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살충제계란 '메르스'꼴 안나려면 콘트롤타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8-18 16:36  | 조회 : 3600 
[생생인터뷰] 살충제계란 '메르스'꼴 안나려면 콘트롤타워!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박태균 고려대 생명과학부 연구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요즘 많은 분들의 관심이 이에 쏠려 있는데요. 살충제 달걀입니다. 전국 1,155곳 산란계 농장을 정부가 전수조사 했습니다. 오늘 최종결과를 이어지는 네 시에 발표한다고 하는데요. 농식품부 장관 주재입니다. 수십 개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고, 국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3일 동안 다 조사할 수 있는가, 의문도 있고요. 친환경 인증 제도를 비롯한 여러 가지 제도에 대한 보완 대책도 나올 것인가, 이에 대한 관심도 쏠립니다. 온 국민을 먹거리의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는 살충제 달걀 문제, 심각한데요. 식품안전 전문가이시죠, 박태균 고려대 생명과학부 연구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태균 고려대 생명과학부 연구교수(이하 박태균)>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정부로도 광범위하게 이러한 현장이 나타나 당황스러울 것 같은데요. 네 시에 최종결과 발표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박태균> 아마 조금은 더 늘어날 거로 보입니다. 하여튼 오늘 아침에 발표한 것으로는 지난 하루 사이에 13곳이 증가했지 않습니까. 거기까지는 아닐 거라고 보는데, 조금은 숫자가 늘어나지 않을까 그런 걱정이 됩니다. 

◇ 김우성> 보니까 사실 친환경 인증 받은 것이 더 문제라는 얘기도 나오고요. 조사 방식도 제대로 되고 있는가, 조사 한다고 이미 다 알려놓고 간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방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태균> 방금 말씀하신 것 중에 친환경이냐, 하는 그 부분부터 말씀드리면, 사실 친환경 축산물이지 않습니까, 계란이니까. 친환경 축산물의 경우 주로 항생제가 문제가 됩니다. 농약이나 살충제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니고요. 그래서 사실 원인을 자세히 따져보면, 진드기가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거거든요. 지난해 한국가금수의사회에서 전국 120개 산란계 농장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더니, 94%, 90%가 넘는 숫자가 닭 진드기 감염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사실 어떻게 보면 유일하게 살충제를 뿌리는 것 외에는 큰 대안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 사건은 어떻게 보면 구조적으로 계속 이미 그러한 살충제 계란을 어느 정도 먹어왔다고도 볼 수 있다는 거고요. 그리고 우리가 예를 들면 이 문제의 닭 진드기가 일반 농가, 유기농 농가 가리지 않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똑같은 문제를 같이 안고 있는 거고요. 또 친환경 축산 농가, 계란을 만드는 농가가 사실 훨씬 더 양이 많습니다. 8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고요. 지금 최근 또 한 가지는 전수조사가 제대로 됐겠느냐 하는 건데요. 정부가 지금 17일까지 전국의 1,239개 산란계 농장에 대해 마무리했다, 살충제 성분 검사를 마무리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조금 약간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샘플용 계란을 준비해달라거나, 마을 대표에게 계란을 한 판씩 모아서 마을회관으로 가져오라든가, 이런 증언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무엇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검사를 정확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샘플링. 샘플링을 어떻게 잘 하는지 중요하고요. 무작위로 잘 이뤄져야 하지 않습니까. 이것을 랜덤샘플링이라고 하는데, 랜덤샘플링이 잘 이뤄져야 그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우리가 어느 정도 신뢰성을 갖게 되는데요. 이런 부분에서는 조금 미흡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파장이 커지니까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이 국회 현안 보고에서 전수 조사해서 일부 표본의 문제가 확인된 한 120개 농장에 대해서 재검사를 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자체가 조사 과정에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스스로 시인한 거라고 볼 수 있는 거죠. 

◇ 김우성> 계란 전체를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샘플, 즉 표본을 정해서 하는데 그 표본이 문제가 된다면 대표성이 없으니 헛조사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방금 말씀하셨지만 산란계 농가는 진드기가 계란을 만들어내는데 큰 적이기 때문에 공간도 넓히고 해야 하는데 사실상 양계 농가들이 그렇게 부유하지 않아서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얘기도 하더라고요.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 이렇게 했다는 비판도 있던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태균> 구조적인 거라고 제가 방금 전에 표현했는데 말이죠. 만약 진드기가 닭을 물게 되면 닭이 죽진 않습니다. AI처럼 닭이 죽거나 하진 않는데 알을 덜 낳게 됩니다. 양계업자 입장에서 엄청난 큰 손해이지 않습니까. 알을 덜 낳고. 다닥다닥 붙은 케이지 식으로 하게 되는데, 그러면 병에 약해지기 때문에 한 번 질병이 돌면 급속도로 퍼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드기를 박멸하고 죽이는 게 무엇보다 큰 숙제이고 과제인데 말이죠. 이것을 박멸하는 방법이 사실상 현재로는 살충제를 쓰는 것 외에는 다른 뾰족한 방법이 별로 많지 않기 때문에 늘 어떻게 보면 문제를 안고 왔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김우성> 지금 사실 흙 목욕을 하게 해줘라, 넓게 해줘라. 원칙적으로 좋은 말이지만 현장에서 그렇게 적용하기에 또 다른 문제가. 

◆ 박태균> 현실에서는 굉장히, 그렇게 되면 가격이 굉장히 많이 오를 수밖에 없겠죠. 

◇ 김우성> 관련 시스템 기계를 개발하시는 분의 아침 인터뷰도 화제가 됐는데, 막을 수 있었다, 돈 문제는 어려운 문제이긴 한데요. 그래도 국민의 먹거리이지 않습니까. 지금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면서 어떤 분들은 농식품부가 말이야, 이렇게 얘기하시고. 어떤 분들은 식약처가 말이야, 이렇게 말씀하시거든요. 어디에다가 화를 내야 합니까? 

◆ 박태균> 사실 식품의 안전성 문제는 지난 정권부터 시작해서 식약처로 일원화되어있죠. 식약처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그러면서도 생산 단계에서 일차적인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농식품부도 완전히 자유롭다고 볼 수 없는 거죠. 

◇ 김우성> 농식품부, 식약처의 대처가 국민들 비판 도마에 오르는 상황인데요. 이제 앞으로의 대처입니다. 어제오늘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해주셨는데요. 친환경 인증 제도도 정부나 공식 기관이 아니라 민간으로 이양했더라고요. 인증해줄수록 돈을 버는 구조라는 비판도 있던데요?

◆ 박태균> 네, 그런데 친환경 인증 제도, 다른 얘기이긴 합니다만, 검사료가 생각보다 굉장히 쌉니다. 검사료가 싸다는 건 다시 말해서 부실 검사가, 인증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도 있지 않습니까. 더욱이 민간에서 과다하게 경쟁을 벌이게 되면 결국 양계 업자가 갑이 되고, 검사 기관이 을이 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그래서 인증의 신뢰성이나 이런 것을 담보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이고요. 이번 기회에 특히 이번 축산물의 경우 말씀드렸지만, 항생제가 친환경의 기준이 된다고 말씀했는데요. 동물 항생제뿐만 아니라 이번에 문제가 된 건 살충제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많이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살충제를 사용하더라도 그것을 최소한으로 사용해 사람 건강에 피해가 없게 하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살충제마다 종류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살충제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데, 그중에서 우리가 반드시 써서는 안 되는 살충제, 그런 것은 반드시 못 쓰게 하고 말이죠. 그래서 허용이 된 살충제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허용량 이하로, 허용 기준 이하로 작은 양만 잔류하도록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지금 사실 이것을 전부 비워놓고 소독한다는 문제도 얘기가 나오는데, 이것이 사실 현실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닭이 매일같이 알을 낳고 그러는데. 한꺼번에 전체를 비워서 전부 일제 소독한다, 이것도 사실 굉장히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것이 살충제 문제없이, 살충제 도움을 최소화하면서 진드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교수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원인, 대책. 농가의 입장까지 고려한 원인, 대책을 안 세우면 또다시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라는 게 지금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항생제 문제도 저희가 관련 분야 변호사와 인터뷰하면서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항생제 보름만 안 써도 무항생제 인증해주고, 항생제 무항생제 달걀인데도 검사해보면 항생제가 나온다, 제도가 허술하다는 말도 나오던데요. 이런 부분도 이번에 고쳐야겠죠?

◆ 박태균> 같이 고쳐지면 좋을 것 같고요. 농가들의 어떤 인식의, 의식의 문제인데요. 항생제를 쓰더라도 휴약 기간이 충분히 지나면 줄어들거든요. 휴약 기간을 충분히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예를 들면 살충제의 경우 요즘 나온 것은 휘발성이 커서 금방 잘 날아갑니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어느 정도 충분히 날아갈 수 있도록, 그런 배려를 좀 해야 하는데요. 문제는 계란도 전부 유통기한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사실 저희도 1월에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과 관련 주제로 얘기하면서 계란 대책, 불량 계란 유통이나 이런 것 때문에 세워졌는데 지난 정부에서 추진이 안 됐다는 비판도 했거든요. 컨트롤타워가 세월호 사건 때는 결국 국민들의 안전 컨트롤타워를 요구해서 정부가 나섰는데, 식품 안전 문제도 굉장히 중요한데 사실 컨트롤타워가 없다, 부처별로 왔다갔다, 그런 얘기가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태균> 말씀하시니까 예전 메르스 사건도 생각나는데요. 그때도 컨트롤타워가 없어서 굉장히 우왕좌왕하지 않았습니까. 나중에 질병관리본부로 통일되면서 조금 국무총리실에서 관리하면서 사태가 좀 진정됐는데요.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국민적 걱정이 많기 때문에 농식품부뿐만 아니라 식약처도 얽혀있고, 여러 부서가 얽혀있긴 하는데요. 이번에도 총리실이나 이런 곳에서 신속하게 나서서 컨트롤타워를 자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식품, 식품 안전 관련 전문가이시고 과거 기자로도 활동하셨는데요. 국민들이 과도한 공포에 싸여 있는데요. 갑자기 소비를 줄이거나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거든요. 어떻게 이러한 부분에 도움 말씀 주실 수 있는 건 없을까요?

◆ 박태균> 일단 과도한 공포를 가지실 필요는 전혀 없고요. 이 사건이 굉장히 크게 불거졌지만, 제가 예상하기론, 100% 장담하기로는 이 사건 때문에 어떤 실제 환자가 발생하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그 양이 굉장히 극미량이기 때문에, 물론 기준을 넘었다는 것은, 기준을 넘은 것을 굳이 먹을 필요는 없겠죠. 당연히 걸러야 하는데. 기준을 약간 넘는다고 하더라도 역시 극미량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먹었다고 하면 큰 문제는 없고요. 현재 살충제 독성에 대해서 얘기하시는 분이 많은데요. 이것을 가지고 치명적이라는 표현은 조금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살충제는 기본적으로 나쁜 해충을 잡는 것 아닙니까, 진드기 같은. 그러니까 어느 정도 독성이 있는 건 분명한데, 그렇지 않으면 살충 효과가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 이 살충제를 뿌리는 사람의 건강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예를 들면 독성이 그야말로 사람에게 치명적이라든가 이런 건 아니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알겠습니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요. 문제점보다 공포가 더 컸을 때 또 다른 피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이성적으로 판단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 박태균>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박태균 고려대 생명과학부 연구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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