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15층 이상 화재 유일한 탈출구가 막혀있다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6-15 16:40  | 조회 : 4072 
[생생인터뷰] 15층 이상 화재 유일한 탈출구가 막혀있다면?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경제와 직결된 것이 안전과 생명입니다. 그 어떤 가치, 이익을 만들어내도 안전과 생명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데요. 화재가 바로 그런 예이죠. 런던아파트 화재 뉴스, 많은 사람들이 가슴 졸이고 보셨을 텐데요.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나면 질식해서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300명이 이렇게 목숨을 잃는다는 국민안전처의 분석 자료도 나왔습니다. 어제 영국의 24층 아파트 화재, 건물 전체가 전소됐고요. 아직까지 확인되고 있지 않고 있지만 인명 피해가 많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 뉴스 보면서 우리는 괜찮을까, 이런 불안 느끼시는 분들, 오래된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불안감이 있으실 겁니다. 어떤 상황인지, 고층 건축물에서 화재 발생 시 준비해야 할 것들, 대비해야 할 것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대구보건대 소방방재학과 최영상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이하 최영상)>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오늘 주요 신문 1간지 1면이 전부 다 런던 화재 사진이었거든요. 24층이나 된 4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인데요. 심각하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 최영상> 고층일수록 소방 시설도 강화하고 유지관리를 더 잘 해야 하는데요. 43년이나 된 노후 아파트라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안전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던 거로 보입니다. 뉴스 화면으로 보면 외벽 단열재 보수 공사를 하면서 불이 붙지 않는 재질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외벽을 타고 불꽃이 번지는 속도도 빨랐고, 건물이 연기로 뒤덮이면서 대피할 때 인명 피해가 클 수밖에 없던 겁니다. 2014년 아파트 관리 회사가 배포한 안내문에는 자기 집에서 화재가 발생한 게 아니라면 실내에 머무른다는 안내를 했다고 합니다. 이것을 지키다가 피해가 늘어난 것이 아닌가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어쨌든 새벽 1시에 곤하게 잠든 조건을 고려하더라도 관리적 부실도 큰 몫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화재가 생기고 난 다음 대처보다 생기지 않도록 하는 대처가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서도 안타까운 부분이 많네요. 건물 전체가 활활 타는 모습에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았는데요. 2층에서 시작된 불인데 말씀하신 것처럼 경보도 안 울렸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고요. 스프링클러 작동의 징후도 보이지 않습니다. 영국이면 그래도 우리보다 선진국인데, 이 두 가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것 때문에 피해가 더 커졌다고 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맞습니까?

◆ 최영상> 그렇습니다. 안전에 대해서는 영국이 엄격한 규정과 실질적 기술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나 이런 규정들이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소급해서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는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돈으로 무려 142억 들여서 리모델링했다고 해요. 

◇ 김우성> 화재가 난 이 건물을 142억 원 들여서 리모델링했군요. 

◆ 최영상> 그런데도 스프링클러나 화재 경보 같은 소방 시설은 추가로 설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소화 설비가 없다 보니까 화재 확산은 더 빠르고 단열재 때문에 유독가스가 더 많이 발생하고, 그 속에서 계단으로만 내려와야 하는데,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그냥 화재 상황이 아니어도 24층 계단에서 내려온다는 일이 힘든데요. 안타깝습니다. 희생자가 없길, 적기를 바라고요. 한국 상황으로 눈을 돌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층 아파트, 점점 많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는 일반적이기도 하는데요. 경각심이 큽니다. 2005년도 해운대 화재도 정말 당시에 큰 화재였고요. 고층 건물의 화재 대비 상황은 잘 되어 있는 편인가요? 어떻습니까?

◆ 최영상> 다행히도 우리나라 대부분 아파트는 내화구조인 철근 콘크리트 구조이거든요. 그래서 외벽이 말 그대로 불에 타지 않는 콘크리트 재질로 되어 있어서 영국처럼 이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모든 아파트는 자동화재 탐지설비가 되어 있고, 특히 고층인 16층 이상의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건축 연도에 따라서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해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거든요. 런던과 같이 건물 전체가 불타는 참사는 발생하기 힘들지만, 층이 높아질수록 계단이 굴뚝효과를 만들어내서 아래층에서 화재가 발생됐을 때는 유독가스가 빠르게 위층까지, 꼭대기 층까지 확산되기 때문에 피난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입주인의 대피 훈련이나 화재 대응 교육이 꼭 필요합니다. 

◇ 김우성> 사실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는 건물도 그렇고 대부분 직장인들도 고층 건물에서 생활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계단이 굴뚝효과를 만들어서 유독가스가 빠르게 오른다, 지금 교수님께서 지적해주셨는데요. 앞서 얘기했지만 유독가스로 사망하시는 분이 많잖아요. 이런 것들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을 텐데 모르고도 있고,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경우도 지적해주셨더라고요. 말씀 부탁드립니다. 

◆ 최영상> 시작할 때 말씀하셨듯이 연기에 의해 사망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연기에 의한 피해를 막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대표적인 것으로 16층 이상의 아파트에는 급기 제연설비가 되어 있습니다. 연기를 제어하는 제연설비가 되어 있는데요. 급기이기에 외부에서 공기를 공급해서 압력을 높여주는 이론 바탕에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잘 되어 있는 설비를 가지고 있는데도 관리를 안 하고 있습니다. 승강기에서 내리게 되면 승강기 문이 닫히게 되고 1호, 2호에서 양쪽 세대로 들어가는 현관도 닫히고, 맞은편에는 계단이 있습니다. 피난 계단인데 여기에 방화문이 설치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방화문이 닫혔다면 결국 밀폐된 공간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 벽에 보면 바람이 들어오는 그릴 모양의 형태가 갖춰져 있는데요. 지하에서 대형 송풍기가 돌아가면서 이곳으로 신선한 공기를 밀어 넣으며 압력을 높여주거든요. 그렇게 되면 불이 난 세대에서 피난하려고 현관문을 열었을 때 연기가 확 따라 나오게 되는데요. 오히려 압력이 높아진 공기가 이 연기를 밀고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연기가 나올 수 없도록 만들어주거든요. 이때 현관문을 닫아주고 계단으로 내려가면 건물 전체가 계단으로 연기가 퍼지는 것은 막아줄 수 있는데, 문제는 방화문 용도를 모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방화문 닫혀 있으면 순간 깜깜하다는 생각에 열어두고 생활하거든요. 심지어 자전거를 기대어 놓거나 화분을 받쳐 놓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우선 이것부터 치우고 방화문 잘 닫아두는 습관을 꼭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우성> 지금 엘리베이터를 타시거나 말씀드린 구조와 같은 곳에서 생활하시는 애청자분들, 이게 제대로 닫혀 있어야 제대로 숨을 쉬고 사람이 대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 목숨이 달린 일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중요한데 저도 몰랐습니다. 반성해야 할 것 같은데요. 고층에 화재가 나니까 높이에 대한 공포가 있지 않습니까. 낮은 층은 뛰어내리기라도 할 텐데 이게 불가능해서 이번에도 10층에서 아이를 던져서 받게 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인데요. 문제는 진화력도 고층화재는 약하다는 지적이 있던데요. 어떻습니까?

◆ 최영상> 화재가 나면 피난 설비는 10층까지밖에 법에서 정하지 않습니다. 11층이 넘어가면 피난 기구를 사용하는 그 자체도 위험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11층이 넘어가는 일반 빌딩이나 16층이 넘어가는 고층 아파트는 반드시 계단에 제연 설비를 하고 계단으로 피난하도록 만들어져 있거든요. 보충하도록 소방에서 고가 사다리차를 접근해 피난시킬 수 있는데, 15층까지 한계이거든요. 옥상으로 대피했을 때는 헬기로 구조를 해주는데요. 헬기가 근접하면 강력한 회오리 기류를 만들기 때문에 연기에 휩싸여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16층 이상 고층 아파트는 피난 계단을 사용 할 수 있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김우성> 의정부 화재 장면 기억하실 겁니다. 헬기 때문에 오히려 연기에 어려운 면이 있었습니다. 문득 훌륭한 분이신데요. 초인종 의인이 떠오릅니다. 화재 사실을 집집마다 알리고 정작 본인은 목숨을 잃으셨는데요. 화재 경보도 울리지 않고, 심야 시간대, 고층인 경우도 있고요. 평소에는 훈련하지 않으면 잘 대처가 안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들을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할까요?

◆ 최영상> 입주자가 이런 것들을 다 기억하고 살기에는 어려운데요. 관심은 가져야 합니다. 관리실에서 화재경보기, 스프링클러와 같은 화재 시설을 잘 관리해줘야 하고요. 15층 높이까지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말씀드린 방화문이나 제연 설비가 전혀 없습니다. 스프링클러도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화재 시 위험이 훨씬 높거든요. 그러면 이런 세대에서는 입주민들이 누전 차단기를 월 1회씩 점검하거나 집안에서 화기 취급을 잘 해서 아예 화재 원인부터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층이 높은 고층이라면 옥상으로 나가서 피난을 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자동으로 열리는 구조로 바꿔야 하는데요. 이것이 권장 사항이다 보니까 아직도 많이 안 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불이 나면 열리고, 불이 안 나면 잠기고. 

◆ 최영상> 어느 층에 불이 나더라도 옥상 문이 열리도록, 자동으로 개방 장치를 설치하도록 지난 2월 법이 개정됐는데 입주민과 관리실에서 꼭 의논해서 신속하게 서둘러 보완하셔야겠습니다. 

◇ 김우성> 우리 아파트는, 우리 건물은 불이 나면 평소에는 잠겨 있지만 불이 나면 자동으로 열리는 개폐문이 있는지 확인해보시고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목숨을 잃을 때는 한순간인데요.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최영상>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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