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법정관리 한진해운 일본식 구조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8-30 17:37  | 조회 : 3804 
[생생인터뷰] 법정관리 한진해운 일본식 구조로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장희영
■ 대담 : 한종길 성결대 물류학과 교수


◇ 장희영 (이하 장희영)> 오늘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부가 사실상 결정됐습니다.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만장일치로 한진해운에 대한 신규 지원이 불가하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연간 20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조선과 항만까지 연쇄 타격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당장 몰고 올 경제적 후폭풍은 어느 정도이며, 한진해운이 지금의 사태에 이르게 한 원인과 국내 해운 산업이 달라져야 할 문제점들, 한종길 성결대 물류학과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한종길 성결대 물류학과 교수(이하 한종길) 네, 안녕하세요.

◇ 장희영> 결국 채권단이 만장일치로 신규 지원 불가하다는 결과를 내렸군요.

◆ 한종길> 네, 그러네요. 법정관리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장희영> 어제 그런 의견을 발표한 인터뷰를 봤는데요. 이번 채권관리 결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한종길> 저는 이것이 한진그룹의 추가적 지원을 압박하기 위한 마지막 선언적 수단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한진해운을 법정관리로 넘겨서 얻을 수 있는 성과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법정관리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장희영>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교수님의 의견과는 달리 사실상 이제 법정관리로 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한종길> 네, 그렇습니다. 간절하게 마지막으로 안 갔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 장희영> 안타까운 마음은 알겠는데요. 일단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방향이 잡힌 상황에서 법정관리로 들어갈 경우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 않겠습니까? 가장 최악의 경우 청산이 있고 합병이나 제3자 M&A 등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요. 교수님 생각에는 어떤 시나리오가 그 중에 가장 최선 혹은 유력하다고 보십니까?

◆ 한종길>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청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가장 나은 방향은 법정 관리로 들어가기 전에 제3자 M&A나 산업은행 출자 전환이나 이런 것을 통해 대주주를 교체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현재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간다면 청산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정기선사라는 것이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규칙적 운항을 하는 회사입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 확실해 진다면 외국의 항만 업자들이 컨테이너 운송 요금 달라, 연료 대금 달라고 하면서 담보권 행사에 들어갈 것이고, 그 순간 한진해운 선박들은 올스톱 될 것입니다. 그런 회사를 믿고 수송을 맡길 화주는 없을 것이고 한진해운의 회사 가치는 제로가 될 것으로 봅니다.

◇ 장희영> 그런 이유들 때문에 교수님께서는 어제까지 법정관리는 되도록 안 가는 것이 좋고, 심지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과의 합병도 가능한 안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신 것은 알겠는데요. 어차피 법정관리로 방향을 잡은 상태에서 말씀하신 유력한 시나리오 청산 이외에 합병이나 제3자 M&A, 이쪽으로 가능성을 점쳐본다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과의 합병 가능성은 없다고 보십니까? 합병하면 세계 5위권으로 들어설 수 있다는 주장도 있던데요.

◆ 한종길> 현대와 한진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보다는 양사 체제로 가야 국익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두 회사를 물리적으로 합병을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없습니다. 양사 서로 보완관계에 있지 않고 지금까지 서로 경쟁해왔습니다. 또 국내 대형 화주들이 한 회사로 통합된 회사에 지금처럼 화물을 맡길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머스크가 한국 시장에서 도약한 계기가 된 것은 조양상선이라는 정기선 회사에 법정 관리로 인해 국내 화주들이 현대나 한진으로 이전한 것이 아니라 머스크로 이전했기에 머스크가 시장에서 할 수 있었습니다. 두 회사가 합병, 산업은행에서 시킨다면 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국내 선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경쟁 완화가 되는 정도가 효과라면 효과인데요. 그렇다면 국내 화주들은 운임이 올라가기에 손해를 보게 될 것이죠. 어떤 것이 더 나은 방법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 장희영> 말씀하시는 법정 관리로 안 갔으면 그게 생각하시는 최선인데, 안타깝다는 말씀 계속 하셨고요.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합병한다고 추가적 이익이 있나, 꼭 그렇지는 않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면 연간 우리나라에서 20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이런 우려까지 나오고 있더라고요. 교수님이 보실 때, 지금 법정관리로 들어간다는 시나리오 하에 우리나라가 받을 경제적 타격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 한종길> 가장 큰 타격은 부산 지역의 고용 불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진해운이 직간접적으로 고용하고 있는 선원, 고급 인력만 2천 명입니다. 이 사람들 모두 현대상선에서 흡수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진해운이 있기에 국내 항만 터미널이 유지되는 부산이나 인천을 생각하면 항만 산업에서의 실업은 더 클 것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부산에서만 2만 5천 명 이상의 실업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부산항에 동북아 허브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라는 글로벌 선사가 있고 그 아래에서 동남아, 중국, 일본으로부터 화물을 모아와 현대와 한진을 통해 유럽이나 미국으로 보낼 수 있는 것 또한 위축될 것입니다. 그래서 20조 원 이상의 손실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저는 그것보다 훨씬 더 큰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장희영> 산업은행의 결단도 사실상 이해가 되는 부분, 더 이상 국민 혈세를 투입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해왔고, 여론 문제도 사실상 있는 것은 같고요. 그런데 그 이면에 말씀하신 근로자들의 문제나 가족들까지 다 연결된 것 아니겠습니까, 참 어려운 결정이었는데요. 일단 채권단에서는 법정관리 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다른 기업의 사례를 찾아보면 법정관리에 들어가서도 회생을 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 않습니까?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나요?

◆ 한종길> 회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기선 서비스 중단 회생 불능 상태가 되기에 법정 관리에 들어가서 살아난 회사가 없습니다. 조양상선의 사례가 그랬고, STX펜오션의 정기선 부분이 그랬습니다. 들어가지 않도록 하려면 외국의 채권자들을 법정관리 이전에 설득해서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아니면 외국 채권자들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해줄 수 있도록 지금까지의 서비스 대금 청산 다 하고 앞으로 현찰 거래하겠다고 각국 거래 은행에 보증금을 입금을 시키거나, 이런 이야기는 현실성 없지 않습니까.

◇ 장희영> 그러네요. 그리고 지금 해운업과 조선업 같이 합쳐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상 전문가들은 해운업과 조선업을 묶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모순이다, 한쪽은 다른 부실이 있다면 해운사의 경우는 그렇게 도덕적 해이나 그런 것의 원인이 있었던 것이 아니기에 가혹한 잣대가 아니냐, 이런 의견들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런 결과에 대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 원인 규명을 해야 할 텐데요. 어떤 부분을 이번 사례에서 중점적으로 봐야 될까요?

◆ 한종길> 저는 정부 정책에 있어서 일차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운 조선에 대해 통합적 정책을 해오지 않았으면서 갑자기 조선 해운 부실이라고 묶어서 이야기합니다. 외국 선주들을 위해 우리가 저가의 수출 공세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해운업이 말 그대로 안정적인 경영을 하기 위해 필요한 신조선, 양질의 신조선 확보를 위해 필요한 금융 지원 한 적이 없으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거죠. 그래서 앞으로 정말 우리가 일본이나 다른 선진국처럼 해운 조선 통합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한다면 저는 해운 조선 하나로 묶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옳지만 지금 한 번도 한 적도 없으면서 해운 조선 하나로 묶어서 부실 대책을 논의한다? 말이 안 되고요. 사회자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해운과 조선의 이번 부실 원인은 근본적으로 다른 곳에 있습니다. 조선은 말 그대로 저가의 수출 공세를 벌이다가 문제가 벌어진 것이고요. 해운의 경우는 경기 불안으로 인해, 특히 우리나라나 중국의 조선 업체들이 마구 찍어낸 저가의 선박으로 인해 공급 과잉으로 발생한 문제 아닙니까? 이것을 어떻게 같이 볼 수가 있습니까.

◇ 장희영> 결국 이번 한진해운 사태의 경우 큰 그림에서 정부도 책임이 있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조선업의 경우 조선업 자체 경영진들에게 책임을 물을 소지가 있지만 해운업 경우 전반적 글로벌 경기 분위기나 이런 것들 원인이 있기에 너무 책임을 한 쪽으로 모는 것은 부당하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그렇더라도 이제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가고 청산으로까지 간다면 우리나라 해운업체가 하나밖에 남지 않는데요.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요?

◆ 한종길> 그렇죠. 일본만 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20년 뒤 국가 경제를 고려한 기간 산업으로서 해운 산업의 경쟁력 향상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그 정책의 틀이 1950년 이후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임시방편적 대책만 실시해왔던 것이 문제입니다. 지금이야말로 20년 뒤를 내다본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 정책으로서 어떤 정책이 있을까, 첫 번째로 우리가 해운과 조선의 내수 시장 비중 확대하기 위한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일본의 경우 거의 조선업의 국내 시장 비중이 75%입니다. 그리고 대형 화주들도 외국 해운회사가 짐을 한 톤도 못 실어 나르게 합니다. 일본 선사만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우리나라 화물 우리나라 국적으로 실어 나르는 것이 50%가 안 됩니다. 일본과 우리나라 모두 해상 물동량이 비슷합니다. 그런데 일본은 우리나라의 세 배 정도 되는 선박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 장희영> 겨울 찬바람이 불어 닥치는데 우리 가족에게 외투 한 번 더 걸쳐주는 것이 필요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거네요. 찬바람 다 맞게 놔두고 감기 걸려서 아프다고 하니 어쩔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와서 속상해하시는 것 같네요.

◆ 한종길>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에 해운, 조선, 화주, 선박 금융에 관련된 연계성, 공통 구조를 일본처럼 만들어 보자. 그리고 해운 쪽에서 대책을 이야기한다면 대형 선사가 선박 운항과 선박 소유를 분리하는 운항과 소유의 전문화가 필요하다, 재무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들을 극복해보자, 그리고 국내 거래에 있어서 국내 업자 간 거래도 달러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원화 결제를 늘려가자, 이런 것들이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장희영> 알겠습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법정관리로까지 안 갈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저희 방송 전에 이런 뉴스가 나오다 보니 다소 저희가, 특히 교수님께서 많이 안타까워하시는 것 많이 전해진 것 같습니다. 장기적 플랜, 해운업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씀 주신 것 같고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한종길> 네, 감사합니다.

◇ 장희영> 지금까지 한종길 성결대 물류학과 교수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