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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웅의 <나는 박열이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8-14 07:22  | 조회 : 1437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김삼웅의 <나는 박열이다>를 소개합니다.

1926년 2월26일. 일본 도쿄의 한 법정에서는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20대 남녀가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요. 여성은 수의가 아닌, 붉고 푸른 화사한 한복을 곱게 입었고, 남성 역시 단정하게 머리를 빗어 올려 사모를 쓰고, 자사의 예복에 임금을 본뜬 예대를 매고 손에는 부채를 들고 부채질을 하면서 유유히 법정에 들어왔는데요.
이들의 죄목은 ‘대역죄’- 사형을 받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왕과 왕세자를 폭살하려 한 죄를 저지른 죄인들입니다. 이들의 복장이 독특한 이유는, 공판에 앞서 피고가 제시한 조건이었다고 합니다.
“나는 피고로서 법정에 서는 것이 아니다. 천황을 대표하는 일본의 재판관이 법관을 쓰고 법의를 입는다면, 나도 조선 민족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조선의 왕관을 쓰고 조선의 왕의를 입는 것을 허락할 것.”
이렇게 해서 박열과 그의 아내 가네코 후미코의 세기의 재판이 벌어집니다. 하지만 일왕을 폭살하려는 계획을 동료와 의논한 것이 전부였던지라, 폭탄 한 개도, 계획서 한 장도 없는, 이른바 ‘증거 없는 재판’이었지요. 피고의 증언에 의해 죄가 성립되는 이 이상한 재판에서 박열은 오히려 제국주의의 심장부인 도쿄의 법정을, 조선의 독립 의지를 만방에 알리는 법정전투장으로 적극 활용했는데요.
사형을 선고받고,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어 8,091일 동안 감옥살이를 한 뒤 건강한 몸으로 출소한 사상가 박열. 그 이야기를 당시 신문보도와 심문조서 등 자료를 토대로 차분하게 복원해낸 저자에 따르면, 박열은 ‘민족 독립의 기치를 들고, 아나키즘의 지팡이를 짚고 허무주의의 의상을 입은, 행동하는 민족주의자’였다고 하는데요. 그 뜨거운 삶을 책으로 만나보시죠.

오늘의 책,
김삼웅의 <나는 박열이다>(책뜨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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