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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정부 바뀌었구나 실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8-09 12:16  | 조회 : 3046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8월 9일 수요일
□ 출연자 :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 대표

- 당초 한 시간 예정 면담, 두 시간 동안 진행
- 피해자 대표단 준비한 이야기 충분히 전달, “만족스러운 면담”

- 피해자 다수 아직 판정도 못 받고 대기 중
- 정부 책임 분명히 선언, 향후 본격적인 (해결) 진행 기대

- 오늘부터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특별법 시행
- (부족한 부분 관련) 개정안 초안 마련한 상태- 여야 정쟁 대립 넘어 국회 차원 특별법 마련됐으면
- 사태 재발 않도록 국가 차원 시스템 정립 돼야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어제 아침 국무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 사태 재발방지 입법안이 의결됐습니다.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살생물질과 제품에 대해 정부의 사전승인제를 도입하고요. 불법제품이 발견되면 10억원 미만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인 오후 2시에는 문재인대통령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족대표 15명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자들에게 정부를 대표해 사과했습니다. 2011년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해가 세상에 알려진 지 6년만인데요.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책임져야할 기업이 있는 사고이고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는 발언도 했는데요. 그리고 오늘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 시행령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어제 대통령과 면담 자리에 참석했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강찬호 대표 전화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 대표(이하 강찬호):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어제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오셨는데요. 청와대 앞에서 항의하러 가신 건 제가 언론을 통해서 몇 번 봤는데, 직접 들어와서 함께 얘기해봅시다, 한 것은 처음이죠?

◆ 강찬호: 처음입니다. 그리고 어쨌든 정부가 바뀐 것에 대해서, 저희가 이 사건을 겪으면서 세 번째 정부를 맞이하는데, 정말 정부가 바뀌었구나 하는 걸 실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사실 어떤 면에서는 실감이 좀 안 나고요.

◇ 장원석: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것이 2011년, 6년 전이니까,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정부가 세 번 바뀌었고 대통령이 세 명째입니다. 이번에 면담 자리에 참석하시면서 심정이 어떠셨습니까?

◆ 강찬호: 정말 이 사건이 많이 알려진 지가 오래됐고요. 많은 분들은 사건이 그 정도 보도가 됐고 알려졌으면 해결됐겠지,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들여다보면 일부 보상 얘기가 나오고 하는 건 정말 빙산의 일각의 얘기고요. 다수는 아직 판정도 못 받고 대기하고 있고요. 여전히 판정 기준이 마무리가 된 게 아니고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있는 거여서요. 이게 아직 문제 해결의 실마리들이 나와 있는 게 아닙니다. 너무 더디고, 외부에서 하는 것과 실제 피해자들이 겪는 것의 거리가 이 사안 같은 경우는 상당히 큽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래서 어제 들어가기 전에 어떤 얘기를 할까 머릿속으로 고민을 참 많이 하셨을 것 같고요. 면담을 들어가기 전과 면담을 마치고 나올 때의 심정들은 다들 어떻다고 말씀하시나요?

◆ 강찬호: 사전에 면담을 앞두고 주무부서가 환경부인데요. 환경부와 준비를 위한 조율작업도 거치고 이렇게 했었습니다. 당초에 저희는 한 시간 정도로 예상했고요. 그래서 이제 피해자 대표단이 가서 각각 발언하는 시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어떤 요구사항을 압축적으로 전달할 수밖에 없는, 나름 부담을 갖고 참석했는데요. 모두 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정부의 책임과 사과를 하면서 기탄없이, 두서없이 자유롭게 얘기하는 쪽으로 해서, 사실 두 시간 가량 진행됐고요. 각 피해자 대표단들은 준비해간 자기 이야기들을 충분히 전달하고, 또 대통령님은 거기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고 대책 마련이 필요한 부분은 바로바로 지시하면서, 상당히 만족스럽게 면담이 진행된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열다섯 분이 참석하셨죠? 한 시간이 원래 예정돼 있었는데, 만약 한 시간이었으면 짧은 시간이었을 겁니다. 많이들 우셨다고 들었어요. 개인적 얘기도 하시면서 많이 눈물 훔치시고 그러셨나요?

◆ 강찬호: 자기 요구안만 얘기하고 오는 시간이었으면 그런 여지들이 아무래도 없었을 텐데,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그 과정에서 어쨌든 공감하고 어루만져 주는 위로의 시간이 함께 병행됐기 때문에, 피해자분들도 자기들의 감정이나 이런 부분을 조금 드러내놓고 위로의 시간도 갖게 됐던 것 같아요. 피해자분들뿐만 아니라 지켜봤던 정부 관계자분들, 김은경 환경부 장관 등도 같이 눈물을 흘리면서 공감하는 시간이 됐던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주로 어떤 말씀들을 하셨나요?

◆ 강찬호: 이 사안이 말씀드렸듯이 6년이 지나고서도 여전히 판정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 있고, 사천 여명이 대기하고 있고, 많은 부분이 판정받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말 전면적으로 사안을 접근하지 않으면 계속 시간이 하세월로 걸릴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사용했던 제품도 다양하고 피해자의 이해관계도 다양하기 때문에 사실 복잡한 사안인데요. 그래서 첫 단추의 원칙과 이런 부분이 정확하게 되지 않으면 계속 문제가 꼬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지난 5년동안 문제가 이렇게 지루하게 꼬였던 이유는, 정부의 책임이라고 하는 것들이 선언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니까 기업과 피해자가, 알아서 가해자와 피해자 간에 해결하는 식으로 돼버리고 정부는 도와주는 역할 정도로 선을 그었기 때문에 문제가 진행이 안 됐던 거고요. 이번에는 그런 정부의 책임을 분명히 선언했고 정부가 주도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입장이 나왔기 때문에 사실은 일이 좀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정부의 책임 인정 부분과 기업의 인정 부분이 동시에 부담되면서, 정부가 이 사안을 진두지휘하면서 진행되면 피해자들의 부담이나 여러 부분이 좀 덜어질 수 있습니다. 그날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님도 참석했고,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님도 참석했거든요. 그래서 참 오랫동안 도와주고 지켜왔던 분들인데, 이제야 문제 해결의 단추가 제대로 끼워진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이렇게 말씀들을 다 해주셨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어제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고요. 그래서 제3자 입장에서 보기에는 드디어 6년만에 가장 우리나라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에요. 감정적으로 속이 후련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 자리였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 그런 말씀도 좀 하시나요?

◆ 강찬호: 네, 저희는 사실 정부가 사과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정부가 책임지는 부분들을 선언할 것이고, 그런 가이드라인이라고 하는 게 어떤 구제 개정, 피해구제 기금의 정부 출연금 정도를 부담하는 정도라고 생각했는데요. 사실 그거보다도 훨씬 더 적극적으로 이 사안이 해결될 때까지 대통령님으로서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을 끝까지 챙기겠다고 하는 입장을 확실히 밝혀줬고요. 그리고 진상 규명에서의 미흡한 부분이나 피해자 분들을, 피해자 규정이나 건강 상의 인과관계를 만들어가는 데에 있어서도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하면, 그런 모든 부분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서 미흡한 부분들이 늦었지만 해결될 수 있도록 원칙을 밝혀주고 의지를 밝혀줘서, 상당히 피해자분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전체적으로 개개인이 돌아가면서 말씀하셨지만, 공통적인 요구사항을 정부에 얘기했고 정부도 그에 화답하는 모양새였는데요. 오늘부터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특별법이 시행되지 않습니까? 여기 부분에 대해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 개정돼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부분인지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강찬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서 사실 6개월만에 시행되는 거여서요. 현재 오늘 발효되는 특별법은 지난 정부 때, 지난 국회에서 만들어진 형태의 법안이었습니다. 저희가 대표발의된 법안에 대해서 피해자들과 여러 차례 간담회를 하면서 많은 내용을 담긴 했는데, 사실 당시 새누리당이나 당시 정부 여당이 반대해서 사실 상당 부분이 들어내졌습니다. 그래서 정부 책임이라고 하는 부분이 좀 빠져 있는 부분들, 피해자라고 하는 부분이 매우 협소하게 규정됐던 부분들, 또 저희는 가해기업에 대한 징계 차원에서 어떤 징벌죄라고 하는 부분도 요구했었고요. 그리고 그 외에도 소멸시효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구상권에 대한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가 포함돼 있었는데, 절반 정도는 들어내서 현재 법안이 발효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이 법안에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기 때문에, 이 법안들이 시행되면서 동시에 정부 책임 부분들, 또 가해기업에 대한 책임을 묻는 문제, 이런 제반의 피해자 요구를 담아서 바로 시행이 되길 바라고 있고요. 실제로도 그런 대표 법안을 주도해줬던 우원식 원내대표님과 그런 논의를 계속해왔습니다. 그래서 개정안에 대한 초안이 다 마련돼 있고요. 환경부와도 논의를 해왔습니다.

◇ 장원석: 정부 책임 문제는 어제 대통령이 그런 입장을 밝힘으로써 어느 정도 입장을 밝힌 것 같고요. 징벌제 조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소비자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고요. 피해자 협소 문제는 4단계로 나눠져 있잖아요. 1단계는 거의 확실, 가능성이 크다가 2단계, 적다가 3단계, 없다가 4단계인데요. 그래서 지금 1~2단계는 일부 기업에서 지금 보상을 진행 중인데, 3~4단계에 해당하는 피해자는 보상을 못 받고 있는 현실이죠?

◆ 강찬호: 기존에 있는, 폐 손상에 대한 부분만 기준을 갖고 있는 거고요. 폐도 폐에 어떤 건강영향 전반을 보는 게 아니고 특정 패턴이라는 부분을 엄격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기존에는 어쨌든 정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기업에 대해서 구상권을 청구해서 돈을 정부가 소송을 통해 받아내야 하기 때문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저희는 그런 구상권이라고 하는 걸 전제하지 않고, 정부 책임을 인정한 만큼 정부가 구제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피해 구제를 적극적으로 해나가고, 또 별도로 기업에 대해서 구상할 일이 있으면 별도의 대안을 갖고 구상권을 청구하고, 이런 방식을 요청하는 겁니다. 그래서 피해자 구제, 정부의 책임을 근거로 한 피해자 구제라고 하면 실제로 피해의 대상부터 해서 범위가 훨씬 넓어질 수 있고요. 이후에 추가되는 질환이나 이런 걸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기존처럼 피해자 단계를 1~4단계 나눠서 누구는 피해자고 누구는 피해자가 아니라는 걸로 만들지 않고, 가능한 모든 노출이 확인되고 그런 건강 영향이 있다고 하는 게 개연성이 확인되면, 광범위하게 피해자를 인정하는 쪽으로 해가겠다는 입장을 어제 환경부 장관도 밝혀줬습니다.

◇ 장원석: 그리고 면담 하루 전인 엊그제에 기자회견을 하셨잖아요. 일부 2012년 정부조사에서 CMIT와 MIT는 동물실험 시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해서 검찰조사를 피했던 애경, 이마트, GS리테일, SK케미컬, 이런 기업들에 대해서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셨던데요.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 강찬호: 현재로는 일부 기업들이 가습기살균제 원료가 PHMD, PGH(? PMG 아닐까요?)라고 하는 물질이고요. CMIT라고 하는 물질이 있는데, PHMD나 PGH(? PMG 아닐까요?)라고 하는 물질은 어떤 독성실험의 결과로 해서 원인물질이라고 하는 부분이 규명돼서 사실 해당기업에 대한 일부 처벌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CMIT를 원료로 했던 상당수 기업들은 아직 독성 확인이 되지 않았다는 걸 이유로 해서, 피해자는 이미 정부에서 인정하고 그 피해자가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독성 단계에서 확인이 부족하단 이유로 해서 면죄부를 다 주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에 대해서 추가적 수사도 다시 요청하고, 그런 독성이나 인과관계 부분을 좀 더 확실하게 밝혀달란 요구가 있고요. 시민단체, 환경단체, 피해자 단체가 다함께 매일 월요일이면 이런 가해기업, 살인기업으로 규정하고요. 저희는 스스로가, 정부에서 하는 수준이 아닌, 기업으로서 독자적으로 소비자에 대한 생명과 안전에 대한 부분에 영향을 받은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가 자기의 소비자 기준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피해대책을 수립하ㅁ라는 캠페인을 매주 월요일 날에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앞서서는 이마트를 했었고요. 그 이전에는 옥시, 그 이전에는 홈플러스를 해서 계속해서 순회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네, 알겠습니다. 끝으로 간단히 정부와 청취자 여러분께 한 말씀 하신다면요?

◆ 강찬호: 저희는 모든 피해자들의 요구나 이런 것은 다 전달됐고, 법안 개정에 대한 요구나 이런 것도 다 전달됐습니다. 국회 차원에서 이제 이후에, 이 사안에 대해서 여야 정쟁 대립이 아닌 피해자의 요구를 충분히 담고, 또 대통령님께서 그런 의지가 있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는 좀 그런 특별법 법안 제도를 마련하는 쪽에서 적극적으로 협력이 돼서 만들어졌으면 좋겠고요. 또 하나는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화학물질에 노출돼서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동안 방치됐던 것은, 이런 어떤 화학물질 피해로 인한 인과관계를 규명하거나 수습하는 시스템이 그동안 없었습니다. 이미 그런데 선진국에는 이런 화학물질, 환경물질 노출로 인한 피해를 바로바로 수습하고 모니터링하면서 통제하는 시스템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게 중독센터, 이런 개념인데요. 그래서 저희는 국가중독센터, 화학물질중독센터, 이런 걸 국가 차원에서 새롭게 시스템을 만들어서 발생된 피해자들에 대한 이후 건강도 관리해주면서, 이후 비슷한 유사사례가 발생했을 때 즉각 대응하는, 그래서 가습기살균제의 과오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제도적인, 시스템적인 것도 좀 마련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장원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찬호: 네, 고맙습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족모임 강찬호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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