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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LCC, 흔들리는 안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2-23 13:02  | 조회 : 5704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2월 23일(목요일) 
□ 출연자 : 정윤식 경운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저비용 항공사, 저가 항공사라고도 불리는 LCC, 현재 우리나라엔 제주항공, 그리고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그리고 지난해 첫 출항에 나선 에어서울까지 모두 6개의 저가 항공사가 있습니다. 항공사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대부분 지방 공항과 지방자치단체를 기반으로 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또 다른 지자체에서도 추가로 저가항공사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정윤식 경운대 항공운항학과 교수와 전화 연결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윤식 경운대 항공운항학과 교수(이하 정윤식): 네, 안녕하십니까. 정윤식입니다.

◇ 장원석: 현재 우리나라 주요 공항,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제주공항, 상황이 어떻습니까? 스케줄부터 활주로까지 이미 포화상태라는 말이 있던데요.

◆ 정윤식: 국내 주요공항인 김포, 제주, 부산 이런 공항은 사실 많은 운항으로 포화됐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의미는 주요 시간대 포화를 의미하는 거고요. 하루 종일 모든 시간대가 포화됐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래서 이제 주요 시간대 혼잡은 사실입니다.

◇ 장원석: 주요 시간대에 스케줄이 많다 보니까 하나 지연되면 줄줄이 다른 항공기까지 지연되잖아요. 그러면 서비스 질이 아무래도 떨어지고 이미지도 좀 실추되지 않을까요?

◆ 정윤식: 맞는 얘기입니다. 포화라는 게 자기가 만들어낸 건 아니지만, 공항 운영상 하다 보니 그런 일이 생기는데요. 결국 정시 운항이라는 게 가장 승객에겐 중요한 요소기 때문에요. 약속을 못 지킨다든지 계획이 변경된다든지의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굉장히 불편을 가중시키는 건 사실입니다.

◇ 장원석: 지금 주요 시간대에는 정시 운항이 제대로 되고 있나요? 비판의 목소리도 많던데요.

◆ 정윤식: 현재 주요 시간대엔 서로 좀 몰리기 때문에 평균 15~30분의 지연이 되고 있습니다. 항공기가 좋은 상태에서 그렇단 거고요. 항공기에 결함이라든지 이런 일이 생기면 사실 수 시간 이상 지연되는 경우가 발생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교수님은 비행기를 모는 기장 출신이시잖아요, 파일럿. 그런데 이렇게 스케줄이 꽉 차있을 때 투입이 되면 부담스럽지 않으세요? 만약 여기가 밀리게 되면 다른 것도 줄줄이 다 밀리니까, 괜히 책임을 기장에게 떠넘기는 건 아닌지, 그런 건 없나요?

◆ 정윤식: 그런 생각을 어느 정도 갖긴 하지만요. 실제 운항에서는 절차에 맞춰서 운항하기 때문에 시간을 수분 정도는 줄일 수 있지만, 기장이 성급히 한다고 그래서 줄이거나 할 수 없기 때문에요. 어쨌든 늦어지는 건 늦어지는 대로 그냥 안전운항에 대부분 전념해서 운항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별로 큰 영향을 안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지난해에 국내 6번째 저비용 항공사, 저가 항공사, LCC가 생겼습니다. ‘에어서울‘까지. 그래서 안 그래도 치열한 항공업계 시장이었는데 더 치열해졌잖아요. 기존 대형 항공사들의 점유율을 저가항공사들이 많이 차지해가고 있는데, 지금 새로 LCC가 더 생기면 국내 공항들이 이 항공기들 스케줄, 다 소화할 수 있을까요?

◆ 정윤식: 생기는 항공사가 플라이양양, 케이에어항공, 에어대구, 남부에어, 에어포항, 이렇게 신규 항공사가 계속 설립되고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국내 주요 공항이 포화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실제 이들이 설립되는 공항은 양양, 대구, 포항, 울산 이런 데에서, 우리가 보면 조금 한산한 공항이긴 합니다. 특히 작년 같은 경우, 양양을 보면 하루 한 대 정도 들어가지도 못하기 때문에, 지역 설립 기반으로 볼 때는 혼잡하다, 포화됐다 이렇게 표현은 못하지만 그 공항에서 결국 주요 공항으로 운항하기 때문에요. 결국 주요 공항의 포화도를 증가시키는 건 맞을 걸로 판단됩니다. 근데 아마 초기에는 포화된 시간대에 노선을 주는 게 아니라 한산한 시간대에 노선을 배정해서 포화율을 좀 유지시키는, 낮추는 효과로 운항 계획을 세울 걸로 판단됩니다.

◇ 장원석: 충북, 경남, 대구, 포항을 허브로 하는 저비용항공사가 설립되면, 그게 설립되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닙니까? 지자체에서 왜 이렇게 앞다퉈서 설립하려고 할까요?

◆ 정윤식: 지자체 입장에선 지역 발전, 경제 활성화 이건 당연한 얘기기 때문에요. 관광이나 서비스업을 통해서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 유치까지 하겠다, 접근경로를 만들어주겠다는 게 지자체 생각입니다. 그 지역의 공항과 그 지역의 항공사를 갖는다는 위상도 사실 무시는 못하거든요. 또 시민의 교통 편리성을 시정으로 내세우는 수밖에 없는 것이 지자체 운영이기 때문에, 설립에 굉장히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걸로 판단됩니다.

◇ 장원석: LCC, 그러니까 저가 항공사 설립이 쉽나요? 요건이 있나요?

◆ 정윤식: 일단은 항공기는 1대 이상이면 되고요. 그런 건 이제 되고, 자본금이 150억 이상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자본금을 많이 요구하는 이유가 초기에 비용 관리가 흑자를 내는 데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거든요. 자본금이 튼튼하지 못하면 설립해놓고 몇 년 가지도 않아서 다시 폐업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자본금 같은 것들을 크게 주요사항으로 보고 있습니다.

◇ 장원석: 예전에 경영난으로 기업 회생 절차를 밟았던 한성항공 사례도 있고요. 지자체 활성화라는 취지는 좋지만 후발주자들까지 추가되면, 추가 투자비용을 넘어서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기가 쉽지 않을 거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 정윤식: 그렇습니다. 운영을 아주 잘해도 3~5년은 계속 적자를 봐야 되고요. 10년까지도 적자를 봐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제조업의 수익 방식이라든지 이런 걸 적용했을 경우엔 굉장히 이해가 안 되는 그런 상황이긴 하지만요. 장기적 차원에서 높은 매출을 유지하면서 적자를 점점 메꿔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자본금을 가지고서 버틸 수 있는 능력이 돼야 합니다. 실제적으로 항공기를 3~4대 운영하게 된다고 하면 실제 150억의 자본금도 상당히 부족한 실정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지방에 계신 소비자들의 경우, 이 항공사를 이용하면서 편리해지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안전 문제도 걱정이거든요.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 쓰는 돈을 좀 줄여가면서, 돈을 아끼면서 운영비용을 맞추려고 할 텐데요. 이게 한정된 파이를 나눠먹는 거 아니겠습니까? 안전 점검 소홀해지지 않을까요?

◆ 정윤식: 안전 점검이 사실은 그 비용을 줄여서 쓴다기보단 저비용 항공사는 원래 그 절차가 맞기 때문에 그거보다도요. 초기에는 인력 수급의 문제의 어려움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 장원석: 어떤 인력이죠?

◆ 정윤식: 항공사는 기본적으로 숙련된 정비사나 조종사가 필요하게 되는데요. 최근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설립하게 되면 향후 인력 수급하는 데에 시장에선 여기에 취업시킬 만한 인력이 그렇게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거든요. 그러다 보니 서로 인력을 스카우트하고 뺏기고 그런 상태에서 향후 어려움을 줘서, 심지어 대형 항공사나 기존에 있는 저비용 항공사까지도 인력이 재분배되면서 문제점을 더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러니까요. 정비하고 특히 기장도 그렇고요. 신입 기장, 신입 정비 인력이야 계속 나오겠지만 베테랑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거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완이 될까요?

◆ 정윤식: 그래서 지금 현재 국토교통부나 아니면 항공, 일반적인 항공 정책적으로 퇴직 기간을 좀 더 늘리는 시험이라든지 현재 사람들의 신체적인 나이 조건이 많이 좋아짐으로서 늘린다든지 아니면 여러 가지 방안으로 인력 수급을 하고 있는데요. 또 그뿐만 아니라 각 대학이나 외부 교육업체들에서 많은 인력을 배출하고 있기 때문에요. 당장은 어렵지만 수 년 내에는 충분히 인력 수급을 하는 데에 큰 문제가 없을 거라 판단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기에 아까 말한 대로 숙련된 인력을 어쨌든 다른 항공사에서 데려와야 하는 그런 문제가 서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은 좀 되긴 됩니다.

◇ 장원석: 일반 회사도 사실 창업을 시작하면 숙련된 그런 사원, 그런 임원급 인원을 데려오는 게 어려운데 항공사도 마찬가지겠죠. 그러면 뭐 안전과 관련해서 기장이라든지 외주라든지 외국에서 들여오는 경우, 문제점은 없을까요?

◆ 정윤식: 현재 조종사들도 외국에서 수급, 외국 기장들을 수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초기에는 아마 그렇게 하기 좀 힘들 것으로 생각되고요. 그렇다고 국내에 있는 일반적인 사람보다 더 저 기장을 데려올 수는 없기 때문에요. 그래서 초기에는 외국에선 좀 힘들 거 같고 아마 국내에서 대형 항공사에서, 사실 국내선으로 넘어오기를 원하시는 그런 기장들도 계시거든요. 그런 분들을 아마 취업을 시키는 방향 쪽으로 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 장원석: 끝으로 짧게요. 항공사하고 지자체가 새로운 신설 LCC를 세우기 전에 뭘 좀 고려하면 좋을까요?

◆ 정윤식: 제일 큰 게 아까도 말했듯이 재정적인 문제입니다. 이런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결국 안전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요. 실제 법적으로 150억이 딱 있는 게 아니라 실제 운영 가능한 자금을 좀 충분히 해서 운영하고요. 초기 수익을 위해서 좋은 노선에 대해선 과다 출혈 경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동일노선에 대해선 이런 후발업체들이 공동운항편을 좀 이용한다든지 해서 좀 이런 과다 경쟁을 막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윤식: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정윤식 경운대 항공운항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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