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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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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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정치분석] 디지털 ‘네거티브’ 전략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4-14 20:19  | 조회 : 3070 
[데이터정치분석] 디지털 ‘네거티브’ 전략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4월 14일 (금요일)
■ 대담 :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 (전 기자)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콘텐츠와 데이터로 정치를 분석해 보는 시간, [데이터 정치 분석]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인 이규창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이하 이규창):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오늘 주제는 무엇인가요?

◆ 이규창>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달콤한 유혹 ‘네거티브’ 선거 전략입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의혹 제기 수준이었으나, 선거의 주 싸움터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더 교묘하고 고도화되고 있는 ‘디지털 네거티브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 곽수종>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가짜 뉴스’가 많은데, 이것도 일종의 네거티브 전략이라고 봐야할까요?

◆ 이규창>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요즘은 ‘가짜 뉴스’가 워낙 많아서 누가 ‘받은 글’이라고 전달하면 의심부터 하고 보는, 링크 주소로 원 기사 확인해봤는데 언론사 사이트가 아니라 블로그나 카페에 누가 올려놓은 글이면 의심합니다. 언론사 기사 중에서도 ‘낚시’ 기사들이 많은데, 사람들이 익숙해지면 안 속는 것처럼, 예를 들면 ‘허걱’ ‘경악’ 같은 단어 들어간 제목 기사들, 내용 읽어보면 별 거 없습니다. 이렇게 익숙해지면 안 속게 되는 ‘가짜 뉴스’, 여기에 디지털, IT 기술이 들어가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해커들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 곽수종> 해커가 ‘네거티브’ 선거에 동원된다, 그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나요?

◆ 이규창> 내가 평소 들어가는 포털, 뉴스 사이트에서 읽은 기사에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기사가 떴다면 이걸 가짜 뉴스라고 의심할까요? 만약 교황청 홈페이지나 SNS에 자주 방문하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가 평소처럼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어떤 후보에 대한 지지, 혹은 반대 선언을 했다면요? 사이트 주소를 바꿔치기 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인터넷 쿠키 등을 확인하면 해당 이용자의 정치 성향, 적극/소극 투표성향도 알 수 있어서 이들을 분류해서 각 그룹을 타깃으로 하는 가짜 뉴스 생산과 전달 가능합니다. 심지어 스마트TV도 이론적으로 해킹이 가능합니다. 인터넷으로 연결이 되어있는 모든 기기가 대상입니다. 집에서 TV로 YTN 뉴스를 보던 시청자가 하단에 갑자기 ‘속보, 북한 핵무기 발사’라는 긴급 속보 자막이 뜨면 어떻게 반응할까요? 라고. 핵무기 발사했다 속보가 나오게 한다거나, 이런 것도 가능합니다.

◇ 곽수종>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중대한 범죄인데요. 가능성이 있나요?

◆ 이규창> 예로 든 것은 극단적 사례입니다. 실제로는 더 교묘해서 의도와 목적을 들키지 않게 합니다. 무심코 보고 지나간 광고, 스쳐 지나간 기사 제목 정도입니다. 클릭도 하지 않았으니까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무심코 내 머리 속에 컬러, 문구, 사진의 이미지를 남깁니다. “내가 가짜 뉴스를 읽고 있다.”라고 인식을 하거나 누군가 의도적으로 조작했다고 느끼지 않게 조금씩 반복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이른바 ‘리타겟팅 광고’ 기법입니다. 물론 이건 불법이 아닙니다.

◇ 곽수종> ‘리타겟팅 광고’가 어떤 건지, 이걸 선거에 활용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이규창> ‘쿠키’라고 부르는 기록이 남아서 이걸 들여다보면 어떤 사람이 PC와 스마트폰으로 뭘 하는지 다 알 수 있습니다. 리타겟팅 광고 잘 활용하는 업계가 여행, 호텔 등입니다. 일본 여행 검색을 하다가 인터넷 닫고 업무를 보거나 SNS를 하면 페이스북에 도쿄 왕복항공권을 세일한다는 광고가 보이고, 인터넷에서 이메일을 확인하는데 배너창에 지금 예약하면 도쿄 호텔이 30% 추가 할인된다는 광고가 보이는 식입니다. 광고 클릭을 하지 않아도 계속 따라다니면서 “너 언제 여행갈거야, 빨리 예약해야지” 영업사원이 따라다니는 느낌입니다. 이걸 잘 활용한 트럼프의 디지털 선거 캠프입니다. 투표일 한 달 전부터 ‘진압’(suppression) 작전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선거 전략을 실행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더 이상 언론을 믿지 않고, 언론의 네거티브 보도에도 흔들리지 않게 다지기가 되어있습니다. 마지막 30일의 핵심 전략은 지지자를 더 모으는 게 아니라 ‘지지성향’이 확정된 상태에서 상대방 지지자의 변심 혹은 투표 포기를 유도하는 겁니다. 경쟁자인 힐러리가 승리하려면 3 그룹에서 압도적 승리가 필요합니다. ‘이상론을 추구하는 백인 자유주의자’(idealistic white liberals), ‘젊은 여성’(young women), and ‘흑인’(African Americans). 이 계층을 타깃으로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유발할 콘텐츠를 노출시킵니다. 때로는 기사, 때로는 광고로 합니다. 젊은 여성들에게는 빌 클린턴에게 성적 괴롭힘을 당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사, 저서, 증언 관련 콘텐츠들이 반복 노출되도록, 힐러리의 고압적인 업무 스타일 때문에 괴로웠다는 전 직원들의 고백 등 그리고 흑인들에게는 클린턴과 주변 인물, 핵심 지지기반인 지역, 산업의 종사자들이 인종 차별적인 언행을 한 다양한 기사들을 노출시킵니다.

◇ 곽수종> 불법이 아니라 해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유권자의 생각, 감정을 조작한다는 건 자칫 선거 결과를 왜곡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이규창> 노골적으로 내가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신, 교묘한 방식으로 행동을 유발하는 디지털 네거티브 전략이 위험한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후보의 핵심 지지자 그룹 중에는 그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비호감을 유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그 후보의 나머지 지지자들도 껄끄러워하는 존재들, 예를 들면, 광화문 광장에 촛불 들고 나가 보면 다들 나라 걱정하면서 작은 행동이라도 보이자, 함께 뜻을 모으자, 이런 거지만 일부는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행동을 합니다. 이분들이 SNS에 올린 글이 더 많이 더 자주 보이게 만드는 것도 고도의 디지털 네거티브 전략입니다. 언론사의 오보의 경우, 수정 전 기사를 캡처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유포하기도 합니다. 

◇ 곽수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규창>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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