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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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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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정치분석] 정치의 역선택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3-24 20:20  | 조회 : 2539 
[데이터정치분석] 정치의 역선택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3월 24일 (금요일)
■ 대담 :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 (전 기자)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콘텐츠와 데이터로 정치를 분석해 보는 시간, [데이터 정치 분석]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인 이규창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이하 이규창):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오늘 주제는 무엇인가요?

◆ 이규창> '역선택'이 주제입니다. 민주당 경선에서 '역선택' 논란이 벌어졌는데, 실제로 '역선택'(Adverse selection)은 전혀 다른 뜻의 용어입니다. 실제로 정치에서 '역선택'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이번 선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역선택 시나리오를 점검해볼까 합니다.

◇ 곽수종> '역선택'은 경제학에서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잘못된 선택을 말하는데, 정치에서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 이규창> 중고차 사러 가면 판매자는 모든 정보를 갖고 있으나 소비자는 이 차가 얼마나 많이 달렸는지 사고, 침수는 없었는지 등 정보가 없고 판단할 전문지식도 부족합니다. 판매자는 더 안 좋은 차를 더 비싼 값에 팔려고 하고, 소비자는 결국 원하지 않았던 차를 사게 되는 경우입니다. '역선택'이라고 하니 의미 전달에 왜곡이 있어 '잘못된 선택' 혹은 '어리석은 선택' 정도로 이해하는 게 좋을듯합니다. 보다 쉽게 말하면 "어라, 내가 이러려고 투표한 게 아닌데" 민주당 경선에서 논란이 된 것은 특정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경쟁 후보를 선택하는 행위입니다. '역선택'이 아니라 '전략적 투표' 혹은 '낙선 운동'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듯합니다.

◇ 곽수종> 그렇다면 정치,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역선택'이란 무엇을 말하는지요?

◆ 이규창> 정치의 역선택이 나타나는 원인입니다. '정보 비대칭'보다 '정보의 중요도' 혹은 '우선순위' 판단의 오류 문제입니다. 이런 오류 때문에 나는 이 선택이 옳다, 현명하다고 생각해서 투표했는데, 그 후보가 당선된 후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상황을 맞으면서 혼란과 후회를 경험합니다. 자신이 투표한 후보가 당선됐는데 그 선택을 후회한 경험이 있다면 '역선택'을 했을 수 있습니다.

◇ 곽수종> 정보가 부족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게 아니라면, 유권자들의 '역선택' 이유는 뭘까요?

◆ 이규창> 대선 후보로 나온 정치인에 대한 정보는 미디어를 통해 충분히 전달되니 '정보 비대칭'은 큰 요인이 안 됩니다. 정보를 충분히 가지고도 '역선택'을 하는 이유, 가장 두드러지는 두 가지 '광신자 효과'와 '비합리적인 과신'입니다. 광신자, 맹목적 지지자들은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이지만 그들의 신념이 너무 중요하고 진실하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광신자는 더 적극적으로 말하고 행동합니다. 미디어도 이런 목소리를 더 부각시켜 '조용한 목소리'를 묻히게 합니다. "예수와 붓다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와 같은 질문이 던져질 때입니다. 다수의 조용한 사람들은 그 질문 자체를 무시합니다. 그러나 '광신자 효과'로 그 질문이 마치 중요한 것처럼 계속 이슈가 되고 타협하지 못하는 두 집단의 대결이 다른 선택의 기준을 압도합니다.

◇ 곽수종> 그러면 '비합리적인 과신'은 무얼 뜻하는가요?

◆ 이규창> 사람들은 지식에 대한 자신감 때문에 착각, 오판을 하게 되는데요. '비합리적인 과신'에 과도한 신빙성을 부여합니다. 예를 들어, 나와 같은 성별 지역, 진보/보수 성향의 후보를 뽑으면 내게 도움이 될 거라는 오판입니다. 중요한 정보 대신 중하지 않은 정보를 우선시합니다. 실제로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요. 예를 들어, 혈액형을 기준으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우, 이 사람은 B형일 거라 기대하고 확인해보니 B형이 맞으면 "역시 이 사람은 내 천생연분이야"라는 논리적이지 않은 사고의 흐름을 보입니다. "저 사람 참 선하게 생겼네. 그러니 정치도 선하게 잘 할 거야", "저 후보는 생긴 것부터가 영 대통령감은 아니야" 라는 식입니다.

◇ 곽수종> 그렇다면 합리적인 유권자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 이규창> 극단적이고 맹목적인 사람들의 목소리가 클수록 합리적인 사람들의 목소리는 작아집니다. 나의 참여, 행위로 인해 성과를 얻을 가능성이 낮아지면 정치에 관심과 시간 노력을 덜 기울이는 '경제적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합리적인 정치 담론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그 결과 개인의 삶이 더 좋아지는 과정보다 나 스스로 노력해서 연봉 더 많이 받는 게 경제적인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 곽수종> 그 이야기만 들으면 암울한데요. 합리적인 정치 담론이 형성되고 선거를 통해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는 대안은요?

◆ 이규창> 몇몇 논문을 보니 '미디어'와 '기업'에서 답을 찾습니다. 가십, 이슈, 정쟁을 중심으로 정치 담론을 형성되는 과정에서 '미디어'가 때로는 조력자 역할을 합니다. 선거로부터 자유로운 언론, 미디어가 '광신자 효과', '포퓰리즘'에 대항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의 경우 기업과 그들을 대변하는 '로비스트'의 역할을 거론합니다. 단기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의 이익, 자본주의의 지속을 위해 정치가 불합리하거나 극단적으로 흐르는 걸 막는 역할을 한다는 분석입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팔기 위한 목적이 우선이긴 하겠지만, 지구온난화 막고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하는 정책 실행을 위해서 로비 비용, 구글(알파벳)도 지난해 1543만 달러 지출했습니다. 기업이 어떤 정당, 정치인에게 얼마나 자금을 지원했는지 투명하게 공개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촛불시위'가 해외에서는 흥미로운 연구 대상입니다. 이런 장치가 없을 때 시민들이 스스로 나서 'reset'했습니다. 

◇ 곽수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규창>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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