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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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발굴전문가, 세월호 미수습자 유해 3년 물 속 "긴 뼈 단단한 부분만 남았을 것"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3-23 20:17  | 조회 : 6763 
유해발굴전문가, 세월호 미수습자 유해 3년 물 속 "긴 뼈 단단한 부분만 남았을 것" 

- 27일 미수습자 수습 방안 발표 예정
- 국민 상처 치료하고 화합과 통합, 상생의 길로 나가는데 유해 발굴이 하나의 방편
- 유해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한 달만 지나면 연조직 상하기 시작, 한 6개월 지나면 뼈만 남고 관절이 해체돼
- 세월호, 유해 3년 지나 작은 뼈 다 상했을 것. 긴 뼈의 단단한 부분들, 의복과 신발 쪽 남아있을 것 추정
- 세월호, 유해가 아니라 유골일 것
- 뻘 들어갔으면 뻘 밑에 남아있을 가능성, 뻘 없고 해초류만 있으면 배 들어올리면서 유해 흐트러질 가능성 아주 많아
- 작년 처음 발굴단 구성했어, 법률적으로 국가기관 아닌 민간인 할 수 없게 돼있어 안된다고 했다
- 유골, DNA 검사와 치아검사, 유품 종합하면 신원 확인 어렵지 않아
- 배 올라오면 유해 발굴 기간, 5개월 정도 걸릴 것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3월 23일 (목요일)
■ 대담 :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 (고고미술사학과, 체질인류학)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단원고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학생, 단원고 교사 고창석, 양승진 선생님, 일반승객 권재근·권혁규 부자, 그리고 이영숙 님’ 아직도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한 세월호 희생자, 아홉 분의 이름입니다. 이분들을 찾고, 사고 원인을 밝혀내는 일, 이제부터 시작이겠죠. 오늘 3부에서는, 국내 유해 발굴분야 최고 권위자인 충북대 박선주 명예교수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참고로 박선주 교수님은, 안중근 의사와 6.25전사 유해발굴에 참여했던 고고학자입니다. 박선주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 (이하 박선주):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교수님 27일에 가셔서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 방안 발표하실 예정이시죠?

◆ 박선주> 그렇습니다. 

◇ 곽수종> 계획을 들어도 될까요?

◆ 박선주> 오리엔테이션인데요. 조사에 참여할 특조위 사람들과 미수습자 가족들, 관계 사람들에게 유해가 어떻게 남아 있을까, 어떤 상태일까, 조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과정들을 설명해드리는 거죠. 

◇ 곽수종> 유해 발굴 시작하기 전에, 지금 3년 정도 세월이 지났으면, 이 정도 시간 속에 어떻게 유골이나 유해 상태가 어떨지 브리핑을 해드려서, 혹시 다양한 의혹이 생길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설명해드리고, 궁금하신 것도 설명해드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거죠?

◆ 박선주> 그렇습니다. 

◇ 곽수종> 정부 차원에서 유해 발굴이 이뤄지고 있긴 합니까?

◆ 박선주> 정부 차원의 유해 발굴은 2000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6.25 전사자 유해발굴, 현재까지 쭉 진행되고 있죠. 오늘도 아마 전국에서 유해 발굴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곽수종> 국군 전사자,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 학살자, 여러 유해 발굴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주셨는데요. 이명박 정부 때 중단됐다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됐습니까. 

◆ 박선주>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은 한시적인 법이었거든요. 2010년에 한시적으로 종료됐는데, 그다음 후속 조치가 없었죠. 과거사 지원단이라고 해서 권고 사항을 알려주는, 그 시간은 그 정도로만 있었지, 많은 유해를 발굴 못 했는데요. 법적 근거가 없어지고 주체가 없어지니까 유해 발굴을 정부 차원에서 하지 못하고 민간 차원에서 매년 한두 건씩 했죠. 

◇ 곽수종> 노무현 정부에서 뜻깊은 일을 했으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 정도의 유해 발굴 사업은 국가 차원에서 법을 바꿔서라도, 법을 유지하면서라도 해야 했지 않습니까?

◆ 박선주> 그렇습니다. 국민의 상처를 치료하고 화합과 통합, 서로 상생하는 길로 나가는데 유해 발굴이 하나의 방편이거든요. 그런데 정치하시는 분들이 그쪽에 무관심한 것 같습니다. 

◇ 곽수종> 같은 야당도 뭐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이렇게 좋은 법안을 만들어놓았으면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보다 더 좋은 국민을 설득할 수 있고, 화합시킬 법안도 어디 있겠습니까.  

◆ 박선주> 정치하시는 분들은 아마 그것이 표와 연결된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 곽수종> 뼈아픈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전사자 유해 발굴하는 부대는 있죠?

◆ 박선주> 그렇습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라고, 국립현충원 안에 있습니다.  

◇ 곽수종> 이 부대 창설을 교수님께서 하셨죠? 

◆ 박선주> 제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육군본부 주관하에 제가 책임 조사원으로 쭉 조사했는데요. 처음에 군에서도 조금 회의적이었어요. 유해가 나올까. 그런데 막상 발굴해보니 유해가 아주 많이 나오니까, 이 사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2007년 봄에 부대를 창설하고 2007년 가을부터 저는 손을 떼고 군에서 돌아가고 있죠. 

◇ 곽수종> 제가 본 영화 중에, 미국에도 상영되었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 이 영화의 모티브를 교수님께서 사실 제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들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세요. 

◆ 박선주> 제가 2000년 4월이죠, 4월 3일부터 처음 발굴했는데 다부동이라는 곳에서 그 앞에 369고지가 있습니다. 거기서 유해 발굴을 하다가 병사 하나가 유해가 잘 안 나오니까 왜 안 나와, 이렇게 하면서 땅바닥을 두드리고 있었어요. 소리가 통통 나더라고요. 그 밑이 비었구나, 그래서 유해를 발굴해보니 그 안에서 유해와 유해가 가지고 있던 삼각자, 만년필, 호루라기 등이 나왔습니다. 그 삼각자에 최승갑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고요. 저희가 확인을 했더니 미망인이 살아계시고, 유복녀가 살아계시고, 미망인을 모셔왔더니 그 호루라기를 기억하시더라고요. 남편이 휴가 나올 때 그 호루라기를 가지고 나갔다. 그래서 2000년에 다큐를 처음 찍어가고 있었는데, 그것을 본 감독님이 괜찮은 소재라고 해서 영화를 만드셨다고 들었습니다. 

◇ 곽수종> 지금 앞서 말씀해주셨는데, 세월호 미수습자 9구의 시신이 바닷속에 있었는데요. 세월호 선체 조사를 한다면 어떤 모습으로 되어 있을 거라고 예상하십니까, 어떻게 브리핑을 해주실 건가요?

◆ 박선주> 일단 저희가 뼈가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 있습니다. 주로 육상에서 일어난 일인데 이건 해상에서 일어났거든요. 외국에서도 많은 예는 없습니다. 집단으로 물속에서 돌아가셔서 건져낸 적이 없기 때문에. 하지만 일부 법의학에 의해 연구가 진행됐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유해가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한 달만 지나면 연조직이 상하기 시작하죠. 그래서 한 1년, 한 6개월 정도 지나가면 뼈만 남고, 그 다음에 관절이 해체되는 수순을 거친다고 연구 결과가 보여주고 있죠. 물속에 있는 어류나, 갑각류나 조류나 염분이 뼈에 영향을 미치죠. 그래서 지금 그 유해가 벌써 3년이 되지 않았습니까, 작은 뼈들 내지 뼈가 썩은 부분, 다 상하지 않았을까 보고요. 가운데 부분 단단한, 긴뼈들 중에서, 사람 몸에 뼈가 206개가 있는데요, 그중에서 긴뼈의 단단한 부분들이 남아있지 않을까 추정하는데요. 일단 의복을 있었기 때문에, 신발이나 신고 있었다면 일부 그런 쪽에서 어느 정도 남아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곽수종> 결국 가족분들은 작은 뼛조각이라도 품에 안고 싶은, 가족을 다시 찾은 그런 느낌이 드실 텐데요. 세월호의 경우 어떤 방식, 어떤 과정으로 수습하실 건지 과정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박선주> 뉴스에서도 보셨겠지만, 창문마다 망을 했잖아요. 뼈가, 유해가 아니라 아마 유골일 겁니다. 유골의 손가락, 발가락 뼈 같은 것들은 아마 물이 빠지면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건 그 안에 두 경우를 생각하는데요. 뻘이 들어가 있는지, 뻘이 들어가 있으면 유해가 뻘 밑에 있으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조금 높고요. 그렇지 않고 뻘이 없고 유속이 빨라 해초류만 있다면 배를 들어 올리면서 물을 뺄 때 유해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상당히 조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죠. 

◇ 곽수종> 정부 쪽에서의 수습 방안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 박선주> 작년 처음 시작할 때 해수부에서 와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저희에게 발굴단을 만들어달라, 그래서 저희가 발굴단 구성하려고 했습니다. 발굴단 구성하고 합동회의를 하다보니 법률적 문제가 있더라고요. 변사체의 경우 국가기관 검사의 지휘 아래 국가기관이 하지 민간인이 할 수는 없게 되어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러한 문제 때문에 작년 전체적 과정만 모니터링 하겠다, 현장에 들어가서 발굴하는 건 민간인은 안 된다고 하니까. 이번에 세월호법이 통과되면서 민간이도 갈 수 있는 길이 열렸으니까. 그래서 사실 발굴 조사는 예를 들어서 의사들, 마린바이오로지스트라고 하는 해양 생물학자, 지질 인류학자, 이 세 분야 사람들이 서로 같이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지 성공적으로 할 수 있죠.     

◇ 곽수종> 병원에서도 하나의 질병을 놓고 협치하듯, 여러 전공의께서 같이 들어가서 상의하시면서 찾아야 하군요. 그런데 많은 분들도 생각이 그러실 겁니다. 그렇게 작은 뼛조각밖에 없을 수 있는데, 유골을 어떻게 다른 유족들과 매치를 시킬 것인가, 신원 확인 부분도 궁금하실 것 같아요. 

◆ 박선주> 저희가 여러 방법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은 DNA 검사를 할 수 있죠. 실종자들 신원이 다 알려졌으니 유전자 비교할 샘플을 다 확보할 수 있고요. 그 다음 유해 자체가 남아있을 경우, 치아의 경우 조금 오래가니까. 치아가 나왔을 때 의료 기록을 확인해서 할 수 있고, 아래턱의 경우 단단해서 비교적 남아 있습니다. 그런 것은 치과에서 사진과 겹쳐서 하는 방법, 유품이나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하면 신원 확인은 어렵지 않지 않나 생각합니다. 

◇ 곽수종> 유품이나 여러 가지 옷가지가 흐트러지지 않고 있으면 괜찮은데, 인양하는 과정이나 조류에 흐트러져 있으면 뒤섞일 가능성도 들어서요. 

◆ 박선주> 제가 설명을 할 때 유족들에게 그 말씀을 드리려고 하는데요. 유해가 하나씩 있으면 되는데 그렇지 않고 흔들리면서 유해가 섞일 수 있거든요. 섞일 수 있을 때 DNA 검사도 뼈 하나에 대한 DNA 검사이지 한 사람  분의 검사가 아니거든요. 그런데 사람 몸에 뼈가 206개가 있는데, 다 해야 할지, 그런 부분을 유족분들에게 다 말씀드리고 최악의 경우 그런 경우에 유족 분들은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서로 합의를 끌어내야겠죠. 

◇ 곽수종> 추측하시긴 힘들 것 같은데요. 발굴 전체 일정이나 기간, 어떻게 예상하고 계시나요? 배가 인양되고 말씀하셔야겠지만, 

◆ 박선주> 작년에 해수부 관계자들과 회의하면서 잡은 것은, 배가 올라오면 한 달 가량 배를 소독하고 진단하고, 한 석 달 정도 한다. 석 달 정도 하고 선창, 선창에 운전기사 분들이나 승객 명부에 이름을 안 올리고 오신 분들, 그런 분들이 있을지도 몰라서 그것까지 하면 5개 월정도 걸리지 않겠나 싶습니다. 

◇ 곽수종> 선창은 화물을 싣는 칸인데요. 어떤 분들은 부인도 신고하지 않고 같이 타고 계신 분도 계실 분도 있을 거고요. 

◆ 박선주> 혹시 경찰에 실종 신고를 낸 분들이 있느냐, 그 전후로 해서. 아직 그 기록을 못 봤으니 모르겠네요. 

◇ 곽수종>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 과정에서 이것은 기억하자, 이렇게 드릴 말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박선주> 유족분들에게 하나의 교훈인데요, 대한민국 사회가 갖고 있는 아주 병폐적인 일로 일어난 건데요. 그 교훈으로 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대한민국이 건강한 사회로 제대로 시스템이 작동하는 그러한 국가로 다시 태어나는 하나의 단초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곽수종> 교수님께서 유골 발굴 과정, 수습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시겠지만, 미수습자 가족에게도 많은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 듭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선주>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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