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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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나는 영원한 아웃사이더 현역" - 홍세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2-09 12:34  | 조회 : 3534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2월 9일(목요일) 
□ 출연자 : 언론인 홍세화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나는 영원한 아웃사이더 현역" 홍세화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당신의전성기, 오늘> 4부 함께 합니다.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20여년간을 먼 나라 프랑스 파리에서 택시 운전을 하면서 고국의 하늘을 그 누구보다 그리워하셨던 분이죠.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의 저자 홍세화님. 영구 귀국을 한 후에 지금은 더 나은 한국 사회를 위해서 언론인으로 그리고 사회 운동가로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 분입니다. 오늘 문자 주제, ‘나라를 위해 내가 한일’ 여쭤보면 정말 할 이야기가 많으실 거 같아요. 이런 이야기,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에서 함께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홍세화 씨, 아니에요, 죄송해요. 홍세화님이라고 해야 할 거 같아요. 자리 함께 했습니다. 

◆ 홍세화 언론인(이하 홍세화): 아뇨, 괜찮습니다. 반갑습니다.

◇ 김명숙: 오시는 길은 괜찮았어요? 너무 날씨가 추워서.

◆ 홍세화: 길을 좀 헤맸어요. 택시 기사의 자격이 좀 없어졌네요.

◇ 김명숙: 그러셨어요? 하하. 왜냐하면 빠리의 택시기사분이 타신 걸 아셨나봐요. 그래서 당황하셨나? 어쨌든 저희와 자리 함께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저희 <당신의전성기> 함께 하시는 주 청취자 분들 가운데 50대 이상이신 분들이 참 많이 계세요. 그분들 가운데에는 우리 홍세화님 이름 석 자만 들어도 아시는 분들이 참 많으실 거예요. 청취자 분들에게 짧게 인사 한 말씀 부탁 드려도 될까요?

◆ 홍세화: 나이 들수록 이제 몸 관리를 잘하셔야 하니까요. 무엇보다 지금 날씨도 춥고 하니까 건강에 유의하시라는 말씀 하고 싶고, 가능한 책을 같이 읽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명숙: 건강해야 책도 잘 읽히죠. 컨디션이 좋아야 되니까요. 사실은 ‘홍세화’, 이 이름 석 자를 유명하게 한 건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이 아닐까 싶어요. 그 책에서 ‘똘레랑스’라는 용어, 관용이란 개념을 각인시킨 책이기도 하고요. 그 책이 처음 소개됐을 때의 대한민국과 지금의 대한민국, 어떻게 좀 똘레랑스라는 게 생겼나요?

◆ 홍세화: 그게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죠. 그리고 똘레랑스가 결국 소수자, 약자에 대한 배려, 차이에 대한 용인, 다양성에 대한 존중, 이런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보면 민주주의의 성숙 정도와 어느 정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최근 보이고 있는 민주주의의 후퇴, 남북 관계가 좀 더 나빠지고 있는 면, 이런 면으로 보면 오히려 퇴행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좀 드네요.

◇ 김명숙: 말씀 들으니까 참 실망스러운 느낌이 들거든요. 걱정도 앞서기도 하고. 뭐 비단 우리나라를 걱정하는 분들이 몇 분뿐이겠어요? 온 국민이 다 걱정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요즘은 우리 대한민국이 엄청난 변화의 파도 앞에 서 있는 거 같아요. 그 변화를 이끈 것 중 하나가 최근의 촛불집회를 꼽을 수 있을 텐데, 촛불집회에 대해선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촛불집회가 우리의 문화를 많이 바꿔놨다, 예전과는 방식이라든가 그런 게 많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하시곤 하는데요. 우리 방송 듣는 분들 가운데에는 예전에 한창 학생운동을 많이 하신 분들이 계실 거 같아요. 한 20~30년 전에 한창 학생운동 많이 할 때요. 홍세화 선생님께서는 달라진 집회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 홍세화: 두 가지 면이 있죠. 확실히 과거와 달라진 건 경찰이나 국가의 공권력의 대응이 데모하는 학생, 시위하는 학생이나 젊은이들이 굳이 폭력성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된, 그래도 과거와 달리, 긴 안목에서 보면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성숙돼서, 이를테면 일상적인 고문이 없어졌다거나 이런 차이에 의해서, 촛불 시위도 그렇고 축제 분위기가 있다는 점, 굉장히 경쾌하고 발랄하고 그런 반면에, 과거에는 좀 엄중하고 비장했던 이런 차이가 첫 번째 있다면요. 두 번째는 어떤 점에선 한국의 언론이 좀 그런 면을 부추긴 점이 있다고 보는데, 축제에는 일정 정도의 일탈이 있어야 합니다. 시위에는 당연히 일탈이 있어야 하고 그 일탈이 자유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인데,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준다’, ‘청소도 잘하고 있다’ 등등, 이런 식의 부추김은 시위의 카니발적 성격, 축제 성격인 시위를 지극히 좀 제약하고 있는, 그래서 한편으론 본디 좀 발랄하고 경쾌하고 한데, 여기에 좀 일탈도 곁들였으면 그런 개인적 바람이 있죠.

◇ 김명숙: 접근방식도 달라지고 다양해졌고 좀 경쾌해졌고 발랄해진 면도 있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서는 우리가 ‘진정성’에 대해선 달라지면 안 되겠다, 이런 말씀이신 거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제가 잘못 이해했나요?

◆ 홍세화: 그렇죠, 그런 면인데요. 요는 ‘창조적 반란’이란 표현이 있는데, ‘창조’라는 면은 있는데 ‘반란’은 좀, 시위가 그런 면이 같이 있어야 하는데, 그 면이 좀 부족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죠.

◇ 김명숙: 언젠가 <당신의전성기, 오늘> 이 프로그램에 서울대의 송호근 교수께서 50대 이상의 사람들에게 개인의 공공성을 회복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어요. 사실 50대라고 하면 베이비부머 세대들이잖아요. 먹고 살기도 바쁘게 살아왔고 그렇지만 이젠 좀 그들이 앞장서서 공공성을 회복해서 다른 사람들도 좀 돌아보고 사회를 위해 살라는 메시지를 주신 거 같은데요. 홍 선생님께서는 50대 이상의 사람들이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어른으로서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홍세화: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특히 더 지금 50대 된 분들이 많이 힘들게 노력했고 민주화도 그렇고, 그래서 이룬 성과가 있는데요. 거기에 비하면 지금 젊은 세대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는 걸, 바로 자식세대들이죠. 그걸 인식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돼요. 저희 세대나 50대 이후 세대들은 가령 학생데모를 하고 그랬어도 대학 나와서 사회로 나오면 일자리가 있었고, 나름대로 그랬는데, 지금 젊은 세대는 가정을 이루고 자기 삶을 설계하는 데에 있어서 굉장히 불안한 이런 상황에 놓여 있는 그 점을 좀 진지하게 바라보고 그래서 우리 사회에 더불어 살아가는 토대들을 마련하는 데에 기성세대가 좀 힘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나. 그건 송 교수가 말씀하신 맥락과 만날 거 같아요. 공공성의 확충이랄까, 그런 것이죠.

◇ 김명숙: 함께 하신 우리 50대뿐만 아니라, 40대, 60대, 세대를 막론하고 필요한 말씀이신 거 같아요. 1828님, ‘와, 너무 감격적입니다. 애들 교재에 짧게 실렸던 일부 문장만으로 똘레랑스에 대해 큰 감명을 받았는데, 이렇게 똘레랑스를 소개한 작가분이 제 귀 옆에 계시다니 반갑습니다. 음성만 들어도 따뜻한 분이신 거 같아요.’ 하셨습니다. 이렇게 듣기만 하셔도 반갑다고 하셨는데요. 저는 옆에서 함께 하니까 얼마나 좋겠어요? 저 기분 참 좋습니다. 우리 선생님께서 쓰신 글 중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잠깐 읽기 전에 올해 연세 여쭤봐도 될까요?

◆ 홍세화: 만 나이로 하렵니다. 예순 아홉이에요.

◇ 김명숙: 우리 나이로 그럼 이제 칠십이신 거네요. 그런데 아주 스타일이 멋지세요. 오늘 모자까지 딱 쓰고 나오셔서, 너무 좋아요. 제가 왜 연세를 여쭤봤냐고 하면, 이 글을 소개하려고요.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는 나이를 꽤나 먹었지만 나이 먹기를 꽤나 거부하려고 한다. 나이 먹기를 거부한다는 게 주책없는 일임을 안다. 장교는 나이를 먹으면서 진급한다. 사병은 나이를 먹어봤자 사병으로 남는다. 실제 전투는 주로 사병이 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사람이 사병으로 남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 그럼 나는 끝까지 사병으로 남겠어.” 이런 글을 쓰셨더라고요.

◆ 홍세화: 오래된 얘기예요, 하하.

◇ 김명숙: 이걸 저희가 찾아냈어요. 그런데 어떤 생각에서 어떤 의미로 쓰셨는지요? 대강 읽으면 짐작은 가지만요.

◆ 홍세화: 그렇죠. 이게 현실에서, 사회 현실 속에서 나이를 먹어 가면 그에 따라서 목에 힘도 들어가고 태도도 바뀌고, 저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가졌던 것이 꽤 오래됐고요. 특히 사회운동이나 시민사회운동 이런 면 쪽에서도 실제 활동이나 실천, 이런 쪽에서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많은데 활동가로 남으려는 사람은 많지 않은 그런 흐름에, 나름대로 좀 반기를 들고 싶었다고 할까, 그런 점도 있고요. 그리고 프랑스 간 뒤 프랑스에서 들은 얘기인데,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꼭 늙게 사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나이를 먹어도 늙게 살지는 말아라, 이런 표현이 있는데 그게 참 마음에 들어요, 전.

◇ 김명숙: 비슷한 거 같아요. 흔히 말하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오래 전부터 나온 얘기지만 비슷한 맥락인 거 같고요. 본인을 돌아보시면 이런 결심이 잘 지켜지신 거 같으세요?

◆ 홍세화: 노력을 하죠. 항상 긴장하고 그렇죠. 그리고 게으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역시 힘들죠. 힘든데 힘든 게 세상만사가 힘든 게 의미가 있지, 쉬운 건 의미가 없죠.

◇ 김명숙: 정말 구구절절이 멋진 말씀만 하십니다. 나이를 거부하려고 한다는 그런 의미에서 말씀하신 걸로는 알겠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나이를 먹어서 좋은 점도 있긴 하죠?

◆ 홍세화: 네, 그렇죠. 가령 키케로, 고대 로마 시대의 현자 중 한 분인데 그분이 남긴 저작 중에 <노년에 관하여>라는 책이 있어요. 한국에 번역도 돼 있죠.

◇ 김명숙: 키케로의 <노년에 관하여>랍니다.

◆ 홍세화: 그 책을 보면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여러 가지 역량도 떨어지고 젊음과 다른데 그 대신 채워지는 게 바로 지혜다, 지혜를 가져야 한다, 지혜에 관한 얘기를 강조하고 있죠. 그것이 지금 2000년의 격차가 있지만 인간의 지혜는 결국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서 인간이기 때문에 결국 만난다, 이렇게 생각이 들고, 지금 우리에게도 나이 들어갈 때 필요한 건 힘이 소진되고 이런 것만큼 지혜로 채워야 하는,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 김명숙: 우리는 그동안 너무 지식만을 추구해 왔던 거 같아요. 지식도 좋지만 지식 위에 지혜를 더 많이 쌓아가야 된다는 그런 말씀이신 거 같고요. 6968님, ‘홍 선생님 반갑습니다. 빠리에서 고생하신 거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답답합니다. 건강하십시오.’ 하셨어요. 팬이신가 봐요.

◆ 홍세화: 아이고, 감사합니다.

(음악: O.S.T. - ‘One Day More’)

◇ 김명숙: 우리 홍세화 선생님께서 좋아하는 곡, <레미제라블>의 O.S.T. ‘One Day More’ 들었는데요. 노래 나가기 전에 방송이 잠시 고르지 못했던 점,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양해를 구합니다. 다시 우리 홍세화 선생님과 이야기 이어나가도록 하죠. 사실 우리 홍세화 선생님께선 평생을 어쩌면, 아까 말씀하신 지도자와 활동가는 다르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활동을 주로 하시면서 평생을 아웃사이더로 살아오신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혹시, 나는 그래도 내가 이 정도면 주류로 살아보고 싶은데, 라는 생각은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 홍세화: 취향이 다른가 보죠, 하하. 그것도 취향의 문제가 아닐까. 글쎄요, 취향보다는 가치관의 문제일 거 같고, 그러네요.

◇ 김명숙: 저도 이 질문 드리면서 참 바보 같은 질문이라는 생각도 잠깐 했어요. 왜냐하면 주류다, 비주류다 이런 것이 자기 생각에 따라 다른 거죠. 다른 사람이 비주류, 아웃사이더라 보더라도 내가 그 안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잘하고 거기서 행복을 느끼면 그게 주류다, 라는 생각을 질문 드리면서 생각했어요.

◆ 홍세화: 주류는 아닌 게 맞고요. 역시 아웃사이더는 아웃사이더인 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망명자였으니까 아웃사이더였고 한국에 와서도 좀 아무래도, 적응이 잘 안 되는. 적응을 제가 하려고 애쓴 거 같지도 않고, 뭐. 하하.

◇ 김명숙: 왜요. 삶 자체가 늘 생각한 걸 행동으로 옮기시는 그런 분이시잖아요. 제가 지금 노래 <레미제라블>의 O.S.T. ‘One Day More’ 들으면서, 이 곡을 왜 우리 선생님께서 신청하셨을까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 홍세화: 그냥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노래는 다 좋잖아요. 그리고 제가 <레미제라블>은 프랑스에 있을 때 문고판으로, 세 권짜리인데 그걸 불어로 읽는다고, 그런데 역시 그 맛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뮤지컬로 나온 게 6~7년 됐죠?

◇ 김명숙: 좀 더 된 거 같아요.

◆ 홍세화: 7~8년 됐나? 거기서 영화도 꽤 좋았고 그랬어요.

◇ 김명숙: 우리 홍 선생님 직함이 참 많아요. 명함에 쓰기 어려울 정도로.

◆ 홍세화: 하하, 과거의 직함이죠. 지금은 아니고.

◇ 김명숙: 엄청 많은데, 이 시대의 영원한 현역으로 많은 일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은행장으로도 활동하신다고 그러기에 ‘무슨 은행? 어느 은행?’ 막 그랬는데 장발장은행이라고 하더라고요.

◆ 홍세화: 하하, 그것도 맞아요. <레미제라블>과 연결이 되죠.

◇ 김명숙: 오늘 <레미제라블> 노래와도 연결이 돼서 좋아하시나, 그래서 질문을 드렸는데요. 이 장발장은행이란 게 어떤 건가요?

◆ 홍세화: 국가에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국가로부터 형을 받잖아요. 그런데 잘못이 무거우면 징역형을 살게 하고 그럴 정도는 아니라고 하면 벌금형을 매기는데, 그런데 벌금을 내지 못하면 이게 강제노역을 해야 하거든요, 다시 감옥에 가서. 그런데 그런 분들 가운데 사정이 딱한 분들을 선정해서 벌금을 무이자, 무담보로 빌려주는 은행입니다. 그래서 이제 감옥에 가지 않아도 되도록 그런 은행이죠. 한 2년 가까이 됐는데, 생긴 지, 4백 몇 십 명에게 한 8억 넘는 돈을 대출해서, 그분들이 이제 감옥에 가지 않게 됐죠.

◇ 김명숙: 그런 걸 밑거름으로 해서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도록.

◆ 홍세화: 그렇죠. 그러니까 말하자면, 우리가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은행 이름을 장발장으로 지은 것도 그런 것인데요. 거기에 이제 유명한 장면이 있잖아요. 은식기를 갖고 도망쳤는데, 도망쳤다가 경찰에게 잡혀오잖아요. 미리엘 주교가 ‘내가 은촛대도 줬는데 왜 안 가져가냐’ 이런 장면이 있지 않습니까. 그 장면에서 미리엘 주교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당신의 영혼을 사겠다, 이런 표현이 있어요. 장발장은행도 그런 의미, 거기까지 근접하진 않겠지만 은촛대의 의미를 담고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죠.

◇ 김명숙: 말씀 나누는 중간 중간 문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요. 9451님께서 ‘선생님은 미운 사람을 다 용서하셨나요? 나이 들면 용서가 될 줄 알았는데, 쉽지 않네요.’ 어떤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고 계시는 줄은 모르겠지만 이런 질문 하셨네요.

◆ 홍세화: 어렵죠. 그리고 용서를 하지 못할 사람은 용서를 안 하는 편이, 그냥 그대로 유지하죠. 용서 못할 사람이 분명히 있으니까. 글쎄 그게 나를 힘들게 하면 그것이 그러면 좀 달리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만, 꼭 그것이 내가 용서를 꼭 해야 한다, 이런 강박을 갖고 있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명숙: 저희가 준비한 질문이 참 많이 있는데, 시간이 벌써 다 돼가서 아쉽지만요. 앞으로 선생님의 계획이 많으실 텐데, 계획을 좀 들으면서 이 시간 마무리해야 할 거 같습니다.

◆ 홍세화: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지금까지 살던 대로 사는 거고, 제가 좋아하는 말에 ‘짓다’란 표현이 있는데, 집을 짓고 옷을 짓고 농사를 짓고. 그래서 의식주가 모두 ‘짓다’의 대상이어서 잘 지어야 하는데, 저의 과제는 저를 잘 짓는 것이죠.

◇ 김명숙: 죽는 날까지 내가 나를 잘 짓는다. 훌륭하십니다. 저는 오늘 선생님과 함께 한 시간이 참 감동적이었는데 청취자 여러분들도 비슷한 느낌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날씨도 추운데 함께 나오셔서 말씀 나눠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홍세화: 네, 고맙습니다.

◇ 김명숙: 지금까지 ‘감성토크쇼’,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의 저자인 홍세화 선생님과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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