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인터뷰전문보기

"내 아이 아니지만 무릎꿇은 이유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9-12 12:43  | 조회 : 3443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9월 12일 화요일
□ 출연자 :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얼마전 SNS에 올라온 무릎 꿇은 장애아동의 어머니 영상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강서구 특수학교 건설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호소하는 영상이었는데요. 그런데 이 영상을 보고 난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주민들이 반대하는 건 아니라며 특수학교 건설을 찬성하는 주민들이 온라인 서명을 하는 등 행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 문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만약 내 동네라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0945로 의견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이 이야기는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인, 이은자 어머니와 함께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이하 이은자): 안녕하세요.

◇ 장원석: 여기 특수학교가 설립되느냐, 마느냐. 이 터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 건가요?

◆ 이은자: 가양동에 공진초등학교 이적지에요. 그러니까 학교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거기가 비어있는 공간으로 남아있는 거죠.

◇ 장원석: 그 주변에는 뭐가 있습니까? 주택가입니까? 아니면 상가가 있습니까? 

◆ 이은자: 주변에 아파트도 있고요. 길 건너편에는 방송국도 있고, 그리고 뒤편에는 장애인종합복지관, 이런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 장원석: 강서구에는 특수학교가 얼마나 있습니까?

◆ 이은자: 강서구에는 지금 현재 교남학교 한 곳이 있습니다.

◇ 장원석: 교남학교. 그러면 지금 강서구에 한 곳이 있는데, 아이와 통학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지금은 어느 정도 걸리나요, 보통?

◆ 이은자: 저희 아이는 교남학교를 못 갔고요. 그래서 구로구에 있는 정진학교로 다니고 있어요. 저희 아이가 학교까지 가려면 한 시간 반 정도가 소요가 되고요. 올 때는 50분 정도 소요가 됩니다. 그래서 갈 때는 사실 강서구 지역을 돌고, 또 양천구 지역을 돌고, 그래서 구로구까지 가는 거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죠.

◇ 장원석: 강서구민이시잖아요. 그러면 만약 공진초등학교 터에 학교가 생기면 학생들 통학시간이 얼마나 줄어들까요? 그 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 이은자: 글쎄, 저만 하더라도 일단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으니까요. 자동차로는 한 5분 거리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마 강서구에서 지금 다른 타 구로 학교 가는 친구들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절반 이상. 

◇ 장원석: 학교 가는 데 한 시간 반, 아침에 걸리는데 그게 보통 절반 정도 줄어들 것 같다.

◆ 이은자: 30~40분? 네, 이 정도 될 것 같아요.

◇ 장원석: 예. 얼마 전에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주민토론회가 열렸잖아요. 이런 토론회가 그전에 자주 있었습니까?

◆ 이은자: 지금 7월 달에 한 번 있었고요. 9월 5일 날 2차 토론회였습니다.

◇ 장원석: 7월하고 9월하고 분위기는 어땠나요? 비슷했나요? 

◆ 이은자: 7월에는 반대하시는 분들의 목소리만 굉장히 많아서 사실은 패널들이 한 마디도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9월 5일 날 있었던 토론회에서는 토론회 하기 전에 찬성을 하는 기자회견도 있었고 그래서 그 안에도 실제적으로 찬성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셨었어요, 특수학교 설립 찬성하시는 분들이요. 그래서 반대 목소리도 나왔지만 찬성한다는 목소리도 나와서 정말 9월 5일 그 날은 양측이 팽팽하게 서로 목소리를 내고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 장원석: 그래도 7월보다는 두 달 동안 양측이 비슷할 정도로 주장이 맞서는데, 그러면 반대하시는 분들은 그 지역 주민 분들인가요, 주로? 

◆ 이은자: 네, 그렇죠. 찬성하시는 분들도 강서 지역의 분들이셨어요.

◇ 장원석: 거기 사는 분들이신데도 불구하고 우리 동네에 오는 것 괜찮다, 왜 이런 것 가지고 뭐라고 하느냐, 이런 입장이신가요? 

◆ 이은자: 네, 네. 그런 분들도 계셨고 정말 ‘우리 동네는 안 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 장원석: 그러면 아이를 둔 학부모들께서는 몇 분이나 참석하셨습니까?

◆ 이은자: 저희가 50여 명 참석한 것 같아요.

◇ 장원석: 그러면 학부모님들도 발언 기회가 주어졌나요?

◆ 이은자: 네. 패널들 제외하고 방청객에서 양쪽에 두 분 정도 발언할 기회가 있었고요. 그 중에 저희 쪽에 장애아 어머님께서 발언하시다가 도저히 주민 분들이랑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이 없으시니 그냥 무릎을 꿇으시더라고요.

◇ 장원석: 굉장히 감정적으로 충돌을 했다고 들었어요. 일부 강서구 주민 분들 중에서 반대하는 측에서는 약간 욕설 섞인 발언도 하시면서 이건 도저히 토론이 될 수가 없을 정도로, 그렇게 강렬하게 부딪혔다고 들었는데 어머님들, 학부모님들께서는 어떤 말씀 좀 하셨습니까?

◆ 이은자: 저희들은 사실은 어떻게 해서든지 학교에 대해서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많았어요. 아이들, 그리고 특수학교가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더 많은 거부감이 있으시고, 또 낯설기 때문에 막연한 불안감이 있으시거든요, 주민 분들이. 그래서 그런 것들, 우리 아이들에 대해서 알려 드리고 학교가 정말 안전하게 잘 운영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설명을 드리려고 했는데 제가 한 마디 할 때마다 욕설을 하시고 하시니까 도저히 제가 주민 분들한테 설명을 드릴 수 없는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방청 하시던 분들 중에 저희쪽 어머님들이 얘기할 때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얘기를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 장원석: 반대하는 분들이 워낙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까 우리 아이를 둔 학부모님들도 뭘 할 수가 없으니까 그때 무릎을 꿇는 상황까지 간 거군요. 어머님도 같이 무릎을 꿇고서 하셨습니까?

◆ 이은자: 사실 저는 패널 쪽에 앉아있어서,

◇ 장원석: 부대표를 맡고 계시다 보니까.

◆ 이은자: 네. 그래서 저희는 단상에 있었고 어머님들은 아래에 있으셔서 사실은 굉장히 많이 힘든 시간이었어요. 제가 주민 분들한테 말씀 드릴 때, 주민 분들의 욕설을 들을 때보다 그들 같이 봐왔던 어머님들이 이렇게 무릎을 꿇으시면서 눈물을 흘리는 걸 보면서 그때가 더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런 상황이 SNS로 퍼지면서 ‘강서구 주민이지만 나는 학교 설립에 찬성한다’는 분들도 늘어났고요. 이번 일에 대해서 몰랐던 분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거든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까? 그런 걸 좀 느끼세요?

◆ 이은자: 네. 제가 많이 달라진 게 느껴지고요. 그리고 굉장히 주민 분들이 지나다니시면서 저를 알아보시고 ‘반대하지 않는다, 모든 주민들이 그런 건 아니니까 힘내라’ 이렇게 응원도 해주시고, 그리고 전화나 메시지도 많이 주시고요.
 
◇ 장원석: 주로 주민 분들인가요?

◆ 이은자: 네. 그래서 사실은 굉장히 많이 힘이 나고 그 날은 정말 아이들을 맡기고 어떻게 죽을까, 정말로 이런 생각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정말 제가 처음으로 ‘아이고, 그래도 아직은 좀 사람 사는 세상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장원석: 서명운동도 벌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몇 분이나 찬성 서명운동에 참여하셨답니까?

◆ 이은자: 지금 8만 표가 넘게 찬성하셨다고 들었어요.

◇ 장원석: 지역 주민 분들을 중심으로 서명운동이 이루어진 거죠?

◆ 이은자: 네. 저희가 처음엔 몰랐거든요. 서명운동 하고 계신지를 몰랐는데 나중에 알았어요.

◇ 장원석: 그럼 굉장히 지역주민 8만 명이면 굉장히 많은 수준인 것으로 어림짐작이 되는데, 구체적으로 학교 설립에 대해서 여쭤보면요. 학교 설립 반대를 주장하는 분들 중에서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공약도 들면서 국립한방병원 설립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게 사실은 법적으로 병원 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고 하던데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 이은자: 교육청에서는 계속 일관되게 여기가, 단 한 번도 의논한 적도 없지만, 어쨌든 의논을 했어도 병원부지로는 도저히 이게 적합하지 않다고 계속 말씀을 드렸는데도 사실은 주민 여러분들께서는 그 말보다는 그냥 김성태 국회의원의 말이 더 와 닿은 거죠. 사실 특수학교보다는 누가 들어도 한방병원이 더 좋겠다. 그리고 특수학교가 어려운 건 알겠지만 그래도 지역의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서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는 한방병원이 들어오는 게 좋겠다, 이런 시각들이 많으시니까 사실 그게 정말로 여기에 학교 부지라서 병원설립이 어렵다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개의치 않으시더라고요.

◇ 장원석: 그러면 반대하는 분들의 주장은 어떤 건가요? 병원이 들어와야 한다, 그것 때문에?

◆ 이은자: 예. 일단은 병원이 들어와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쪽 가양동 지역에 장애인 시설이 너무 많다. 그렇게 두 가지 말씀하셨어요.

◇ 장원석: 그러면 이미 장애인 관련 시설이 그 주변에도 뭔가, 센터였나요, 아까? 

◆ 이은자: 예. 복지관들이 있고요. 또 그쪽에 임대단지가 있다 보니까 그냥 장애인 복지관이 아니고 일반사회 복지관도 많이 있고요. 그런데 사실은 장애인 복지관이라고 해서 장애인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일반 주민들도 많이 이용하세요. 이름만 장애인 복지관이지, 사실은 누구나가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에요. 그래서 사실 ‘그쪽에 장애인 시설이 많아서 기피 시설이 너무 많다’ 이렇게 말씀들을 많이 하셨어요, 패널 분들께서. 그런데 사실은 저희로서는 좀 납득하기 어렵죠. 주민들도 정말 많이 이용하시거든요.

◇ 장원석: 강남에 밀알학교라고 있는데, 그 사례가 굉장히 좋은 선례가 되겠네요.

◆ 이은자: 네. 저희도 그래서 정말 밀알 못지않은 좋은 모델이 강서구에서 나왔으면 좋겠어요.

◇ 장원석: 거기도 1990년대 후반에 지어질 때 강렬하게 반대를 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주민센터 수준 못지않게 만남의 장으로도 활용이 되고 주민친화의 공간으로 활용된다고 하더라고요. 

◆ 이은자: 네. 정애학교라고 강남에 또 하나 있는데요. 그쪽에 주민 분이 직접 그 얘기 하셨대요. 내가 가서 얘기 해주겠다고, 학교 들어와서 얼마나 좋아졌는지, 주변 환경이. 본인 주민이신데 그냥 얘기해줄 수 있다고, 그렇게도 말씀하셨다고 하더라고요.

◇ 장원석: 그렇군요. 특수학교에 대한 편견, 아까 이 지역에 한해서는 한방병원 문제가 있고 다른 지역에서는 집값 하락이 우려된다, 이런 주장이 많으신데, 어찌 됐든 주민들하고 계속 대화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어떤 얘기를 계속해서 하실 예정이신가요?

◆ 이은자: 저희는 어쨌든, 아이들도 어쨌든 학교를 가야 하니까 그리고 또 아이들에 대해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계시지 마시라고 계속 말씀드리고 싶고, 그리고 주민 분들에게 정말 다른 특수학교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좀 보여드리고 싶어요, 기회가 있으면. 그러면 좀 거부감이 덜하실 것 같거든요. 그래서 그런 노력들을 지역에서 많이 할 생각이에요.

◇ 장원석: 끝으로 지금 방송 듣고계신 청취자 분들이라든지 아니면 지금 몸담고 계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로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요?

◆ 이은자: 장애아이를 20년 동안 키웠는데 많은 일들이 있었거든요. 너무나 많이 힘이 들고 그런데 사실은 아이 자체가 힘들다기보다는 주변의 시선이라든가, 아니면 이 아이의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저희 부모들이 더 많이 힘이 든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성숙해서 우리 모두의 아이로 인식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얘기들도 많이 꺼내 주셨고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저희도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은자: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