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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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살림 “가을 나물 요리” - 이보은 요리연구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9-12 12:47  | 조회 : 36294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9월 12일 (화요일) 
□ 출연자 : 이보은 요리연구가

우아한 살림 “가을 나물 요리” - 이보은 요리연구가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우아한 살림> 문을 엽니다. 이제 무가 맛있을 시기가 됐죠? 특히 무에 달린 무청. 이 무청을 말려두면 이듬해 봄까지 국거리 걱정이 없습니다. 무청뿐만 아니라 가을에 나물 말려놓으면 참 쓸 데가 많죠. 애호박도 그렇고, 가지도 그렇고. 그런데 이렇게 말려놓으면 긴 겨울을 든든하게 보낼 수가 있는데, 말리는 방법도 사실 쉽지 않고요. 또 말린 나물들을 맛있게 요리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 <우아한 살림> 이보은 생활요리연구소 대표인 요리의 여왕, 요리의 요정, 요요 이보은 요리 연구가와 함께 말린 나물 요리, 팁 알아봅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보은 요리연구가(이하 이보은): 안녕하세요. 이보은입니다.

◇ 김명숙: 오늘은 왜 이렇게 우아한 차림으로 오셨어요.

◆ 이보은: 오늘이 <우아한 살림>하는 날이라 좀 우아하게 하고 왔어요.

◇ 김명숙: 그렇구나. 블랙 앤 화이트로, 아주 멋지십니다. 요즘 가을 하면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천고마비의 계절’이 더 떠오릅니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고 하는데, 저는 왜 요즘 이렇게 제가 살이 찔까요, 말도 아닌데?

◆ 이보은: 요새요. 날씨가 갑자기 화창하거나 하늘이 맑고 높아지면 사람들이 식욕이 당기게 마련이에요. 그리고 가을이면 풍성한 곡식들이 얼마나 많이 영그는 계절이에요. 맛있는 과일들도 많고요, 과실들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까 안 먹으면 이상한 계절이 바로 이 가을이긴 한데,

◇ 김명숙: 저는 사시사철 다 잘 먹거든요. 우리 이보은 선생님도 그러시잖아요.

◆ 이보은: 그래요? 저는 그렇게 잘 먹으면 살쪄서 안 돼요.

◇ 김명숙: 그런데 맛있게 드시잖아요.

◆ 이보은: 일단은 맛있게 먹는데, 저는 요새요. 장바구니 물가가 하도 높다고 하니까 제가 좀 가볍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더니 냉장고 파먹기가 있더라고요. 냉장고 안에 가을의 제철이 바로 단호박인데요. 단호박은 사실 8월이 제철이고 영글어서 따는 게 9월이에요. 그래서 9월에 단호박이 달달한 맛이 좋아서 저는 단호박 치즈 올려서 구워먹기도 하고요. 아니면 단호박 채 썰어서 부침개 해먹기도 하고요.

◇ 김명숙: 그냥 쪄서 먹어도 맛있고, 단호박 수프도 맛있고,

◆ 이보은: 그럼요. 다 맛있으니까 사실 요새는 단호박을 조금 많이 먹고 있어요, 저는.

◇ 김명숙: 먹는 얘기 하니까, 저는 먹는 얘기만 나오면 안 고프다가도 배가 고파요. 이래서 살찌나 봐요. 그런데 이렇게 제철이 되면 값이 좀 더 싸질 수도 있죠. 그럴 때 질 좋은 나물 같은 걸 사서 말려서 보관해 놓으면 두고두고 겨우내 식탁의 효자아이템이 될 수 있어요.

◆ 이보은: 가장 좋은 게요. 애호박과 가지는 사실 지금이 여름의 끝물이에요. 올해가 너무 가물었기 때문에 애호박이 많이 열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사실은 작년 같은 경우 애호박이 2개에 천 원, 이랬기 때문에 제가 많이 말려놨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애호박 하나에 4500원, 3500원 하니까 말려놓는다는 게 약간 겁은 나는데, 그래도 저는 못난이 애호박 골라서 1500원씩 샀어요. 그래서 애호박을 좀 말려놨고, 그리고 요새 가장 말려야 하는 시기가 바로 고구마 줄기에요.

◇ 김명숙: 뭐 어때요, 못난이라도. 고구마순이라고 하나요?

◆ 이보은: 그렇죠. 고구마 줄기는 사실 고구마가 많이 나오는 시기에, 지금 말려놓는 게 가장 좋은데, 고구마순도 두 종류가 있다고 해요. 고구마로 캐 놓은 고구마순은 고구마순 자체가 단맛이 좀 없고요. 고구마순만을 위해서 만들어놓은 것은 고구마순 자체가 단맛이 있다고 해요. 아무래도 영양분을 고구마가 가져가니까, 그래서 그런 것들 요새 말려 두시면 내년 고구마순 나오기 전, 6월까지는 든든하게 고구마순 나물볶음으로 많이 드실 수 있고요.

◇ 김명숙: 가지도 말리면 좋죠? 가지나물 말린 거 살짝 볶아 먹었더니 정말 맛있더라고요, 쫀득쫀득하니.

◆ 이보은: 가지도 말리면 아주 좋죠. 완전히 고기 질감이 나죠. 그리고 제가 여러분한테 꼭 지금쯤, 가을볕에 말려두세요, 하는 게 한 가지 있어요. 바로 양파인데요. 양파가 요새 여섯 개 한 뭉텅이 정도 많이 들어있더라고요. 이걸 곱게 채 썰어서 말려 두시면 겨울철에 국물 요리할 때 이 양파가 굉장히 효자 육수 내는 맛의 기본을 만들어 줍니다. 우리가 보통 겨울철에 뜨끈하게 ‘콩나물국 해먹을까?’ 그러시잖아요. 이럴 때 국물 낼 때 양파 말린 거 약간 넣고 그다음에 그 물을 이용해서 콩나물국을 끓이면 훨씬 더 콩나물국이 맑고, 달고요. 그다음에 우리가 겨울철에 감기 많이 드시죠? 양파 말린 걸 가지고 요리의 기본을 하게 되시면 감기 면역력 예방에도 좋으니까요. 한 번 이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 김명숙: 오늘 진짜 중요한 팁이었어요. 저는 양파 한 망 사다 놓으면 금방 썩잖아요. 그래서 그냥 채 썰어서 냉동실에 보관해놓고 국 끓일 때 썼는데, 이렇게 말리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네요. 영양도 훨씬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 사실 무청 같은 것도, 이제 앞으로 김장철도 돼서 무청이 많이 나오는데요. 저 한 번 무청 말리려다가 실패해서 그 뒤로는 안 말리거든요. 베란다에 살짝 걸어놨는데 다 누렇게 떠가지고 그냥 버렸어요.

◆ 이보은: 대부분 어머님들이 무청 그냥 놔두면 저절로 마르겠지, 생각들 하시는데요. 그렇게 되면 굉장히 누렇게 변해서 초록이 갖고 있는 엽록소가 다 없어져 버리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하지 마시고요. 살짝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 내세요. 그러고 나서 찬물에 여러 번 헹군 다음에 그다음에 말리는 게 좋은데, 대부분 어머님들이 말리실 때 무청을 그냥 줄기를 자르고 말리잖아요? 그렇게 하지 말고 무 윗부분까지 해서 달려있게끔. 그렇게 해야 무에 있는 영양성분까지 무청이 그대로 흡수를 해서 훨씬 달고 맛있게 말려지니까요. 꼭 그렇게 하시고, 그다음에 우리가 가을볕이 너무 좋다고 볕에다가 쨍하고 말리면요. 색깔들이 변해요. 쨍하고 말리지 마시고, 쨍할 때 약간 우산을 덮어씌우든지 해서 그늘에서 말리는 게 가장 색깔이 예뻐요.

◇ 김명숙: 그래요? 요즘 사실 먼지도 있고 해서 햇빛에 말리기 꺼리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또 건조기가 많이 나왔잖아요.

◆ 이보은: 요새 식품건조기들이 많이 나와서 대부분 거기다 넣고 말리셔서 그냥 바로 냉동실에 넣어 두시는데요. 사실 우리가 햇볕에 말리는 이유가 비타민D 생성을 위해서거든요. 그래서 혹시라도 식품건조기에 말렸다 하시더라도 약간 채반에 널어서 햇볕을 20분만 쐬어주시면 그것도 도움이 되니까요. 그런 방법으로 이용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 김명숙: 그렇겠네요. 지금 사연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일단 요즘 호박이 아주 맛있다고 누가 보내 주셨어요, 사연으로. 호박을 보내주신 게 아니라 사연을.

“요즘 호박이 아주 맛있던데요. 호박전으로 만들어 먹고 나물로 만들어 먹는데, 애호박의 단맛을 살리면서 말리려면 어떻게 하고 또 요리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애호박 말리는 법 궁금하다고 하셨어요.

◆ 이보은: 사실 호박은요. 늦여름하고 초가을에 말리는 게 딱 좋아요. 그래서 딱 지금 말리는 게 좋은데, 사실 지금쯤 있는 호박들이 씨가 좀 많거든요. 이럴 때 씨를 도려내고 하는데, 그래서 우리가 ‘오가리’라는 말을 써요. 오가리라는 말이 뭐냐면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채소와 종이 같은 것을 가위로 오려서 말려놓는 것’을 오가리라고 하는데, 그래서 우리가 ‘가지 오가리’,‘호박오가리’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거든요. 마찬가지로 씨가 많을 때 이 씨를 도려내고 나서 썰어서 말려주면 좋은데, 단 우리가 보통 말리실 때 어머님들이 요새 철제 바구니들 많이 쓰시거든요. 철제 바구니 쓰면 수분을 흡수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덜 말라요. 빨리 말려지지도 않고요. 그래서 되도록 나무바구니 이용해서, 나무채반이라고 팔잖아요. 그거 구입하셔서 거기다 하시는 게 좋고요. 그다음에 완전히 한쪽 면이 마르면 다른 한쪽 면을 뒤집어서 두 번씩 말려주시는 게 훨씬 더 좋고요. 이렇게 말려야 곰팡이가 슬지 않는데, 만약 곰팡이가 슬게 되면 그건 버리셔야 하고요. 꼭 냉동보관 하시는 게 좋은데, 예전에는 비닐봉지 담아서 서늘한 곳에 둔다고 했는데 요새 아파트들이 다들 온도가 높잖아요? 그러니까 서늘한 곳이 냉동실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 지퍼백에 물려서 냉동실에 써놔요. ‘몇 월 며칠에 말려둔 것’ 이렇게 해서 한 끼씩 준비해 주시면 아주 좋습니다.

◇ 김명숙: 애호박나물 말린 것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은?

◆ 이보은: 애호박은요. 5분 정도만 물에 담갔다가 물에서 건지세요. 건져서 빠득빠득 하게 씻은 다음에 물기를 자분자분하게 짜요. 너무 뭉그러뜨리면서 짜면 호박의 모양새가 없어지겠죠? 거기다가 국간장 조금하고요. 다진 파, 다진 마늘 조금 넣고 한 번 볶아주시는데, 그냥 볶지 마시고 들기름과 식용유를 반반씩 넣고 볶아주세요. 그리고 난 다음에 그냥 맹물에다가 들깨를 타요, 들깻가루를. 그런데 거피 낸 들깻가루가 있고 거피가 안 낸 들깻가루가 있는데, 거피 낸 들깻가루를 타야지 하얘요. 그리고 난 다음에 볶아놓은 애호박에다가 집어놓고 자글자글하게 약한 불에서 약간만 끓인 다음에 바로 꺼내 놓으시면 아주 맛있는 들깨죽으로 버무린 애호박나물 드실 수 있는데요.

◇ 김명숙: 들깨를 물에 타는군요. 저는 그냥 다 볶은 다음에 뿌려서, 역시 노래를 못해요.

◆ 이보은: 그러면 거칠어지죠. 물에 타서 해야 굉장히 부드럽고 비벼 먹을 때도 맛있고요. 아니면 호박오가리 쫑쫑 썰어서 된장찌개 할 때 맨 마지막에 두부랑 같이 넣어도 맛있고요. 달걀 찜을 할 때 호박오가리 썰어서 같이 넣으셔도 괜찮고요. 그다음에 돼지고기 불백 할 때 마지막에 불려놓은 애호박 말려놓은 걸 가지고 불백 양념에 같이 해서 볶아 잡수셔도, 만약 집에 있는 앞다릿살이 300g밖에 없다. 그런데 사람은 네 사람이다. 이러면 양을 늘려서 고기 맛으로 드실 수도 있습니다.

◇ 김명숙: 그렇구나. 오늘 정말 다양한 요리, 애호박 하나 가지고도 할 수 있는 걸 많이 배웠습니다.

“애 아빠가 무말랭이를 좋아해요. 하도 잘 먹어서 시댁에서 얻어오지 않고 이번에는 무를 직접 말려서 만들어 놓으려고요. 많이 번거로울까 걱정인데요. 방법 좀 알려주세요.”

하셨어요. 아까 무청 말리는 건 말씀해 주셨죠. 무말랭이는 다른 거잖아요.

◆ 이보은: 무말랭이는 사실 9월 말에서 10월 말까지 나온 무 가지고 하는 게 가장 맛있어요. 단맛이 많이 배어 있거든요. 그런데 무말랭이 하실 때 많은 분들이 껍질을 벗기시는데요. 껍질 벗기시면 안 돼요. 왜냐하면 껍질에 훨씬 더 비타민C가 많이 들어있고요. 무말랭이를 탄탄하게 해주는 역할을 껍질이 해요. 그래서 되도록 얇게 썰어서 채반에다 널어서 말리시는데,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철제 채반 말고 나무채반이 좋고요. 중간 중간 자꾸 뒤집어 주셔야 골고루 말려지거든요. 그래야 나중에 무말랭이가 훨씬 더 쫄깃해요.

◇ 김명숙: 예전에 언젠가 기억에 무명실에 꿰어서 말렸던 기억도 나는데요, 어릴 때.

◆ 이보은: 보통 무명실로 할 때는 무말랭이 사이즈를 엄지손가락 두께만큼만 해서 하면 이게 쪼그라들잖아요. 그런데 저는 무말랭이 만들 때 두 가지 버전으로 해요. 하나는 두껍게, 하나는 곱게 채 썰고. 왜냐면 곱게 채 썬 것은 그렇게 말리고 난 다음에 살짝 물에 헹궈서 물기 꽉 짜서 오징어젓갈에 같이 썰어 넣고 버무리면 진짜 맛있고요. 많은 분들 진미채 조림하시죠. 그다음에 어묵조림하시죠. 이럴 때 무말랭이 한 줌씩 아주 얇게 채 썰어서 물에 한 번 헹군 다음에 물기 꽉 짜서 조림할 때 같이 넣어 주시면요. 아주 쫄깃쫄깃한 식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무가 그렇게 겨울에 좋잖아요? 같이 드실 수 있어서 훨씬 더 도움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 김명숙: 무 하나 사면 커서 먹다 다 남는데 그냥 냉장고에 방치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채 썰어서 말려서 두고두고 쓰면 좋겠네요. 무청을 다듬어 말린 것이 시래기잖아요? 시래기, 무쳐먹어도 맛있고 국을 끓여 먹어도 맛있는데, 제대로 맛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이보은: 일단 아까 무청으로 시래기 만드는 법 가르쳐 드렸었죠? 그것을 물에다가 하룻밤 정도 재워요. 불려 놓는다는 얘기에요. 그리고 난 다음에 쌀뜨물에 무청을 삶는데, 쌀뜨물에 삶는 이유는 무청을 볕에 말려서 준비했으면 나중에 묵나물들은 아린 맛이 약간 올라와요. 그래서 그 냄새, 향을 없애기 위해서 쌀뜨물에다가 우리가 삶거든요. 삶고 난 다음에는 바로 헹구지 말고 그대로 두세요. 쌀뜨물이 그대로 식을 때까지. 그러면 쌀뜨물에 있는 기온, 온도 때문에 무청이 훨씬 더 부드럽게 시래기가 불려지거든요. 그러면 여러 번 헹궈서 물기 꼭 짠 다음에 시래기 가지고 된장찌개 한 번 만들까요? 송송 썰어서 차돌박이랑 같이 된장이랑 한 번 무치세요. 그러고 나서 뚝배기 안에 넣고 한 번 볶아주세요. 그리고 쌀뜨물 조금 넣고 잘박잘박하게 끓으면 거기다가 대파 좀 넣고 두부 좀 넣어서 우루루 끓여내시면 ‘시래기 차돌박이 된장찌개’가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해서 잡수시면 굉장히 좋아요. 그리고 시래기는 송송 썰어서 간장하고 참기름하고 졸여주세요. 대신에 시래기가 굉장히 부드러워야 해요. 그렇게 해서 뜨거운 밥에 버무려서 김밥 싸면 아이들이 입맛 없다고 할 때 하나씩 입에 넣어주면 아주 잘 받아먹거든요. 이렇게 사용을 하셔도 괜찮습니다.

◇ 김명숙: 시래기나물, 들기름에 들들 볶아서 먹어도 맛있을 것 같아요. 군침 넘어가네요.

◆ 이보은: 그리고 또 하나. 시래기가 대부분 불리고 나면 질깃질깃 한 게 있어요. 그게 뭐냐면 겉껍질이거든요. 그 껍질은 벗겨서 이용하시는 게 좋고요. 내가 껍질 벗길 시간이 너무 없다, 이럴 때 포크 있죠.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삼지창 포크 이러잖아요. 그 포크로 결대로 쭉 쭉 찢어주세요. 그러면 시래기가 좀 부드러워지겠죠? 그러고 나서 볶아주시면 훨씬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어요.

◇ 김명숙: 8300님께서 문자 주셨네요. ‘시래기 잘 삶으려면 마른 시래기를 불리지 않고 쌀뜨물에 바로 넣고 압력솥에 15분간 삶아서 3시간 정도 담갔다가 멸치·다시마 넣고 된장에 조물조물 버무려 쌀뜨물에 끓여 먹으면 영양 만점 시래기찌개 완성입니다’ 하셨어요.

◆ 이보은: 압력솥에 하시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긴 한데 자칫 잘못하다간 압력솥에서 너무 많이 물컹해지면, 저는 그렇게 물컹한 게 싫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냥 삶아서 담근 다음에 먹는데, 미리 8시간 정도 담가 두니까 저는 그냥 잠자기 전에 밤에 물 부어놔요.

◇ 김명숙: 그래서 아침에 끓이면 되죠. 그런데 보통 아침에 찬물 넣고 끓이는데, 그 시간도 중요할 것 같아요.

◆ 이보은: 쌀뜨물 넣고 데칠 때는 보통 저는 20분 정도 데쳐요. 부들부들할 때까지 두거든요. 그리고 난 다음에 찬물에 헹궈서 껍질을 벗기죠. 왜냐면 삶아주고 나면 껍질하고 안에 있는 시래기 피막이 떨어져 나가거든요. 그때 벗겨 내시면 굉장히 손쉽게 벗길 수 있으니까 고민하지 마시고 일단 실천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 김명숙: 5030님께서, ‘나물 데치는 시간이 궁금해요. 몇 초 정도 해야 하나요’ 하셨는데, 몇 초가 아니라 말린 나물은,

◆ 이보은: 말린 봄나물 같은 경우 20~25분 정도 푹 삶아 주셔야 하고요. 시금치 같은, 미나리 같은 경우 끓는 물에 바로 넣었다가 10번만 세고 뒤집어서 한 10번 세고 꺼내야 하니까 불과 20초에요. 20~30초 정도만 데쳐 주시면, 데치는 것과 삶는 것은 시간의 문제니까 그걸 잘 생각하셔서 하시면 훨씬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 김명숙: 먹는 얘길 하다 보니까 자꾸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서 제 꼬르륵 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넘어갈 것 같아서 노래를 들어야겠습니다. 제인 버킨의 노래 준비했어요. ‘Yesterday Yesterday’

(음악: Jane Birkin - ‘Yesterday Yesterday’)

◇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우아한 살림> 이보은 요리연구가와 함께 말린 나물 요리 비법 알아보고 있습니다. 지금 사연 하나 왔는데요.

“제주도 시댁에서 양하를 잔뜩 보내주셨어요. 무척 질기던데 어떻게 먹는 게 좋을까요?”

하셨는데, 양하라는 게 뭐죠?

◆ 이보은: 양하가요.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라도나 경상도 지역의 따뜻한 곳에 나는 9월 한철 채소? 식재료라고 할 수 있는데요. 생강과인데 양파처럼 생겼어요. 그런데 작아요. 그래서 양파가 왜 겹겹이 싸여 있죠? 그걸 약간 긴 버전에 잘록한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딱 반 가르면 겹겹이 싸여 있는 꽃봉오리가 보이거든요. 그런데 사실 이것은 체중 증가를 억제하는 장점이 있고요. 제가 알기에는 인슐린 저항성을 좋게 하는 거라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장아찌로 만들어 먹으면 사시사철 즐길 수가 있는데, 사실 양하는 말리거나 이러기가 약간 힘들어요. 그래서 장아찌나 김치로 많이 드시는데, 보통 양하 같은 경우 제주도에서 먼저 시작된 채소라 ‘양해’라고도 해요.

◇ 김명숙: 그렇군요. 그리고 아까 초반에 애호박은 말씀하셨고 가지도 말리면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고구마순도 말리면 좋다고 하셨는데, 가지가 사실 물기가 조금 많잖아요? 가지 어떻게 말리는 게 좋을까요?

◆ 이보은: 보통 가지 같은 경우는요. 일단 물에 씻어서 반 갈라요. 반을 갈라서 만약 가지 끝물이 되면 씨 부분이 들뜨거나 나와 있거든요. 그걸 도려내시고 얄픈얄픈하게 썰어서 마찬가지로 체에 밭쳐서 말리시는 게 가장 좋은데, 가지는 되도록 얇게 썰어서 말려야 잘 말라요. 너무 두껍게 썰면 안에 수분기를 갖고 있어서 금방 상하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얇게 썰어 하시는 게 좋고요. 보통 가지 같은 경우, 저는 가지 자투리 남을 때마다 잘 말려두는데요. 이것은 아주 여러 가지 휘뚜루마뚜루 다 쓸 수가 있어요. 감자조림 할 때도 가지 말린 것 살짝 넣고 같이 조림하시면 좋고요. 아이들이 불고기 해 달라 그러면 불고기에 가지 약간 같이 넣어서 채소까지 같이 먹게끔 하시는 것도 좋고요.

◇ 김명숙: 표고버섯 대용으로 써도 되겠어요.

◆ 이보은: 그렇죠. 굉장히 쫄깃쫄깃하고 맛있거든요. 저는 카레 할 때도 말린 가지 조금 넣어요. 그러면 씹히는 질감이 좋거든요. 그리고 가지 같은 경우에는 할 게 너무 많은데, 당면볶음 할 때 잡채에 표고버섯 대신으로 가지 넣고 하셔도 좋고요. 그다음에 어묵조림 할 때도 가지 넣으시면 좋고, 그다음에 말린 가지 같은 경우 가을 솥밥 할 때 드시면 굉장히 좋은데, 저는 입맛이 없잖아요? 그러면 애호박이랑 가지 말린 것을 좀 불려요. 그러고 나서 약간의 조선간장과 들기름에 살짝 버무려서 냄비에다 볶아요. 그리고 불린 쌀 넣고 같이 볶은 다음에 밥물 잡아서 푹 뜸까지 들여 놓으면 가지 밥이 완성되잖아요. 그것을 김치 송송 썰고 구운 김 부순 양념장을 만들어서 비벼 먹어요. 그러면 한 그릇 점심 한 끼로 제일 좋고요. 특히 여자 친구들 오게 되면 여러 가지 밥상 차리기가 번거롭잖아요. 이럴 때 가을 나물 솥밥 하나 해서 주면 ‘역시 너희 집에 오니까 우리가 이런 것도 먹는구나’ 이 소리 딱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 김명숙: 그러니까 우리가 봄에 곤드레 나물밥 먹듯 가을에 이렇게 말린 걸 이용해서 냉동실에 넣어놨다가, 

◆ 이보은: 그리고 한 말씀 더 하시면 돼요. ‘갱년기인 여자들한테 말린 나물이 좋단다’ 이러시면서.

◇ 김명숙: ‘너희 위해서 내가 한 거야’ 하면서.

◆ 이보은: 그렇죠.

◇ 김명숙: 정말 수다가 끊이지 않을 것 같아요. 이렇게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이야기 나누면 너무 좋잖아요. 그때는 살찌는 생각 전혀 안 떠올라요.

◆ 이보은: 그리고 이렇게 말린 것들을 이용해서 차로도 드실 수 있는데요. 우리가 무말랭이 같은 경우 주전자에 무말랭이 한 줌 넣고요. 그다음에 말려놓은 생강도 조금 넣고 대추 좀 넣어서 팍팍 우려서 끓여서, 지금 사실 환절기라 제가 목소리가 살짝 낭랑하지 않고 묵직하잖아요. 이럴 때 그 물 수시로 마셔두면 감기 예방에도 좋으니까 말린 나물 하나 가지고 여러 가지로 쓰실 수 있으니까 일타삼피? 그 정도 되겠죠?

◇ 김명숙: 그리고 아까 고구마순도 말씀하셨는데, 고구마순 말리는 것은 어떻게 말리는 게 좋을까요?

◆ 이보은: 고구마순은 일단 껍질을 벗기셔야 해요. 그리고 살짝 끓는 물에 한 번 데치고 난 다음에 그다음에 말려 주시는 게 좋은데,

◇ 김명숙: 그러니까 고구마순이나 무청 같은 건 데쳐서 말리고 나머지 가지나 애호박은 그냥,

◆ 이보은: 그렇죠. 그냥 썰어서 말리고. 그런데 이렇게 데쳐서 말려주어야 훨씬 더 식감도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상하지도 않고요. 그냥 우리가 내쳐 두면 그것은 상하게 하는 지름길이거든요. 그런데 한 번 데쳐주면 데침과 동시에 애벌로 익힌 게 되잖아요. 그러고 나서 말리는데 되도록 데칠 때 먹는 사이즈를 정해서 데치는 게 좋아요. 그래야 빨리 말려요.

◇ 김명숙: 썰어서, 그러면 잘라서.

◆ 이보은: 네, 썰어서. 그렇게 말리시는 게 가장 좋고 고구마순 같은 경우에는요. 불리는 것도 일이에요. 왜냐면 약간 두꺼운 것이 완전 실처럼 얇아졌잖아요. 그걸 다시 불리려면 제가 아까 시래기 말씀드린 것처럼 하루 저녁 불려놓은 다음에 다음 날 아침에 쌀뜨물에 삶아서 그냥 담가놓고 부들부들해지면 그걸 건져서 하시면 좋은데, 이렇게 말려놓은 고구마순은 우리가 돼지고기 삼겹살 볶을 때같이 넣으셔도 괜찮고요. 그다음에 육개장 할 때 고구마순으로 고사리 대신 넣으셔도 좋고요. 그다음에 저 같은 경우 이걸 쫑쫑 잘 썰어서 달걀말이 할 때 좀 넣어요. 그러면 그것도 색다르게 드실 수 있거든요.

◇ 김명숙: 그것도 색다르겠네요. 이렇게 나물 말리는 방법과 또 말린 나물 가지고 맛있게 만들어 먹는 비법까지 말씀을 해주셨는데, 얘기 듣다 보면 늘 시간이 너무 부족해요. 그리고 늘 배고파요.

◆ 이보은: 저희가 딱 12시 전에 해서 그런 것 같아요.

◇ 김명숙: 어떡하면 좋죠? 이 배고픔을 어떻게 달래주시겠어요?

◆ 이보은: 우리 오늘 밖에 나가서 맛있는 밥이나 먹었으면 좋겠는데.

◇ 김명숙: 그런데 이 가을에 그 밖의 것은 또 없을까요? 고구마순이라든가 애호박이라든가, 가지, 무말랭이, 무청, 시래기,

◆ 이보은: 또 하나는 어머님들이 샐러리, 샐러드 만든다고 한 단 사면 샐러리가 남아돌아 가잖아요. 그런데 샐러리 잎을 말렸다가 그걸 차로 잡수시면 치아미백, 입안 헹굼 이런 게 되니까 제가 어떤 치과 선생님한테 여쭤보니까 미백 효과가 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샐러리 차로도 활용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단 말리고 난 다음에는 프라이팬, 마른 프라이팬에다가 덕음하는 과정을 세 번 정도 해주셔야 해요. 그래야 우리가 마실 때 부담 없고 샐러리 향이 은은하게 퍼져서 아주 맛있거든요.

◇ 김명숙: 그렇게 해서 말린 다음에 세 번 정도 볶아서 식혀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차로 끓여 먹으면. 이야, 오늘 이렇게 디저트까지 완벽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맛있는 요리 이야기 함께 나눠 봤어요. 고맙습니다.

◆ 이보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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