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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이미 살충제 계란 문제제기 했는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8-17 12:09  | 조회 : 3192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8월 17일 목요일
□ 출연자 :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 피프로닐, 바퀴벌레 살충성분
- 비펜트린, 美서는 발암물질로 규정 사용제한
- 친환경 농장에서 살충제 달걀 무더기 검출
- 친환경 농장은 민간기관에서 인증, 사후관리 하는 시스템
- 인증 업무 사업화... 인증 남발하고 사후관리 미비, 규제완화 탓
- 검출량 미비하지만 그동안 먹어왔다고 생각하면...
- 어린이는 체구 작아 성인에 비해 더 조심해야
- 지난 4월, 살충제 달걀 문제 제기, 전체적 조사 정부에 건의
- 정부, 검사계획 있다고 했지만 소수 샘플 검사하는 방식
- 기온 오르며 닭 진드기 더 극성
- 기초조사 실시하고 사육환경 개선해야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유럽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달걀이 발견된 지 얼마 안돼서 홍콩에 이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들어간 달걀이 확인됐습니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달걀을 생산한 농가는 지금까지 확인된 곳만 6곳입니다. 달걀 껍데기에 적혀 있는 생산자 번호, 지금까지 나온 것들 불러드리겠습니다. 08LSH, 08마리, 08신선, 09지현, 11시온, 13정화. 이렇게 6곳에서 나온 달걀에 적혀있는 생산자 번호인데요. 11시온은 ‘신선대란 홈플러스’라는 달걀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했고요. 13정화는 ‘부자특란’으로 판매됐습니다. 달걀 이름으로 이렇게 불렸다는 것이죠. 문제는 이미 지난 4월에 한국소비자연맹이 토론회를 열고 국내 산란계 농장, 그러니까 달걀 낳는 닭을 키우는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를 정부에 알렸다는 점입니다. 당시 농식품부, 그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문제가 없다면서 넘어갔습니다. 오늘 이 문제, 강정화 한국 소비자연맹 회장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이하 강정화):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발음하기도 생소한 것들입니다. 피프로닐, 이게 얼마나 위험한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까?

◆ 강정화: 우선 피프로닐은 식용으로서는 닭을 키우거나 식용 가축을 키우는 데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체에 해가 있기 때문인데요. 보면 해충을 없애는 데 쓰는 살충제라서 보통 바퀴벌레를 없애는 약의 성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프로닐의 경우에는 인체에 해가 된다는 간접적인 연구들이 많이 있는데요. 우선 피프로닐을 뿌릴 때, 살충제로써 쓸 때 노출되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있지만 장기 섭취할 때 갑상선 암을 증가시키고 간이나 신장에 해가 된다는 결과들이 있습니다.

◇ 장원석: 이번에는 닭에 붙은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서 피프로닐 성분이 들어간 살충제를 썼다고 하잖아요. 농도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바퀴벌레 잡을 때 쓰는 살충제 성분이라고도 하니까, 얼마나 강한 것인지 확 와 닿네요.

◆ 강정화: 그것은 섭취하지 않는 성분인 거죠. 바퀴벌레 퇴치할 때는 모퉁이나 이런 때 뿌릴 때 소량으로 뿌리고 사람이 섭취하지 않는다는 환경에서 허가가 된 거고요. 그걸 닭 진드기 제거를 위해서 뿌렸을 때 닭이 있는 상태에 그냥 뿌리게 되면 닭에 흡수되고 그 흡수된 피프로닐 성분이 달걀까지 축적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달걀을 먹는 소비자들의 그 성분을 흡수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번에 위험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닭이 원래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촘촘하게 좁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가 사육되다 보니까 그런 경우 닭들이 스스로 진드기를 없애는 행동을 하지 못하더라고요. 원래는 흙목욕, 흙으로 비비면서 자연스럽게 스스로 진드기를 없앤다고 하는데, 그걸 못하니까 농가에서는 진드기를 없애려고 뿌린 것인데, 닭에는 땀샘이 없다고 알려져 있잖아요. 그래서 이 성분이 흡수되면 어딘가 지방에 축적돼서 달걀로 나오는 건데, 이번에 피프로닐에 대해서 들어봤고, 비펜트린이라는 성분도 있어요.

◆ 강정화: 비펜트린은 일단 사용이 허가돼있는 농약 중 하나입니다. 그것 역시 독성이 있기 때문에 용량을 제한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나라 식품 규격에는 kg 당 0.01mg을 쓰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지금 조사 결과에 의하면 그 허용용량을 넘어선 것들이 검출되고 있고, 미국 환경청에서는 이 비펜트린의 경우 발암물질로 규정해서 사용에 제한을 하고 있는 물질입니다.

◇ 장원석: 국내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 달걀 얘기가 나오기 전에 유럽에서 한바탕 난리가 나지 않았습니까. 그때 거기서 나온 달걀에서도 비슷한 성분이 나왔습니까?

◆ 강정화: 문제가 되는 피프로닐인데요. 닭 진드기 제거를 위해서 말씀하신대로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농약 중 하나입니다. 이 살충제가 사용을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닭 진드기 제거에 효과적이라고 하니까 알게 모르게 사용된 것이고, 유럽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닭 진드기가 굉장히 큰 문제가 되고 있거든요, 닭을 키우는 데 있어서. 유럽의 경우에는 닭 진드기 감염률이 80%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90%가 넘는 94%라는 한 조사 결과도 있기 때문에, 결국 닭 진드기 제거를 위해서 효과적인, 위해하다든가 이런 부분을 보기보다는 닭 진드기 제거만을 생각하고 허용되지 않은 물질을 사용했기 때문에 파장이 더 크게 된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리고 우리가 마트나 시장에서 달걀을 살 때 보면 겉면에 ‘친환경 인증 달걀’이라는 것들이 있잖아요. 항생제를 쓰지 않았다는 내용인데, 그런데 이번에 피프로닐이 검출된 농장의 달걀을 보면 친환경 마크가 붙어있단 말이죠. 그런데 어느 지역에서 발견됐습니까?

◆ 강정화: 일단 지금 발견된 6곳 중 5개가 친환경 농장이라는 것에 소비자들이 많은 충격을 받았는데요. 저는 말씀하신 것처럼 달걀에 표시된 기호를 알려주셨잖아요. 지금 피프로닐이 검출된 곳은 경기 남양주의 마리농장과 강원 철원의 지현농장이라는 곳입니다. 무허가 약품을 썼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고, 비펜트린이 초과 검출된 곳은 충남 천안의 시온농장, 경기 광주의 우리농장, 양주의 신선농장, 전남 나주의 정화농장, 이렇게 네 곳으로 나타났습니다.

◇ 장원석: 제도에 구멍이 뚫린 모양새 같아요. 친환경 인증을 받으면 정부 지원금을 받잖아요. 수의사가 인증을 해주면 된다고 하는데, 그 이후 사후관리가 잘 안 되나 보죠?

◆ 강정화: 친환경 농장의 경우에는 최근 규제 완화들의 하나의 일면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민간기관에서 인증하고 그 기관에서 사후관리를 하게 돼있는데, 특히 민간기관들은 인증이 하나의 사업이 되는 거죠. 인증을 막 내주면서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 됐을 때 나타나는 하나의 결과라고 보입니다. 그래서 친환경 인증의 문제도 이번에 살충제 사용과 마찬가지로, 인증의 문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장원석: 농가 관리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요. 따로 교육을 받은 것도 없다고 말씀들 하시더라고요. 살충제 농도라든지, 어떻게 뿌려야 한다든지. 그런 것도 굉장히 미흡한가 보죠?

◆ 강정화: 우선 우리나라에서 살충제를 쓰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얘기가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살충제들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실태 파악이 잘 안 된 것입니다. 조사라는 것도 학자나 단체에서 조그만 샘플로 하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저희도 이런 농약 사용 실태라든가, 물질들이 검출되는지에 대해서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부분들을 건의한 바가 있습니다.

◇ 장원석: 방금 말씀하신 ‘건의를 한 바 있다’고 하신 것이, 한국소비자연맹에서, 지난 4월이었습니다. 관련 토론회 ‘유통달걀농약관리방안 토론회’를 열었는데, 이번에 정부가 공식적으로 달걀에 대해서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기 이전에 이미 지적한 언론 자료도 있고요. 기사도 나와 있고요. 그런데 왜 그때 제대로 조치가 안 이루어졌을까요? 어떤 문제를 지적하셨습니까?

◆ 강정화: 그때는 닭 진드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닭을 키우는 농가에서 살충제 허가된 것도 제대로, 말씀하신대로, 어떤 용법으로 쓰거나 주기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잘 모르니까 오·남용이 되고, 특히 피프로닐 같은 무허가 살충제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우려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대책을 논의해보려고 생각을 했고 실험적으로 몇 개를 해본 결과 피프로닐이 나올 우려가 컸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전제로 해서 조사가 얼마나 필요하고 정말 대책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의를 했고요. 그래서 그 결과, 이런 방안들에 전반적인 모니터링이라든지 정기적인 검사, 이런 부분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 장원석: 그때는 유럽에서 살충제 성분 달걀 이슈가 터지기 전이잖아요. 그러면 이미 4월에 문제제기가 됐고 시민단체와 학계가 농식품부와 식약처 등에 경고를 했는데 그때 정부는 뭐라고 했습니까?

◆ 강정화: 우선 2016년에 피프로닐을 검사 항목에 넣었거든요. 그래서 올해 초에 검사를 하기 위한 검사 방법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마련해서 4월 이후에 검사 계획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니까 검사를 할 계획은 있는데, 저희가 보면 지난 몇 년 동안 안 했던 것에 대한 대책으로 소수 샘플을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현재 문제의 심각성으로 발견한 몇 개 케이스보다는 전체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닭 진드기의 발생 현안이라든가 이런 것에 따라서 파악이 돼야 대책이 나오지 않겠느냐, 하고 공동조사 겸 대책을 부탁드린 건데요. 어쨌든 각 부처에서는 나름의 계획이 있었으니까 우리는 그 계획에 따라서 하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신 것 같고 결과는 당시 알려주겠다고 얘기하셨습니다.

◇ 장원석: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굉장히 안일한 대응이었다는 비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늑장대응으로 인한 사태, 시중에 이미 엄청난 양의 달걀이 풀려버렸고요. 이걸 먹어도 되냐, 안 되냐가 걱정이거든요. 그것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강정화: 일단 허용량이라든가, 피프로닐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허용량 자체가 없는데요. 나오면 안 되는 걸로 돼있지만 어쨌든 지금 나왔을 때 수준을 평가할 때 코덱스(Codex) 같은 국제 기준을 적용해보면, kg 당 0.02라고 했을 때 0.03, 이렇게 검출량이 기준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온 거죠. 이럴 때 먹어도 되냐, 안 되냐는 소비자에게 굉장히 큰 고민입니다. 장기적으로 봐서 이걸 몇 백 개 한꺼번에 먹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얘기할 수는 있는데, 문제는 이것들이 오늘 하루만 먹은 게 아니고 사실은 그동안 유통돼왔다, 앞으로 유통될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 굉장히 장기간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럴 때는 섭취에 우려가 되는 거죠. 달걀의 경우 매일 1~2개씩 섭취하는 식품이었기 때문에 그런 우려가 더 크고 어른의 경우 체구도 크지만 어린이 같은 경우 같은 양을 섭취하면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의 경우 섭취를 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어른의 경우에도 많이 먹지 않도록은 해야 되는 거죠. 단지 달걀뿐 아니라 달걀을 활용한 여러 식품들이 있으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섭취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어쨌든 안전한 달걀들이 유통되기 전까지는 조심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지금까지도 정부가 실시간으로 계속 비펜트린이라든지, 살충제 성분이 나오는 것들에 대해서 통보를 하고 있고요. 앞으로 우리가 어떤 조치들이 필요해 보입니까? 정부라든지 소비자들은 어떤 행동을 하면 좋을까요?

◆ 강정화: 일단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오는 원인을 제거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우선 유통이라든가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면, 예방적 방제가 필요한 거죠. 닭 진드기 문제는 기온이 올라갈수록, 우리나라는 평균 기온이 올라가고 있고, 기온이 올라갈수록 더 심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질 수 있는, 그대로 놔두면 사실 나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닭 진드기 발생 현황 같은 것도 제대로 조사된 바가 없으니까, 이런 기초적인 조사들이 빨리 빠른 시간 내에 실시가 돼야겠고, 거기에 따른 예방적인 방제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사육 환경에 대한 개선 같은 건 많이 얘기가 됐지만 아직 안 되고 있으니까 이런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고, 방제 방법들을 농가가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나와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농가들에서도 사용이 너무 어렵고 비용이 너무 높은 경우 못하는, 그래서 이런 허용되지 않은 살충제를 쓰려고 하는 요인이 생기는 거니까, 그런 부분들. 농가 교육이라든가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검사, 이런 부분이 다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정화: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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