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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배기가스 조작 이어 요소수 탱크 담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8-01 12:49  | 조회 : 6577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8월 1일 화요일
□ 출연자 :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독일차,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별 이견 없이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차로 인식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좋은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죠. 제조사의 피나는 노력, 그리고 소비자와의 신뢰가 맞물리면서 수십 년에 걸쳐 만들어진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산물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미지, 특히 신뢰도에 금이 조금 간 것 같습니다. 독일의 유명 주간지 슈피겔이 폭스바겐이 독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해서 이런 보도를 했습니다.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BMW, 다임러, 벤츠 회사죠. 이 5개 업체가 배기가스 정화장치를 비롯한 각종 사안에 대해 1990년부터 담합을 해왔다는 내용입니다. 유럽연합, EU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와 이 문제 다뤄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이하 이호근):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독일 차가 2년 전에도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에 이어서 이번에 또 말썽이네요. 요소수 탱크 담합 문제, 제가 이번에 기사를 찾아보면서 쭉 읽어보고 있는데, 전문용어도 좀 많고요. 어려운 내용도 있어서 쉽게 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호근: 일단 디젤차량의 배출가스 저감 장치는 SCR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게 뭐냐면 특수산화물 하면 공장이나 자동차, 아니면 항공기에서 나오는 건데, 주로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고 대기오염의 주범이거든요. 그런데 이걸 저감시키기 위해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데, 요소수라는 게 요소와 물이 섞여서 요소수거든요. 그런데 요소라는 것은 암모니아가 좀 희석된 것이기 때문에 열을 가하면 암모니아로 바뀌어요. 그런데 이 암모니아가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다시 한 번 변형시켜줍니다. 화학적으로요. 좀 어렵지만 쉽게 말씀드리면 사람의 발암물질이고 정말 대기오염의 주범인 질소산화물을 인체에 무해한 질소와 물로 바꿔주는 환원장치에 사용되는 중요한 요소인데요. 이 SCR 장치를 통해서 질소산화물이 약 70~90%까지 줄어들 수 있으니까 상당히 중요한 거죠. 그리고 이제 그 외에도 매연이나 일산화탄소 등도 줄여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이 현재 요소수 탱크의 크기를 담합했다는 부분에서, 요소수 용량을 줄여서 넣어둔 것이 문제가 됐다고 이렇게 지금 얘기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네, 쉽게 이해를 해보자면 유해배출가스를 좀 줄여주는 효과를 하는 장치군요.

◆ 이호근: 그렇죠. 그 장치는 SCR인데, 그 장치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게 요소수라는 요소와 물을 30% 정도 희석해서 넣어준 건데, 이걸 소모하면서, 조금씩 쓰면서 저감을 시켜주는 것이죠.

◇ 장원석: 그러면 그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핵심 부품이네요.

◆ 이호근: 그렇죠.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는 거죠.

◇ 장원석: 요소수 탱크, 이른바 애드블루 탱크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그러면 이 크기에 비례할수록 질소산화물, 안 좋은 가스를 내뿜는 것을 줄일 수 있는 건가요?

◆ 이호근: 그렇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거죠. 이게 다시 말씀드리면, 기존에는 일본 업체가 약 35L 크기의 탱크를 제작해서 써왔거든요. 그런데 35L면 제법 큽니다. 뭐냐면 우리가 사무실에서 거꾸로 넣어두는 생수통 있지 않습니까? 파란색 나는 거요. 그게 한 18L 정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것의 두 개 용량 정도의 요소수를 차량 안에다가 늘 싣고 다니면서 조금씩 사용하도록 만들어 왔는데, 이 다섯 자동차 회사에서는 탱크 크기를 8L로 줄였어요. 결국은 1/4 이상으로 줄였단 얘기거든요. 한 20% 크기로요. 그런데 8L로 제작될 경우에는 제조원가도 당연히 줄어들겠죠. 80유로 정도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10만5천원에서 11만 원 정도 생산비가 줄어들고요. 원가가 10만 원 정도 줄었다고 하니까, 이게 실제 차량 가격에는 50~7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반영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량이 감소됐으면 연비도 좀 감소될 수 있고요. 가장 중요한 게, 소비자들의 불만과 연결되는 게, 트렁크 공간이 8L로 줄었으니까 좀 넉넉해질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합의한 규격이 질소산화물을 정하는 데에 충분하지 않다고 보는 게, 기존에 35L짜리 용량을 쓴 회사들은 정신이 나가서 큰 걸 쓰는 게 아니고요. 이 정도를 써야 보통 3만km까지 사용할 수 있거든요. 그럼 3만km 정도라고 하면 서울 시내 평균 연주행 거리가 1만5천이면 2년 정도 쓸 수 있단 얘기고요. 고속도로 주행이 많은 미국에서도 1년 반은 쓸 수 있단 얘기면 1년 반 후에 다시 가서 요소수를 채우면 되는 거죠. 그런데 이걸 8L로 줄이면 한 6천km밖에 주행을 못합니다. 결국 6천km라면 4~5개월에 한 번 요소수를 채워야 하는데요. 결국 그 차를 구매한 고객들 입장에서는 아니, 이거 5개월마다 요소수를 채우라고 경고등이 뜨고 AS센터 찾아가고, 이건 차량 구매에 대해서 상당히 안 좋거든요.

◇ 장원석: 불편하죠.

◆ 이호근: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선호도가 떨어지니까, 요소수를 조금 사용하도록 임의 설정했다고 의혹을 받는 거죠. 결국은 정상적인 주행으로 도로 주행 시에는 원래 요소수를 써야 할 타입에서도 요소수 사용을 줄여서 오래, 2~3년 쓸 수 있도록 했다. 결론은 질소산화물 배출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거고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현재 조사 중인 것입니다.

◇ 장원석: 이 요소수 탱크 크기 하나 가지고서 별의별 원인이 다 연결돼 있군요.

◆ 이호근: 그렇죠. 소비자의 선호까지요.

◇ 장원석: 그러네요. 요소수 탱크 줄이면서 무게가 주니까 연비가 당연히 올라가겠고, 제조사 입장에서는 원가를 줄일 수 있고, 그런데 소비자에게 원가 절감 효과는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요소수가 소모가 되는 거니까, 이것을 자주 갈게 됨으로써 이걸 임의 조작해서 배출 가스를 조작하게 되는 거고요. 여러 가지 문제가 연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요소수 탱크 크기를 서로 어느 회사가 좀 더 낫다, 모자라다 하지 않도록 담합을 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호근: 그렇죠. 이게 어떻게 보면 경쟁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거든요.

◇ 장원석: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었군요. 그러면 이번에 담합에 해당하는 디젤 자동차가 어떤 모델, 몇 년도 제품인지 아직 내용이 안 나왔습니까?

◆ 이호근: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적인 내용은 저희가 좀 조심해야 하고요. 국내 수입된 차량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벤츠 같은 경우는 2008년부터 8L짜리 요소수 탱크가 장착된 디젤 차량 11만대 정도가 국내에 판매가 됐고요.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BMW 등 나머지 독일 차를 모두 합하면 전체가 약 30만대 정도가 국내에 판매된 것으로 현재 추산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요소수 탱크 크기로 유추해보니까 그 정도가 나오는군요. 

◆ 이호근: 네네, 그렇죠. 맞습니다.

◇ 장원석: 이번에 폭스바겐이 독일공정거래위원회 보고서를 통해서 내용을 제출하면서 이번 내용이 알려졌다고 독일 슈피겔이 보도했는데요. 이게 만약에, EU, 유럽연합도 조사에 착수했고, 미국도 법무부에서 비공식적으로 조사에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사실로 밝혀지면 독일 자동차 업계에 굉장한 타격이 있지 않을까요?

◆ 이호근: 일단은 자동차 업계에 천문학적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도 있고요. 그것보다 더 큰 건 실제 도덕적 해이나 비난이거든요. EU 법규에 따르면 회사 매출액의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에 따라서 담합이 인정될 경우 이들 업체가, 작년 매출을 다 합해 보니까 600조 정도 됩니다. 결론은 과징금은 최대 60조까지 볼 수 있단 얘기인데요. 이 규모가 상당히 큰 게, 폭스바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내에서 폭스바겐이 과징금과 리콜 비용으로 쓴 돈이 16조 정도거든요. 캐나다에서 3조 정도 썼고, 우리나라에서는 1천억 쓰는 것 가지고도 주저주저하고 있지만, 결국 60조라는 게 그 정도로 큰 규모기 때문에 폭스바겐 사태를 눈으로 덮을 만큼, 간단히 덮을 만큼의 아주 대대적으로 큰 도덕적 해이가 이번에 조사되고 있는 상황인 거죠.

◇ 장원석: 지금 말씀해주신 기업들의 총 매출 600조, 이게 글로벌 매출을 말하는 거죠?

◆ 이호근: 그렇죠.

◇ 장원석: 전 세계적으로 600조, EU 기준으로 최대 10%의 과징금을 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엄청난, 천문학적인 금액을 과징금으로 낼 수 있는 상황에 몰렸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미국이라든지 유럽에서는 굉장히 발 빠르게 조치를 하는 것 같아요. 기존의 사례를 보더라도요. 우리나라 시장은 글쎄요. 그렇게, 좀 안일하게 대응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요. 폭스바겐 코리아의 요하네스 타머 총괄사장도 재판 받고 있는데요. 2년 전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 때문에요. 그런데 지금 재판 불출석 하고 있고, 그리고 유럽에서는 벤츠는 300만대 리콜 결정을 했는데, 우리나라 11만대에 대해서는 조치를 하지 않고 있고요. 이거 어떻게 우리가 조치해야 할까요?

◆ 이호근: 실제로 벤츠 같은 경우는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다고 발표는 했습니다. 47개 차량, 11만대에 대해서요. 그런데 이 부분을 환경부가 앞서서 벤츠 코리아와 면담을 갖고 국내 수입된 벤츠 차량에 대해서 개선을 요구했는데, 형식적으로는 자발적 리콜이라고 보이지만, 일단 끝까지 버티다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게 뭐냐면, 환경부 같은 경우는 과징금, 국토부도 과징금을 똑같이 물 수 있습니다만, 환경부는 인증 취소를 통할 수 있거든요. 이게 거짓말을 시켜서 통과했기 때문에 인증 취소를 통해서 판매금지 처분을 내릴 수 있는 게 폭스바겐 사태 때 우리가 한 번 봤거든요. 이런 부분 때문에 벤츠 같은 경우는 급작스럽게 리콜을 취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고요. 관계 부처가 좀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고, 결과에 따른 엄정한 조치를 통해야 재발 방지를 하지 않겠죠. 그 다음에 소비자들의 권익을 진정으로 보호할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장원석: 정부 차원에서는 그렇게 대응할 수 있는데요. 정부에서 하는 조치에 더해서 소비자들 개인이 힘을 합쳐서 대응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미국에서는 이미 집단소송을 추진 중이라고 하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슬슬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독일 5개 자동차 회사의 제품 판매량은 수치로 보더라도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점유율도 우리나라에서 늘고 있고요. 그런데 보상, 배상은 영 시원찮다는 지적이 있거든요.

◆ 이호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2015년에 폭스바겐-아우디 사태가 발생했지 않습니까? 배출가스 조작이요. 그걸 관련해서 국내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을 현재 대리하고 있는 변호사 측에서 이번 소송에서도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공정거래위에 제출했고요. 5개 자동차 회사가 담합해서 요소수 탱크 크기를 줄였다, 제조 원가를 줄였는데도 이를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소비자 가격에 반영을 안했단 얘기거든요. 결론은 국내에 들어오는 디젤 차량 같은 경우는 가솔린 대비 500에서 천만 원 정도 더 비싸게 책정돼 있고요. 국내에서는 요소수 분사를 임의로 끄는 설정을 하고도 감춰서 사전승인을 받았다, 여러 가지 불법사항을 다 한꺼번에, 결국 공정위에 조사 개시를 요구한 것인데요. 이 부분도 마찬가지죠. 향후 공정위에서 담합 사실이 밝혀질 경우에는 국내 수입 업체들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결국 이런 관련법들에 대해서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눈앞에 닥쳐온 상황입니다.

◇ 장원석: 세계적으로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니까, 글쎄요. 벤츠를 운영하고 있는 다임러, 폭스바겐 사나 아우디가 지난 18일과 22일에 300만대, 그리고 85만대의 디젤 차량을 리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이게 그것과 관련 없고 다른 문제 때문에 리콜한다고 얘기하는데, 좀 의심스러운데요.

◆ 이호근: 네, 맞죠. 제조사 같은 경우는 디젤차 운행금지 정책을 유럽에서 이미 펴고 있거든요. 이런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데 정말 믿기 어려운 변명이고요.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 관련 업데이트가 맞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고요. 이미 기존에 관련된 회사들은 2015년에도 폭스바겐은 배출가스를 조작한 사실이 있었기 때문에 연관된 연장선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 장원석: 이 문제,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당분간 계속 시끄러울 것 같은데요.

◆ 이호근: 네, 쉽게 결정 날 것 같지 않고요. 국내에서도 관련 기관에서 철저한 조사를 하고 그에 따른 법률, 그 다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현재 미비한 게 늑장 대응에 대한 징벌적 벌과금 제도가 없다는 게 가장 문제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버틸 만큼 버티다가 마지막 마지노선에서 인정하고 정해진 벌과금을 내고 이런 부분이 좀 개선돼야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안전이나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있다, 이런 추측만 되더라도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법적인 징벌적 벌과금 제도가 빨리 도입되는 게 옳다고 보입니다.

◇ 장원석: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본 발 빠른 대처, 이걸로 핵심 요약을 할 수 있겠군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호근: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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