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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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 “노약자석 임신부 옷 들춘 60대, ‘나이주의’ 때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9-29 20:40  | 조회 : 4563 
“노약자석 임신부 옷 들춘 60대, ‘나이주의’ 때문”

- 작년에도 60대 남성, 임신부 뺨 때리고 발로 차 실형 받은 적 있어
- 만취 상태라도 임신부 옷 들추고 배 가격하는 것 있을 수 없어
- 노약자석은 노인석이 아니라 배려석
- 나이주의는 연령차별과 나이가 훈장이라는 태도로 나뉘어
- 어느 사회든 못난이는 있어
- 노인 이미지 나빠지는 것은 세대 갈등 증폭시키는 요인
- 젊은 층에도 못난이는 있기 마련
- 존중과 배려가 시대 소통과 화합의 줄기세포 역할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29일 (목요일)
■ 대담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오늘 이 기사 읽으신 모든 시민들, 특히 여성분들이 공분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한 70대 남성이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은 임신부의 옷을 들췄다고 하죠. '왜 젊은 사람이 노약자석에 앉아 있느냐, 임신이 맞는지 확인해 보자." 이랬다는 겁니다. 노약자석 앞에서 충돌이 있었다는 사연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고령화 사회 속 사회적 합의 내지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죠. 숭실사이버대 이호선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이하 이호선)>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교수님께서도 기사 내용 보셨죠?

◆ 이호선> 저도 이것을 보고 너무 당혹스러운 일이 발생해서 댓글도 많이 달려서 이 부분이 한 사건이 아니라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사건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최영일> 이전에도 비슷한 일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 이호선> 있었죠. 이번의 경우 67세 된 남성이 27세이며 27주 된 임신부에게 지금과 같은 사건이 있어서 지금 현재 불구속 입건이 된 상황이잖아요? 첫 사건이 아니라 지난해의 경우 장애가 있던 남성이 임신한 임신부에게 차라리 이 자리를 나에게 빨리 양보하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며 시비를 걸고요. 이 여성이 가만히 있지 않고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그랬더니 장애가 있던 남성이 임신부의 뺨을 수차례 때리고요. 가방을 발로 차면서 사실상 실형을 받게 된 일이 있었고요. 임신 10주차인 여성이 노약자석에 앉아있었는데요. 60대 남성이 이 여성에게 폭력과 욕설을 행사하며 피해를 당했던 임신부가 SNS에 이 사건을 올렸고, 사회적으로 공분을 산 적이 있었죠.

◇ 최영일> 이런 사건이 끊이지 않았군요. 사실 건강하고, 젊은 분들 관점에서는 노인, 임신부, 영유아, 장애인 모두 약자가 아닙니까? 이번 사건을 보니 임신 27주차면 7개월 정도 된 건데요. 육안으로도 임신 사실을 확인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말씀하신 어르신, 노인이 만취 상태라고 하는데요. 이게 면피 될 수 있나요?

◆ 이호선>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임신 7개월이라고 하더라도 여성들 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티가 잘 안 나는 여성도 있습니다. 몰랐다고 하더라도 이건 몰랐다는 이유만으로 변명이 될 수 없고요. 또 하나 지금 현재 67세 남성이 만취 상태였다고 하는데요. 아무리 만취 상태라고 하더라도 임신부, 앉아있는 사람의 임신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옷을 들추고, 배를 가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 최영일> 배를 폭행했습니까?

◆ 이호선> 지금 알려진 바로는 ‘임신했는지, 세상에 하도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많으니 확인해보겠다.’라고 옷을 들추고 여성이 반발하자 배를 손으로 찌르는 형태로 가격을 한 것으로 압니다.

◇ 최영일> 노약자석이라고 되어있는데요. 노인석만은 아닌데, 고령사회로 진입하며 노인들이 많아지셨잖아요?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노약자석=노인석"으로 인식하는 것도 같습니다. 어떻게 같이 이용할 수 있을까요?

◆ 이호선> 사실 우리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서 보면, 배려석이라고 하는 지역에 크게 네 사람 형태의 그림이 있습니다. 하나는 어르신, 배가 부른 임신부, 장애를 가진 분들을 위한 그림이 있고, 아이를 동반한 여성의 그림, 이렇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결국 이 자리는 엄밀히 말하자면 노인석이 아니라 배려석입니다. 특정인들을 위한 지정석이 아니고,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힘들다고 생각이 되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 배려가 함께 깃든 자리이기에, 사실 젊은 층들이 앉아서 눈감고 휴대폰을 하면서도 어르신들에게 자리를 비켜주지 않고, 노약자들에게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 부분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자리가 어르신들을 위한 전용석은 아니죠.

◇ 최영일> 물론 전용석은 아니죠.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 중에 노약자석에 해당하는 분들의 비중은 노인들이 가장 크기는 하겠네요.

◆ 이호선> 현재까지는 그런 편인데요. 그런데 어르신들을 위한 것만은 아니고 서로 간 양보하고, 서로 돌보자는 얘기로, 이번의 경우 사건이 일어난 열차 안에는 임산부 배려석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교통 약자들 경우 흔히 ‘핑크존’이라고 부르는, ‘핑크 카펫’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분홍색으로 칸을 칠했는데요. 한 칸마다 노약자석 7자리가 있는데요. 양쪽 출입구를 중심으로 가장 가까운 쪽을 배려석으로 특별히 임신을 한 여성들을 위한 배려석으로 만들었는데요. 이 부분이 사실 잘 지켜지지 않다 보니, 배가 불러 있어도 일어나지 않는 경우, 막상 그 자리를 비켜준다고 하더라도 여성들 입장에서 이 배려석이 가시방석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배려석 하나 없이도 자리를 양보하고 가방 들어줬는데요. 사실 이 자리가 만들어진 취지와 관계없이 배려의 자세라고 할까요, 이런 것들이 지켜지는 것이 물론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배려석 역시 마음의 자리일 텐데, 이 부분이 팍팍하지 않나, 이런 생각입니다.

◇ 최영일> 배려석이면 배려가 되어야 할 텐데, 가시방석이 되면 배려의 의미가 상실될 텐데요. 저희 젊을 때 생각하면 배려석이 아니라 노인분들이 타시면 젊은이들이 자리를 양보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았습니까? 왜 지금 우리 사회가 이런 분위기가 되었을지, 우리 사회에 좀 나이주의? 거기에 대한 반발? 어떤가 싶은데요. 왜 이렇게 됐다고 보세요?

◆ 이호선> 흔히 말하는 나이주의라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될 텐데요. 하나는 연령차별에 관한 해석이 가장 많았고요. 또 하나는 나이가 훈장이라 생각하고 나이로 밀어붙이는, 이런 것도 일종의 나이주의라고, 이렇게 두 가지 해석을 하는데요. 어떻게 보면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배려 없는 어른들의 부끄러운 모습이 나타난 것이자 또 하나는 이렇게 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이, 나이밖에 없는, 이런 상황이 된 어르신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기도 해서요. 모두 다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 어르신들 입장에서 보면, 이 부분에 대해 더 화를 내시는 분들은 어르신분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가 욕을 먹는다고, 왜 일부 사람들 때문에 노인들이 더 힘들어져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펄펄 뛰며 화를 내시는 분들 많이 봤습니다. 모든 노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 사회든 못난이가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어르신들이 더 많아지다 보니, 어르신 중에는 지혜와 삶, 삶의 역사를 보여주시는 분들이 있는 반면, ‘이러시면 곤란한데,’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일부 어르신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일반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이건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 최영일> 교수님께서는 한국노인상담센터장도 맡고 계시잖아요? 나의주의, 모든 어르신분들이 그런 것 아니라고 얘기하셨는데요. 혹시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어르신들의 배려에 대한 입장, 이런 것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 이호선> 지금 같은 경우 SNS가 젊은 층 사이에서 굉장히 인기 있고 일상적 매체가 되었고요. 상대적으로 어르신들에게는 이런 매체가 일상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어른들이 보여준, 이 시대의 어르신이라고 알려진 노인분들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안타까운, 일부이지만 크게 노출되는 부분이 있고요. 그렇다 보니 노인분들 이미지가 굉장히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노인의 이미지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데요, 노인의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것은 결국 세대 갈등도 증폭시키고요. 사실상 노인 기피 현상이 일어나면서 노인 학대와 같은 부정적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사실 건강한 어르신 이미지를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언론도 그렇지만 특별히 여러 면에서 어르신들의 건강한 모습이 SNS상에도 널리 퍼졌으면 좋겠는데요. 현재로는 나이든 어른들이 건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거고요. 부족하거나 형편없는 모습을 보인다면 큰 문제라고 생각해서 부정적 부분이 더 유포되다 보니, 사건사고로 다루어지다 보니, 사실 사회적 짐으로 인식되어 어쩌면 많이 위축되는 어르신들이 이런 사건으로 훨씬 더 힘들어지고, 다리 펴고 못 자겠다는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기억할 것은, 어르신들의 배려는 거의 대부분 잘 이뤄지고 있고요. 일부에게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서 결코 젊은층에게 어르신들의 이미지가 나쁘게 가거나, 이럴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요. 생각해보면 젊은층 중에도 못난이가 있잖아요. 우리가 이런 부족의 부분을 넓은, 선한 부분을 다시 살펴보면서 조금 더 이해하고 발견하는 과정이 있어야, 굳이 해법을 말씀드리자면 존중이라는 말, 배려라는 말, 이것이 있어야 이 시대 소통과 화합에 있어서 일종의 줄기세포 같은 역할을 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 최영일> 우리 시대, 우리 사회의 좋은 어른의 이미지,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호선>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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