서 묶어놓고 키우시는 경우에는 이 아이가 충분히 물이라든가 사료라든가 모든 게 제공이 되어야 합니다. 최대한 아시는 분이라든가 친척분들한테 부탁을 하는 방법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은 맹견을 비롯해서 개를 어떻게 우리가 대해야 하고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지, 여러 가지 측면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혜원: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건국대 3R 동물복지연구소 이혜원 부소장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