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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인턴, 회사 서로 만족 못하는 인턴제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1-24 16:56  | 조회 : 3060 
[생생인터뷰] 인턴, 회사 서로 만족 못하는 인턴제도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스포츠와 경제를 보면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한 명의 천재적인 플레이어보다 팀이 잘 할 때 성과가 좋죠. 양질의 일자리도 같은 개념이 아닐까요, 청년과 노년층은 특히 정규 고용 형태가 아닌, 인턴 형태나 임시직 형태의 고용으로 임금도 적고 고용 불안도 겪고 있습니다. 인턴 제도도 마찬가지 이러한 악습, 좋지 않은 제도로 손꼽히고 있는데요. 이미 세간에는 부장인턴, 티슈인턴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인턴만 겪은 시간이 너무 길어서 부장급이다, 이런 자조이고 티슈인턴은 티슈처럼 한 번 쓰고 버려진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장기 고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이러한 구조라면 한국 경제의 경쟁력, 팀으로서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 번 지적된 문제이지만,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연결해서 고민거리와 대안을 생각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하 오동윤)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고용, 일자리, 경제에서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인데요. 언제부턴가 취업이 아니라 인턴이라는 단계가 보편화되었습니다. 어떤 겁니까?

◆ 오동윤> 한마디로 정리하면 노동시장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기에 기업은 소위 말해 갑이 되었고 청년이 을이 되어버린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인턴이 일을 하기 위한 수련의 과정이었는데 이제는 이게 아니라 일을 찾기 위한 스펙이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작년도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9.8%인데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치이며 체감 실업률은 이보다 세 배 높은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취업이 어려워서, 취업 전선에서 경쟁하는 대학생의 경우 학점과 어학 점수도 거의 비슷하다 보니까 취업 준비에 꼭 필요한 과정으로 인턴을 하는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공채 제도가 있기 때문에 일에 대한 이해나 능력보다 스펙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청년들 입장에서는 인턴을 스펙 쌓기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 김우성> 인턴이라는 자격 요건이 있어야 경쟁할 수 있다, 이 말씀이신데요. 원래 인턴 제도, 미국의 경우 영화도 있었습니다만, 원래는 나쁘지 않은 제도가 아닌가요?

◆ 오동윤> 그럼요. 선진국의 경우 공채 제도가 없기 때문에 인턴을 선발해 거기서 직무 역량을 판가름하고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소위 말해 인턴이 취업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변질된 거로 보면 되겠죠. 

◇ 김우성> 우리나라는 기수 문화, 공채 문화가 있는데요. 미국은 일하고 경험한 뒤에 평가받고 들어가는 구조다. 그런데 사실 능력을 검증받고 들어가는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한국은 많이 왜곡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열정 페이와 같은 것들을 꼽고 있던데요, 어떻습니까?

◆ 오동윤> 먼저 기업과 취업 준비생 두 가지 관점에서 나누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일단 기업에서 인턴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교육생이다 보니까 처우나 대우가 열악할 수밖에 없고,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고. 기업도 인턴을 위한 제대로 된 직무 역량을 교육시킬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단순히 정부가 그런 것을 강조하다 보니까 정부 정책 메우기 용으로 인턴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취업 준비생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턴 자리조차도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까 실제로 적성에 맞거나 이런 것을 찾긴 어렵고, 그래서 주어진 자리에서 인턴 스펙 쌓기 용으로 활용하다 보니까 시간만 때우고 서로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는 거라고 봅니다. 

◇ 김우성> 서로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 이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기업에서도 제대로 준비가 안 된 프로그램이고, 그런 것을 할 여력이 없고요. 또 인턴들도 마찬가지로 시간을 때우는 상황인데요. 별개의 얘기지만 비교해서 여쭤보고 싶은 건, 영어를 그렇게 교육 과정에서 배우고도 또 학원을 통해 배우지 않습니까? 사교육, 공교육 문제로 지적되는데요. 취업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는 물론 학문 연구가 중요한 목표이지만, 비싼 돈을 주고 대학을 다니는데 취업을 위해 또 커리큘럼을 하나 더 하는 느낌입니다. 대학 교육의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오동윤> 저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선배 교수들도 있고, 이런 말씀을 드리기가 상당히 부담스럽고 부끄러운데요. 사실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아직 대학은 학문을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더 강한 것 같아요. 그리고 대학 교수들 대부분이 산업 현장을 거치지 않고 공부를 하고 강단에 서다 보니까 사실 현장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수들도 많은 노력을 하지만, 학문과 현장의 괴리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고요. 그러나 다행인 것은 현장 경험을 갖고 있는 교수들도 요즘 많이 채용되고 있고요, 기존 교수들도 취업이 워낙 어렵다 보니까 고민과 많은 노력을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커리큘럼을 바꾼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교수들의 학문적 고집도 있고, 교육 행정 절차가 복잡하고 길기 때문에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고려할 때, 간단하게 말씀드린다면, 장기적으로 대학이 변화해야 하는 게 맞고요, 단기적으로는 대학보다 기업이 직무 교육을 강화하거나 인턴 제도를 실효성 있게 운영하는 방법을 찾는 게 좀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 김우성> 실무형 인재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인문학적 소양이라든가 여러 학문적 깊이도 중요한 능력일 텐데요, 당장 일을 하는 것보다. 서로의 엇박자를 맞출 수 있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결국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고 기준을 제시하는 건 정부의 역할인데요, 기업의 변화, 앞서 말씀하신 대학의 변화도 있겠지만 가장 먼저 정부가 제도나 지원, 이런 것들을 도와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요?

◆ 오동윤> 일단 통계를 살펴보면, 실업자 숫자는 통계상 실업자와 사실상 실업자를 나눌 수 있습니다. 작년을 기준으로 통계상 실업자는 101만 명, 이 숫자도 작년 처음 100만 명을 돌파했고요. 또 사실상 실업자라고 해서 취업 준비생이나 주 18시간 미만 근로하시는 분들이 사실상 실업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350만 명에 달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고용노동부도 청년 취업 성공 패키지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며 청년 취업 인턴제, 고용 촉진 지원금, 심지어 내일채움공제도 강화하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미시적인 대책 보다 거시적 차원에서 정부와 기업이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어디까지나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몫이거든요. 그래서 기업의 기술 개발이라든가 인력 지원보다 기업 매출이 늘어나면 기업은 알아서 일자리를 만들고 고용을 하게 됩니다. 이런데도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 될 중소기업의 마케팅 예산은 제자리이거나 심지어 올해는 줄어들었습니다. 실업이나 취준생을 대상으로 지원을 강화하는 것보다, 이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판로를 강화해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더 큰 차원에서 효과적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김우성> 청취자분들께서 동아대학교 오동윤 교수님과 인터뷰를 듣고 있다가 이런 생각 떠오르실 겁니다. 그렇게 기를 쓰고 인턴을 하는 것도 결국 대기업, 좀 더 좋은 직장 들어가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요. 사실 고용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에서 이뤄지지 않습니까. 그러한 불균형 부분도 해소되어야겠죠?

◆ 오동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좀 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요. 임금 격차나 여러 가지 해결하지 못한 구조적 모순들이 있어서요. 그 부분에 대해서 진짜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구조적으로 오래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많은 고용을 중소기업이 담당하는데 격차와 같은 문제가 있고요. 결국 청년들이 이렇게 인턴으로, 부장인턴, 티슈인턴으로 돌면서도 유일한 베이스캠프가 대학입니다. 대학 졸업을 유예하고 있는 청년들도 많은데요. 대학 진학률은 전 세계적으로도 또 높지 않습니까, 90% 가까이 되는데요. 대학이 조금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는,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을 고민해볼 수 있을까요?

◆ 오동윤> 단기적으로 가장 효과가 큰 것을 꼽으라면 저는 대학진학률을 낮추는 것이라고 보는데요. 1980년 대 저희들이 졸업 정원제를 하고나서 그 제도 하에서 대학 교육의 기회를 많이 가졌던 분들이 지금 청년들의 부모 세대거든요. 그래서 인위적으로 낮추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요. 그래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조금 전 말씀을 나눴지만, 실제 취업이 일어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취업 준비생이나 그들의 부모가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보고요. 부족한 중소기업의 임금을 좀 보전하기 위한 지원을 기업보다는 취업자에게 직접 지원하면 좀 더 효과가 클 것으로 봅니다. 또 대학 교육이 현장의 수요를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현행 인턴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는 차원에서 인턴 학점제를 대폭 강화하면 대학과 기업이 윈윈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서로 불만족하고 있는 현행 인턴 문제점들,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그런 방법도 시행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오동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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