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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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에서 장편 소설 <강화도> 소설가로 변신” - 송호근 서울대학교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4-21 12:23  | 조회 : 1027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4월 21일 (금요일) 
□ 출연자 : 송호근 서울대학교 교수 

“사회학자에서 장편 소설 <강화도> 소설가로 변신” - 송호근 서울대학교 교수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산다는 건 꿈꾸는 것이고 또 꿈을 꾸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는 얘기란 얘기를 우리가 흔히 말하고 많이 듣곤 하죠. 오늘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회학자이시면서 인기 있는 유명 칼럼니스트이기도 하고, 요즘엔 소설가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죠. 서울대학교의 송호근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최근에 장편 소설 <강화도>를 내고 아주 오래된, 젊은 시절의 소설가의 꿈을 이뤘다고 하는데요. 송호근 교수, 자리에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호근 서울대학교 교수(이하 송호근): 네, 안녕하십니까. 

◇ 김명숙: 반갑습니다. 뵙기 참 어려운 분이라고 제가 들었는데요. 오늘 이렇게 자리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송호근: 저도 영광입니다. 

◇ 김명숙: 소설가가 원래 꿈이었다고 들었는데요. 그런데 이제야 첫 소설을 내셨어요. 기분이 어떠신가요? 

◆ 송호근: 예전에 꿈이었다고 할 수 있고요. 대학 시절 한 40년 된 오랜 꿈이죠. 그런데 오래된, 오래 미뤄뒀던 숙제를 일단 한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고요. 또 숙제가, 작은 숙제를 하나 했더니 또 많은 숙제들이 밀려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 김명숙: 숙제를 하면 홀가분해지고 뿌듯함도 있잖아요. 더군다나 젊었을 때의 꿈을 이뤄냈기 때문에 그 기쁨은 대단할 것 같아요. 우리 애청자분들 중에서도 그런 꿈과 희망을 잃지 않은 분들이 상당히 많으실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롤모델이 될 것 같거든요. 

◆ 송호근: 네, 하하. 

◇ 김명숙: 사실 뭐 그 밖에 다른 책들도 물론 많이 내셨고 칼럼도 많이 쓰셨지만 주로 지식과 사실을 기반으로 한 사회학자로서의 통찰이 담긴 글들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내신 이 소설은 허구의 사건, 허구의 인물들, 내용들, 그런 것을 지어내야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그간에 쓰신 책들이나 좀 많이 다른 영역이잖아요. 어떻게 해서 소설을 쓰게 되셨어요? 

◆ 송호근: 그동안에 했던 것은 사회학이고 사회학은 주로 이성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죠. 아주 자기를 제거한 언어를 객관적으로 써야 이게 이제 사회과학적인 분석이 가능하잖아요. 그런데 항상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회과학자들이 그런 갈증을 아마 느낄 겁니다. 말하자면 자기의 언어로 뭔가를 좀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는데, 가지고 있을 텐데, 아마 시청자 여러분들도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시청자가 아니고. 

◇ 김명숙: 하하, 애청자요. 

◆ 송호근: 애청자 여러분들도 아마 그러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데 인간의 행동은 대개 한 감성이 90%, 그리고 이성이 한 10%, 정확한 비율은 아닙니다만 대개 그렇게 구성돼 있다고 한다면 사회과학이 보통 터치하는 영역은 사람들 행동 중에서 지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거든요. 그래서 나머지 이른바 블랙박스죠. 블랙박스 안에 들어가서 나도 좀 캐고 다른 사람도 캐고 그래서 그들의 감성적인 관계가 어떻게 표출되고 있는가, 이런 데에 대한 호기심은 상당히 많이 있었고요. 그 영역에서 이제 문학과 예술이 탄생하니까, 생성되니까, 저도 한 번 오래된 꿈을 실행해보고 싶은 욕망이 많이 있었습니다. 

◇ 김명숙: 그래서 이번에 이렇게 <강화도>라는 장편 소설을 쓰셨는데요. 어떤 내용이 주로, 어떤 이야기입니까? 

◆ 송호근: 사실은 이제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역사적인 지층이 켜켜이 쌓여있는 곳이 거기인데요. 서울분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사실은 뭐 역사적인 유적 이런 건 많이 알지만 아마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층층이 쌓여 있는 역사의 지층이 아주 그냥 가까이 있단 사실은 아마 잘 모를 겁니다. 그게 강화도인데, 강화도는 고대, 중세 삼별초의 난도 있었고 했지만 그건 너무 오래된 얘기니까요. 사실은 근대가 밀려오는 문에 있었습니다. 그걸 보통 ‘해문’이라고 표현했고 서울을, 한양을 마음 심 자, 중심이죠. 심으로 표현하면 강화도는 그냥 물 수 변을 달아서 심이라고 하거든요. 물 수 변에 한양 해서 심인데요. 근대의 말하자면 제국이 몰려오잖아요. 거기로 그러니까 화륜선이라고 하는 전함이 여러 차례 몰려왔습니다. 그걸 막아내는 건데, 막아들이거나 받아들이거나 하는 건데요. 이른바 천주교, 천주교가 바탕이 되고 서양의 전함이 있고, 조정에서 저걸 밀어내고자 하는 척사론이 비등하고, 이게 한꺼번에 맞붙은 데가 강화도거든요. 강화도는 말하자면 함대는 무력을 들고 오고 신부는 구원을 들고 왔는데, 그중에서 무엇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다 밀어낼 것인가, 우리가 밀어낸다면 힘이 있는가, 이런 것의 아주 교착 상태라고 할까요. 고뇌, 이런 것들을 오늘날의 현실에 비추어서, 오늘날의 현실의 기원이 되죠. 발생기원이 되는 사건을 한 번 오늘의 필치로 형상화했다고 할까요? 그런 얘기입니다. 그래서 <강화도>입니다. 

◇ 김명숙: 강화도는 뭐 우리 역사 속에서도 사건도 많고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이 소설을 직접 평가하신다면 재미있나요? 

◆ 송호근: 제가, 저도 이게 첫 작품이니까 이게 사실 문단의 평가가 상당히 궁금하거든요. 그런데 우선 뭐, 그건 괄호 안에 넣어놓고 제가 이걸 수정하면서, 출판하기 전에 수정하면서 30번가량 속독을 했거든요. 그런데 전율이 느껴지더라고요. 이렇게 하면 자화자찬 같은데요. 

◇ 김명숙: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청취자들께서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해요. 

◆ 송호근: 전율이 느껴지는 점들이 있고요. 제가 다른 데에서 인터뷰하면서 이런 얘기를 드렸는데, 김훈 작가가 쓴 세 편의 장편이 있습니다. <칼의 노래>, <남한산성>, 그리고 천주교를 다룬 <흑산>이란 소설이 있는데 이 세 가지가 합쳐져서 일어난 사건이 바로 <강화도>거든요. 그래서 세 가지 언어, 세 가지 역사적인 배경이 한꺼번에 마치 와류처럼 섞여져서 전개되는 얘기니까 사실은 그렇게 간단하진 않죠. 

◇ 김명숙: 읽다 보니까 한 30번을 속독했는데 본인 스스로도 전율이 느껴진다고 얘기하셨어요. 그렇다면 헤밍웨이가 소설이 막힐 때마다 단 하나의 진실한 문장만 있으면 된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이 소설에서 송 교수님이 꼽는 진실한 한 문장이 있다면? 

◆ 송호근: 신원이라고 하는 장군이 이제 미군 전함이 쳐들어왔을 때 약 한 340명이 강화도에서 죽었거든요. 그걸 막아내고, 막아냈다기보단 전투를 하고 나서, 조정으로 돌아왔는데 조정엔 보니까 광화문에서 약 200명의 유림이 상소문을 낭독하고 부복하고 있었거든요. 그 모습을 보면서 하는 얘기입니다. 그 문장을 제가 읽어드리면요. ‘내가 생사를 넘나들고 있을 때 그대들은 이념의 생사를 넘나들었구나. 내가 병사의 시체를 거두고 있을 때 그대들은 논리의 찬란한 휘광을 거두고 있었구나. 내가 살면 그대들이 살고 내가 죽으면 그대들도 죽는데, 서로 삶과 죽음의 방향이 엇갈렸구나. 나의 무와 너의 문이 이리도 엇갈리니 나의 칼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군졸의 총과 포수의 화포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이게 이제 반문을 하는 거죠. 

◇ 김명숙: 지금 진실한 한 문장을 이렇게 꼽아주셨어요. 아까 전율이 느껴진다고 말씀하신 것에 이어서요. 이 문장을 제가 듣고 나니까 요즘에 우리의 시대적 상황과도 참 잘 맞는 것 같단 느낌이 들어요. 왜냐면 요즘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대선을 또 앞두고 있잖아요. 아주 복잡한데요. 광장의 촛불이 만들어낸 새로운 역사적 분기점에 놓여있다고 흔히들 표현을 하잖아요. 이 소설을 통해서 대선 후보든 또 촛불 혁명을 이끌어낸 우리 위대한 시민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또 있으실 것 같기도 해요. 

◆ 송호근: 우리가 너무나 엄청난 사건을 지난겨울에 겪었고, 누구나 다 마음에 상처를 갖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게 뭐 누구는 승리감을 얘기하지만 저는 그렇다고 생각 안 하고요. 이 사건을 통해서 누구도 승리하지 않았다, 승리가 아니고 우리 모두가 역사의 법정 앞에서 서서 우리에게 반성을 요구하는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선은 그런 성찰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서로 같은 길을 동행하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이거 하나하고요. 시민들은 그런 마음인데 대선에 나선 분들이 너무 거친 용어나 아주 뭐라 그럴까요, 상대를 비난하는 말들, 이런 어휘들은 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 왜냐면 이미 시민들의 마음이 다친 상태거든요. 조금 유연하고 위로하는, 위무를 주는 말들로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게 저의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 김명숙: 굉장히 좀, 제가 아까 처음에 뵀을 땐 아주 딱딱하고 어려운 분이란 느낌이었는데요. 이렇게 말씀을 하시면서 제가 받는 느낌은 유연하고 부드러운 분이란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근간에는 교수님의 재능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사도 하셨다고요. 어떤 곡이죠? 

◆ 송호근: 3년 전인데요. 조용필 가수가 저한테 그냥 느닷없이 부탁을 해서 곡을 주고 제가 거기에 가사를 붙였거든요. ‘어느 날 귀로에서’란 곡입니다. 

◇ 김명숙: 와, 조용필 씨의 ‘어느 날 귀로에서’의 작곡가가 우리 송호근 교수님? 

◆ 송호근: 작사가입니다. 

◇ 김명숙: 아, 작사가가 송호근 교수님이셨군요. 이 노래 다시 한번 음미하면서, 가사를 음미하면서 듣고 싶습니다. 조용필의 ‘어느 날 귀로에서’, 노래 듣고 다시 올게요. 

(음악: 조용필 - ‘어느 날 귀로에서) 

◇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함께 하고 계십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학자이자 소설가로 변신한 서울대 송호근 교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이제 <강화도>라는 소설책을 내셨잖아요. 그런데 농가에 들어가 하루에 10시간씩 소설에 매달려 2개월 만에 이런 장편 소설을 완성하셨다고요. 좀 힘드셨을 것 같아요. 

◆ 송호근: 그 농가에, 농가가 사실은 산촌 끝에 있거든요. 그러니까 하루종일 아무도 찾아오지도 않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아침 8시부터 쓰기 시작하면 점심 먹고, 저녁 먹고 하면 저녁 한 9시쯤에 끝나는데, 한 10시간씩 쓴 거죠. 그런데 저는 그런 게 익숙하니까요. 

◇ 김명숙: 혼자 계셨던 거예요? 

◆ 송호근: 혼자 스스로 밥도 해 먹고요. 거긴 배달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밥을 해 먹고 그렇게…. 

◇ 김명숙: 두 달 동안 그럼 혼자 그렇게 그냥 밥을 직접 다 해서 드시고요. 

◆ 송호근: 거의 그렇습니다. 

◇ 김명숙: 와, 대단하시다. 

◆ 송호근: 요즘 요리 프로그램 많으니까 거기서 배워서 이것저것 합니다만, 글 쓰는 것 자체는 그렇게 힘들지 않은데 글의 내용 중에 예를 들어서 천주교도가 처형당하는 장면 그런 게 있어요. 그건 정말 잔인하게 효수 형에 처하거든요. 그런 걸 쓸 때면, 그걸 쓰고 나서 끙끙 앓을 정도로, 그게 감정이입이 된 거죠. 그게 좀 힘들었고요. 그다음에 신원,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이 있는데 그 연심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것인가가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 김명숙: 교수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냥 끌어냈으면 쉽지 않았을까요? 

◆ 송호근: 하하, 마음속의 그걸 확 끄집어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그렇게 만족스럽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연심을 40년 유지하는 그 연심을 어떻게 끄집어내서 독자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을 건지, 그게 역사적인 사건과 이렇게 섞이면서 현 생활과 인생으로 표출되는 그런 모습을 묘사하기가 상당히 어렵더라고요. 

◇ 김명숙: 지금 연심을 표출해내는 것, 감정이입이 돼서 좀 힘들었다고 얘기하시면서 그밖에 글 쓰는 것 자체는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2개월 만에 하루 10시간씩 글을 써서 장편 소설을 만들어내셨다는 건 정말 그분이 오신 것 같은, 그런 초월적인 힘이 느껴지는데요. 

◆ 송호근: 사실은 다른 책을 쓸 때도 그랬지만 필자가 몰입해서 온 정성을 쏟지 않으면 독자가 감동을 안 합니다. 필자가 기진맥진할 정도로 몰입해야 독자들이 겨우 50% 정도, 절반 정도 전해 받을까 말까 하거든요. 쓸 때는 온 인생을 다 거기에다 집어넣어서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생명을 단축하지 않냐, 보통 사람들이 이렇게 물어보면 사실은 저자들이 그렇게 하면서 일종의 마음의 승화 같은 걸 느끼거든요. 그게 이제 살아가는, 글 쓰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에너지란 생각이 듭니다. 

◇ 김명숙: 네, 우리 교수님께서는 이제 대표적인 사회학자, 또 인기 칼럼니스트, 또 최근에 소설가까지. 그리고 조용필의 노래 작사가로까지 활동하시면서 꿈을 다 이루신 것 같은데요. 아직도 못다 이룬 꿈이 있으신가요? 

◆ 송호근: 꿈의 실현이 이제 중간쯤 오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저의 나이도 그렇고요. 그런데 꿈의 실현이 중간쯤 왔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좀 오만한데요. 꿈이 새롭게, 새롭게 계속 만들어지거든요. 어느 단계에 올라서서 이제 숙제를 했구나 싶으면 또 다른 숙제가 생기고 하기 때문에, 그 꿈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 어려운 인생을 살아가게 만드는 욕망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주 신선한 욕망이죠. 보통 꿈을 가지라는 게 아니고 꿈을 생산하란 거죠. 꿈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라, 또 지속적으로 생산하도록 당신이 뭔가를 만들어내면 된다, 그런 생각이 들고요. 

◇ 김명숙: 제가 질문을 잘못 드린 것 같아요. 아직도 못다 이룬 꿈이 있나요, 가 아니라 앞으로도 더 많은 걸 하고 싶으시죠, 어떤 걸 많이 하고 싶으십니까, 이렇게 여쭤봐야 하는데 질문을 잘못한 것 같습니다. 혹시 새로 쓰고 싶은 소설 장르 생각해둔 것 있으세요? 예를 들면 로맨스라든가, 이런 쪽으로요. 

◆ 송호근: 사랑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 김명숙: 아직까지 40여 년간의 심연, 연심을 표출해내지 못했다고 하셨는데 좀 더 생각을 해보신다고요. 

◆ 송호근: 그러니까 연심이라고 하는 건 남성의 연심은 조금 알겠는데 여성의 연심은 모르겠더라고요. 저희 세대가 남성 위주의 그런 문화에 살아와서 그런지 여성의 그런 섬세한 떨림이나 감동이나 지속성에 대해선 잘 모르겠어요. 제가 좀 더 느껴봐야 할 것 같고요. 제가 꿈이 있다면, 제가 감히 신참이라서 이렇게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요즘 나오는 소설 작품들이 아주 단편적인 에피소드의 로맨스나 어떻게 보면 좀 달콤, 쌉싸름한 이런 것을 넣어서 아주 단편적인 것을 보여주잖아요. 그것보다도 호흡이 길게, 역사와 인생과 삶의 어떤 드라마가 한꺼번에 섞여 있는, 그런 대하소설을 좀 썼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드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요. 이건 너무 큰 욕심인 것 같고 그걸 집약해서 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제가 그동안 책을 한 25권 정도 썼는데요. 그런데 이제 한 5권쯤 한국의 도도한 흐름에 대한, 우리 삶에 펼쳐지는 장관에 대한 문학적인 형상화를 앞으로 조금 더 해보고 싶다,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에 대한 신호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강화도>가 제가 신고했다고 생각해주시면 영광이겠습니다. 

◇ 김명숙: 꼭 그렇게 될 것 같아요. 우리 교수님께서 이제 이 나이에 꿈 절반을 이뤘다, 앞으로 더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앞으로 충분할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저희 프로그램의 주 청취자들이 50+ 세대들이 많으시거든요. 이 시대의 정말 중요한 리더들이잖아요. 또 앞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조금 있으면 어른의 역할도 충분히 해야 하는 연배들이신데, 그분들에게 좀 한 말씀을 해주신다면요? 중년들을 위해서, 꿈과 함께요. 

◆ 송호근: 지금 중년들의 상태가 아주 천차만별이거든요. 그래서 여유 있는 분, 위층, 그리고 중간에 조금 이제 자신을 돌아보는 층, 그리고 밑에는 너무 어려운 분들이 이렇게 나뉘어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데요. 그냥 50~60대 뭉뚱그려서 말씀드리면 저희 세대가 사회의 기반, 경제 기반을 갖추느라고 거기에 올인해서 지금까지 달려온 세대거든요. 그러니까 저희가 가사에도 썼습니다만 ‘앞만 보고 달려온 내 청춘을 아쉬워하지 마라 돌아보지 마라’, 그런데 사실 돌아보면 너무 자신과 자기 가족만을 위해서 청춘을 바쳤던 기억만 남아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뭔가, 하면 서러워지죠. 그 서러움보다도 우리 세대가 잘못했던 점이 있어요. 그게 사회에 대한 뭐라고 할까요, 공헌, 공익에 대한 긴장, 후세대를 어떻게 이제 바탕을 깔아줘야 할 것인가, 이런 문제들. 이런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달려왔기 때문에 지금 이제 여러 가지 사회문제에 부딪히고 있잖아요. 그래서 조금 이제 여유가 생긴다면 주변을 돌아보고 자기만의 삶으로부터 다른 사람의 삶에 조금 도움이 되는 그런 틈과 영역을 좀 찾아보면 어떨까, 이게 미래 세대를 위한 선배 세대의 아마 마지막, 마지막이라고 해서 그렇습니다만 세대의 임무를 완료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작은 희망을 해봅니다. 

◇ 김명숙: 아마 우리 50+ 저희 애청자분들 가운데에서도 대부분의 많은 분들은 이런 생각은 늘 하실 거예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기 때문에 우리가 희망이 있는 거 아닐까요? 또 우리의 역할이 중요한 거고요. 오늘 이렇게 송 교수님 모시고 새로 내신 장편 소설 <강화도>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앞으로 우리 50+들이, 중년들이 해야 할 역할까지 좋은 말씀 정말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송호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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