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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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 김병지 축구선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9-21 12:49  | 조회 : 4945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9월 21일 (목요일) 
□ 출연자 : 김병지 축구선수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 김병지 축구선수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어제 우리나라 대한민국 16세 이하 여자축구 대표님이 일본을 꺾고 2018년 우루과이 17세 이하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됐죠. 또 이에 앞서서 한국축구가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는데요. 정말 우리나라 축구, 자랑스럽습니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한국 축구의 역사를 쓴 분들이 참 많이 계시죠. 그런데 그 가운데서도 오늘 함께하실 이 분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축구계의 전설, 꽁지머리 골키퍼, 김병지 선수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병지 축구선수(이하 김병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명숙: 정말 반가워하시는 분들 많이 계실 거예요. 지금 막 채널 돌리신 분들 고정하실 것 같은데요, 채널 고정. 청취자 여러분께 인사 말씀부터 시작해 볼까요?

◆ 김병지: 안녕하세요. 김병지 선수입니다. 예전에 정말 힘들 때도 많았고 기쁠 때도 많았는데, 늘 함께 해주셨던 분들이 축구를 좋아하시는 팬들이었어요. 지금도 많은 분과 함께 좋은 시간 보내고 있고, 오늘 이렇게 만나게 돼서 정말 반갑습니다.

◇ 김명숙: 제가 김병지 선수 스튜디오에 들어오시자마자 악수를 청했어요. 손 만져보고 싶어서요. 그 손의 느낌은 어떨까 했는데 정말 부드러우세요. 깜짝 놀랐어요. 골키퍼의 손이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나, 할 정도로. 장갑을 껴서 그런가? 너무 의아했어요.

◆ 김병지: 그런데 손 마디마디는 많이 휘어져 있고요. 부상을 많이 당해서 연골 쪽이 많이 부어있습니다.

◇ 김명숙: 그래도 마음이 따뜻하셔서 그런가 봐요. 그런데 패션감각도 워낙 꽁지머리로 유명하잖아요. 그런데 오늘 보니까 축구선수라는 걸 모르고 그냥 본다면 모델인 줄 알 정도예요. 지금도 ‘김병지컷’이라고 해서, 그 헤어스타일이 다시 인기라면서요. 요즘에 화제가 되던데.

◆ 김병지: 요즘 젊은 유명 스타분들이 많이 하셨던데, 어릴 때 그 스타일을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느껴지는 게, 추억 속에 있는 좋은 생각들을 더듬어서 요즘 많이 하시는 것 같고, 더불어 저도 요즘 ‘병지 컷’이라는 것 때문에 명성을 얻었는데 기분이 좋네요.

◇ 김명숙: 그것도 색다른 제2의 전성기에요. 그렇죠? 위너의 송민호, 엑소의 백현, 빅뱅 지드래곤, 배우 남주혁 등등 젊은 연예인들이 그 꽁지머리, 김병지 컷으로 지금 멋을 한껏 내고 있더라고요. 요즘 현역 선수 시절보다 더 바쁜 활동을 하고 계시다고 제가 들었거든요. 하시는 일이 참 많잖아요.

◆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으로서 활동하고 있고요. 그리고 주로 만나는 사람들은 유소년축구에 관심이 많은 친구와 그리고 저처럼 골키퍼의 꿈을 키우고 있는 학원생들, 중고등학생들, 꿈을 키우는 아이들을 만나서 제가 경험을 통해서 배웠던 노하우들을 만나면서 지도하면서 전수해주고 있습니다.

◇ 김명숙: 유소년 축구 어린 학생들을 위한, 학생들이라고 하나요? 선수들. 유소년 축구 선수들을 위한 활동도 최근에 활발히 하시는 거로 알고 있어요.

◆ 김병지: 제가 선수생활 하면서 느꼈던 것과 나와서 느꼈던 것의 차이가 좀 있더라고요. 제가 선수생활 하면서 느꼈던 것은 1%의 엘리트 선수들만 주변에 많이 보였는데, 나와서 보니까 축구를 좋아하는 대다수의 99% 아이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 김명숙: 거의 다 축구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남학생들은. 남자아이들은.

◆ 김병지: 그래서 그런 친구들에게 축구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배움도 같이 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축구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는 마련들과 기술을, 배움을 주고 있습니다.

◇ 김명숙: 어릴 때부터 함께할 수 있도록. 그런데 제가 지금 남자아이들이라고 말씀드리긴 했지만, 요즘에는 굳이 스포츠에서 남녀를 가리지 않아요. 그래서 어제만 하더라도 우리 여자 축구 대표팀이 낭보를 전해줬잖아요. 선수로서 참 기쁘죠?

◆ 김병지: 대단한 거죠. 그리고 한국 축구가 2002년 월드컵 4강 업적을 이뤘었는데, 향후에 저희가 바라보는 견해에서 그 업적을 다시 이어받을, 남자·여자를 따진다면 오히려 여자 축구가 훨씬 더 가능성이 큽니다.

◇ 김명숙: 그래서 어제 일본을 꺾고 2018년 우루과이 17세 이하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된 우리나라 여자 축구 대표팀에 거는 기대가 엄청난 거예요. 어제 많은 분들 굉장히 기뻐하셨을 것 같아요. 우리 김병지 선수도 현역 선수 시절에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전성기를 누리셨잖아요. 그런데 지금도 활동 많이 하시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렇게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으시죠?

◆ 김병지: 제1의 인생이 축구였다면 제2의 인생은 제가 은퇴를 하면서, 즐겁다고 생각했던 것만 있었는데 오히려 쉽지 않은 인생이 또 놓여있더라고요. 그래서 제2의 인생을 가는 거니까요. 제2의 전성기를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 김명숙: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하셨어요. 사실 그런 노력을 해야지, 우리가 노력 없이 어떻게 되겠어요. 선수 생활 하실 때 끊임없이 피나는 노력을 하셨잖아요.

◆ 김병지: 죽도록 했죠.

◇ 김명숙: 죽도록 하셨어요? 그렇게 한참 전성기 시절을 뒤로하고, 뒤로 했다기보다는 잠깐 은퇴라는 순간을 경험하시고 제2의 전성기를 지금 가고 계시잖아요. 그 당시에 조금 어려웠던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

◆ 김병지: 일단 생활패턴도 많이 달라졌고요. 축구선수였다면 축구 운동에만 관계되는 일을 했을 텐데, 사회에 나오니까 사람과의 관계라든지, 그리고 계획성 있는 일을 해야 하는데 막연하다고 할까, 그런 벽에 부딪힐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 김명숙: 사람과의 관계라는 말이 왜 이렇게 와 닿죠? 왜냐면 선수 생활만 하시다가 사회로 나오신 거라서.

◆ 김병지: 그럴 때 주변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역시 사람과의 관계는 주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가졌고요. 그러면서 요즘 많이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

◇ 김명숙: 그러면 최고의 전성기라고 할 때가 과연, 너무 오랜 시간이었지만 전성기가, 그래도 이때가 가장 최고의 절정기였다, 라고 느낄 때가 어느 때인가요?

◆ 김병지: 연도로 따지자면 98년도가 제일 행복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 김명숙: 98년도라면 그때가 프랑스 월드컵 때였나, 아닌가요?

◆ 김병지: 네, 맞습니다. 그때 전후로 해서 저에게는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고요. 제가 97년도에 결혼을 했고, 98년도에 월드컵을 나갔고, 99년도 1월에 첫아들을 두었으니까요.

◇ 김명숙: 90년대 후반기에 굉장한 일들이 많이 벌어졌네요.

◆ 김병지: 겹경사가 많았죠.

◇ 김명숙: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으실 텐데, 아까 98년도 프랑스 월드컵 이야기를 잠깐 해주셨는데요. 그 당시에 진짜 전 국민적인 스타로 떠오르셨어요. 저도 기억이 나거든요. 그런데 경기 자체는 우리가 물론 패했죠. 패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병지 선수는 우뚝 선 걸로 제가 기억해요.

◆ 김병지: 저는 마음이 아팠는데, 그때 당시 월드컵에서 평가하는 기준이 골키퍼가 실점을 하는 스코어로 하는 게 아니라 선방 대비 실점률에 따르는 그런 데이터를 분석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실점은 많이 했지만 막아냈던 세이브 자체가 많았다’ 라고 이렇게 평가해 주시면서, 저는 실망스러웠지만, 저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호의적으로 해주셨던 게 오히려 국내 팬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 김명숙: 그 당시만 해도 SNS가 없었잖아요.

◆ 김병지: 그렇죠. 전혀 없을 때죠.

◇ 김명숙: 만약 지금 같았다면 더 폭발적이었을 것 같아요.

◆ 김병지: 그때도 꽁지머리 때문에 아주 유명했는데, 지금처럼 SNS가 발달했다면 좀 더 많은 분께 기억되는 이미지가 생겼겠죠.

◇ 김명숙: 왜냐면 그 당시 그때가 엄청났던 게 히딩크 감독이 그 말을 했던 것도 저는 기억이 나요. 저는 축구를 잘 모르지만, 그때 엄청난 열기여서, “네덜란드가 골을 더 넣을 수 있었는데 대한민국의 김병지라는 골키퍼 때문에 골을 넣지 못했다” 이런 얘길 했던 걸 제가 기억을 하거든요. 히딩크 감독에게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어떠셨어요?

◆ 김병지: 그때는 생각지도 못했죠. 히딩크 감독님의 존재에 대한 것들도 2002년 될 때 저희가 크게 각인됐지, 그때는 상대 팀의 감독님이었지, 그렇게 크게 저에게 와 닿는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 김명숙: 그런데 그러고 나서 2002년에 다시 히딩크를 봤을 때는 느낌이 어떠셨어요?

◆ 김병지: ‘대단한 감독이 오셨구나’ 라는 생각을 가졌었고, 그 이후의 한국 축구의 자존감, 가능성, 모든 것을 일깨워주셨던 분이시죠.

◇ 김명숙: 그렇게 좋은 시절 얘기를 지금 잠깐 했지만, 우리가 또 항상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있듯, 힘든 시절도 있었을 것 같아요.

◆ 김병지: 저는 오히려 유년기가 아주 힘들었고요. 축구를 할 수 없는 환경이나 여건들이 많이 따랐었고,

◇ 김명숙: 선수 시절 전에.

◆ 김병지: 네. 중고등학교 때 키가 작아서 축구를 할 수 없는 정도의 키를 가져서 골키퍼를 그만뒀던 적이 있고요.

◇ 김명숙: 그래요? 아니, 지금 엄청나게 크신데, 지금 천장을 뚫을 지경인데. 고등학교 때도 작았어요?

◆ 김병지: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키가 163cm였어요.

◇ 김명숙: 언제 그렇게 컸어요?

◆ 김병지: 고등학교 2학년 올라가면서 제가 갑자기 커서 지금 현재 키가 됐는데, 제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진학할 때 키가 작았다는 이유로 골키퍼를 할 수 없었던 시기가 있습니다. 그때가 제일 힘들었고, 흑역사라고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프로 생활 하면서 제일 저에게 고비였다면 2001년도 드리블 사건이죠. 모든 분들이 많이 아시는 칼스버그컵, 그때 그 시절이었습니다.

◇ 김명숙: 그거 잠깐 얘기 좀 해주시죠.

◆ 김병지: 그때 홍콩에서 칼스버스컵을 나갔었는데 경기를 뛰면서 먼저 잡아서 앞으로 던져놓고 킥을 하려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그 자체가 타이밍이 안 맞았던 거죠. 그러면서 상대에게 볼을 뺏겨서 드리블과 같은 분위기가 이뤄졌는데, 그때 당시에 히딩크 감독님, 베어백 코치, 박항서 감독님이시죠, 그때 당시에는 코치님이셨는데. 벤치가 다 뒤로 넘어간 거죠.

◇ 김명숙: 발칵 뒤집혔어요?

◆ 김병지: 네. 그 이후로 한동안 고비 아닌 고비를 넘겼습니다.

◇ 김명숙: 칭찬받을 때는 선수들이 그렇지만, 누구나 마찬가지일 거예요. 비난을 받거나 그럴 경우에는 ‘내 책임이야’ 이렇게 자책할 경우도 있고 그럴 때 되게 힘들 것 같은데, 어떻게 견뎌내시나요?

◆ 김병지: 다음 경기에 대한 생각을 많이 그리고요. 그리고 선수는 최선의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력으로 평가받는 게 제일 중요한 거니까요. 노력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 김명숙: 지나간 것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다음 경기를 위해서.

◆ 김병지: 맞습니다.

◇ 김명숙: 지금 문자 정말 많이 주고 계십니다. 역시 김병지 선수, 전성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쭉 이어지고 있는데요. 6817님, ‘아이, 좋아라. 사인 너무 받고 싶어요. 김병지 선수 너무 좋아해요. 폰으로라도 받고 싶네요’ 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0101님, ‘골키퍼에게 관심을 갖게 한 첫 번째 선수입니다. 정말 멋진 선수, 최고예요’ 이렇게 찬사의 메시지 주셨고요. 5714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활약 아직도 기억나요. 정말 기량과 실력이 출중한 선수였죠’ 이 당시를 기억하시는 분들 상당히 많으실 것 같아요.

◆ 김병지: 아마 이 분은 30대는 최소한 넘으신 분 같은데요.

◇ 김명숙: 7947님, ‘김병지 선수가 이렇게 말을 잘했나요? 해설 듣다 보면 깜짝 놀랐는데, 오늘 인터뷰 하는 거 보니까 조곤조곤 말씀 잘하시네요’ 라고 하셨어요. 이 분은 우리 김병지 선수에게 관심 많으신 것 같아요. 물론 관심 있으니까 문자를 보내주실 텐데, 해설하시잖아요. 처음에 힘드셨죠?

◆ 김병지: 지금도 힘듭니다.

◇ 김명숙: 어떻게 힘드세요?

◆ 김병지: 발음이 제일 힘들고요. 선수 때 느꼈던 경험이 실제로 듣는 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는 게, 저희들은 조금 길게 설명할 수 있으면 좋은데 순간 임팩트 있게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팬들이 이해하기 쉽게 한다는 게 힘들고요. 그리고 저희들은 선수들끼리는 한 마디만 가지고도 그 선수에게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다 전달되는데, 때로는 제가 그런 메시지로 팬들에게 전달한다는 거죠. 그럴 때 많이 힘듭니다.

◇ 김명숙: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맹활약 하고 계세요. 그런데 슬하에 아들만 세 명인 거 맞나요? 그러면 아들 중에도 축구를 하는 아들이 있겠죠?

◆ 김병지: 첫째와 셋째하고요. 둘째는 하다가 전공을 바꿨습니다.

◇ 김명숙: 그러면 제일 큰아들이 몇 학년이에요?

◆ 김병지: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고요.

◇ 김명숙: 그러면 그 아들도 축구를 엄청 잘해요, 아빠만큼?

◆ 김병지: 적당히 합니다.

◇ 김명숙: 셋째는요?

◆ 김병지: 셋째는 가능성이 있고요. 셋째는 신체가 다행스럽게 좀 큰 편이에요. 그래서 골키퍼를 지금 하고 있고,

◇ 김명숙: 몇 학년인데요?

◆ 김병지: 초등학교 4학년인데, 축구를 한 경위가 사실 막내는 낚시를 좋아해요. 그래서 제가 밑밥을 깔았던 게, 축구를 시키고 싶은데 낚시꾼이 되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태산아, 낚시를 하려면 낚싯배가 있어야 하잖아” “아빠 그렇지” “그러면 낚싯배를 사려면 돈이 있어야 하잖아. 그럼 축구를 잘하면 낚싯배를 살 수가 있어. 그럼 골키퍼 하면 되는 거야” 라고 했더니 “그럼 축구 할게”라고 해서 축구 골키퍼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김명숙: 그래요? 이름이 태산이, 또?

◆ 김병지: 첫째는 ‘태백’, 둘째는 ‘산’, 셋째는 ‘태산’

◇ 김명숙: 태백, 산, 태산. 너무 멋져요. 역시 운동선수의 느낌이 딱 나는데요? 힘, 열정, 에너지, 이런 것 같은 느낌이 나요, 이름에서.

◆ 김병지: 태백산의 정기를 이어받으라고 해서 태백산, 이렇게 다 연결시켰습니다.

◇ 김명숙: 보통의 경우에, 요즘에는 자식들이 원하면 원하는 거 시켜, 이런 부모들이 많이 계세요. 그런데 간혹가다 ‘굳이 그 길을 왜 해, 힘들게’ 이런 생각 할 수도 있는데, 김병지 선수는 아드님들이, 물론 소질이 있으니까 그건 정말 좋은 건데, 100% 다 그렇게 ‘너희들이 하고 싶으면 그냥 해’ 이렇게 지원해주신 건가요?

◆ 김병지: 저는 후자예요. 제가 축구선수였기 때문에 축구를 시켰던 게 아니라, 축구를 좋아해서 선택하게끔 도와줬고요. 둘째는 축구 하다가 음악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는데 중학교 2학년 때 음악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아빠, 음악 하고 싶어” 라고 해서 그러면 조금 더 생각해보고 그 선택이 결정되면 얘기해 달라고 했는데, 음악 쪽으로 바꿨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할 때 저는 후원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훌륭한 아빠세요. 훌륭한 선수니까. 그러면 김병지 선수도 음악, 노래, 춤, 이런 거 잘하세요?

◆ 김병지: 전혀요.

◇ 김명숙: 왜요? 잘할 것 같아요. 왜냐면 아들들 셋 중에 둘은 운동하고, 또 그중에 한 명은 음악 한다고 하니까. 그러면 아내분이 음악에 소질이 있으신가?

◆ 김병지: 집사람은 미술 쪽이에요.

◇ 김명숙: 어쨌든 예체능의 끼가 흐르는 거네요. 멋지십니다. 그런데 아들이 경기하는 걸 지켜볼 때 느낌이 어떠세요? 조마조마하고 초조하고 내가 경기하는 게 차라리 더 마음이 편할 것 같고. 후배 선수들이 하는 걸 볼 때랑 다를 것 같은데, 아들 경기하는 모습은.

◆ 김병지: 요즘 고등학교나 대학교 후배 선수들이 경기를 통해서 프로로 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는데, 제가 현장에 있을 때는 제가 올해 잘하면 내년에 자동으로 계약이 되고 선수생활 이어간다는 편안함이 있었는데, 정말 많은 아이들과 학생들이 저와 같은 위치에 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걸 봤을 때, 정말 힘들구나. 그런 걸 요즘 많이 느꼈고 그런 꿈을 좇아가는 아이들의 노력이나 이런 걸 봤을 때 정말 다르게 다가왔어요. 정말 놀랐습니다. 부모님들이 관심 가지는 것, 지도자분들이 신경 써서 아이들 가르치는 것, 등등해서 그런 어려움들을 많이 느끼고 있는데, 그런 꿈들이 다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 김명숙: 이뤄지겠죠. 아드님이 경기하는 모습 볼 때 더 긴장되시나요?

◆ 김병지: 훨씬 더 긴장되죠. 저는 긴장되면서도 즐기는 편인데, 한 팀·한 선수를 응원한다는 게 이렇게 긴장되면서도 뭔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들, 이렇게 간절하다고 생각됐던 게 아이들 통해서 요즘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 김명숙: 그렇구나. 그런데 은퇴를 작년에 하신 건가요?

◆ 김병지: 2년 전에 했습니다.

◇ 김명숙: 2년 전인가요? 2015년도에 하셨어요, 그러면?

◆ 김병지: 그해 겨울이었습니다.

◇ 김명숙: 그해 겨울에요. 저는 왜 2016년도로 알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 김병지: 은퇴식은 2016년도에 했기 때문에 그렇게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 김명숙: 그래요? K리그 최다출전하신 거고, 또 최고령자라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 김병지: 맞습니다.

◇ 김명숙: 맞아요? 그게 몇 살이라고 발표할까요?

◆ 김병지: 괜찮아요. 46살 정도에서 제가 은퇴한 거로 알고 있는데, 45살인가요, 만으로? 그런 정도까지 했습니다.

◇ 김명숙: 굉장히 사실은 우리가 물리적인 나이로 요즘에 얘기할 때는 굉장히 젊은 나이잖아요. 어린 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런데 운동선수한테는 사실 40대 중반이 어린 나이는 아니죠. 고령이라고 아까 표현을 했지만.

◆ 김병지: 그렇죠. 은퇴 보통 하는 나이가 35살 전으로 하면 그래도 상당히 오래 했던 선수로 평가받는데,

◇ 김명숙: 그러니까요. 그래서 비결이 궁금해서요.

◆ 김병지: 비결이요? 젊을 때 가졌던 경쟁력이 빠르고 스피드한 것의 힘이 있다면, 이제 나이 들면서 경험이라는 게 쌓이는데 끊임없이 자신만이 가진 경쟁력을 끄집어내야 해요. 그러면서 나중에 비결로 다가오는데, 젊을 때는 그런 장점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30살 중반 이후에 내가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가져낼 수 있는 스킬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들을 가졌습니다.

◇ 김명숙: 그래서 자기관리가 굉장히 철저하신 분으로 이야기되고 있거든요.

◆ 김병지: 네. 19살 때부터 46 은퇴할 때까지 지켰던 게, 몸무게를 78kg에서 제가 1kg 이상 벗어난 적이 없고요. 그리고 술·담배를 일절 하지 않았고 선수생활 하면서 밤 8시 이후에 개인사적인 문제로 스케줄을 잡지 않았습니다.

◇ 김명숙: 그런 얘기들을 후배들한테도 많이 해주시나요?

◆ 김병지: 후배들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얘기하죠. 오히려 즐거운 시간 보내면서 좀 짧더라도, 삼촌이라고 부르거든요. 삼촌처럼 하지 않겠다고 얘기합니다.

◇ 김명숙: 그래도 어쨌든 그렇게 선수생활 하시면서 19살 때부터 30년간을 그렇게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신다는 게 굉장한 거거든요. 그렇게 쉽지가 않아요.

◆ 김병지: 많이 힘들었죠.

◇ 김명숙: 그렇다면 지금은 어떠신지, 이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선수생활을 은퇴하신 지금은 밤에 약속을 안 하시는지, 술도 안 드시고 그러시는지.

◆ 김병지: 밤에 만나고요. 술집에도 다니고요. 그런데 변한 게 없다면 술은 일절 안 하고 있고요. 담배도 일절 안 하고 있고요. 사람들 만나는 것은 사회생활을 위한 방법이고, 또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알아가는 방법 중에 제일 편한 게 술 한잔 하면서 속마음을 터놓는 거라는 걸 많이 느꼈는데, 그렇지만 상대는 속마음을 털었는데 제가 술을 하지 않아요.

◇ 김명숙: 술을 하지 않더라도 분위기가 좋으면 자신도 모르게 얘기가 잘 될 때가 있어요.

◆ 김병지: 예. 요즘 지금 잘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지금 김병지 선수 이 아침에 술 한 잔 안 하고도 말씀 잘하시잖아요. 그런데 우리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에 성공했잖아요, 우리나라가.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김병지: 냉정하게, 국민들은 만족 못 하시는 내용과 결과를 보여줬다는 것은 사실이고요. 그렇지만 노력을 하는 모습들에 대해서는 박수를 쳐주고 싶고, 앞으로에 대한 것들을 위해서 지금 과정이라면 지혜롭게 힘을 합쳐서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 김명숙: 지금 우리 선수들이 굉장한 선수들이 많잖아요. 각 나라에서 세계적으로 훌륭한 인정을 받는 선수들이 많죠. 한국 축구의 붐을 일으킨 김병지 선수의 키즈들이다, 이렇게 얘기해도 될 정도로 이승우, 백승호 선수 등 해서 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초특급 선수들로 자라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이번 월드컵 때 그런 선수들이 출전 가능성이 있을까요?

◆ 김병지: 일단 거론했던 이름이 있는 선수들은 지금 현재 분위기에서는 사실 쉽지가 않고요. 그렇지만 이번 신태용 감독에서 유럽원정에서 이 선수들을 부를 수도 있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거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또 가능성은 있겠죠. 그렇지만 이 선수들은 2022년, 2026년, 2030년까지 이어갈 수 있는 선수들임은 확실합니다.

◇ 김명숙: 지금 문자가 계속 오고 있는데 제가 소개를 못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7910님, ‘히딩크 감독이 정말 오시나요?’ 이렇게 질문하셨는데, 오고 싶어 한다, 아니다 이런 얘기가 있었어요.

◆ 김병지: 팩트는 못 오시고요. 그리고 정확한 것은 히딩크 감독님이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이나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서 많은 것을 도움 주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작년도에 제가 은퇴식을 할 때 9월 18일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 당시에 히딩크 감독님이 그 전후에 한국을 오셨어요. 그러면서 한국 축구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시고, 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말씀하셨어요. 그렇지만 앞으로 한국 축구를 위해서 많은 역할을, 또 바라는 것은 국민들도 대한축구협회도, 저희도 마찬가지잖아요. 많은 것에 대해서 도움을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명숙: 그러나 이번에는 못 오실 것 같다.

◆ 김병지: 아마도 그런 거로 알고 있습니다.

◇ 김명숙: 8897님, ‘술·담배 안 하시고 철저한 자기관리, 정말 프로선수답네요. 프로가 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정신 정말 존경하고 박수 드립니다’ 하셨어요.

◆ 김병지: 감사합니다.

◇ 김명숙: 그리고 0191님, ‘골 결정력이 왜 이리 떨어졌나요’ 또 이런 질문도 하셨네요. 아까 잠깐 말씀을 해주셨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어려우신가요?

◆ 김병지: 아니요. 보신 것처럼 정확합니다. 마지막 두 경기 남겨놓고 한국 축구 월드컵 진출에 대한 희망은 남아 있었지만 고비 중의 고비였거든요. 그 고비 중의 고비가 실점을 줄이되 공격력에서 득점을 만들어줬어야 했는데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에서 득점을 만들어주지 못했죠. 그렇다고 찬스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 아쉬움은 앞으로 한국 축구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축구 공격 선수들이 많은 노력들을 했으면 좋겠어요.

◇ 김명숙: 이제 2018년 월드컵에 대해서 좋은 쾌거를 기대해보고 열심히 응원해야겠어요. 축구선수 은퇴 후에 제2의 인생을 살고 계시는데, 지금도 전성기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또 더 하고 싶은 일도 많으실 것 같아요. 계획하는 일들도 있으시고.

◆ 김병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유소년 축구파크를 지금 만들고 있고요. 공교롭게도 이번 주 주말과 주일에 오픈식을 갖게 되는데, 한국 축구의 유소년 꿈나무 아이들에게 맘 놓고 뛰어놀고 운동할 수 있는 그런 구장과 환경들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 김명숙: 오늘 이렇게 나와 주셔서 오랜만에 뵙게 돼서 저도 너무 반갑고요. 한국 축구의 전설답게 이야기도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말씀.

◆ 김병지: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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