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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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각코드 체계 바뀐다지만.. 살충제 계란 또 나왔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9-14 11:54  | 조회 : 2825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9월 14일 목요일
□ 출연자 :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대한민국 치킨전‘ 저자)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정부가 살충제 달걀 사태 이후에 전수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있는 농장의 달걀 겉면에 적혀있는 난각코드를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을 다시 조사해 보니까 살충제 성분이 또 나왔습니다. 이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어제 공개를 한 내용입니다. 경기도 여주시 안병호 농장에서 생산돼서 서울 강남구 진성축산에서 유통 중인 ‘맑은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 ‘비펜트린’이 기준치보다 더 넘게 나온 겁니다. 이게 괜찮다고 했던 건데, 이렇게 또 문제가 나옵니다. 난각코드를 다음 달부터 고친다고 하는데 괜찮을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저희 제작진이 식약처에도 이와 관련해서 질문을 하려고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식약처는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오늘 이 문제, ‘대한민국 치킨전’ 저자인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이하 정은정): 안녕하세요.

◇ 장원석: 일단 난각코드 얘기부터 해보겠습니다. 달걀 껍데기에 몇 가지 숫자와 한글이 적혀 있는데, 이걸 난각코드라고 하잖아요? 최초에 가장 유명해진 것이 ‘08 마리’ 이런 것들인데, 그런데 보통 이전에는 거의 신경 안 쓰고 달걀 사시다가 이번에 많은 분들이 정보에 대해서 공부를 하셨어요. 난각코드가 정확히 어떤 용도로 쓰이고 있습니까?

◆ 정은정: 난각은 계란 껍데기라고 얘기하는 거고요. 그래서 그 계란의 생산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정보예요. 그래서 앞에는 시도를 표시하고 뒤에는 농장명이 기호로 표시돼 있어서 생산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그런 코드라고 할 수 있죠.

◇ 장원석: 지금은 예를 들어서 ‘08 아무개’ 이렇게 적혀 있으면, 경기도가 08이니까 경기도에서 만든, 농장명은 ‘아무개’다. 이렇게 알 수 있는데, 다음 달에는 뭔가 추가된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이 달라집니까?

◆ 정은정: 일단 지금은 시도별 부호하고 농장명 정도만 적혀 있는데, 가장 핵심인 그동안 산란 날짜가 적혀있지 않았었거든요. 그래서 이게 대체 어느 정도 묵혔던 계란인지, 바로 낳은 계란인지 알 수 없어서, 일단 산란 날짜가 표시가 되고요. 그리고 지금 가장 크게 문제가 된 게, 밀식사육에 대한 문제가 많이 불거져서요. 그래서 이제는 환경표시, 즉 사육이 어떤 식으로 됐는지 맨 뒤에다가 표시를 하는 거죠. 1번 같은 경우에는 유기축산이라든지, 해서 그 번호를 부여하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장원석: 방금 말씀하신 것이 맨 오른쪽에 붙게 되는 한 자리 숫잔데, 1번부터 4번까지요. 보니까 1번은 유기농, 2번은 방사사육, 3번은 축사 내 평사·축사사육, 그리고 4번이 케이지 사육인데, 4번 케이지 사육은 왠지 알 것 같아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A4용지 사이즈보다 작은 곳에서 밀집해서 닭을 키우는, 그런 것은 알겠는데 나머지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요?

◆ 정은정: 일단 친환경축산물인증제도 단계가 있는데요. 가장 최고사양은 동물복지 단계인데, 그리고 그다음은 유기축산물 단계인데요. 일단 가축들이 먹는 사료가 유기사양이어야 되는 거죠. 우리가 유기농은 많이 이해를 하고 계시니까, 동물들이 먹는 사료가 유기농이어야 하고 그리고 어느 정도 방목의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것이 유기축산물의 핵심이고요. 그리고 이번에 가장 많이 걸려서 소비자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준 게 ‘무항생제축산물인증’인데, 이것은 사료에만 항생제나 합성항균제, 그리고 호르몬제가 첨가되지 않고 일반 사료를 급여를 하면 인증을 주는데, 가장 큰 문제가 방목조건에 관한 규정이 없었어요. 그래서 케이지사육을 하면서도 무항생제축산인증을 받을 수가 있었던 거고, 나머지는 케이지사육이나 평사사육은 아마 다 아실 거예요. 방사사육 같은 경우는 풀어서 기르는 형태고, 그리고 평사로 기른다는 뜻은 최소한의 모래목욕이 가능한 상태를 표시할 수 있는 거죠.

◇ 장원석: 방사하고 축사 내 평사 사육방식은 규모의 차이로 볼 수 있을까요?

◆ 정은정: 예, 규모의 차이죠. 방사사육 같은 것은 규모의 차이도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계사를 열어서 닭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굉장히 많은 곳, 그러려면 당연히 좀 적게 키워야 하고요. 평사의 경우에는 일단 바닥에 정도만 키운다. 그 정도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아요.

◇ 장원석: 그냥 얼핏 보기에는 1번으로 갈수록 품질이 괜찮은 달걀이 나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긴 하는데, 그렇게 되면 가격적인 면에서 농장에서도 기르는 데 좀 부담이 생기고 그러면 당연히 달걀 가격도 상승하지 않을까요?

◆ 정은정: 네, 그렇죠. 달걀 가격도 상승해야 하는데, 그동안에 무항생제축산물의 인증 수준이, 수준이 아니라 인증 받는 농가가 굉장히 많아지다 보니까 다시 가격이 평준화된 면이 있어요. 그래서 사실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소비자들도 얼만큼의 계란 가격을 지불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봐야 되겠죠.

◇ 장원석: 그렇군요. 의무적으로 새로운 난각코드를 다음 달부터는 시행하겠다고 식약처가 밝혔는데, 현재는 이번에 살충제 달걀 파동 때문에 조사를 해보니까 코드가 적혀있지 않은 달걀도 시중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규모가 작거나 영세한 농장 중에는 이 장비 마련 자체가 어려워서 안 하는 곳도 있다고 하던데 어떤가요, 현재 실태가?

◆ 정은정: 일례로 보자면 제가 이번에 한 농가를 뵈었는데요. 무항생제 축산으로, 그리고 거의 동물복지 가깝게 기르시는데 5천수 정도밖에 안 기르시거든요. 그런데도 난각코드 기계가 거의 1천만 원 정도 되고, 그리고 굉장히 고장도 잦고, 그리고 이게 소비자들은 잘 모르지만 식용잉크 값도 사실은 굉장히 소모품이기 때문에 농가에는 굉장히 부담이 되는 형태거든요. 기존에 관행대로 양계를 해 오셨던 농가들은 이 계란을 그냥 매집해 가는 매집상들이 있었기 때문에 매집상들이 가져가서 중앙에서 자기네들이 마음대로 난각코드를 부여한 면도 있고요. 그리고 지금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데, 대형 매집상이라고 하죠. 아무래도 제과제빵 영역에서 난각코드 없는 계란들을 모아서 가공을 하거나, 해서 유통구조 자체가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단속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 장원석: 매집상, 그러니까 방금 말씀하신 제과제빵 대형 업체라든지, 그런 곳에서 난각코드가 없이 그냥 가져가도 문제가 안 되나요?

◆ 정은정: 문제가 사실은 돼야 하는데 단속 자체가 어려웠다는 거죠. 왜냐면 가져가서 바로 난황, 난백으로, 계란을 깨서 가공을 하거든요, 두 개를 분리를 해서. 그 과정에 대해서 사실은 그동안에 개입을 많이 못해왔던 거죠.

◇ 장원석: 그럼 유통 과정에서 달걀이 어느 정도 생산된 지 얼마나 지났고 어디에서 나왔는지, 그 출처를 명확히 알 수 없는 것들이 계속 유통되고 있었다는 거네요.

◆ 정은정: 예, 그렇죠. 그래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고요, 사실 이렇게 난각코드의 방식을 바꾼다는 것은. 그래서 이번에 계란 사태를 통해서 그래도 여기저기서 근본적으로 이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 장원석: 살충제 달걀파동이 일어나고 나서 정부도 나름대로 조사를 하고 대책 마련을 위해서 다양한 대책을 내놓기도 했는데, 글쎄요. 난각코드 변경, 정보가 추가되는 것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에요. 왜냐면 어제 식약처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전수조사에서 적합판정을 받았던 농장이 다시 검사해 보니까 살충제 성분이 또 나왔다는 거잖아요. 왜 이럴까요?

◆ 정은정: 아무래도 내성 문제도 좀 있을 것 같고요. 비펜트린 같은 경우에는 허용된 살충제거든요. 그러니까 웬만한 양을 뿌려서는 진드기라든가 그런 박멸이 어렵다는 판단이 들고요. 그래서 계속 주장하는 거지만 지금 유통구조 자체가 계란에선 굉장히 복잡해요. 농수축산물 중에서는 유통비율이 53%나 차지하는,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축산물이거든요. 왜냐면 잘 깨지기도 하고요. 그리고 가공식품의 원료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벌어지는데, 이 복잡한 유통구조에 대해서 개선을 하고, 그리고 농가 입장에서는 좀 억울한 면이 하나를 생산할 때마다 120~130원인데 그동안 매집을 매집상이 가져갈 때는 하나에 채 100원을 쳐주지 않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하나씩 팔 때마다 손해를 40원, 50원씩 보다 보니까 일단 양을 많이 키워서 손실을 보존을 해야 되고, 실제로 버려야 하는 계란까지도 알뜰하게 수습해야 하는 근본적인 고통이 있다고 보면 되죠.

◇ 장원석: 그러면 유통구조에 대해서 지적을 하셨으니까, 어느 부분부터 개선이 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 정은정: 지금 계란뿐만 아니라 사실 농수산물이 안고 있는 가장 근본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 개념처럼 농산물에도 최저가격이 보장이 돼야지만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데, 지금은 사실은 경매시장에 내놓기 때문에 생산자들이 가격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일단 양적으로 승부를 거는 면이 분명히 있고요. 그래서 대안으로 내세우는 게 GP센터, 즉 계란 집하장을 건설을 해서 일괄 검역과 관리를 한다고 얘기를 하는데, 충분한 예산과 인력이 확보됐는지, 아니면 지금 여론이 들끓다 보니까 급급하게 내놓은 정책인지. 이 부분에 대해선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다른 식품에 대해서도 이런 집하장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이 있나요?

◆ 정은정: 여러 가지가 있고요. 그중에서도 계란도 몇 군데는 됐었는데 전면적으로 실시가, 예산이 드는 일이고 하다 보니까 실시가 좀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 지원도 해야 하지만 교육도 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우려가 됩니다. 사실은 좋은 뜻이기는 하지만 언제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까, 이런 연구자로서의 의문이 드는 거죠.

◇ 장원석: 유통 구조상의 가격 문제도 그렇고 여러 가지 고려하다 보니까 농장 입장에서는 역시 좁은 공간에 많이 닭을 키워서 달걀을 생산할수록 이익이 나니까, 그로 인해서 이번에 살충제 같은 문제까지 계속해서 순차적으로 벌어졌다고 이렇게 원인 분석을 하신 거잖아요. 그러면 정부의 관리감독이라든지 유통구조 전반적으로 우리가 어떤 부분을 가장 먼저 손봐야 할까요?

◆ 정은정: 일단 계란의 최저생산비가 보장이 돼야 하고요. 그리고 깨끗하게 안전하게 생산했을, 소위 말해서 유기사양으로 해놨을 때 농가들은 또 뭐냐면 제대로 잘 팔리지가 않는 거죠. 그러니까 고가다 보니까 소비자들에게 어필이 잘 안 되고, 특히 계란 같은 경우에는 가공식품 분야에서 훨씬 더 많이 쓰이거든요. 그래서 생산을 친환경적으로 제대로 했을 때 이 부분을 충분히 소비해주겠다는 사인을 보내줘야 하는데 그걸 개별 소비자들한테는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학교 급식이라든지 혹은 군대 급식이라든지 이렇게 해서 공공영역에서 선택을 하고 소비해 준다는 확실한 표시가 있다면 사육환경도 함께 개선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이번에 살충제 달걀로 말미암아 여러 가지 얘기를 해봤는데 그거 하나만 들여다 볼 것이 아니었군요.

◆ 정은정: 예. 여러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은정: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대한민국 치킨전’ 저자인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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