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인터뷰전문보기

"노인학대, 주저말고 1577-1389로 상담하세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6-15 11:43  | 조회 : 5289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6월 15일 목요일
□ 출연자 : 정미정 서울특별시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사무국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우리가 그동안 아동학대에 집중 해왔었는데, 노인학대도 만만치 않게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가해자 중 대부분이 아동학대와 비슷하게, 가족이라고 합니다. 이게 큰 문제인 것이 가족이라서, 가족이 피해를 볼까 봐 신고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원래 오늘이 UN에서 정한 세계 노인 학대 인식의 날인데요,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노인 학대 예방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이 날을 맞아서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정미정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사무국장 전화 연결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미정 서울특별시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사무국장(이하 정미정): 안녕하세요. 

◇ 장원석: 올해 처음으로 지정된 날이잖아요. 어떠실까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 정미정: 네,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UN에서 정한 세계 노인 학대 인식의 날을 지정해서 NGO적 성격으로 활동해 왔는데요, 우리나라에서 노인 복지법을 개정을 통해서 노인 학대예방의 날을 지정해서  국가적 차원에서 예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노인 학대 예방을 위해서 보다 체계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대가 큰 상황입니다. 

◇ 장원석: 노인 보호 전문 기관이라든지 시민단체에서 계속해서 이런 날을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나요?

◆ 정미정: 네, 필요성을 제기해왔었고,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노력해왔습니다.

◇ 장원석: 차라리 이런 날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잠깐 드는 것이, 노인 학대가 많으니까 이런 날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겠어요. 실제로 남부 노인보호 전문기관에 계시면서 여러 가지 학대에 관련한 특히 노인에 대해서 상황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 실제론 어떤가요? 

◆ 정미정: 매년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문제가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부분이고, 증가와 더불어 다양한 부분에서 노인의 긍정적인 부분도 있으나 문제라는 부분도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부정적이고 치명적인 문제가 학대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노인 학대 문제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비율을 보면 2014년에는 10,569건, 2015년에는 11,900건, 2016년에는 12,009건 정도로 해서 삼년 만에 1,500건 정도 증가하고 있어요. 노인학대가 없다면 좋은데 있다고 한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예방하고 대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장원석: 예, 예방법에 대해서는 잠시 뒤에 한 번 더 여쭈어 보고요. 학대 유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정미정: 우리나라 노인복지법에는 노인 학대 유형을 7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물리적 힘이나 도구를 이용해 노인에게 신체적으로 고통을 주는 신체적 학대, 비난이나 모욕, 위협, 협박 등 언어적/비언어적 행위를 통해 노인에게 고통을 주는 정서적 학대, 그리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나 성폭력 같은 성학대의 부분이 있고, 노인의 의사에 반해서 노인의 재산이나 권리를 빼앗아가는 경제적 학대, 부양 의무자로서 책임이나 의무를 의도적/비의도적으로 거부하거나 불이행하는 방임, 또 노인 스스로가 어르신의 돌봄을 거부한다든가, 최소한의 자기 보호를 하지 않는 자기 방임, 마지막으로 보통 시민들이 알고 계시는 고려장과 같은, 보호자나 부양의무자가 노인을 버리는 행위를 유기라고 합니다. 이렇게 일곱 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다양한 학대 유형이 있는데, 노령인구가 늘면서 이런 학대 유형도 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성별로 구분하자면 어느 쪽이 더 학대 유형이 많은가요?

◆ 정미정: 보통 남성과 여성으로 봤을 때 3:7 정도의 비율인데 남성 어르신이 30%, 여성 어르신이 70%정도입니다. 2016년의 경우에도 여성 어르신이 3,903명으로 72%정도가 여성 어르신이고, 남성 어르신이 27%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작년 통계를 확인해 보시면 약 3:7 정도의 비율인 것을 알 수 있고 매년 약간 그런 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앞서서 잠깐 언급했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아주 일부만 드러나잖아요, 이런 학대 사실이. 그런데 가족이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그렇게 많다고 하더라고요, 아동학대 처럼요. 어떤가요, 실제로도 그런가요?

◆ 정미정: 전국에 있는 노인보호 전문 기관에서 십여 년 이상 통계를 집계해 본 결과, 매년 80% 이상이 가정학대로 분류가 되고 있습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봤을 때도 88.8% 가정 안에서 발생하고 있는 학대고, 학대 행위자를 저희들이 면밀히 검토해보니까 친족에 의한 학대가 86.8%입니다. 순위로 보면 아들이 37.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두 번째가 다른 사람들은 며느리일까 딸일까 생각하는데, 노부부가 거주하다 보니 배우자학대가 20.5%  두 번째 가해자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또 상당수는 독거노인이 계시다보니 본인 스스로가 자기를 돌보지 않는다든가하는 자기 방임적 요소가 굉장히 높게 나타나는 특성을 보이고 있고 그 다음 딸 정도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참 속상하네요. 구체적으로 이런 사례를 많이 보셨으니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몇 가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 정미정: 가장 많은 게 아들의 부모에 대한 학대라고 했는데, 이 부분은 언론에 의해 많이 알려져 있고 배우자에 의한 학대에 대해 가장 생각나는 일이 있는데 최근에 70대 중후반의 노부부 간에 발생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과거에 남자 어르신이 외도를 하시고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 어르신이 많은 상처와 분노의 감정이 과거부터 많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역으로 여성 어르신이 남성 어르신에 대해서 물건을 집어 던지고 욕설을 하고 죽이겠다고 하시고 그것에 그치지 않고 손톱으로 할퀴거나 물어뜯어서 남성 어르신의 신체 곳곳에 상처가 많이 나있고 살점이 뜯어져 나가기까지, 이렇게 부부간에도 폭행, 언어적 학대, 신체적 학대가 병행돼서 나타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 장원석: 부부간의 사례도 끔찍한 사례 들어주셨는데, 자식들이 패륜을 저지르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거든요. 유산문제도 있고요. 어떤 다른 사례가 있나요? 왜 그렇게 학대를 한답니까?

◆ 정미정: 사실은 우리나라는 굉장히 부모 자식 간에 밀착적인 가족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부모 자식 간에 기본적인 서로 존중에 대한 간격이 없는 편이기도 해요. 그러다보니 재산도 무조건적인 요구, 부모에게 무조건적인 착취, 이런 부분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관계상의 문제 때문에 파생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과거부터 적절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면 어르신이 나이가 들어서도 자녀와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과거의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했던 아들이 성장을 해서 반대로 다시 아버지를 폭행하는 사례도 많이 있습니다. 부모가 본인을 제대로 지원해주지 않았다, 학교를 보내주지 않았다, 아니면 사업을 지원해주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한 예로 각목을 가지고 아버지 엉덩이를 내려치거나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면서 본인은 직장도 구하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고 부모 밑에 기생해 살면서 부모 재산을 착취하면서 본인 술, 도박, 게임에 빠져있는 자녀들도 학대유형 중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참 별의별 유형도 많군요. 그런데 노인인 부모님들이 학대를 당하면서도 그 와중에 자식 걱정하면서 신고를 못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다던데요. 실제로 그런가요?

◆ 정미정: 우리나라도 부모님들이 자식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갖고 계셔서 그런지 아니면 사회적으로 학대다, 패륜아다 하는 낙인 때문에 그런지 외부에 노출하는 걸 꺼려하시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엔 많이 인식이 달라지셔서 경찰이라든가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하셔서 어떤 방법을 찾으면 좋을지 같이 논의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럼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면 좋을까요?

◆ 정미정: 위급한 상황이라고 생각 되면 112, 경찰에 신고 하셔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연계하는 방법이 있고, 혹시라도 노인전문보호기관에 직접 전화해서 상담을 받고 싶으시다면 1577-1389로 전화하시면 24시간 언제든 가까운 곳 노인전문보호기관으로 연결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쪽으로 전화 주시면 직접 방문해서 어르신을 만나 뵙기도 하고, 경찰이나 구청, 동사무소와 함께 어르신을 위한 적절한 도움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네, 112 경찰에 신고하거나 1577-1389로 전화해서 상담을 받을 수 있군요. 그런데 보복이라든지 그 후에 나에게 불이익이 올까봐 주저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걱정은 안하고 그냥 신고하는 게 오히려 낫겠죠?

◆ 정미정: 네, 노인 학대를 발견하면 누구나 다 신고할 수 있고 신고자는 법적으로 비밀 보장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신고자를 밝히지 않게 되어 있으니까 안심하시고 전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노인 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서 정미정 서울특별시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사무국장과 전화 인터뷰 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미정: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