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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한미 FTA 공동위 개최... 한미 전략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8-22 17:55  | 조회 : 3148 
[생생인터뷰] 한미 FTA 공동위 개최... 한미 전략은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홍영만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 대담 :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홍영만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이하 홍영만)>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 여부를 논의할 한미 양국 특별 공동위원회가 오늘 서울에서 열립니다. 지난달 12일 미국 무역대표부가 무역 불균형 문제를 다루자는 취지로 제안해온 지 40여 일만인데요. 미국은 한미 FTA 체결 이후 대한 무역 적자가 크게 늘었다면서 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FTA 발효 이후 효과 분석부터 차근차근 따져보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요. 오늘 만남에서는 서로의 전략을 알아내기 위한 탐색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LG경제연구원 김형주 연구위원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하 김형주)> 네, 안녕하세요. 

◇ 홍영만> 오늘 오전부터 서울에서 공동위원회가 열리고 있죠?

◆ 김형주> 그렇습니다. 

◇ 홍영만> 오늘은 아마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 같은데요. 이번 만남의 성격을 얘기해주세요. 

◆ 김형주> 이번 만남이 곧바로 개정 협상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미국 측에서 개정 협상을 해보자고 제안한 거고요. 그 제안이 타당한가에 대해 검토하는 일종의 프리뷰 해당하는 미팅이라고 보면 됩니다. 보통 한미 FTA를 포함해 모든 FTA는 잘 진행되고 있는지, 아닌지를 검토하기 위해서 1년에 한 번 정도 만나는 자리가 있는데요. 그러한 자리 외에 이번처럼 특별한 요청에 의해서 열리는 것을 특별 공동위원회라고 얘기하고요. 특별 공동위원회는 보통 한 나라가 요청하면 다른 나라는 받아들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 홍영만> 이번에 미국이 FTA 개정을 요구하면서 이러한 공동위원회가 열리게 된 건데요. 미국 측 입장에서는 우리에게 어떤 요구를 할 거로 예상됩니까?

◆ 김형주> 이 부분이 미국 입장에서 난감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정치인들이 관심을 갖는 영역과 공동위원회 참여하는 행정부 측, 실무자들이 관심 갖는 영역이 조금 다르기 때문인데요. 일단 대통령과 같은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많이 강조합니다. 한미 FTA에 대해서도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 두 나라 간 무역이 훨씬 더 불균형해졌다, 미국이 한국에 대해 200억 달러 적자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선언적으로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실무자들 입장에서 따져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게, 경기 상황이나 여러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실무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오히려 그러한 대통령 이야기한 자동차나 철강과 같은 상품보다는 서비스라든지 지재권이라든지 미래 지향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는데요. 그런 부분만 논의해서 돌아간다면 대통령이나 백악관에서 당연히 반가워하지 않을 겁니다. 이번 협상에서는 그러한 두 가지의 균형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미국 협상단의 과제라고 하겠고요. 우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편입니다. 

◇ 홍영만> 그렇다면 밖에서 알려진 것처럼 미국이 자동차나 철강 같은 과거 문제보다는 미래 문제를 더 많이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씀이네요?

◆ 김형주> 네, 그렇습니다. FTA 구조상 그럴 수밖에 없는데요. 모든 FTA는 역진 방지 조항이라는 게 있습니다. 리어카 같은 것을 오르막길로 끌고 가다보면 무게 때문에 뒤로 흘러버릴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지 못하도록 브레이크를 거는데요. 흔히 영어로는 레칫(ratchet)이라고 하고요. 역진방지 장치라고 합니다. FTA도 두 나라 사이 무역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다시 과거로 되돌아가지 못하도록 막는 조항이 있고, 그것을 역진방지 조약이라고 합니다. 한미 FTA도 미국에서 문제 삼는 게 주로 자동차와 철강인데요. 미국의 무역 적자가 심해졌다고 해서 이미 없앤 관세를 다시 부활시키거나 이런 것을 굉장히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계속 자동차, 철강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 협상에서는 그 이야기를 하기 어렵고요. 굳이 한다면 관세를 건드리는 것보다는 혹시 그 안에 지재권이나 이런 것 관련된 불공정한 문제가 있진 않은지, 그런 정도에 그칠 거로 예상됩니다. 

◇ 홍영만> 그렇다면 자동차나 철강 문제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서 쌀 시장을 추가적으로 개방하라든지 아니면 쇠고기 수입을 확대하라든지, 이러한 주장을 할 가능성은 있을까요?

◆ 김형주> 그런 가능성도 조금은 있습니다. 왜 제가 ‘조금’ 있다고 말씀을 드리느냐면, 실제로 한미 FTA가 발효된 직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늘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오히려 시장 개방의 효과는 미국 축산업자보다 호주 축산업자가 훨씬 더 많이 누리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미국이 아무리 시장 개방을 위해서 노력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그 부분을 크게 가지고 나올 것 같진 않고요. 또 쌀 시장의 경우도 우리나라는 쌀을 가격에 따라서 수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쿼터를 정해서 일정량을 무조건 수입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만일 쌀 시장 개방을 무리하게 요구한다면 우리가 이 전략을 바꿀 수도 있고, 그럴 경우 오히려 미국 입장에서는 지금 보다 더 쌀 수출이 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무리하게 요구할 것 같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들이 내세웠던 명분이 있으니 관세나 특정 상품에 주목하기보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과정에서 뭔가 불공정한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 예를 들면 중국산이 한국산으로 둔갑한다거나 정부가 한국 기업들의 대미 수출에 보이지 않은 보조금을 지급한다거나, 이런 부분을 오히려 건드리고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 홍영만> 우리나라는 지금 현재 경제적인 효과부터 차근차근 짚어보자는 얘기를 한다고 하셨는데요. 그 얘기는, 한국은 한미 FTA를 통해서 이득을 많이 봤다고 이해할 수 있나요?

◆ 김형주> 그렇습니다. 일단 저 같은 경제학자 입장에서는 한미 FTA가 어느 한 나라에게 이익을 줬다고 하기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이익을 봤고, 미국 소비자도 이익을 봤다고 보는 겁니다. 대신 미국 정치인이나 유권자들은 소비자 관점 보다는 일자리 관점에서 자꾸 접근하니까, 한국 자동차와 철강 수출이 늘면서 미국 중동부 지역의 자동차 산업 관련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거죠. 

◇ 홍영만> 흔히 얘기하는 러스트 벨트 지역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김형주> 맞습니다. 그건 FTA 때문이라고 하기보다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점점 줄어들고 서비스나 IT 쪽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생기는 불가피한 현상인데요. 우리 입장에서 보자면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크고 산업 발전 단계가 앞선 미국에 대해 한국 제조업이 이번 FTA 혜택을 많이 본 것은 분명합니다. 대신 그것은 이미 우리가 알고 시작했던 협상이기에 그것을 이유로 한미 FTA를 개정하자는 요구는 온당치 않죠. 그래서 우리 협상 대표팀은 일단 미국의 요구에 대해서 알았다, 대신 당신들의 요구와 주장이 과연 합당한지 따져보자는 게 지금 입장입니다. 

◇ 홍영만> 우리가 희망하는 건, 경제적 효과에 대해 분석해보면 한국도 혜택을 봤지만 미국도 많은 이득을 많이 봤다는 결과가 나올 거라고 어느 정도 자신하고 있는 거군요. 

◆ 김형주> 그렇습니다. 백악관에서는 계속 상품무역만 이야기하지만, 서비스 교역까지 범위를 넓혀서 보면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흑자도 굉장히 많이 늘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좀 공정하게 보자는 게 우리 팀의 목표입니다. 

◇ 홍영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계속해서 철강이든, 자동차든 이런 것들을 얘기하면서 계속 개정 협상을 요구한다면,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김형주> 그 부분이 우리 입장에서 뼈아픈 부분인데요. 왜냐면 이익을 많이 얻은 사람일수록 그것을 포기하기 어렵지 않습니까. 이번 협상을 하더라도 우리가 이것을 언제든지 깰 수 있고 버릴 수 있다고 임하면 협상이 오히려 쉬울 텐데, 한미 FTA를 폐지하는 것이 우리에게 굉장히 큰 피해이기 때문에 어쨌든 일정 수준에서는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겁니다. 대신 미국의 요구가 한미 FTA를 통해 얻는 이익보다 훨씬 크다면 당연히 거부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정 수준까지 받아들일 거고,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 측의 주장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다는 것을 미국이 보여야 하니까 우리는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당신들의 주장을 우리에게 잘 설명해보라고 하는 것이 현재로서 최선의 전략입니다. 

◇ 홍영만> 그러면 지금 특별위원회가 시작됐는데요. 개정을 한다고 가정한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개정이 다 완성되어 발효될 때까지.

◆ 김형주> 딱 정해진 건 아닌데요. 미국의 경우 개정을 하려면 의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그게 보통 보고를 하려면 실제 결과 반영되기 90일 전에는 보고가 이뤄져야 하거든요. 미국이 내년에 중간 선거도 있기에 보통 연말, 내년 초까지 이것을 마무리하려고 할 테고요. 이 부분에 있어서 미국이 조금 힘든 것은, 지금 미국이 멕시코 캐나다와 더불어 NAFTA 재협상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그 협상은 개정 일정이 정해졌거든요. 앞으로 3주에 1번씩 무려 7번 만난다고 합니다. 20주 정도를 계속 거기에 쏟아부으면서 한미 FTA에 어느 정도 집중할 수 있을지, 우리 입장에서 그런 부분은 조금 유리하다고 보입니다. 

◇ 홍영만> 약간의 시간이 있는 거네요. 

◆ 김형주> 짧으면 반년, 길면 일 년 정도 시간이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 홍영만>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형주> 네, 감사합니다. 
 
◇ 홍영만>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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