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FTA 안보비용청구서? 줄거 없다 강조해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4-19 17:17  | 조회 : 2679 
[생생인터뷰] FTA 안보비용청구서? 줄거 없다 강조해야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양희 대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한미 FTA 재협상 이야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계속 논란이 되어왔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방한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예상하셨다시피 안보 이야기 집중했죠. 한미 안보, 한미의 동맹, 이런 것들을 재확인했는데요.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리폼(reform)하겠다고 했습니다. 리폼(reform)의 의미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논란도 분분하지만 개정이 되었든, 개선이 되었든, 급변이 되었든 우리 정부의 대책이나 일관된 정책은 있을까 궁금한 면이 있습니다. 한미 FTA, 계속 미국 중심의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는 미국의 요구와 변화에 맞서서 우리는 어떤 길을 찾아봐야 할까요.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김양희 대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양희 대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하 김양희)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펜스 부통령 방한 후 황교안 대행과 공동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안보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끄덕일 만한 이야기를 내놓았는데요. 돌아가면서 FTA를 언급했거든요. 리폼(reform)이라는 단어를 써서 여러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게 안보 비용 청구서다, 지금 이러한 논란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양희> 저는 사실 다분히 국내 정치를 의식한 정치적 레토릭 측면도 있다고 보는데요. 일단 한미 FTA를 하면서 한국만 이득을 봤다는 미국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부분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상품무역수지만 보더라도 물론 미국의 대한 무역수지가 큰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작년 6월에 스스로 미국의 무역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한미 FTA가 없었다면 440억 달러나 됐을 텐데 그나마 한미 FTA 덕분에 283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고 하거든요. 또한 그 얘기는 잘 안 하지만 대한 서비스 수준은 흑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말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한미 FTA 체결 당시 미국의 개방 요구를 적극 수용하면서 한국이 법령을 무려 66개나 법률만 따지더라도 24개를 개정했습니다. 상당 부분 한국에서 미국 기업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놨기에 미국이 계속 불공정 무역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불공정 무역인지 잘 얘기를 안 하고 있어요. 사실상 한국이 고칠만한 것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이 점은 분명히 우리 정부가 얘기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 김우성>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레임덕 이야기가 나올 만큼 정치적 혼란이 있는데 자꾸 이러한 방식의 이야기, 화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도 있는데요. 일단 영어 시간은 아니지만 리폼(reform)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흔히 옷을 리폼해서 입는데, 낡은 것을 새롭게 리폼한다, 이렇게 쓰시는데 이것이 개정이냐, 개선이냐, 통상 쓰는 말이냐. 말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김양희> 두 가지 중 하나라고 보는데요. 의도적으로 애매모호하게 리폼이라는 표현을 썼을 수도 있고, 또 하나는 사실 그 분야 전문 용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쓰는 리폼이라는 용어를 썼을 수도 있는데요. 엄밀하게 통상 쪽에서는 리폼이라는 용어보다는 개정이냐 아니냐, amendment라는 용어를 쓸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협정문 안에도 들어있는 거라서, 24조 2항에 보면 개정 협상에 관련된 조문이 있습니다. 양 당사국이 협정 개정에 서면으로 합의하면 이것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요. 대충 5년 정도 지나면 FTA하고 나서 개정 협상을 하는 것이 관례이기에 그런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미국의 요구가 상당히 무리가 되는 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리폼이라는 얘기는 엄밀하게는 쓰지는 않고 저는 개인적으로 개정 협상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 김우성> 재협상이라는 영어 renegotiation 단어도 있고요. 여러 의미가 있는데 일단은 논란을 던져놓은 측면에서 교수님 말씀하셨던 여러 가지 의도에 대한 방어도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일단 나중에, 향후, 이런 식의 말이 붙었기 때문에 지금 이것을 문제화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정부 태도는 어떻게 보세요?

◆ 김양희> 정부로는 최악의 사태까지 감안하고 준비해야겠죠. 저도 조심스럽긴 한데 말씀드린 것처럼 그동안 한미 FTA 체결 이후 양국의 위원회에서 끊임없이 양국의 애로 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해소하는 쪽으로 해왔기 때문에 사실상 크게 대대적으로 고쳐보자고 했을 때 고칠 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 김우성> 사실상 고칠 건 그렇게 있지 않다고 보시는 거군요. 

◆ 김양희> 네, 이번에 무역장벽보고서에서도 스스로 그렇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그동안 지식 재산권 보호라든가 규제 투명성 강화나 비관세 장벽 제거를 많이 해왔기에 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해놓고서는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에 대해 불공정 무역행위가 많기 때문에 고쳐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말을 안 하고 있거든요. 그 이유가 못 하는 측면이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국내 정치를 의식해서 불공정 무역행위라고 하면서 걸면 걸리는 거라서 그에 대해 강력하게 301조를 동원한다거나 했을 경우 우리가 그에 대해 방어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거기까지 감안해서 대비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보고서 내용도 그렇고 뜯어보면 미국이 주장하는 바에 대한 실체가 모호한데 지금 사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이렇게 관계가 좋은데, 우리가 당신들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냐. 거래의 측면이 보이는데요. 한국의 안보 상황과 FTA, 거래 같은 의미로도 볼 수 있을까요?

◆ 김양희> 그런 부분도 적잖이 작용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드 배치에 대해 한국 대선을 앞두고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기에 강력하게 이 부분에 대해서 태클을 걸어놓고 사드 배치가 되면 일종의 딜이 되면서 이 부분에 대해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한 시비는 그다지 안 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봅니다, 사실은. 

◇ 김우성>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는 한국도 해당되고 있기에 민감하게 지켜볼 문제인데요. 

◆ 김양희> 한국이 환율조작국 한다면 원화 가치가 절하되어야 하는데 최근 추세는 그렇지도 않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도 미국이 명백하게 환율조작국이라고 얘기를 하긴 어렵습니다. 경상수지 흑자 정도로만 얘기하기는 모호한 부분이 있기에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작정하고 걸려고 한다면 201조나 301조 등을 동원해서 한국에 대한 무역 보복을 할 수 있다는 측면은 우리가 충분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 김우성> 지금 301조 얘기도 지난번에도 다뤘고 철강에 대한 반덤핑 문제도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게 힘센 나라가 나는 손해 안 볼래, 이렇게 바꾸면 속수무책으로 협상하고 다시 들어가야 하는 건가요?

◆ 김양희> 일단 미국 쪽에서 요구하면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는 없고, 좀 더 우리가 구체적으로 논리를 가지고 무엇이 불공정적인지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이야기해달라, 그러면 우리가 시정하겠다. 이러한 쪽으로 나설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별로 없습니다. 

◇ 김우성> 교수님께서 앞서 이미 언급해주신 것처럼 실질적으로 뜯어봤을 때 미국이 크게 불리하거나 손해 봤다는 부분도 애매한데요. 일단 서비스 시장 개방이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주로 다뤄왔던 자동차나 철강 이야기 말고도 이 부분이 나오는데요. 어떻게 진행될까요?

◆ 김양희> 서비스는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대한 서비스 수준은 흑자입니다. 흑자일 수밖에 없는 서비스 강국이고요. 서비스에서 제가 볼 때 건드릴 만한 것은 법률 서비스 쪽에서 3단계 자유화가 지난 3월 15일 이후로 완료됐습니다. 미국 쪽에서 계속 요구하는 것은 자국의 로펌이 국내에 법무법인을 세우려고 할 때는 아직은 40% 이상 지분을 갖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그렇게 할 경우 한국에 들어오는 것에 인센티브가 별로 없다는 얘기를 계속 강조해왔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요구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나머지 부분은 사실상 말씀드린 것처럼 법률 다 고쳐가면서 서비스 시장 개방을 했기에 추가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습니다. 

◇ 김우성> 지금 뚜껑을 열어봐도 이미 미국에서 말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논리도 부족하고요. 그렇다면 결국은 교수님께서 지적해주신 부분을 정부나 당국자들이 잘 준비해야 할 텐데요.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와 적자 관련된 부분, 개방에 대한 법률 완화 부분, 이런 부분들을 미국에 다시 설득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 김양희> 우리가 논리적으로 불공정 무역을 하지 않았고 한미 FTA가 일방적으로 한국이 이기는 게임도 아니었다는 부분을 적극 어필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자동차만 하더라도 사실 한국에서 미국 자동차 수입이 많이 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가 강력히 수치로 제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가령 전체 수입차 중에서 미국산 비중이 2011년에는 12% 정도였는데, 이것이 2016년에는 20% 정도로 육박합니다. 이런 부분들 많이 강조할 필요가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무리하게 불공정 무역국으로 지정하고 보복을 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거죠. 

◇ 김우성> 트럼프를 찍은 미국 여론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내미는 안보비용 청구서, 줄 게 없다고 정부가 잘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양희>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양희 대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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