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文대통령 연설, 감성과 김대중·노무현의 강점인 논리 균형 이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8-16 09:04  | 조회 : 3564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8월 16일 (수요일) 
□ 출연자 : 강원국 前 청와대 연설비서관 (DJ.참여정부 대통령 연설비서관)

-8.15 경축사, 고심의 흔적 묻어나
-경축사, 새 얘기보단 6.15·10.4 등 기존 합의 지키잔 내용 주 이뤄
-‘대한민국 운명 스스로’...노무현 前대통령 첫 광복절 연설과 궤 같아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한국은 지켜나간다’...일본군 재합의 언급한 것
-‘보훈’ 현충일 주 테마
-우리의 현실 반영, 기회주의 청산, 정의 승리하는 역사 만들겠단 의지
-‘보훈’ 역대 경축사 중 박수 가장 많이 나와
-文대통령 연설, 노무현·김대중 연설의 강점 논리·감성 균형 이뤄
-연설, 누가하는지가 중요
-文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신뢰, 공감 호응 이끌어
-지도자 연설에 전 국민이 관심 갖는 시기 맞길 기대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어제가 광복절이었고요. 북한의 강도 높은 도발이 계속되고 있고, 그래서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감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광복절 경축사를 했습니다. 저희가 이 부분에 대해서 잠깐 알아봤는데요. 이제부터 이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의 필사, 영어로 하면 Speech Writer라고 하지요. 연설 비서관을 지낸 분입니다. 전북대학교 강원국 초빙교수, 전화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강원국 前 청와대 연설비서관(이하 강원국): 안녕하세요, 강원국입니다.

◇ 신율: 어제 광복절 경축사 쭉 들으셨죠.

◆ 강원국: 예. 저도 이 방송이 있다고 해서 들었습니다.

◇ 신율: 고맙습니다.

◆ 강원국: 좀 안 듣다가 어제 들었습니다.

◇ 신율: 제가 여쭤보는 게, Speech Writer, 연설작성비서관을 하실 때요. 예를 들면 광복절 축사도 있고 중요한 때마다 대통령의 연설이 있잖습니까. 거기에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어떤 부분이에요, 쓰실 때?

◆ 강원국: 아무래도 여러 가지 포인트가 있는데요. 다음날 신문에서 1면 제목에 어떤 게 나오게 할 것인가, 그것은 이번 연설과 관련해서 관련국이라든가 이해당사자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어낼 것인가. 연설을 듣고나서 반응을 예상하면서 쓰죠. 목표한 반응이 있을 테고, 그런 반응이 일어나면 연설이 잘된 거죠.

◇ 신율: 목표한 반응이 있다. 여론의 반응 말씀하실 텐데요. 그렇죠?

◆ 강원국: 여론도 있고, 어제 같은 연설에는 미국이라든가 북한에 메시지가 있지 않습니까.

◇ 신율: 미국·북한 메시지 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맞습니다. 어제 가장 언론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대북 관련 메시지라고 볼 수 있는데,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십니까? 역대 대통령들의 8.15 경축사 메시지와 비교했을 때요.

◆ 강원국: 어제 연설을 들으면서 대통령의 고심의 흔적이 보이고요. 또 한편으로는 답답함이 묻어났습니다. 북한이라든가 미국·일본에 대해 하실 말씀이 참 많을 텐데 속 시원하게 말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그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 다 얘기를 하려니까 참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런데 통상 역대 김영삼 대통령 때까지는 8.15 경축사에서 대북 제안이라든가 통일 구상, 원칙을 천명하는 계기로 썼거든요, 광복절 경축사를. 그런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 오면서 남북 화해협력, 이런 정책들이 일상화되면서 경축사에서 별로 언급을 안 했어요. 그랬는데 이번 경축사도 새로운 얘기를 하기 보다는 이미 한 약속을 잘 지켜나가자. 그래서 북한이 이행할 의지가 있으면 6.15·10.4 합의를 국회에서 제도화 하겠다, 이런 얘기를 한 게 눈에 띄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러니까 ‘6.15라든지 10.4 합의에서 얘기한 것을 지키자’ 라는 의미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 강원국: 예, 예.

◇ 신율: 아까 미국과 북한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거기에 대한 반응. 이런 것도 목표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바로 그 부분이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 된다,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 굳건한 한미 동맹으로 안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 그러나 동맹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 이 얘기 아니겠습니까? 

◆ 강원국: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거죠. 자주국가로서 당연한 얘기고요. 노무현 대통령도 첫 번째 광복절 연설에서 자주국방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런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 같고요. 그럼에도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 미국도 이와 생각이 다르지 않다, 이렇게 대통령이 얘기해야 되는 생각이 안타깝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신율: 그게 어떤 의미죠?

◆ 강원국: 다 아시잖습니까. 미국과의 불협화음을 걱정하고, 그럴까봐서 일각에서는 ‘자주’란 말만 해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잖습니까. 그게 당연한 건데, 우리가 우리 운명을 결정하고 우리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얘기하는 것은 응당 그래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신율: 그렇죠. 그런데 미국이 아직 구체적인 반응이 없는 것 같아요.

◆ 강원국: 미국도 아침 뉴스를 보면 ‘경고다’ 이렇게 기사가 나오고 하던데, 그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리고요. 대일 메시지에서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고통이 지속되고 있다, 일본 지도자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런 얘기는 했는데, 일본군 위안부 재합의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강원국: 저는 그 얘기를 했다고 생각하고요. 연설문 내용 중에 보면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진실규명과 재발 방지 약속이 국제 사회의 원칙이다, 이것을 한국은 지켜나갈 것이다’ 이 지켜나간다는 말은 아직 명예회복과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일본에 대해서도 이것을 지키라는 얘기고요. 그러기 위해선 일본 지도자들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국민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이런 것은 노무현 대통령 첫 방일 연설 때부터 일관되게 얘기해온 거죠.

◇ 신율: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앞서 1부에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인터뷰했는데, 주호영 원내대표가 어제 연설에서 아주 잘한 부분이라고 꼽은 게 어떤 부분이냐면요. ‘독립운동 하신 분들 최고의 존경과 예우로 보답하겠다, 후손들까지도 국가에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 고 얘기한 부분을 꼽았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강원국: 보훈은 주로 현충일 추념사에서 많이 다루는 테마인데요. 이번에 특별히 대통령께서 언급하신 것은 사실 우리 현실이 일제강점기 때 애국한 사람들은 대대손손 어렵게 살고, 오히려 매국한 사람들은 3대가 떵떵거리는 현실, 이것에 대해서 기회주의를 청산하고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자. 이런 얘기를 하기 위해서 보훈을 애국의 출발점이 되겠다, 얘기하신 게 아닌가 싶고요. 이것은 건국절과도 관련 있는 것 같아요. 임시정부 법통을 이어받아서 임시정부 건국, 해방될 때까지 독립운동한 분들, 이 분들을 예우하겠다는 거니까 그런 것과도 관련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보통 이런 것은 현충일 때 많이 나오는군요. 이런 연설은. 

◆ 강원국: 그렇죠. 보훈은 현충일 때 얘기를 하는데, 이번에는 앞서 얘기한 맥락에서 다시 한 번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박수가 역대 경축사에서는 가장 많이 나올 정도로 앞에 집중적으로 박수가 나오더라고요.

◇ 신율: 그랬군요. 그런데 어제 연설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 죽 한 연설, 특징이라면 어떤 점을 꼽으시겠어요?

◆ 강원국: 제가 보기에는 노무현·김대중 대통령의 연설의 강점을 다 가지고 있는 연설인데요. 논리에다가 감성을 더하고 담론만이 아니라 민생의 문제, 내용의 균형을 이뤄서 상당히 공감과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연설은요. 사람이 중요합니다. 누가 말을 했느냐가.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신뢰가 있다고 봐야겠죠. 그게 연설에 대한 좋은 반응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 신율: 대통령이 연설하는 건 우리나라뿐만이 아니죠. 외국도 연설하지 않습니까. 외국에서는 국가 원수가 연설을 하면 전문을 올리는 경우도 있는 모양인데, 그런 것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연설에 주목하는 정도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강원국: 아주 낮죠. 아주 낮아요. 최근에 와서 연설에 관심들을 가지시고요. 과거에는 연설에 그다지 관심을 안 가졌던 이유가, 과거에 오랜 군사독재, 권위주의 시절에 대통령 연설이라는 게 그냥 의례적이고 교시 같은 성격이었거든요.

◇ 신율: 맨날 하는 얘기 한다, 이거죠.

◆ 강원국: 그렇죠. 그런 세월이 오래됐기 때문에 별 관심을 안 가졌고요. 민주화가 된 이후에도 우리가 관용의 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지 않습니까. 다르고 차이가 있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안 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자기와 다른 생각은 들으려 하지 않아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더 민주주의가 성숙해질 때까지는 미국과 유럽 같이 지도자의 연설에 관심을 전 국민이 갖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신율: 앞으로, 당분간은.

◆ 강원국: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그런 때를 맞기를, 저는 바랍니다.

◇ 신율: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 이런 연설 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 있으세요?

◆ 강원국: 저는 하나. 노무현 대통령께서 시도했다가 안됐던 유머가 있는 연설. 그런 유머를 여유 있게 받아들이는 분위기, 정치 지형, 이런 것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신율: 그런데 유머라는 게 잘못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것 아녜요?

◆ 강원국: 국회 연설 같은 것 하실 때도 항상 유머를 준비해 가셨는데 막상 단상에 서면 도저히 유머를 구사할 수 없는 분위기고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항상 못하고 오셨죠. 그런데 우리도 그런 여유를 가질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예, 맞는 말씀이십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강원국: 고맙습니다.

◇ 신율: 지금까지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