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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경제의소리] 불볕더위에 달군 쇠 매질하는 대장간의 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8-11 16:42  | 조회 : 4141 
[경제의소리] 불볕더위에 달군 쇠 매질하는 대장간의 땀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미란 경제캐스터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경제의 소리’의 시그널로 사용하는 음악은 사실 조영남 씨의 ‘화개장터’ 부분인데요. 전통적이고 오래된 풍경들인데요. 지금은 아쉽게도 볼 수 없는 풍경들도 많이 있습니다. ‘경제의 소리’에서는 그러한 소리들, 지금은 볼 수 없는 지난 옛 소리들까지도 담아 와서 전해드리겠습니다. 더운 날인데요. 더 더운 곳에 가서 소리를 담아오신 분들입니다. 김미란 경제캐스터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미란 경제캐스터(이하 김미란)>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더우셨죠?

◆ 김미란> 너무 더웠습니다. 오늘이 말복인데요. 무더위 속에 더 뜨거운 현장에서 일하는 곳을 다녀왔습니다. 일 년 내내 여름인 곳이 있는데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대장간 풍경을 소리로 담아왔습니다. 잠시 소리로 만나보시죠. 

◇ 김우성> 탱탱탱, 뭔가 빨갛게 달궈진 쇠를 두드리는 소리 같은데요.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기도 하고, 실제로 담아 와서 들어본 건 처음이네요. 요즘 이런데 없고 다 공장에서 할 텐데, 옛 전통방식 그대로 만드는 곳이군요?

◆ 김미란> 제가 찾아간 곳은 수색역 인근에 위치한 ‘형제 대장간’인데요. 51년째 형세 류상준, 류상남 씨가 같이 전통 대장간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방금 들으신 소리가 매질하는 소리인데요. 망치 두들기는 소리를 매질이라고 합니다. 뜨겁게 달궈진 쇳덩이를 해머로 수백 번 매질해 도구 형태를 잡아가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화덕의 온도가 2,000도가 넘는데요. 불 앞에 잠시만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입니다. 이 대장간이 한 8평 남짓 공간이었는데요. 뜨거운 불 속에 쇠를 달구면 다 녹을 정도로 화력이 세서 선풍기 3대가 있었지만 전혀 소용없었습니다. 

◇ 김우성> 흔히 일상에서 쓰는 말 중에 대장간과 관련된 말이 많이 있어요. 담금질을 한다, 단련을 한다, 다 비슷한 개념의 말들인데요. 2,000도가 넘는 화덕 앞에서 더위를 이기고 취재해오셨군요. 이렇게 땅땅 두드리고 대장간에서 이 뜨거운 여름에 열기를 뿜으며 만들어 내는 것들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 김미란> 요즘에는 주말농장 하는 사람이 늘면서 농기구를 직접 구입하고 주문하는데요. 약초 캐는 괭이부터 호미, 도끼, 쇠스랑 등 수 백가지 연장들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형제 대장간을 운영하는 류상준, 류상남 씨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아침에 7시 반 정도 나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불을 피우는 거고요. 불을 피워야 쇠를 달구니까.”, “2천도가 넘어요. 불이 세서 일하면 숨이 막혀요. 망치질 계속 하다보면 땀이 범벅이 되죠. 땀 엄청 흘리거든요. 시원한 물 한 모금 먹고 선풍기 한번 쐬면 얼마나 시원하고 개운한데요.”, “모든 쇠는 단단하잖아요. 뜨겁게 달궈지면 쇠가 물렁해져요. 망치로 형태를 잡는 겁니다. 쇠로 만드는 건 다 만들고요. 농사짓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텃밭 하는 사람들만 농기구 좀 구매하고, 인테리어 하시는 분들 건축 현장에서 쓰는 것, 시중에 없는 것, 자기가 원하는 디자인을 가져 오면 쇠로 만들어드리고요. 건축 관련된 연장을 제일 많이 만들죠.”

◇ 김우성> 들으셨지만 목소리도 대장장이 같다, 정겹다는 생각도 들고요. 시골 농사지으시는 분들 여름철엔 새벽부터 일하시거든요. 덥기 때문에. 이분들도 새벽부터 나와서 일하고 아침 일찍 여네요.

◆ 김미란> 아침 7시 반에 문을 여는 이유가 있는데요. 화덕에 불을 미리 피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뜨겁게 달궈진 쇠를 해머로 두들기는데요. 해머의 무게가 5kg 정도 되는데요. 직접 들어서 내리쳐봤습니다. 

◇ 김우성> 직접 해보셨나요?

◆ 김미란> 제가 힘이 셉니다. 들기조차 무거워서 한 번 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찾아간 시간이 오후 3시쯤이었는데요. 뜨거운 화덕 앞에서 쇠를 묵묵히 달구며 일하는 모습에 겸허해지는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쇠를 수백 번 매질하는 작업을 통해서 만들어진 연장 하나하나는 장인의 손길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우성> 저도 김미란 캐스터와 생각이 같은데요. 이건 제품이 아니라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여름에 2천도가 넘는 화덕을 아침 7시 반부터 와서 피우는 것, 왠지 그걸로 농사지으면 잘 될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비싼가요?

◆ 김미란> 여름에는 손님이 봄, 가을에 비해 저조한 편이지만 대체로 경기를 잘 안 타고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보다 가격이 한 3배 정도 차이가 나는데요.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여기에서 만든 제품을 찾는 단골 손님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객 연령대는 주로 5~60대가 많았는데요. 대장간을 찾아온 손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건축 공구 사러 왔습니다. 내일부터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건축 공구예요.”, “호미 같은 것 필요해서 사러 왔어요. 여기서 만드는 게 튼튼하고 좋아요. 옛날 생각이 좀 나죠. 왕십리 쪽에 대장간이 많았었어요. 이러한 전통적인 능력도 기술 아닙니까. 잘 키워줄 필요가 있죠. 수색에 전통을 유지하는 대장간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큰 망치를 해머라고 하는데요. 종종 와서 구입하고 밭에 쓰는 농기구도 있어요. 낫도, 호미도. 재래식 기구들이 많이 있어요.”, “대장간에서 만드는 칼 같은 것, 호미, 괜찮아요. 구입하고 싶어요. 여기에서는 직접 일하기 때문에 섬세하게 잘 합니다. 해머에 꽂는 자루 같은 것도 튼튼한 재료를 해서 붙여서 쓰고 사용합니다.”

◇ 김우성> 정말 찾아오시는 고객 분들도 아깝다, 사라지면 안 된다고 입이 마르게 칭찬할 정도인데요. 오늘 저희가 이 대장간 이야기, 경제의 소리로 소개한 이유가 덥다는 말씀 입에 달고 사시면서 더워서 힘들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이렇게 뜨겁게 쇠를 달궈 삶에 도움이 되는 물건을 만드시는 분들의 소리를 들었더니 시원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뜨겁게 만들어 내니까요. 최상의 수제품을 찾는 손님들, 계속 발길이 이어지고 있네요. 

◆ 김미란> 네, 값싼 중국산 제품은 금세 부러지고 구부러지는데요. 여기에서 직접 제작한 농기구는 튼튼하고 견고해서 다시 찾게 된다고 합니다. 어떤 쇠를 쓰고 만드는 과정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품질에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 김우성> 전통이기도 하고요. 사람 손, 농부의 발자국만큼 농작물이 건강하게 자란다고 하는데 제품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요즘 배우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덥고 힘들 것 같은데, 있나요?

◆ 김미란> 이 대장간 기술은 최소 10년은 연마해야 흉내 내는 정도로 배우기 어렵고 힘들다고 하는데요. 형 류상준 씨는 현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로 직접 부여까지 가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젊은이들에게 대장간 기술을 가르치는 일이 뿌듯하다고 합니다. 류상준 씨는 앞으로도 이 대장간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는데요.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대장간은 없으면 안 되는 게, 어떤 것이든 하려면 다 연장이 필요하잖아요. 인기는 좋은데 배우기 힘드니까 이것을 선뜻 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없어진 농기구도 많고 연장이 많은데, 그런 것을 만들어서 전시해서 젊은 사람들, 애들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우리 조상들이 이런 것은 언제 쓰던 연장이고 무엇을 하는데 쓰는 연장이었다는 것을 해놓을 수 있는 전시장 같은 것을 만드는 게 꿈이죠.”

◇ 김우성> 딱딱한 쇠를 보면, 이 딱딱한 쇠를 사람이 어떻게 만질 수 있을까, 그 쇠를 녹여서 더 단단한 물건을 다루는 도구를 만드는 것. 경외감마저 듭니다. 앞서 말씀하셨지만, 학생들도 가르친다고 하셨는데요. 경제적으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가치가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문화로서 사라지면 안 될 것 같아요. 

◆ 김미란> 2015년에는 이 형제 대장간이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는데요. 우리 전통방식의 대장간 기술이 현재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 김우성> 많은 분들이 오늘 방송 들으시면서, 그 대장간에서 정말 뜨거운 열기에서 쇠를 녹여내는 소리를 들으니까, 덥다는 소리 하지 말아야겠다고 하실 것 같고요. 마음도 든든하실 것 같은데요. 대장간 정보 다시 한 번 알려주세요. 궁금해서 나도 가보고 싶다, 물건 사러가고 싶어 하는 분이 있을 것 같은데요. 대장간이 여러 개 있으면 광고처럼 들리겠지만, 거의 없기 때문에 궁금하신 분들 찾아갈 수 있도록 정보 한 번 소개해주세요. 

◆ 김미란> 수색역 인근에 위치한 ‘형제대장간’입니다. 수색역에서 나오면 바로 도로변에 위치하기 때문에 찾기 쉬울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지나가시다가 보신 분도 있을 것 같고요. 진짜 두 형제분이 50년째 대장간을 이어가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 많이 찾아가시고요. 더운데 쇠를 녹이는 곳에서 취재해오셨어요. 고생하셨습니다. 

◆ 김미란> 감사합니다. 그래도 이열치열이라고, 더운 곳이었지만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 김우성>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미란>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김미란 경제캐스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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