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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장편소설 <공터에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2-22 07:15  | 조회 : 1028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소설가 김훈의 장편소설 <공터에서>를 소개합니다.

1910년에 태어난 마동수. 일제강점기를 온전히 살았고, 해방의 자유와 혼돈을 몸으로 겪었고, 그러다 한국전쟁을 맞았고, 이승만, 박정희 시대를 살았다가, 1979년 대통령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맞았던 그 해 마동수 역시 암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소설가 김훈의 장편소설 <공터에서>는 이렇게 한 남자의 일생을 대단히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훑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어찌어찌 이 땅의 거센 회오리 바람을 맞으며 살아온 마동수는 함흥부두에서 남편과 어린 딸을 잃은 이북 여자 이도순과 부산에서 눈이 맞아 살림을 차렸고, 둘 사이에서는 장세와 차세라는 아들 둘이 태어납니다.
지독한 가난에, 집안 살림을 전혀 돌보지 않는 아버지 마동수, 그의 맏아들 장세는 부산 길바닥에서 구두닦이를 하다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서 훈장까지 받지만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타국으로만 떠돕니다.
작은 아들 차세는 대학을 마치지도 않고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한참을 실직 상태에 있다가 간신히 오토바이 배달서비스일을 합니다.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도 어머니가 치매를 앓다 세상을 떠나도 맏아들은 돈만 보냅니다. 작은 아들만이 외롭게 임종하는데요. 작가는 이 가족들의 삶을 딱 이 정도까지만 그려냅니다.
우리의 근현대사를 살아내고 있는 주인공들이건만, 명분도, 철학도, 목표도, 유머도, 비유도, 심지어 소시민의 작고 빤한 행복조차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작가는 왜 이렇게 신산한 글을 쓴 것일까요?
이 시대 사람들의 일생이란 것이 마치 먼지바람만 일어나는 공터와 다르지 않다고, 그러니 이것 참 허무한 것 아니냐고 참으로 모질게 투덜대는 것만 같습니다. 소설을 다 읽었는데 그 뒤끝이 너무 쓸쓸해서 서운하기만 했던,

오늘의 책,
김훈의 장편소설 <공터에서>(해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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