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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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치의 “중년의 자살예방법은?” - 조성돈 라이프호프 대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9-01 12:47  | 조회 : 5796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9월 1일 (금요일) 
□ 출연자 : 조성돈 라이프호프 대표 (한국자살예방협회 이사)

당신의 주치의 “중년의 자살예방법은?” - 조성돈 라이프호프 대표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당신의 주치의> 시작합니다. 9월의 첫날 나누기에는 좀 무거울 수 있지만,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서 가슴 속 깊이 쓸쓸해하고 외로워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그래서 무겁지만, 가을을 밝고 산뜻하게 맞이하자는 차원에서 저희가 오늘 이 시간 마련했습니다. 특히 50+가 되면 이즈음에 나의 과거도 되돌아보게 되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는 불안한 마음도 점점 더 많아지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오늘 이 시간, 몸을 고치는 의사는 아니지만, 마음을 치유하는 의사라고 할 수 있죠. 자살예방 활동에 힘써온 라이프호프의 대표이자 한국자살예방협회 이사인 조성돈 교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성돈 라이프호프 대표(이하 조성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명숙: 정말 반갑습니다. 작년 겨울에 뵙고 처음 뵙는 것 같아요.

◆ 조성돈: 시간 빨리 가네요.

◇ 김명숙: 그러게 말입니다. “세월 참 빠르다”라는 노래 가사처럼 진짜 빠릅니다. 가을에 모셨습니다. 자살예방활동 꾸준히 하고 계시잖아요. 그 활동 활발히 하고 계시는 가운데 책도 출간하셨더라고요.

◆ 조성돈: 자살예방활동은 저한테 너무나도 소중한 일이고요. 실은 제가 개인적으로는 조그만 학교에 교수로 있기 때문에 그 일도 열심히 해야 해서,

◇ 김명숙: 실천신학대학교대학원

◆ 조성돈: 맞습니다. 자원봉사활동으로 자살예방 활동 하는데 일 열심히 하면서 책도 한 권 출간했습니다.

◇ 김명숙: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게다가 지금 몸담고 계신 생명의 가치를 회복하는 공동체, ‘라이프호프’ 그렇게 알고 있는데요. 라이프호프의 대표이시면서 제가 앞서 소개해 드린 대로 한국자살예방협회의 이사님으로 계신단 말이에요. 두 단체가 성격은 비슷하겠지만 활동하는 내용은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소개를 해주시면 어떨까요?

◆ 조성돈: 라이프호프는 5년 전에 새로 창립을 했고요. 제가 주도했고 지금 대표로 있는데요. 민간단체로서 캠페인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자살이라는 것은 우울증 환자들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를 바꿔야 자살이 줄어들 거로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 단체는 캠페인 하면서 밝은 운동을 많이 펼치고 있고요. 한국자살예방협회의 경우 민간단체로서는 제일 큰 단체이고요. 그곳에 관련된 교수님들이나 학자들, 그리고 사회복지사들, 이런 분들이 많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어서요. 여러 단체가 힘을 합쳐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 김명숙: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 지금 학회도 열리고 있다고요.

◆ 조성돈: 어제부터 이어진 학술대회가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오늘까지 열리고 있습니다.

◇ 김명숙: 어떤 내용이 주로 다루어지나요?

◆ 조성돈: 최근에는 심리적 부검이라고 해서요. 자살하신 분들의 원인을 유가족들이나 남으신 분들을 통해서 찾아보고 대책 마련하는 것, 이게 이번의 아주 중요한 주제 같습니다.

◇ 김명숙: 중요하죠. 남아있는 가족들에 대한 게 상당히 필요할 것 같아요.

◆ 조성돈: 가족들이 정말 얘기할 곳이 없거든요. 이런 데서 좀 풀고 그분들을 찾아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저희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자살하는 사람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왜 자살했느냐’는 모를 수도 있어요, 가족이더라도. 그런데 그런 원인을 정확히 아는 것이 남아있는 가족의 치유에 많은 도움이 되는 건가요?

◆ 조성돈: 그렇죠. 대부분 처음에는 미안한 감정 ‘왜 몰랐을까?’, 그리고 슬픔 이런 걸 하다가 나중엔 분노가 일어나요. ‘왜 나한테 의지를 안 했을까? 왜 나한테 얘기를 안 했을까? 뭔가 얘기했으면 도와줬을 텐데’ 그러다 보니까 그 상처 치유가 상당히 어렵거든요. 차라리 원인이라도 알면 그 마음이 많이 풀립니다.

◇ 김명숙: 그렇군요. 최근에 연예인 중 고 최진실 씨, 아직도 많은 분들이 잊지 못하고 있잖아요. 고 최진실 씨의 자녀와 가족들을 보면 아직도 치유가 안 되고 있구나. 우울감도 크고 사회에 제대로 적응도 못 하고 가족 간의 불화가 더 심해지는 것 같은, 그런 경향을 보였거든요. 그래서 자살자 유가족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필요한 것 같아요.

◆ 조성돈: 그게 저희의 의문 중 하나인데요. 자살 유가족들이 최근 몇 년으로만 따져도 약 70만 명, 100만 명으로 저희가 추산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에 대해서 도움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이분들이 시대적·사회적으로 많은 위로를 받아야 할 부분인데, 사회에서 쫓겨나는 거죠. 손가락질하면서 ‘오죽했으면’ 이런 말, 내지는 정말 무서운 말인데 남편 돌아가시고 나서 부인들한테 ‘잡아먹었다’는 얘기, 그런 말들 하면서 많이 상처를 줘요. 그런데 자살 유가족들이 자살 위험이 가장 커요. 왜냐하면, 

◇ 김명숙: 심리적인 부담이 얼마나 크겠어요.

◆ 조성돈: 기질이 비슷하거든요. 성격이 비슷하고 사는 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에 같은 위험에 있는 거예요, 자살자하고. 그런데 가족이 한 명 돌아가셨을 때의 충격, 저희가 방아쇠 효과라고 하는데, 그게 가해지면 가장 높은 위험이고요. 또 하나는 자살자가 생기면 가족들 간에 말이 끊어져요. 그러고 나서 가족관계가 많이 깨어집니다. 아마 좀 전에 말씀하신 그런 사례도 비슷하게 나타난 현상이죠.

◇ 김명숙: 자살, 남의 이야기 같기는 하지만 문득문득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런 생각 가끔 할 때 있잖아요. 저만 그런가요? 살아오면서 문득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우리 방송 함께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아마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서도 이 시간을 통해서 고민 함께 나눠보시고 문자로 상담할 수 있으니까 질문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문자 번호 #0945입니다. 함께 참여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가운데 자살이 5위 정도 된다고 들었는데요. 정확한 건진 모르겠지만, 상당히 높은 거예요.

◆ 조성돈: 맞습니다. 엄청난 거죠.

◇ 김명숙: 그런데 성인 중에서 제가 아까 말씀드렸지만, 문득 자살 생각을 해볼 수 있다고 했잖아요. 평생 15% 정도는 그런 생각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 교수님도 혹시 그런 생각해 본 경험이 있으신지요.

◆ 조성돈: 저는 다행히 그런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충격이 덜해서.

◇ 김명숙: 그러시구나. 저희 방송 듣고 계신 분들이 50+, 중장년층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이 나이쯤 되면 살다 보면 살아온 세월도 있고 앞으로 살아갈 날도 많잖아요. 이즈음에서는 힘든 상황을 접하게 되면 문득 ‘살아서 뭐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중장년층의 자살 비율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 조성돈: 우리나라에서 연령대별로 봐서요. 자살을 제일 많이 하는 연령대가 40~50대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살률은 높아집니다. 우리가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10~20대 자살이 많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그건 보도가 많이 나온 거고요. 실제로 돌아가시는 분들을 놓고 보면 40대부터 시작입니다.

◇ 김명숙: 사춘기보다 더 무서운 거죠. ‘사춘기보다 더 무서운 게 오춘기다’ 이런 얘기도 하고요. 갱년기 되면서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해요. 마음도 허해지면서 더불어서 두 개가 시너지효과, 안 좋은 시너지지만, 그러다 보니까 그런 급격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가 봐요.

◆ 조성돈: 40~50대까지는 삶이 목적을 향해서 달리는 거잖아요. ‘애들 교육시켜야 하고, 돈 벌어야 하고, 내가 어떤 지위에 가야 하고’ 이런 걸 하는데, 50쯤 되면 이제 놔야 할 때잖아요. 완전히 삶이 바뀌는 때거든요. 그동안 애들 위해서 살았는데 애들이 독립하기 시작하고 ‘내가 뭘 위해서 여기까지 왔는가’에 대한 허무함도 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도 생기고요. 보통 40 넘어가면서부터 퇴직 시작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자살 원인 1위는 경제적인 문제예요. 딱 40~50대 아이들 한창 키우고 있을 때 퇴직하고 자기를 뒷받침했던 연봉이나 직위, 이런 것도 사라지고, 사업 망하고, 이런 원인이 가장 커요. 그런데 그때 ‘내가 왜 사는가’에 대한 대답이 있으면 살 것 같아요.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았고 나는 누구고. 이런 대답을 할 수 있으면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돈에다 자기를 맞춰 넣다 보니까 그게 한순간에 무너질 때 살아야 할 이유를 못 찾는 거죠. 더 큰 것은 아마 가정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여태까지 가정에서 서로 보듬어주지 못했어요. 각자 자기 목표를 향해서 달려만 갔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위로가 되지 않을 때 그들이 사는 게 참 힘듭니다. 살아야 할 이유를 못 대는 게 우리 40~50대 중년기의 문제인 것 같아요.

◇ 김명숙: 말씀을 듣다 보니까 연령층으로 중장년층 40~50대 비율이 높다고 하셨는데, 말씀 듣다 보니까 굳이 남녀 비율을 따지는 것은 그렇지만, 남성의 자살 확률이 훨씬 높은가 보네요.

◆ 조성돈: 네. 평균 2.5배인데요. 이 나이대가 되면 3배가 넘어갑니다. 어떻게 보면 남자들 같은 경우 경제적인 문제를 직접 책임져야 할 나이잖아요. 그게 실패했을 때 ‘내가 누구지’ 이런 것에 대한 대답, 내지는 가정에서도 가장을 돈 벌어오는 기계로 생각하니까. 만약 돈을 못 벌게 됐다? 그러면 기계가 고장 났으니까 내다 버리게 되고. 정말 이 나이대 남자들이 마음 둘 곳이 없어요.

◇ 김명숙: 갑자기 스티브 잡스가 병석에 누워서 죽음을 앞두고 얘기한 것 중에 생각나는 게, ‘평생 배 굶지 않을 정도의 돈 정도만 있으면 되고, 돈 버는 일과 상관없이 다른 것에 관심을 갖고 사는 게 중요하다는 걸 그때야 깨닫게 된다. 죽음을 앞두고 있다 보니까 가져가는 건 돈도 아니고 사랑으로 함께했던 추억만 가져갈 것이다’라고 한 게 갑자기 생각났어요. 우리가 너무 돈이나 경제적인 것에 얽매이고 나만 혼자라는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쉽지는 않아요, 그게.

◆ 조성돈: 그런데 중년쯤 되면요. 놓아도 돼요. 그만큼 열심히 살았으면 됐죠.

◇ 김명숙: 요즘은 못 놓는 이유 중 하나가, 살날이 너무 많다는 게 팩트가 됐잖아요. 앞으로 내가 살날이 이렇게 많은데 어떡하지, 하면서 ‘나 어떻게 살아. 도저히 못살 것 같아’ 이래서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 조성돈: 그래서 저는 애들을 좀 놓을 때라고 생각해요. 중년쯤 되면, 애들 그 정도 공부시키고 뭐 했으면 좀 놓아도 돼요. 우리나라는 구조가 애들 교육 위해서 모든 걸 하잖아요. 내가 쓸 수 있는 돈의 대부분은 애들을 위해서 쓰는 거잖아요. 자기 위해서 써야 하고요. 좀 전에 말씀하신 추억이라는 게, 우리가 중단된 세대잖아요. 그걸 놓고서 추억을 만들어 가면, 애들한테 투자하지 말고요. 그거 엉뚱한 거예요. 남편하고 아내한테 투자하세요.

◇ 김명숙: 나이 들어가면서 나를 위한, 내가 누릴 수 있는 시간이라든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사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인 것 같은데, 그에 못지않게 청소년 자살도 심각한 실정 아닐까요?

◆ 조성돈: 이건 정말 심각합니다. 아이들이 직접 죽는 숫자는 적어도요. 제가 전에 중고등학생 애들 설문조사를 했어요, 어느 언론사와 같이해서. ‘지난 1년 동안 자살을 생각한 사람’ 했더니 30%가 나왔어요. 걔네들한테 몇 번 그런 생각을 해봤느냐? 네 번 그런 생각을 해봤대요.

◇ 김명숙: 그 어린 나이의 아이들, 청소년들이요.

◆ 조성돈: 농담 반 진담 반인데, 결국 중간고사-기말고사-중간고사-기말고사 해서 딱 네 번이라고 아들이 가르쳐 줬어요.

◇ 김명숙: 우리가 지금 웃으면서 이야기는 하지만, 특히 고등학생 같은 경우 입시에 대한 부담이 엄청나잖아요. 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어요. 그들의 입장에서 완전히 이해는 못 하지만. 그래서 고등학생들이 종종 뉴스에서 자살하는 걸 보곤 하는데, 요즘에는 그 연령대가 낮아져서 중학생들 사이에서도 자살이 엄청나게 많다고요. 중2를 전후해서, 중2병 무섭다고 하는데, 자살들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 조성돈: 예.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이 사고도 많이 치지만 실제로 자살도 많이 합니다. 그 이유가 뭐냐면요. 옛날에는 공부를 못해도요. 고등학교 때만 돼도 어머니가 ‘너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열심히만 하면 돼’ 그런 말 들으면 스스로도 그렇게 믿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중학교 1학년만 돼도요. 내가 어떻게 될지 답이 나와 있어요. 내 성적, 부모님 뒷바라지, 이런 것들을 계산해보면 자기가 어느 대학 갈지가 정해지고 그 이후 자기 인생도 그려지는 거예요.

◇ 김명숙: 우리가 아무리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고 외쳐도 인식이 변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요즘에 오히려 금수저·은수저 이런 얘기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아요.

◆ 조성돈: 그것에 대한 절망이죠. 그냥 평범하게 살아도 되잖아요. 그것도 행복한 건데 거기에 만족을 못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중학교 1학년 때 내가 대스타가 돼야 하고 대단한 부자가 돼야 하고, 이런 걸 꿈꾸는데 지금 자기 현실을 보니까 중학교 1학년 때 벌써 자기 답이 나왔어요. 중학교 2학년 때 이미 포기한 거예요, 삶을. 그 포기에서 나오는 분노가 안에서 쌓이잖아요. 이게 밖으로 표현되면 폭력이고요. 안으로 향하면 자살이에요. 이게 프로이트가 얘기한 거거든요.

◇ 김명숙: 밖으로 표출되면 폭력이고 안으로 표출되면 자살로 표현되는 거고, 무섭네요.

◆ 조성돈: 그런데 저도 부모님들한테 꼭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 뭐냐면 부모님들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고요. 실은 남편하고 살고 아내하고 살아도 행복하잖아요. 그러니까 살지. 애들 앞에서 행복하다고 얘기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전에 중고등학생 애들 자살예방 교육을 하는데요. 문득 제가 이랬어요. ‘엄마·아빠처럼 살아도 행복해’ 이 말 했더니 애들이 깜짝 놀라요. 애들의 목표는 엄마·아빠처럼 안 되는 거예요. 뭔가 특별해야 해요. 그런데 자기는 그게 아니거든요. 부모님들이 행복이 뭔가를 아이들에게 잘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명숙: 청소년 자살, 또 중장년층의 자살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 사실 40~50대 부모들도 힘든데, 그 연령대의 자녀들이 바로 청소년들이란 말이에요. 그러면 두 계층이 다 그렇게 절망하고 실망하고 불안해하고, 자살까지 생각하는 취약층이라면 어떤 면에서는 한 가정이 다 그렇다는 건데 굉장히 큰 문제잖아요. 사회적·국가적으로도 정말 큰 문제이고 국가가 나서서 해결을 해줘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 조성돈: 맞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고등학교에 가서 자살예방 교육을 시켰어요. 전교생 모아놓고 하는 자리였는데, 40~50대 자살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요. 왜냐하면, 걔네들 아버지잖아요. 그 강연 끝나고 한 학생이 찾아왔어요. ‘저 아버지가 자살했어요’ 걔가 너무 위로를 받은 거예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아버지가 왜 죽었는지 이유를 들은 것 자체가 위로예요. 그런데 이 아이 정말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부모님이 이혼하고 아버지랑 단둘이 살았는데, 아버지가 계속 ‘죽겠다’ 소리하는 걸 자기가 들은 거죠. 자기가 받아주고. 그러다가 3개월 그 얘기 듣다가 포기한 거죠. 아버지 맘대로 해. 그리고 석 달 있다 돌아가시고 학교 갔다 와서 자기가 수습했어요, 시신을. 이런 일들이 저는 이 아이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40~50대가 그렇게 많다면 그 자녀들이 충격 가운데 있는데, 얘네들을 그냥 우리가 방치하고 있는 거거든요. 학교에서 자살예방 교육 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독감 유행하면 예방주사 맞잖아요. 자살예방 교육도 정기적으로 시켜서 마음에 생명에 대한 가치를 심어주었으면 좋겠어요.

◇ 김명숙: 그래서 대표님께서 학교에서 자살예방 교육을 많이 시켰으면 좋겠다고 하셨잖아요. 실제로 중고등학교에서 그런 비슷한 교육을 하고 계신다고요.

◆ 조성돈: 라이프호프에서는 ‘무지개’라고 중고등학생들 자살예방교육을 시키는 게 있어요. 1과, 2과로 나누어져 있는데, 첫 번째 1과에서는 생명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소설을 가지고 ‘생명가치는 사랑으로 사는 거다’라는 걸 가르쳐 주고요. 두 번째 시간에는 아이들에게 직접 어려운 친구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상담 어떻게 해주고, 특별히 힘든 아이들은 어떤 기관들을 소개해주어야 하는가, 이런 것들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 김명숙: 정부 인증도 받으셨다고요.

◆ 조성돈: 저희들은 열심히 활동했더니 공로를 인정받아서 그렇게 인정해주시고 국가가 보증해주시네요.

◇ 김명숙: 책임감이 더 커지시는 거겠죠. 앞으로 더 많이 활동하셔야 하겠고요. 4408님 문자 주셨는데요. ‘3년 된 절친이 52세에 회사 돈 문제로 자살했어요. 저는 등산을 좋아하는데 가을만 되면 슬퍼요’ 역시 중년에 경제적 문제로 자살하셨다는 소식이요. 주변에 이런 분들이 많이 계시나 보네요, 중년 분들 가운데요.

◆ 조성돈: 그렇죠. 자살이 많아지면서요. 어떻게 보면 사람들의 가치관이 그런 식의 문제가 있을 때, 경제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곧바로 그것이 ‘난 죽어도 돼’라는 걸로 연결되는 게 안타까워요. 그런 문제가 극복될 수도 있고, 비록 아닐지라도 살아야 할 이유는 충분히 많고요.

◇ 김명숙: 그렇죠. 우리가 너무 힘든 걸 짧은 순간에 ‘이걸 극복해야지’ 하는 그런 조급한 마음보다는, 그냥 하루하루 견뎌내고 지나가 보면 어느새 극복이 자연스럽게 되는 경험들을 이제 중장년이 되다 보니까 하게 되잖아요. 너무 한순간에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기다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모르니까 막막해하지 말고 모르니까 한번 기다려 보자. 이것도 괜찮은 방법 아닐까요?

◆ 조성돈: 맞는 말씀이고요. 제가 조사를 해보면요. 자살하겠다는 원인은 명확해요. ‘내가 왜 죽어야 할까’ 그런데 그 생각이 언제 없어졌느냐고 물어보면 다들 잘 몰라요. 그냥 흘러 지나가면 그때 일로 또 지나가는 거예요. 우리 다들 어려운 일 겪었어도, 그때 죽고 싶어도 지나고 나면 ‘그랬었구나’ 하고 그냥 지나가잖아요.

◇ 김명숙: 그렇지요. 저희가 힘든 하루하루 버티면 자연스럽게 견뎌지고 그러다 보면 극복된다고 말씀드렸듯, 또 다른 내일이 오잖아요. 힘내자는 마음으로 분위기 전환하고자 노래 한 곡 듣고 갈까 합니다. 세자전거의 노래 준비했어요. ‘내일이 찾아오면’

(음악: 세자전거 - ‘내일이 찾아오면’)

◇ 김명숙: <당신의 주치의> 자살예방 활동에 힘써온 라이프호프 대표이자 한국자살예방협회 이사인 조성돈 교수와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세자전거의 ‘내일이 찾아오면’ 잘 들었습니다. 9153님이 문자 보내주셨네요. ‘고등학교 동창 친구, 7년 전 어머니 돌아가시고 얼마 안 돼 스스로 집에서 목을 매 자살했습니다. 친구들이 많이 위로해줬지만 쓸쓸함은 달래주지 못했던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어머님 돌아가시고 나서 굉장히 상처를 치유 못 하는 분들이 계신가 봐요.

◆ 조성돈: 그렇죠. 가족 자살이 가장 충격이 커요.

◇ 김명숙: 그걸 잘 극복해내야 하는데, 그걸 잊을 수는 없죠, 부모님 돌아가신 것은.

◆ 조성돈: 죽음은 그런데 순리에요.

◇ 김명숙: 맞습니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거죠. 지금 우리가 자살예방에 대한 극복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이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벌써 마무리할 시간이 됐어요. 너무 아쉬운데, 대표님이 계신 라이프호프서 생명보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잠깐만 소개해주시죠.

◆ 조성돈: 9월 9일입니다. 다음 주 토요일, 파주에 있는 운정호수공원에서 4시에서 7시까지 축제 형식으로 행사가 있습니다. 자살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극복해나가는 시간인데요. 많은 분들 참여해서 생각 나눠주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 전해주고 싶어서 그렇게 하려고 하고요. 4시부터 오시면 부스체험 합니다. 아이들 즐거운 시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고요. 비눗방울 풍선 놀이도 하고, 바람개비 만들기도 하고, 페이스 페인팅도 하고, 이런 시간 갖고요. 그다음에는 댄스 동아리가 나와서 춤도 추고 그다음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인 한빛예술단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줄 거예요. 해지는 늦여름에 좋은 문화의 시간을 여러분이 가지실 수 있을 거고요. 호수공원을 3km, 30분~40분 정도 함께 걸으면서 노을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이 참석해주셨으면 좋겠고요. 그 외에도 10일 날 안양시에서 저희와 함께하고 있는 ‘휴먼브릿지’에서, 거기는 시장님까지 참여하셔서 적극적으로 시 행사를 하고 있고요. 라이프호프도 10월에 또 15일 날 한강에서, 25일에는 하남에서 행사가 있습니다. 저희 홈페이지 참고하시면 좋겠고요. 특히 청소년들 참가하면 자원봉사 점수 주니까요. 꼭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김명숙: 혹시 전화로 문의하려면 어떡해야 하는지요?

◆ 조성돈: 전화로 문의하시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저희 홈페이지 참고해 주시면 더욱 좋고요. 전화는 070-8749-****(이일일사)입니다.

◇ 김명숙: 070-8749-****(이일일사) 번으로 전화로 문의하셔도 좋겠습니다. 오늘 나오셔서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조성돈: 예. 감사합니다.

◇ 김명숙: 지금까지 자살예방 활동에 힘써온 라이프호프 대표이자 한국자살예방협회 이사인 조성돈 교수와 이야기 나누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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