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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땅 꺼짐 현상 “토지특성 아닌 부실공사가 원인일 것”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2-20 11:52  | 조회 : 5610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2월 20일(월요일) 
□ 출연자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일산 땅 꺼짐 현상, 원인은 토목 공사 부실로 추정
- 지질 조사 소홀 혹은 부실 공사 의심
- 전문가와 공무원사이 서로 봐주기 식 관행이 문제 키워
- 관련 시스템 정비해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이따금씩 땅꺼짐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대도시에서 땅이 꺼지다 보니까 불안할 수밖에 없죠. 지난 14일에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사거리에서 일산 방향으로 요진와이시티 상가 앞 도로에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3개 차선 중에 2~3차로 100m 정도가 주저앉았고요. 반대편 3개 차선도 20m 정도 금이 간 상황입니다. 이번에 고양시 일산 동구에서 발생한 땅꺼짐 현상, 왜 발생했고 주변 지역은 괜찮을지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이하 이수곤):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이번에 일산에서 땅꺼짐 현상 발생한 것, 어떻게 보세요? 심각할까요?

◆ 이수곤: 일반적으로 토목 공사를 하다가요. 땅을 터 파기라고 하거든요. 땅을 파서 지하터널을 만든다거나 아니면 지하층을 만들 때 땅을 파는데요. 파고 그 지반이 취약하게 되면 그쪽으로 밀릴 수가 있어요. 또는 거기 있는 지하수들이 내려가서, 흙이 많은 데에서 이렇게 흙이 두꺼운 데가 있거든요. 주로 김포, 일산, 영등포, 잠실도 그렇고요. 그런 데들이 옛날에 흙이 많은 데들이에요. 지금 매립한 곳들인데요. 그런 데서 땅을 팔 때는 그런 땅꺼짐 현상이 자주 발생할 우려가 큽니다.

◇ 장원석: 우리가 일반적으로 ‘싱크홀’이라고 하는 큰 구멍이 나는 거 있잖아요. 그거 하고 이번에 지반 침하가 전체적으로 넓게 주저앉은 거 하고는 발생 원인이 크게 다른가요?

◆ 이수곤: 원인은 다른데 결과는 똑같고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싱크홀이나 몇 년 전에 잠실 제2롯데월드 하다가 그랬지 않습니까. 그리고 석촌호수, 석촌동에서 동공이 발생했다, 전부 다 토목 공사하고 연결돼 있어요. 주로 우린, 어떻게 보면 부실한 토목 공사죠. 지금 아마 일산도 제가 보기엔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땅이 그냥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꺼지는 거나 싱크홀이나 같은 건데요. 주로 이제 인공적으로 나오느냐 자연적으로 되는 거냐, 자연적으로 되는 건 주로 석회암 지역인데 강원도 지역이 있고요. 그리고 부천이나 이런 데에 조금씩 있고. 우리나라에서 대도시엔 석회암이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대도시에서 땅꺼짐이나 동공이 발생하는 것들은 전부 다 부실한 토목공사 때문에 그렇습니다.

◇ 장원석: 그럼 이번에 일산에서 발생한 땅꺼짐 현상도 결국 토목 공사의 영향을 받았다고 지금 분석하고 계신 건가요?

◆ 이수곤: 그러기가 아마 십중팔구라고 봅니다.

◇ 장원석: 안 그래도 2월 6일에 지반 침하가 1차로 발생했고요. 이번에 2월 14일에 발생한 것이 그걸 보강하다가 2차 사고가 났잖아요. 공사 업체 측의 말을 들어보니까 흙막이 공사를 하다가 슬러리 월이라고 부르는 지하 연속 벽을 세웠는데 그 이음새 구간의 지하수와 미세립토가 유출됐다고 하는데, 어려운 말들이 많은데요. 어떤 겁니까? 슬러리 월이라는 게 어려운 공사입니까?

◆ 이수곤: 아뇨. 그렇지 않고요. 수십 년 동안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일반적인, 외국에서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서도 일반화된 공사예요. 그래서 특수한 공법이 아닌 일반 공사인데,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사전 설계 단계에서 땅의 지반 조사, 지질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공사하면서 공사를 설계된 대로 제대로 안했거나 둘 중 하나인데요. 어쨌든지 간에 부실한 공사입니다. 그리고 그런 경우들이 아주 특수한 게 아니라 일반적인.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자꾸만 발생하는 게 왜 그런가 하면 사건이 발생해도 크게 원인을 제대로, 사후 처리가 상당히 미흡해요. 사후처리가 원인을 제대로 밝혀서 우리가 나중에 교훈을 얻는 게 아니라요. 대충 그냥, 처벌 문제가 있거든요. 처벌 문제가 있기 때문에 많은 경우 덮고 넘어가죠. 일산에서도 보통 무너지기 일주일 전에 발생했다고 그러는데, 그것도 초반에 발생했을 때 원인을 제대로 판단해가지고 보강 공사를 한 것이 아니라요. 원인을 첫 번에 무너졌는데도 제대로 원인 파악을 않고 대충 하다가 또 무너지는 겁니다.

◇ 장원석: 말씀 나온 김에 관련된 거 한 번 여쭤볼게요. 일차 책임은 건설사에 있다고 많이들 하는데, 이차 책임은 고양시에서 제대로 검토를 안했다고 지적을 많이 하거든요. 고양시 도로팀장이 우리가 전문가가 아닌 이상 보강 공사 공법 등에 대해 다 알 수는 없지 않겠느냐, 이런 얘기를 하던데요. 결국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요?

◆ 이수곤: 이게 지금 여기뿐만 아니고요. 전국적인 얘기인데, 올해만 해도 제가 포항도 갔었고 김포도 그렇고 인천도 여러 군데 가봤거든요. 영등포도 가봤고요. 이게 여러 군데에서 발생하는데 일반인들은 하나의 사건으로 알아요. 사건은 사건이지만 이게 다 연결돼 있거든요. 무슨 얘기인가 하면 그 이면엔 우리나라에서 사실 이걸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 돼 있어요.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이런 걸 제대로 원인을 밝혀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고 하는 것들이 제대로 될 수가 없어요. 사실 그 공무원 얘기가 맞아요. 자기가 어떻게 아느냐? 그런 것들을 책임질 수 없는 사람들한테 그 책임의 원인을 밝히라고 해서 대충 하다 보면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건데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사실은 발생하고 땅을 파다 보면 주변에 금이 가는 경우가 많아요, 건물들이요. 그 사람들은 또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요. 공사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를 하죠, 보통. 그 건물이 원래 노후가 돼서 그래요, 이렇게 애기를 해요. 이게 십중팔구인데요. 그래서 책임을 떠넘겨버려요. 그래서 이건 피해본 사람들은 사실 피해 본 걸 입증하려면 피해 본 사람이 그 원인을 파악해서 해야 하는데 그 자료들은 시공사에 있거든요. 그래서 제대로 밝힐 수가 없어요. 그리고 공사하는 사람들도 그런 내용을 잘 알고요. 아마 일산도 공사하는 사람은 내용을 잘 안다고 봐요.

◇ 장원석: 아까 교수님께서 김포하고 일산, 잠실, 영등포 쪽이 지층 구조가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일단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건축용법, 기술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거죠?

◆ 이수곤: 네, 그 땅에 맞게끔. 땅이 나쁘면 나쁜 거에 맞는 공법이 여러 가지 있어요. 그런데 그 궁합을, 그 지질에 맞는 공법을 선택해야 하는데, 거기엔 어떤 문제가 있냐면 돈의 문제가 또 관련이 돼요. 예산을 줄이려고 하죠, 업자들은요. 그랬을 때 사고가 나도 업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우리나라 관행, 봐주기 식, 그리고 전문가들도 그걸 또 제대로 원인을 밝히지 않아요.

◇ 장원석: 시스템적으로 책임 전가를 하고 누가 책임지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말씀이시죠?

◆ 이수곤: 네, 전문가들도 그걸 제대로 커트 안하고 덮어주는 경우가 우리나라 관행이죠.

◇ 장원석: 그럼에도 아까 공사비 문제로, 돈 문제가 걸릴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멀쩡한 지반이라도 사실 복합구조건물, 주상 복합 같은 거, 이번에 요진와이시티가 지난해 입주한 건데 59층짜리고요. 그리고 그 주변에 28층짜리 고층 건물도 지금 올리려고 터 파기 공사, 20m짜리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 과정에서 지반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또 건설사 측에서는요. 지하수가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 우리가 어떻게 아느냐, 파보지 않고. 이렇게 또 항변하기도 하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이수곤: 그러려면 그건 공사하지 말았어야죠. 그걸 충분히 다 알고요, 그걸 충분히 조사해서 설계하는 게 기본이에요. 기본이 지금 일반인들한테는 그런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볼 때는 말도 안 되는 얘기예요. 그러려면 공사하지 말았어야죠. 그걸 가만 놔두면 안돼요. 그렇게 얘기하는 걸, 그걸 처벌해야죠. 그런데 그렇게 얘기한다는 얘기는, 우리나라가 너무 전문가끼리는 아는데 일반인들은 그걸 모르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그런 걸 하더라도 관에서 얘기하기도 어렵고 또 시민단체도 개의치 않으니까 시스템이 없는 겁니다, 사실은.

◇ 장원석: 시스템 전반적으로 손을 봐야할 게 많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수곤: 말은 있지만 실제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 장원석: 일단 거기 사시는 분들 걱정이 클 것 아닙니까? 지난주 토요일에 요진와이시티 입주자 대상으로 공청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입주자들이 건물 안전성 검증 계획이 빠져 있다고 하던데요. 어떻게 점검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건가요?

◆ 이수곤: 그것도 당연하게 해야죠, 주변 건물에 대해서요. 그런데 이걸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전문가들이 제대로 판단해줘야 하는데, 전문가들이 업체들하고 많은 경우가 관련이 돼 있어요. 그러니까 제대로 밝히려고 하지 않고요. 이게 누가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우리나라 시스템적으로, 그게 관행적으로 두려워하고 밝힐 수가 없어요, 제대로. 이런 것들의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놓지 않고 누구 하나의 양심에 맡긴다, 그건 아니거든요. 몇 년 전에 한 상가에서 16명이 사망했는데요. 그런 것도 원인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덮어가요. 그래서 소송하게 돼도, 피해자가 사망이 됐는데도 제대로 밝힐 수가 없어요. 그게 바로 그 이면에는 전문가와 공무원과의 서로 봐주기 식, 그런 관행이 좀 깔려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 장원석: 지금 이 교수님 말씀으로는 땅꺼짐 현상이란 것이 자연적으로 발생했다기보단 대도시에서 발생한 건 다, 어떻게 말하면 인재에 가깝다고 보시는 건가요?

◆ 이수곤: 네, 거의 뭐. 죄송한 얘기지만 열에 아홉은, 어떻게 보면 100%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러면 도시에서 발생하는 땅꺼짐 현상에 대해서 예측이 불가능할까요?

◆ 이수곤: 아니죠, 가능하죠. 그런데 그걸 책임을 제대로 해가지고 거기서 교훈을 얻지 못하거든요. 그러니까 덮고 덮고 넘어가는 건 사고 난 사람들은 좋지만, 전국적으로 똑같은 양상들이 약간 형태만 다르고 여기저기서 발생해요. 뉴스에만 나오면 그게 사건이지만 연결해 보면 이면에는 시스템 없이 방치되고 있는 거거든요.

◇ 장원석: 그러면 땅꺼짐 예측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어떤 걸 보면 예측할 수 있을까요?

◆ 이수곤: 이게 균열 나는 것도 있는데요. 설계하고 공사하는 걸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면 사실은. 그리고 이게 돈의 문제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 장원석: 그럼 부실 공사 되는 건가요?

◆ 이수곤: 네?

◇ 장원석: 부실 공사가 됐다는 건가요?

◆ 이수곤: 네, 부실공사가 됐다고 봐야죠. 그렇지 않고서는 그 땅의 지지를 제대로 하고 공사하면, 그게 뭐 공법이 어려운 거도 아니고요. 지질이 아무리 나쁘대도 토목 실력은 다 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설계하고 제대로 시공하지 않기 때문에 부실 건설입니다.

◇ 장원석: 이와 관련된 것, 시스템 앞으로도 감시 잘해주시고요. 계속해서 바뀔 때까지 지적 많이 해주십시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수곤: 네, 고맙습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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