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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미세먼지 대책, 경유값 인상 담뱃값과 다르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2-15 16:50  | 조회 : 4122 
[생생인터뷰] 미세먼지 대책, 경유값 인상 담뱃값과 다르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배정환 전남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일기예보 상 서울·경기는 오후부터 미세먼지가 덜 해질 거라고 밝혀졌는데요. 현재 밖을 보면 조금 뿌옇습니다. 이렇게 미세먼지 이야기, 지난해에도 온도가 조금 따뜻해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대책은 있느냐, 원인은 무엇이냐는 얘기가 있었고요. 특히 경유 가격 인상 발표가 환경부와 기재부의 엇박자로 발표되면서 굉장히 여론이 뜨거웠습니다. 그 뒤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행동, 여러분들도 뉴스에서 많이 본 것 같진 않죠. 이렇게 나오지 않았는데요. 배정환 전남대학교 경제학부 교수팀이 연구했습니다. 실질적 상관관계를 계량적으로 연구했는데, 경유 가격 인상이 실제로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 이렇게 규명했습니다. 물론 여론은 경유 인상에 대한 다양한 이유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비판 이전에 실질적 해결 방안에 대해 빨리 얘기가 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이 연구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관련 연구 담당한 배정환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배정환 전남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이하 배정환)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아침 뉴스가 떴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경유 값 10% 올리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 5%가 준다, 이런 내용의 연구이거든요. 어떤 내용인가요?

◆ 배정환> 우선 저희가 통계청에 있는 대기환경 데이터에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13년 동안 미세먼지 총먼지,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휘발성 유기성화합물, 여섯 가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과 배출 농도 자료를 이용해 경유 소비량이나 석탄 화력 발전량이나 황사 일수 등 주요 배출원들이 대기오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했고요. 거기에 더해 경유 소비가 다른 오염원에 비해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서, 그렇다면 경유 가격을 인상하면 경유 소비가 얼마나 감소하며 이에 따라 대기오염 물질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도 추가로 연구한 것이죠. 

◇ 김우성> 어떤 전체적 배출원, 즉 주로 화석연료나 이런 부분이기에 그 데이터와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대기오염 데이터 관계를 분석했다고 이해하면 되겠죠? 

◆ 배정환> 네. 

◇ 김우성> 실제로 미세먼지나 이런 부분들로 인한 경제손실, 경제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손실이 있다, 이런 점에 대해 알려진 바 있나요?

◆ 배정환> 제가 직접 연구한 건 아닌데, OECD에서 나온 보고서를 인용하면, 2050년경이 되면 대기오염에 따른 조기 사망자가 우리나라의 경우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할 것이다. 1인당 기준으로 보면 사회적 비용이 2050년경 연간 500달러로 중국의 600불에 이어 2위로 전망됩니다. 이를 전체 국민 5천만 명에 적용하면, 연간 손실이 약 250억 불 정도 되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 김우성> 경제적 부담뿐만 아니라 생명이 직결된 문제이기도 한데요. 그간 정부가 명확한 원인이나 대책 등을 납득할 만큼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거든요. 고등어 굽지 마라의 수준의 이야기만 회자됐는데요. 정책적으로 지금 이번 연구에서 밝혀내신 부분은 당장 실행이 가능한 수준의 연구결과라고 봐도 될까요?

◆ 배정환> 사실 그동안 대책이나 논의가 없었다고 하기보다 환경부가 주무부처인데요. 밀린 거라고 봐야겠죠. 작년 봄의 경우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환경부에서 맨 먼저 내놓은 카드가 경유 가격 인상이었거든요. 그런데 부처 조정 회의를 하면서 산업부에서는 산업 경쟁력이 약화된다, 기획재정부에서는 물가 상승이나 유류 보조금이 증가하기에 안 된다. 그래서 유야무야 된 거죠. 그래서 제가 보기엔 경유가 공장 가격으로 봤을 때 휘발유보다 L당 15원 정도 비싸거든요. 그런데 유류세는 휘발유 기준으로 보면 85% 수준밖에 안 되기에 소비자 가격으로 보면 경유가 오히려 휘발유보다 200원 정도 더 싸게 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죠. 그러니까 너도나도 경유차를 구매하게 되는 거고 특히나 여가 활동이 늘어나며 SUV 수요가 10년간 지속적으로 늘었거든요. 그런데 미국의 경우 SUV가 주로 휘발유로 가는데 우리나라는 거의 디젤을 씁니다. 더 싸니까요. 그래서 적어도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만큼이라도 경유의 유류세를 올릴 필요가 있고요. 두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유류세 비율을 지금 100대 85로 되어있는데, 95대 90 정도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 김우성> 사실 경유 가격이 싼 이유에 대해서도 작년 인터뷰를 한 적 있습니다. 산업적으로 주로 사용되는, 운송용으로든 산업적으로든 경유가 쓰이기에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가격을 낮춰준 건데요. 지적하신 것처럼 SUV, 레저, 수입차들이 주로 경유를 쓰는 부분에 대한 고려가 있는 거죠. 미세먼지 원인이 다양하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것이 대부분이지 않냐는 주장, 계절적 요인, 화력 발전소가 더 큰 문제다,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 연구는 특별히 경유차, 경유 가격에 포커스를 두셨는데요. 그 배경은 무엇일까요?

◆ 배정환> 사실 일부에서는 경유뿐만 아니라 휘발유도 문제가 되지 않느냐, 도로를 달리는 타이어에 의해 마모되는 그런 부분도 많지 않느냐, 중국발 황사가 절대적이라는 얘기도 하지만 제가 적어도 환경부에 있는, 통계청에 있는 공식 자료를 통해 분석해보면, 휘발유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아요. 황사 일수나 화력 발전, 강수량, 기온 등 여러 가지 요인도 다 분석했는데, 가장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건 지금으로는 경유 소비로 나타난 거고요. 그리고 중국발 황사 문제의 경우 사실상 국내 정치로는 풀 수가 없는 문제이잖아요. 그리고 화력 발전의 경우 대기오염 물질 중 비산먼지가 있어요. 비산먼지의 경우 통계청 자료가 상당히 문제가 있어서 분석을 못했고요. 그래서 결국 경유 소비에 방점을 두게 된 거고요. 경제학자로서 경제적 유인 정책이 어떻게 보면 가장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라는 점에서 경유 가격에 포커스를 맞춘 거죠. 

◇ 김우성>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효과적 정책 수단을 찾기 위해서.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도 합니다. 경유 사용이나 이런 것들이 사실 자료화하고 정책을 가시적으로 보이기에 쉬워서 그렇다. 쉽게 말하면 애꿎은 기름 값만 두드려 패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시는 분도 있거든요.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라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가장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측면에서 봤다고 봐도 될까요?

◆ 배정환> 아무래도 제가 과학자로서 가치중립성을 지켜야 하기에 그런 측면에서 어떤 기존의 논리나 이런 것들을 옹호하기 위해 연구한 건 아니고요. 나름 최대한 객관적으로 연구했을 때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거죠. 

◇ 김우성> 학자이시니까 객관적 근거로 연구를 하셨을 텐데요. 사실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아침 뉴스에 수천 개 댓글이 달렸는데요. 주로 하는 말이 담뱃값 인상과 비유합니다. 담뱃값 올리면 담배를 덜 필거라고 했는데 결국 계속 피지 않느냐. 경유 값을 올려도 실질적으로 경유를 줄이는 게 목표인데 경유 사용량 줄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무용론에 대한 비판이 많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배정환> 과거에는 주로 트럭이나 용달차 등이 주요 경유 소비자였기에 서민 경제 문제를 많이 얘기하고 있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레저용 SUV가 크게 늘어나고 일반적 경유 차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렇게 된 이유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싸니까 자동차 제조사들도 전부 다 디젤 쪽으로 제조하고 있고요. 결과적으로 어떻게 보면 사람들의 선택에 왜곡을 일으키고 있는 정책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바꿔야 한다는 거고요. 또 그런 측면에서 서민경제뿐만 아니라 중산층에서도 경유 가격 인상이라는 게 달갑지 않은 정책이겠죠. 그러니까 환경부와 같은 주무부처도, 야당까지도 경유 가격 인상에 대해선 소극적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저는 이러한 표퓰리즘으로 정책을 수립하게 되면, 앞으로 우리 자손들은 무거운 산소통을 어깨에 짊어지고 출퇴근하는 미래가 보인다는 거죠. 그래서 서민들에게 유류 보조금을 지원해줬거든요. 이런 것도 직접 소득 보전 형태로 바꿔야 하고, 그런 측면도 말씀드리고 싶고요. 담배 연기와 미세 먼지를 비교하시는데, 그 파급력 면에서는 비교가 안 되고요. 금연은 개인적 문제이지만 미세먼지는 사회적, 세대 간 문제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측면이기에 비교하는 건 좀 아닌 것 같고요. 특히 정부에서 수도권 공공기관 차량 이부제를 어제 발표했잖아요. 이와 더불어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 제도라든지 여러 가지 정책들이 나오지만, 제가 보기에는 근본적 대책이 못 된다는 거죠. 결국 소비자나 자동차 회사들이 경유가 비싸지만 자연스럽게 경유차 제조를 줄이고 휘발유차 제조로 대체하거나 혹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카 쪽으로 흘러가게 되어 있다는 거죠. 

◇ 김우성> 결국 비용이라는 개념을 잘 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환경에 들어가는 비용을 어떻게 부담할 것이냐. 쓰는 사람 따로 있고, 부담하는 사람 따로 있고, 이 부분을 개혁하기 위한 측면에서 보면 타당한데, 말씀하신 것처럼 서민의 정서, 이런 식으로 보면 용달차를 운행하시는 분들은 주로 경유를 쓰니까 그에 대한 대안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내용처럼 단지 비싸게 해서 못 쓰게 하자, 이것이 아니라 합리적 대안을 찾자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경유 가격 인상이 말씀하신 것처럼 경유 사용 감소로 이어진다면 결국 다른 대안도 필요하지 않나요? 무턱대고 이 부분을 줄여놓고는 결과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 배정환> 그래서 환경부에서는 천연가스 버스를 확대하고 전기차를 조기에 보급하겠다. 노후화된 화력발전소를 조기에 폐지하겠다는 정책을 기본적으로 내놓았는데요. 제가 볼 때는 천연가스 버스는 결국 버스 부문에 국한되고, 전기차를 늘리면 간접적으로는 화력발전소를 더 많이 지어야 하는 문제가 생기는 거죠. 그래서 제 주장은 경유 소비를 줄이고 경유 가격 인상해서 거기에서 확보된 환경개선부담금과 같은 것들을 우리가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 디젤 보급 확대하는데 쓰자는 거죠. 그래서 지금 사실 모든 경유에 바이오디젤이 2.5% 함유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중장기적인 정부 계획에 의하면 바이오디젤 최대 5%까지 확대할 생각이 있다고 하는데요. 저는 이것을 더 앞당기자는 거죠. 특히 트럭이나 용달차의 경우 유류보조금을 주는 대신 바이오디젤을 20% 섞은 것이 있어요. BD20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면세해서 판매하자는 거죠. 그러면 보조금 효과도 있으면서 친환경 연료로서 효과도 있다는 거죠. 문제는 바이오디젤을 공급하는 연료가 문제인데요. 사실 폐식용유를 40% 쓰고 나머지는 수입하거든요. 이런 부분도 유채 같은 것들이 바이오디젤 연료가 되는데, 정부에서 지원해서 대량 재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농가 소득도 올리고 친환경 연료도 늘리는 이중적 효과가 있는 거죠. 

◇ 김우성> 상대적 박탈감, 여러 논란보다 일단 환경적 측면, 보건, 건강 측면에서의 목적에 대해 같이 고민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배정환>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배정환 전남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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