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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육아법? 아이 면역력 괜찮을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5-11 10:43  | 조회 : 10097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5월 11일 목요일
□ 출연자 : 하정훈 원장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오늘 이야기를 나눌 것 중 하나가, ‘아토피에는 로션을 바르지 말고 햇빛을 쪼여라’, ‘배탈이나 설사가 나면 숯 가루를 먹여라’, 아이들 키울 때의 얘기인데요. 약을 안 쓰고 아이를 키우는 방법, 이런 것들이 요즘 돌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치유법을 통해서 아이들의 면역법을 키운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실제로 건강에 문제가 되진 않을까요?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원장 전화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하정훈 원장(이하 하정훈):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네, 일단 요즘에 이런 카페나 커뮤니티가 인기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앞서 잠깐 말씀 드린 것이요. 일단 이런 것들을 여쭤보기 전에 아이가 태어나면 어느 시점부터 예방접종을 하면 좋을까요?

◆ 하정훈: 원래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한 첫날부터 예방접종을 맞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다 그렇게 접종하고 있고요. 그렇게 이렇게 태어나서 처음부터 맞기 시작하면서 4주 이내에 BCG, 1개월 때 B형 간염 2차, 그 다음에 2개월 때 디피티(D.P.T.), 이렇게 접종을 한 15가지 맞게 되고요.

◇ 장원석: 태어나면서도 여러 가지 예방접종을 맞는군요. 제가 미혼이라서 아직 이런 것들을 잘 몰라서 여쭤봤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아예 이런 예방접종을 안 시키는 분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병에 걸렸다가 낫는 게 진짜로 면역력을 만들어준다는 주장 때문에 그런 건데, 어떤가요?

◆ 하정훈: 우선 병에 걸려서 낫는 것이 진짜 면역력을 만든다는 주장 자체가 이상한 얘기입니다. 왜냐면 병에 걸려서 나으면 다행인데요. 옛날에 병에 걸려서 죽은 사람이 많지 않습니까? 병에 걸리는 위험도 있고 합병증 생기면 평생 고생할 수 있는데 그건 누가 책임지나요. 그리고 면역이란 것은 병에 걸리면 낫는 과정에서 저절로 생기는 건데요. 병에 걸리지 않고도 예방접종을 하면 병에 걸린 것과 똑같이 면역성이 생깁니다. 그리고 심지어 병에 걸렸을 때보다 면역성이 더 잘 생기는 경우가 참 많아요. 그래서 예방접종 대신에 병에 걸리고 난 다음에 생기는 면역이 진짜 면역이란 이야기는 현대 의학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이야기예요. 예를 들어 병에 걸린다고 해서 면역성이 다 잘 생기는 게 아니에요. 지금 예방접종을 하는 병들은요. 그 중에서 일부 병들은 병에 걸려도 면역성이 잘 안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뇌수막염 그러는 병이 있거든요. 히브(Hib)라는 병이 있는데, 이 병은 어릴 때 병에 걸려도 면역성이 잘 안 생겨요. 또 걸릴 수 있어요.

◇ 장원석: 그렇군요.

◆ 하정훈: 그리고 백일해 같은 병, 백일해 많이 들어보셨지 않습니까? 옛날에는 백일해 때문에 참 많은 사람이 위험했거든요. 이 병도 어릴 때 걸려도 면역성이 평생 안 갑니다. 그 예방접종을 하지 않으면 이 병에 걸렸을 때 또 걸릴 수 있고요. 파상풍 이야기는 들어보셨죠? 파상풍이란 것은 대충 사람들이 다 아는데, 예를 들어 흙바닥에 넘어지거나 녹슨 못에 찔리거나 나뭇가지 같은 데에 스치기만 해도 걸릴 수 있는 병이거든요. 이런 병은 걸려가지고, 걸리게 되면 사람이 반쯤 죽다 살아나거든요. 살면 다행인데, 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병들은 걸려도 나중에 또 걸릴 수 있습니다. 예방 접종을 하지 않으면. 이런 병들을 걸려가지고 면역성을 만들겠다, 이건 진짜 위험한 이야기거든요.

◇ 장원석: 예방접종과 면역력의 상관관계는 지금 말씀해주신 대로 이해하면 되겠군요. 여러 가지 예를 들어주셨는데, 특정한 걸 제가 말씀드리면 수두나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이건?

◆ 하정훈: 사람들이 수두란 병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수두란 병은 안전한 병이 아닙니다. 실제로 수두에 걸리면 일부 사람은 위험할 수 있고요. 합병증이 엄청나게 생길 수 있는 병이기 때문에 수두를 갖다가 많은 나라에서 기본 접종을 하고 미국 같은 경우는 두 번씩이나 맞히는 나라거든요. 한동안 미국에서 수두 파티를 하다가 이제는 수두 파티를 절대 안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수두라는 게 걸리면 지금 가볍게 앓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참 많이 보이는데 다 접종한 사람들의 이야기고요. 접종하지 않고 걸리게 되면 좀 고생하지만 요즘 현대의학이 좋기 때문에 다 치료가 되거든요. 그런데 이 병에 한 번 걸리면 나중에 나이 들어서 50, 60, 70, 80 돼서 대상포진이란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생각 안하는 거예요. 지금 수두에 걸려서 면역력이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이 수두에 걸렸던 사람이 나중에 이런 합병증으로 나이 들어서 고생하는 걸 생각 안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홍역이라는 병은 걸리면 죽을 수 있는 병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가 2000년에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홍역이 유행해서 난리였지 않습니까? 일부 홍역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메르스보다 어찌 보면 더 위험한 병이에요. 그런데 이 병을 걸려서 자연면역력을 얻겠다? 그건 진짜 위험한 이야기입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앞서서 잠깐 언급해주신 수두 파티라는 게 수두에 걸린 아이들하고 수두에 아직 안 걸린 아이들하고 같이 접촉하도록 하는 거잖아요. 그런 걸 요즘에 안한다는 거죠?

◆ 하정훈: 미국 같은 경우는 수두 접종이 없을 때 그 얘기를 많이 했는데 이젠 그런 걸 안하죠. 물론 일부 사람들은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걸 안하는 거죠.

◇ 장원석: 알겠습니다. 인식이 또 많이 바뀌어서 그런 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방접종을 맞고서 일부 부작용이 있는 경우 때문에 건너뛴다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부작용이 그렇게 잦은 사례인가요?

◆ 하정훈: 요즘은 예방접종하기 좋아져서 실제로 부작용은, 특히 심각한 부작용은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부작용 같은 경우는 접종부위가 붓고 열나고 힘들어하는 정도의 이상반응이 대부분인데, 이런 부작용 외에는 사실 거의 볼 수 없습니다. 흔히 요즘에 일본에서 문제가 됐던 자궁경부암 백신, HPV 백신이라는 그 얘기 때문에 사람들이 참 인터넷 사이트를 겁나게 만드는데요. 이 백신도 지금 우리나라가 무료 접종이 작년부터 되면서 한 80% 접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데 무료 접종임에도 불구하고 한 20%의 부모들이 겁을 내서 접종을 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한 몇십만명 접종했거든요? 근데 그렇게 겁을 내고 맞았는데 심각한 이상반응은 한 명도 발생안했습니다. 놀랍게도 HPV, 자궁경부암은요. 지금 현재도 우리나라에서 1년에 한 7~800명이 죽고 있어요. 해마다요. 그런데 몇백명이 죽고 있는 병을 생기지 않는 이상반응을 걱정해서 접종을 안하는 것, 이것은 어찌 보면 아이의 평생 나중의 암 때문에 고생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 장원석: 지금 예방 접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시고 있고,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것은 좀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말씀해주시고 계시는데요. 대부분 맞힙니다. 대부분 아이들에게 예방접종을 맞히는데, 그 일부 몇 명,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아이가 병에 걸렸어요. 유행성 질환에요. 그런 경우에 다른 아이들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 하정훈: 당연히 있죠. 예를 들어 풍진 같은 병들은요. 걸리는 사람은 가볍게 감기처럼 느껴집니다. 이건 전문가가 아닌 경우에 참 알기 어려운 병인데요. 일단 풍진 같은 병에 걸리면, 지나가는 데에 항상 임산부가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임산부가 예를 들어 풍진에 걸린 애들하고 접촉하게 되면, 임신 중에 접촉하게 되면 나중에 기형아가 생길 수 있고 이 아이가 평생 고생할 수 있습니다. 내가 접종하지 않아서 예를 들어 내가 병에 걸렸을 때, 남들에게 심각한 병을 일으킬 수 있고 목숨을 위협할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안 맞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요. 그리고 접종은 내가 안 맞아도 다른 사람이 다 맞고 있으면 병에 잘 안 걸립니다. 그걸 집단면역이라고 그러는데, 이렇게 안 맞는 사람이 늘게 되면, 전체적으로 접종률이 떨어지면 갑자기 질병이 대유행을 하게 됩니다, 갑자기. 2000년에 홍역이 대유행했던 게 면역 집단접종한 수가 떨어졌기 때문에 생긴 문제였거든요. 그 부분을 안 맞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생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내 아이의 문제만이 아니고 더불어 사는 모든 집단 전체의 문제기 때문에 접종은 모든 사람이 다 해야 합니다.

◇ 장원석: 그리고 이 얘기를 또 해보죠. 자연주의 육아법, 제가 아까 잠깐 언급한 것. 약을 쓰지 않고 아이를 키우는 여러 가지 방법이 공유되고 있는데, 특히 아이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감기, 감기에 걸렸을 때 요즘 아기 엄마들, 아기 아빠들이 아이들에게 항생제를 쓰는 게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일부러 감기약을 피하거나 주사를 피하고 그냥 자가 치유를 시키도록 하는 게 많은데, 어떻습니까? 이것도 면역력 증가에 별로 상관이 없나요?

◆ 하정훈: 원래 병이란 것이 걸렸다 낫게 되면 면역성은 저절로 생기는 거고요. 걸렸다 나으면 생기는 거고, 예를 들어 병에 걸렸을 때 치료하지 않고 고생해서 나아도 면역성이 생기고요. 예를 들어 약을 사용해서 치료가 돼서 나아도 면역성은 똑같이 생깁니다. 그리고 사실 감기라는 병은 사실 항생제를 쓰지 않는 병이고요. 항생제를 쓰자고 하면 그 의사가 예를 들어 일부러 남용하지 않는 한은, 원래 항생제 써야 하는 단계 아닌가 생각하는 거죠. 예를 들어 요즘 같은 경우에 돌고 있는 병 중에 성홍열이란 병이 돌고 있거든요. 이 성홍열이라는 병은 흔히 볼 때는 열감기처럼 똑같이 보입니다. 일반 상으로 보면요. 이 성홍열이란 병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흔히 류머티스 열이라는 병에 걸릴 수 있고요. 예를 들면 폐렴이라든지 중이염, 여러 가지 심각한 병들이 동반될 수 있는데, 이 병들 같은 경우에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나중에 평생 고생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단순한 열 감기처럼 보이는 병 중에서 요로감염이 겹쳐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런 경우는 사실 부모들이 구분하기 참 힘듭니다. 이런 병은 한 100번 중에서 한두번만 걸려도 아이 인생이 바뀔 수 있는 병이죠. 그런 것을 부모들이 구분하는 것이 참 힘들 겁니다.

◇ 장원석: 부모가 임의적으로 자가 치유를 해야겠다는 것을 판단하지 말고 무조건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하겠는데요.

◆ 하정훈: 그렇죠. 단순한 병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요.

◇ 장원석: 그렇죠. 그럼 항생제 같은 경우는 아이들한테 영향을 많이 주나요?

◆ 하정훈: 항생제는 내성이 문제고요. 사실은 써야 할 때 제대로 사용하게 되면 사람들이 목숨을 건지는 아주 중요한 약입니다. 내성이 문제기 때문에 남용이 문제가 되는 거죠.

◇ 장원석: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토피, 요즘 아이들에게 아토피가 정말로 많은데요. 아까 햇빛을 쬐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고 스테로이드 치료제로 쓰이는 거, 이게 좋지 않단 인식이 많아서 일부러 약을 안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볼까요?

◆ 하정훈: 그렇죠. 스테로이드가 나쁘단 얘기는 전세계 각 나라에서 한두번씩 발생한 문제고요. 유독 우리나라에서 지금 그게 오래 가고 있는데요. 스테로이드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약이 나쁘단 이야기와 사실 똑같아요. 예를 들어 항암제를 먹으면 위험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해열제 먹으면 위험하진 않잖아요, 그렇죠? 스테로이드가 7등급이 있습니다. 1~3등급은 굉장히 약이 셉니다. 이런 약들은 함부로 사용하면 안되는데, 소아청소년과에서 흔히 아토피 치료에 사용하는 7등급은 미국 같은 데에선 슈퍼에서 팔아요. 그만큼 안전한 약입니다. 그런데 이걸 뭉뚱그려서 전체를 다 스테로이드 연고가 나쁘다,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스테로이드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그런 말을 하려면 7등급 스테로이드가 위험하냐는 이야기를 해야 해요. 등급이 7등급이나 있기 때문에요. 7등급은 제대로 사용하면 굉장히 안전한 약이고, 이걸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아토피가 잘 안 낫고, 내버려 두면 나중에 점점 병이 심해집니다. 초기 치료를 안해가지고 이렇게들 고생하는 거죠, 사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스테로이드제도 결국 오남용 문제, 그리고 약의 강도 문제가 있을 뿐이지, 잘 활용하면 괜찮다. 끝으로 짧게 영양제도 여쭤볼게요. 요즘에 아이들 먹기 좋게 만든 영양제가 많잖아요. 달달하게 만든 것. 어떻습니까? 이런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 효과가 있을까요?

◆ 하정훈: 제가 알기로는 이 영양제라든가 유산균 이런 걸 많이 먹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절대 예방접종을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사실 도움이 된단 것하고 병을 예방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거든요. 예를 들어 손가락으로 밀어도 차를 움직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죠. 한 만 명이 밀면 될 것 아니에요? 그런데 그 손가락으로 민다고 차가 움직일 수 있는 건 아니죠. 그래서 도움이 된단 것 하고 병을 예방하는 건 사실 전혀 다른 얘기라는 거죠.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자가치유와 자연치유, 자연육아, 여러 가지 면역력과 관련된 이야기 해봤는데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하정훈: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네, 지금까지 하정훈소아청소년과의원의 하정훈 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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