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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치킨값 인상, 프렌차이즈 본사 빼고 다 인상쓸 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5-31 16:28  | 조회 : 4416 
[생생인터뷰] 치킨값 인상, 프렌차이즈 본사 빼고 다 인상쓸 일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정은정 농촌농업사회학자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이제 치킨 2만 원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가격이 오르는 게 무슨 문제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업계 1위 프랜차이즈 BBQ가 올리자 교촌치킨도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다른 업체들도 도미노처럼 올라갈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가격을 올리는 이유를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많은 국민들,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이 업계 1, 2위 업체가 올리는 것, 큰 문제가 있습니다. 총대를 메고 올리면 전체 가격도 다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겠죠.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은 치킨과 여러 가지 프랜차이즈 제품 사랑해줬는데, 이렇게 보답해도 되나 여론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아야 할지 이 분야 전문가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대한민국 치킨전’ 저자이시죠, 정은정 농촌농업사회학자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은정 농촌농업사회학자(이하 정은정)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치킨 관련해서 여쭤볼 때 이 분야 가장 전문가이며 속 시원하게 잘 알고 있다는 생각에 연락을 다시 드렸습니다. 업계 1, 2위 치킨 프랜차이즈가 가격 인상 결정했거든요. 시장 전체가 이러다 보면 가격 인상으로 가는 것 아닌가, 이런 우려가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정은정> 매우 익숙한 일이고요. 사실 지금 치킨뿐만 아니라 대체적으로 식품 업체들이 1, 2위 맏형 격이라고 하죠, 그런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 기다렸다는 듯이 다 같이 올리는 건 그동안 반복된 문제이고요. 문제는 치킨이 오르면 연쇄적으로 피자나 햄버거, 대체재에 있는 식품군들도 아마 가격 인상이 되지 않을까 전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우성> 이런 식으로 올린 것이 이미 있었던 일이군요. 

◆ 정은정> 익숙한 일이죠, 사실. 

◇ 김우성> 덩달아 다른 제품까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고 국민들이 사랑하는 간식이라 걱정이 더 많은데요. 물론 제품을 특화시키거나 고급화시킨다면 가격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 유독 대형 프랜차이즈, 많은 고객들을 상대하는 업체들이 올린다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 정은정> 일단 가격은 올라갈 수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물가도 상승할 수 있고, 상승 요인은 있는데, 중요한 것은 가격을 올려서 실제로 가장 어렵게 현실에 놓여 있다고 하는 가맹점주들이나 식품을 생산하는 기초적인 단계의 농가 이익이 이전된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동안 그런 일은 없었거든요. 다시 가격 인상했을 때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에 이익이 집적되는 것은 아닌가 의혹을 계속 갖고 있게 되는 거죠. 

◇ 김우성> 여러 오늘 보도자료를 보니 프랜차이즈 이익은 꽤 좋은 편인데요. 결국 프랜차이즈가 유통의 길목을 다 쥐고 있지 않습니까. 원료부터 시작해 생산, 여러 가지를 갖고 있기에 왜 이렇게 올라가는지 공개할 수 있는 입장일 텐데요.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거든요. 가맹점 이야기도 그렇고요.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정은정> 일단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가맹점주들의 수익률이 너무 악화됐고 배달앱이라든가 인상 요인이 있는데 지난 약 4년간 전혀 가격을 건드리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올리겠다는 명목은 있어요. 다만 점주들이 가장 불만인 것은 그동안 명목을 알 수 없는 홍보비, 홍보비라고 따로 떼어가는 건 아니지만, 물류비에서 어느 일정 정도 비율을 다 제하거든요. 실제로 60% 정도 물류비로 제하기 때문에 어쩌면 가격을 올리기 전에 물류비를 적절하게 조율하거나 가맹점주들에게 이익을 정확하게 이전하겠다는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에서 가격만 올리게 되어 소비자들도 마찬가지이고 가맹점주도 혹시라도 일단 올린 것에 대해서는 수익이 개선되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소비가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죠. 

◇ 김우성> 물류비, 홍보비, 간판을 바꾸면 일제히 다 바꿔야 하고요. 간판 바꾸는 것도 정해진 업체, 이런 얘기들도. 치킨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업체에서 나왔는데요. 결국 원가에 대한 얘기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다 쥐고 있는 거네요. 

◆ 정은정> 그렇죠. 가격 통제권이 있고요. 그래서 사실 가격 인상 전에 얼마만큼 본사의 이윤 비율을 조율하려고 했었던가, 그런 심사숙고가 있었는지는 사실 많이 봐야 할 것 같거든요. 

◇ 김우성> 우리 경제에서 자영업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고요.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자영업자, 가맹점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과연 설득될까 고민도 됩니다. 가격을 올리면 당장 가맹점은 수익이 좋아진다고 하셨는데요. 장기적으로는 불리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 정은정> 아무래도 당장은 숨통이 트일 수 있는데요. 문제는 치킨이라는 식품 자체가 대체재가 많거든요. 햄버거도 있고 피자도 있고. 요즘엔 햄버거와 피자를 같이 콜라보한 음식도 많고요. 아이들에게 요새 가장 인기가 많은 모 햄버거의 경우 햄버거 패티가 거의 치킨 수준으로 두껍고 큰 것이 들어가거든요. 초대형 프랜차이즈들은 통신사 할인 카드나 할인 쿠폰, 할인 요소도 많아요. 그래서 꼭 치킨을 먹겠다고 하지 않으면 다른 대체재 간식들이 많기 때문에 더 소비가 떨어질 수도 있죠. 이미 치킨점 자체가 포화 상태로 진출되어 있기에 더 이상 소비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계기는 없거든요. 그러한 면에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추이를 봐야 한다, 가격을 올리는 것이 당장 가맹점주에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여부도 프랜차이즈 입장과는 생각해볼 점들이 있다는 건데요. 공개된 자료를 보면 본사의 매출, 영업이익은 불황에서도 계속 증가세입니다. 그런데 가맹점이나 이런 부분에 대한 성장 전망이 낮게 나오는데, 보니까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결국 이게 늘어나면 프랜차이즈 본사는 이득이고 가맹점들은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 아닌가요?

◆ 정은정> 일단 프랜차이즈 본사 영업 이율이 많이 올라갔다는 건 치킨이 많이 팔려서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맹점 출점이 얼마나 많이 늘어났느냐, 그것을 봐야 할 것 같아요. 본사 입장에서는 가맹점들이 장사가 잘되든 안 되든, 일단 분점이라고 하죠, 가맹점들이 많이 늘어나면 그에 들어가는 시설 투자비, 물류비가 거기에 직접이 되기에 훨씬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할 수 있기에 실제로 가맹점 출점에 대한 부분이 더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결국 밀어내기라고 말씀하셨지만, 가맹점주들은 경쟁 업체가 많아지니 어려워지는데 본사로는 홍보비, 물류비, 손해 볼 게 없다. 이런 것 때문에 가격이 올라간다면 소비자들 갸우뚱할 것 같습니다. 정작 이러한 식으로 불투명한 것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내릴 만한 이유가 생길 때, 이를테면 원가가 절감되는 상황이 됐을 때는 내리지 않고 올릴 때는 이렇게 또 기울어져서 올라가거든요. 가격 통제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올 것 같은데요. 이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 정은정> 그동안 소비자들이 가장 불만이었던 부분인데요. 몇 년 동안 닭 값이 낮았어요. 특히 치킨의 핵심 원료인 닭 값이 폭락할 때 치킨 값은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하는데, 사실 그 부분에서 이미 대형 프랜차이즈와 육계회사 사이 계약이 맺어졌기에 닭 가격 자체는 고정이 되어 있는 건 있거든요. 다만 중요한 것은 닭 가격이 내려갔을 때 그때는 바로 식용유 가격은 인상됐다, 튀김 가루 가격은 인상됐다, 물류비가 상승됐다고 하면서 여러 가지 카드를 꺼내는 거죠,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가격은 이래서 내릴 수 없다. 그런데 올릴 때는 올릴 만큼 핑계가 있는 거고요. 이러나저러나 가격 통제권 자체가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갖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래도 그렇고, 저래도 그렇고 이득을 볼 수 없는 구조가 짜였거든요. 

◇ 김우성> 그런 부분에서 농가라든지 소비자들은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다고 추론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정은정> 그렇죠. 이번에 치킨 가격이 인상해서 가맹점주들의 수익이 개선되고 닭을 기르는 육계 농가에 어떤 도움이 된다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분명히 그렇진 않을 거거든요. 왜냐면 대형 육계 회사들과 계약 때문에 고정된 가격으로 닭을 거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고요. 그래서 사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개별 소비자들이 불매 운동을 하거나 이러한 차원의,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건 거의 없고요. 이미 꽉 짜인 수직 계열화 구조 속에서 개입할 수 있는 건 이거야말로 정치가 개입해야 할 문제인 거죠. 

◇ 김우성>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도 참 무슨 치킨 가격에 경제민주화냐,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는데요. 수직 구조의 생산 농가, 가맹점,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그 말도 붙일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고요. 복잡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계약 관계 때문에 이를테면 가맹점주 중 하나가 우리는 가격 올리지 않겠다고 할 수 없는 거죠?

◆ 정은정> 그렇죠. 다 같이 올려야 하며 무엇보다 신 메뉴 출시나 이런 것들, 지역마다 가맹점이긴 하지만 지역마다 특징들이 있을 수 있거든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라든가 청소년들이 많은 곳이라든가. 본사에서 개발된 신 메뉴는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거든요. 많이 팔리든 안 팔리든. 재료 선택권은 물론이고 가맹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거의 없다시피 해요. 그러다 보니 소위 말하는 슈퍼 갑이라고 할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의 말에 모든 지시 사항을 다 따를 수밖에 없는 거고요. 그런 부분에 대해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사실 이러한 논쟁들은 계속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 김우성> 서민들께서 저희 방송 듣고 계시고, 소비가 활발하지 않은 동네에 계신 분들도 듣고 계신데요. 걱정이 클 것 같습니다. 그러한 동네는 당장 타격을 입을 것 같은데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지금 구조상 쉽게 말하면 대안적 치킨 업체라든지 대안적 개인 셰프나 업체들이 등장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예전에도 말씀해주셨거든요. 이런 부분부터 숨통을 열어야 하지 않는가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정은정>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몇 개 대형프랜차이즈들의 출점 제한을 한다거나 예전 민주당이죠, 을지로위원회 같은 곳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한 어떤 갑질 금지 정책들도 짰는데요. 어느 순간 후퇴했거든요. 새 정부 출범하고 더불어서 그런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하고요. 결정적으로 소상공인들이나 이렇게 가맹점주들에 대한 관심은 있었는데 가장 일차적인 피해라고 할까요, 인상 가격에 전혀 이득을 받지 못하는 농가에 대한, 농민에 대한 관심이 가장 우선적으로 되어야만 모순적인 상황을 뚫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우성> 몸도 마찬가지이겠죠. 한 부위의 몸만 건강하고 나머지 건강하지 않으면 전체가 건강하지 않다, 같은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우픈 이야기인데요. 정은정 선생님께서 을들끼리 싸움이 된다고 지적해주신 적 있는데요. 2만 원 가격을 놓고 소비자, 언론, 프랜차이즈 날을 세우고 있거든요. 이 문제, 어떻게 하면 해결될까요?

◆ 정은정> 사실 가장 이익의 선취 구조라고 하죠, 한 마리의 치킨, 누가 가장 많은 부분을 선취하고 있는가. 먼저 차지해서 꽉 쥐고 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냉철하게 봐야 할 것 같고요. 사실 그렇잖아요. 2만 원 치킨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월급, 소득이 고정되거나 더 떨어졌기에 벌어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치킨 가격도 오르고 우리 소득도 오르고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다면 사실 물가 상승률에 맞춰 식품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한 문제이거든요. 근본적 문제는 못 건드리고, 사실 가장 만만한 치킨을 가지고 이렇게 왈가왈부하는 것도 사실 서글픈 일인 거죠. 

◇ 김우성> 서글프다는 말이 공감되실 것 같습니다. 치킨 가격과 한국 경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깜짝 놀라고요.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정은정>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정은정 농촌농업사회학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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