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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한미FTA, 美과도한 기대할 수도.. 추측 자제, 페이스지켜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7-14 08:27  | 조회 : 2944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7월 14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한미FTA 재협상, 놀랄 일 아닌데 생각보다 액션 빨리 와 
-조항 하나 고치더라도 국회 통과해야 
-재협상, 개정 구분 의미없어.. 오히려 본질 봐야 
-국익에 심대한 손해 온다면, 결단해야 할 필요도 
-한미FTA 폐기, 현실적으로 그런 일 없을 것
-미국측에 불리하지 않아
-美 1970년 이후로 계속 적자..우리와의 교역에서 특별히 적자 났다고 볼 수 없어
-한미FTA, 우리 페이스대로 가야 
-통상교섭본부장 공석, 10년 협상 절차 소상히 아는 사람이어야 
-한미FTA 추측성 보도 나오면, 상대편이 과도한 기대할 수도, 자제해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트럼프발 청구서가 왔다. 미 무역대표부에서 한미FTA의 개정과 수정 가능성을 포함한 협정 상황을 검토하자면서 특별공동위원회 개최를 요청한 데 대한 우리의 반응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미 FTA 협상 당시에 한미 FTA 우리 측 수석대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냈죠.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전화로 연결해 현재 상황에 대한 입장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하 김종훈): 네, 잘 계셨습니까.

◇ 신율: 이게 올 게 온 겁니까?

◆ 김종훈: 놀랄 일은 아니고,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은 많이 했지 않습니까?

◇ 신율: 미국에서요.

◆ 김종훈: 네. 그리고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출발하고 난 다음에도 TPP를 탈퇴하고 나프타 재협상을 공식 시작했고요. 그래서 놀랄 일은 아닌데 생각보단 액션이 빨리 온 것 같아요. 액션이 빠르다고는 하지만, 통보가 그저께 왔다고 협상이 당장 내일부터 진행되는 건 아니고요. 미국도, 우리나라도 국내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절차가 있으니까 아직 시간이 좀 있다고 봅니다.

◇ 신율: 그런데 궁금한 게 개정이냐, 재협상이냐 이건데요. 우리 정부는 개정협상일 뿐이지 재협상은 아니란 얘기를 하는데요. 개정협상과 재협상의 차이가 뭐예요?

◆ 김종훈: 글쎄, 저도 명확히 구분이 안 되는데요. 아마 정부 측은 상대 쪽에서 들고 나오는 것에 대해서 우리 측의 차분한 대응의 메시지를 주고자 그렇게 하는 것 같고요. 호들갑 떠는 게 아니라는 표현을 하기 위해 그런 것 같고요. 사실 굳이 따진다면 1페이지부터 끝페이지까지 조항을 하나하나 고쳐간다, 이런 것도 아니고 있는 협정을 스크랩을 해버리고 새로 만들자는 것도 아니고 일부 수정이다, 일부 개정이다, 그런 구분을 하는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런데 그 일부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면 문제가 달라지는 것 아니겠어요?

◆ 김종훈: 그렇죠. 조항 하나를 고치더라도 그게 우리나라 법률 개정을 수반할 문제라면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요. 그렇다면 조약 체결 개정의 절차를 거쳐야 하니까, 사실은 본질이 문제지 낱말 가지고 재협상, 개정이라고 구분하는 것은. 오히려 본질을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신율: 우리한테 아주 불리한 쪽으로 개정이든 재협상이든 하자면 우리가 거부할 수 있는 겁니까?

◆ 김종훈: 당연히 거부할 수 있죠. 그런데 나라 간에는 서로 간 입장이 다를 수 있고요. 그리고 입장에 대한 최종적 판단은 국익에 어느 정도의 혜택, 손실이 되냐를 따져봐야겠죠. 그런데 흔히 입장이 달라도 나라 간에는 늘 오프닝 포지션이 있지만,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서로 절충하고 수렴이 되지 않습니까? 그런 과정을 거쳐도 끝까지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우리 국익에 심대한 손해가 온다면 어떤 결단을 해야 할 필요도 있겠죠.

◇ 신율: 결단을 해서 우리가 만약 거부하면 이게 아예 폐기될 수도 있는 것 아니에요?

◆ 김종훈: 논리적으로는 가능한 얘긴데요. 사실은 미 측도 그간에 여러 가지 정치적으로 레토릭을 하긴 했지만, 미국 USTR이 내놓은 공식무역장벽보고서에 보면 한미FTA로 미국의 대한 교역에 상당한 정도의 긍정적 효과가 있었단 걸 인정하고 있거든요. 그런 걸 미뤄보면 이게 논리적으로는 폐기가 가능하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그런 일이 생길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신율: 한미 FTA가 미국 측에 그렇게 불리하게 돼 있는 겁니까?

◆ 김종훈: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요. 우리 정부쪽에서 그렇게 보고 있지 않은 것 같고요. 대통령께서도 이건 상당히 균형이 맞춰진 협정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지 않습니까. 아마 미국 쪽에선 연거푸 하는 게 결국 적자가 늘었단 말이거든요. 적자를 협정의 어느 부분을 고치면 조정될 수 있을지, 아니면 협정을 없애면 적자가 원천적으로 근절될 수 있을지, 그렇게 생각해보면 그건 답이 아니거든요. 적자를 인위적으로 고쳐낸다는 건 무역을 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해답을 찾기 어려운 부분이죠.

◇ 신율: 적자가 늘었단 것이 미국의 전체적 무역 수지의 적자입니까, 한미 간 교역 간에 있어서의 적자입니까?

◆ 김종훈: 아시다시피 미국의 무역 적자는 1970년 중반에 살짝 흑자를 보인 이래로 계속 적자입니다. 그리고 20년 전인 1997년에 미국 무역적자가 천억 불 수준이었거든요. 그런데 20년 후인 지금 무역 적자가 7천5백억 불이니까요. 미국 무역 적자라는 건 미국 경제구조 자체가 저축보다는 투자가 많고 생산보다는 소비가 많은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수입 수요가 늘 산출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무역에서는 적자가 날 수밖에 없죠.

◇ 신율: 그러니까 우리와의 교역에서 특별히 적자가 났다고 볼 수는 없는 거네요.

◆ 김종훈: 그렇죠. 7천5백억 불 적자 중 가장 큰 게 대중 적자죠. 그게 3천5백억 불 정도 되고요. 그 다음에는 독일, 일본이 한 650억불, 700억불, 이런 수준이 되죠. 그 다음에 멕시코, 우리는 상품교역에서 250억불 적자를 보고 있다고 미국이 얘기하고 있고요. 다만 서비스수지에서는 우리가 100억불 정도 적자를 보니까요. 플러스마이너스 하면 결국 미국이 150억불 정도 적자인데요. 미국의 전체 교역 적자에 보면 그 비중은 그렇게 크다고 할 건 아니죠. 

◇ 신율: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한미 FTA를 물고 늘어질까요?

◆ 김종훈: 글쎄,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게 경계를 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요. 혹시라도 우리 국민들께서 미국이 한국을 얕잡아 보고 그러냐, 다른 나라 다 두고 왜 얼마 안 되는 우리를 두고 덤벼드나, 안보에서 약점을 봤나, 이렇게 오해를 하기 시작하면 우호 관계나 동맹 관계에 별로 장기적인 도움이 안 되죠. 그런 인식은 우리도 경계해야 하고 미 측도 경계해야 합니다.

◇ 신율: 이게 참 그런데요. 지금 우리 정부는 통상교섭본부장도 임명되지 않은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 측에서는 이걸 조금 연기해달라고 얘기하고 있는 모양인데요.

◆ 김종훈: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우리 페이스대로. 그건 상대편이 충분히 이해할 겁니다. 왜냐면 자기들도 행정부 출범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우리는 더 늦었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 계신 장관은 곧 나가셔야 하고 새 장관은 청문 절차도 남아 있고요. 조직이 안정돼야 이야기가 되는 건 상식적 이야기고요. 그 다음에 또 하나는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나라들끼리 상대편에서 할 얘기가 있다고 하면 이리저리 피할 건 아니죠. 앉아서 들어봐야 합니다. 들어보고 절충할 건 하고 해야 하는데요. 다만 이것도 상식적이죠. 이야기 할 쪽에서 찾아와야 합니다. 내가 이야기 할 것이 있으니 와서 들어봐라는 아니죠. 그래서 저는, 우리가 조금 조직도 정비하고 안정되고 난 다음에 할 말이 있으면 서울로 와라, 우리가 굳이 가야할 필요도 없는 거죠. 저는 우리 페이스로 그렇게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 신율: 지금 이런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게 한미 FTA일 것 같은데 통상교섭본부장은 어떤 부분을 전공하고 특화돼야 할 것이라고 보세요?

◆ 김종훈: 글쎄요, 통상은 결국 국가적 어젠다죠. 여러 사안의 분야도 다 봐야 하고 농업도 봐야 하고, 심지어 서비스도 통상 어젠다가 되니까요. 지금 특별히 화두가 되고 있는 건 한미 FTA지 않습니까? 10년 전 협상 때 비준 절차의 과정을 소상히 아는 분이 아마도 상대편과 이야기하기 편하겠죠. 그리고 미국을 잘 알고, 이런 직원이나 그런 경험과 경륜을 갖춘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찾아내서 인선하면 이번 일을 다뤄가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신율: 이게 만일 재협상 절차, 재개정 절차든 이것이 시작되면 절충점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지금 현재 어떤 부분에 어느 정도 선에서 절충돼야 한다고 보세요? 지금 미국 같은 경우는 자동차와 철강에 관심이 많은 것 같던데요.

◆ 김종훈: 그러게요. 저는 조금 조심스러운 게 우리 쪽에서 자꾸 추측성을 하면서 물러설 부분이 있느냐, 절충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우리 측 의도와는 달리 상대편에 과도한 기대를 줄 수도 있거든요. 이게 늘 상대가 있는 게임이니까요. 그런 추측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고요. 다만 다 알려진 바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때도 소위 쇠락한 러스트벨트의 근로자 표를 많이 얻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분이 계속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주장하거든요. 이번에도 자동차 철강을 얘기한 것 보면 그것과 맥락이 맞는 것 같아요. 서비스나 투자보다는 결국 제조. 그리고 지금 USTR 대표가 되신 분이 정부를 떠나 한 지난 20년 동안 철강업계 변호사를 지내신 분이예요. 이 분은 철강에 대해선 아주 소상한 지식을 갖고 계신 분이죠. 그렇게 되다 보면 아무래도 자동차, 철강이란 말이 아무 배경 없이 나온 얘기는 아닌 것 같아요. 자동차, 철강 등 제조업에 결국 포커스를 두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신율: 여기서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고 보세요?

◆ 김종훈: 우선 아까 말씀드린 대로 무역 적자 이야기를 자꾸 하는데, 적자가 과연 이 협정 때문이냐. 그걸 따져 보면 분명 여러 가지 따져볼 부분이 있고요. 제 생각이나 우리 정부 생각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데, 이 협정으로 미국도 우리도 똑같이 혜택을 봤습니다. 우리 수입 시장에서 미국 점유율도 상당 부분 올라갔고요. 다만 그게 올라간 게 자기들이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건, 우리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퍼센테이지가 올라가도 절대치는 썩 마음에 안 드는 거죠. 반면에 우리 입장에선 미국 시장이 워낙 베이스가 크기 때문에 살짝 영 점 몇 퍼센트가 올라가도 그게 절대치가 상당히 크게 나타나지 않겠습니까? 그런 거죠. 시장 규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고요. 여러 가지 현상에서 설명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철강 같은 부분은 세계적으로 오버캐파의 문제가 있거든요. 미국은 한 7~800만 톤 정도의 수요가 있고요. 생산보다 소비가 크니까요. 우리는 조금 남는 잉여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팔아야 할 처지에 있고요. 문제는 중국이죠. 중국은 엄청난 잉여 생산이 있거든요. 그래서 중국의 과잉생산 부분은 한미 간 해결할 문제는 아닙니다. 그건 국제 전체가 공조하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고요. 자동차 같은 건 사실 미국이 우리 시장을 열려고 몇 십 년 전부터 엄청 노력을 했는데 결국 우리 자동차 시장은 많이 개방되지 않았습니까? 그 개방의 혜택을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 보고 있거든요. 지금 우리 시내를 다니는 외산차의 대부분이 유럽 브랜드라서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시장은 개방돼 있는데 미국산 차가 안 팔린다, 그럼 그게 결국 소비자의 선택 문제로 가는 거고요. 그런 부분을 정부가 개입해서 이걸 인위적으로 수정해낼 수 있느냐, 그건 좀 곤란한 이야기죠.

◇ 신율: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종훈: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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