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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 “‘야, 좋다’는 노前대통령 퇴임사.. 친구 문재인의 당선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5-24 08:42  | 조회 : 3431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5월 24일 (수요일) 
□ 출연자 : 강원국 前 청와대 연설비서관 (DJ.참여정부 연설비서관)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 한결 마음 가벼워져... 새로운 미래 다짐하는 시간
-노 전 대통령, 막중한 부담감 알기에 친구 문재인 당선 마냥 기뻐하진 않았을 것
-文 추도연설, 앞으로 어떻게 하겠단 다짐 진솔하게 이야기 
-노 전 대통령, 흥이 많은 분... ‘야, 좋다’는 노 전 대통령의 퇴임사
-文대통령, 대통령 당선되고 추도식 가기 부담됐을 것 
-文대통령, 노 전 대통령과의 약속 지키기 위해 추도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 연설,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의 스타일 절묘하게 합쳐
-文대통령, 유머있는 연설 기대해 


  
◇ 신율 앵커(이하 신율): 1부에서도 잠깐 이야기 나눴습니다만 어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이 거행됐습니다. 이 자리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추도연설을 했죠.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다시 찾겠다”라는 말도 남겼는데요. 대통령 당선 이후 지금까지 3번의 연설, 많은 분들이 감동을 받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계신데요. 그래서 오늘,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의 필사’라고 불리는 연설 비서관을 지내신 분이죠. 전북대학교 강원국 초빙교수,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강 교수님, 안녕하세요.

◆ 강원국 前 청와대 연설비서관(이하 강원국):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이게 그러니까 연설비서관, 우리가 영어로 얘기하면 스피치라이터죠?

◆ 강원국: 네.

◇ 신율: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이 두 대통령을 모시고서 연설비서관을 지내셨는데요. 참, 어제 8주기 추도식 누구보다도 참 애틋한 마음이고 감회가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어떠셨습니까?

◆ 강원국: 그래도 어제는 좀 한결 마음이 가벼웠죠. 그전까지는 회한이라고 그럴까, 분노, 이런 게 있었다면 어제는 나름대로 희망을 얘기하는 자리가 아니었나,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다짐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희망, 그러니까 우리가 애틋한 마음을 희망으로 바꿔야겠죠. 당연히 그렇죠?

◆ 강원국: 그럼요. 그래야 발전이 있죠.

◇ 신율: 그럼요. 참여정부 이후 9년만의 정권교체인데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셨던 분으로서, 만일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어떤 얘기를 하셨을 거라고 보십니까?

◆ 강원국: 글쎄요. 마냥 기뻐하진 않으셨을 것 같아요. 당신이 대통령이 됐을 때도 그런 마음이셨거든요. 그건 아마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마음일 텐데요. 개혁, 통합, 이런 막중한 책임을 또 친구, 문재인의 앞에 있단 걸 알기 때문에, 그리고 본인이 또 해오셨기 때문에 아마 그냥 기쁘고 축하하지만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 부담감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니까요.

◇ 신율: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 2010년부터 매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추도식에 참석했는데, 어제는 대통령의 신분으로 참석해서 추도 연설을 했는데요. 스피치라이터, 대통령의 연설문을 계속 쓰셨던 분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추도연설을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강원국: 그렇게 뭐, 감동적이거나 그런 연설을 하려고 하셨던 것 같지는 않아요.

◇ 신율: 그런데 어제 감동적이었단 평가가 많던데요.

◆ 강원국: 하하, 그건 뭐 연설이, 연설문이 감동적이라기보다는 그 자리 자체가 감동적이고 가슴 벅찬 자리죠. 그래서 어떤 말을 해도 벅찬 자리인데, 그 대통령께서 거기서 뭐 감동적이고 이런 걸 해야겠단 욕심보다는 그냥 소회를 밝히고 그야말로 감개무량하고 이런 것과 함께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단 다짐을 진솔하게 얘기하신 것 같습니다. 그게 국민들 마음에 와닿으니까 감동적으로 느껴지겠죠.

◇ 신율: 어제 연설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야, 기분 좋다’ 이런 얘기를 했을 거라고 연설문에 이런 얘기가 있는데요. 이런 얘기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많이 하셨던 모양이죠?

◆ 강원국: 대통령께서 원래 흥이 좀 많으신 분이시죠. 그게 눌려서 그런데, 그런 게 있으신 분인데, 퇴임사가 원래 대통령마다 다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사를 안하시겠다고, 봉하에 내려가서 책을 써서 그 책으로 퇴임사를 대신하겠다고, 퇴임사 몇 장 가지고 되지 않는다고, 책을 쓰시겠다고 내려가서 봉하에 내려간 첫 날, 봉하에 도착하자마자 ‘야, 좋다’ 그러셨어요. 큰 소리로. 그게 내 퇴임사다. 대통령의 어떤 그런 걸 내려놓고 이제 내가 쓰고 싶은 글도 쓰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왔다고 그래서 ‘야, 좋다’ 그러셨거든요. 그래서 그걸 아마 문재인 대통령도 그때 들으셨고, 저도 그게 굉장히 인상 깊었었고요. 그래서 어제 연설에 또 그걸 인용하신 것 같습니다.

◇ 신율: 임기동안 노무현 대통령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성공한 대통령이 돼서 다시 찾아뵙겠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이요. 상당히 좀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강원국: 대통령이 되고 나서 거기를 찾아갔다는 게 좀 부담스럽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가셨는데요. 국민들이 보기에 뭐, 모든 국민들의 대통령이라면서 대통령이 돼서도 찾아가느냐, 이런 걸 의식해서인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얘기를 하셨고요. 성공한 대통령이란 건 또다른 약속을 하신 거죠. 그리고 성공한 대통령이 돼서 다시 오겠다고 어제 얘기를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 몇 마디 안에 또 다 함축돼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대통령의 처지와 앞으로 대통령이 지향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을 안하겠다고 그러셨어요, 취임 초기에. 국민들이, 아니 국민들이 아니죠. 일부에서 이제 성공한 대통령이 되라고 그러는데, 그 성공한 기준이 뭐냐. 그게 결국 자기들의 성공의 잣대에 들어오라는 얘기가 아니냐, 길들이기가 아니냐, 이런 말씀도 하셨거든요.

◇ 신율: 노무현 전 대통령, 이렇게, 저도 이제 몇 번 뵐 기회가 있었거든요, 예전에. 그런데 이렇게 보면 상당히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으신 분 같단 생각을 했어요.

◆ 강원국: 아, 네. 깊으시죠. 정말 깊으세요.

◇ 신율: 그래서 사실 고민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 고민 속에서 여러 가지 얘기가 튀어나오는데, 그래서 그 얘기가 사람들에게 굉장히 울림이 큰 것 같단 생각을 제가 했거든요.

◆ 강원국: 네, 맞습니다. 그래서 오해를 받기도 하고요. 잘못 해석되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로.

◇ 신율: 잘못 해석되고 오해야 말해가지고 받는 경우야 많죠, 사실 국민들은. 그런데 제가 볼 때는 굉장히 생각이 있고 고민이 많은 분이란 것 하고, 권위적이지 않은 분이라는 두 가지 인상이 굉장히 제 기억에 남는데요.

◆ 강원국: 정확히 보신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스타일과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나 이런 스타일이 차이가 좀 있나요?

◆ 강원국: 저는 이렇게 몇 번의 연설을 지켜보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장점을 다 모아서 하시는구나, 문재인 대통령이

◇ 신율: 아, 그렇게 보셨어요? 어떤 점에서 그래요?

◆ 강원국: 네, 어떤 점에서 그렇냐면 노무현 대통령은 리더는 앞서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약간 연설이 지르는 스타일이죠. 간결하게 지르는 스타일. 제안하는 사람이다, 임금께 상소하는 심정으로 국민께 이런 걸 제안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아젠다를 던지는 사람이 대통령이라고 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반 보만 앞서가라, 절대 국민의 손을 놓지 마라, 그걸 계속 강조하셨는데, 이 두 가지를 절묘하게 합쳐서 하시는 것 같아요.

◇ 신율: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연설을 해줬으면 좋겠다, 바라는 점이 있으십니까?

◆ 강원국: 국민들이 바라는 게 이제 유머가 좀 있는 연설, 또 소위 링컨, 케네디 같은 연설이 왜 안 나오냐, 그런 역사에 남는 연설이 좀 이제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고요. 그런 연설을 문재인 대통령께 기대합니다.

◇ 신율: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언제부터 그렇게 글을 잘 쓰셨어요?

◆ 강원국: 저는, 저 글 못 썼어요. 

◇ 신율: 아니, 태어나서부터 잘 쓴 건 아닐 것 아니에요.

◆ 강원국: 그, 대통령의 스피치라이터는 글을 잘 쓸 필요가 없어요. 특히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님은.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예를 들면 유시민 작가 같은 경우는 자기의 문체로 쓰기 때문에 혼나요, 채택이 안 돼요. 제가 그 분의 생각을 그 분의 문체로 써드리는 게 스피치라이터예요. 고스트라이터예요. 글을 잘 쓸 필요가 없고요.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도 더 복잡해지고 그렇습니다.

◇ 신율: 네, 그래도 뭐. 지금, 이제 앞으로 선임이 되겠죠. 청와대 연설 비서관. 조언해주실 게 있다면 그럼 어떤 걸 조언해주시겠어요?

◆ 강원국: 그냥 저는 뭐, 지금 보니까 연설을 잘 쓰시는 것 같고요. 그냥 한 말씀 드린다면 하루하루가 앞으로 힘들 텐데, 앞으로 그냥 잘 버티시고요. 시간은 가니까 잘 버티시고, 지나고 나면 분명 그런 게 아름다운 추억이니까 힘들더라도 좀 꿋꿋하게 버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신율: 어떤 게 힘드셨어요?

◆ 강원국: 하루하루 힘들죠. 쓰는 게 힘들고, 또 대통령께 평가 받는 게 힘들고. 대통령께 꾸중 듣고 지적 받고 이런 게 다 힘들죠.

◇ 신율: 그런 게 다 힘들지만 또 대통령의 의중도 잘 읽어야 할 것 같단 생각도 들거든요.

◆ 강원국: 그러니까요. 그걸 잘 못 읽으면 또 그렇고, 국민들의 반응이라든가 언론에서 평가가 안 좋으면 그래서 또 힘들고요.

◇ 신율: 그래도 시간은 간다? 하하하.

◆ 강원국: 네, 시간은 빨리 가더라고요.

◇ 신율: 잘 알겠습니다. 어쨌든 오늘 말씀도 저는 굉장히 귀중한 말씀이었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오늘 정말 많은 걸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 강원국: 아이고, 고맙습니다.

◇ 신율: 별 말씀을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원국: 네.

◇ 신율: 지금까지 전북대학교 초빙교수로 있는 강원국 전 청와대연설비서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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